도또관 님 나눔)타짜:원아이드잭-리뷰(스포)
최근에 타짜1편 조연 중 한 명인 곽철용(김응수 분)의 인기가 심상하지 않습니다. 곳곳에서 그를 패러디한 짤들이나 이야기들이 인터넷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지요. 시리즈 최초 작품인 조승우 주연의 타짜 1편이 2006년 작품인 것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역주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돌아보면 최동훈 감독의 타짜는, 한국 영화사를 논하거나 또는 케이퍼 무비를 논할 때 빠지지 않을 작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챕터를 나눈 고전적인 방식의 문학적인 구성이나, 화투라는 메인 플롯 아래에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서브 플롯을 깔아놓은 전개 등 수작 중에서도 수작이라는 사실에는 논란이 없을 줄 압니다. 특히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에서도 매몰되거나 소비되지 않고 적재 적소에서 유려하게 사용하는 모습에서는 상당한 후배 감독들에게도 귀감이 되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무려 8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던 타짜2는, 여러 해석이 존재할 터이고 다른 의견 역시 있을 거라 여겨집니다만, 1편과 너무나도 판이한 톤&매너와 불필요한 반전 등 전작의 아우라를 상당히 까먹은 평작이었습니다. 특히 영화를 씹어먹을 정도의 존재감을 드러냈던 아귀 캐릭터에 너무 섣부르게 기댄 감도 없지 않았습니다.
다만 두 영화 모두 상당한 화제성을 드러냈으며 지금도 회자되거나 팬을 보유했다는 측면에서는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이 많았지 않았나 여겨집니다.
이후 무려 5년, 1편에서는 13년이 지나 타짜 3편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배우들 면면을 살피면 박정민, 류승범, 최유화, 우현, 윤제문, 이광수, 임지연, 권혀효 등입니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조금 가벼워보이는 것은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겁니다.
줄거리를 살펴봅니다.
전설적인 타짜 ‘짝귀’의 아들이자 고시생인 ‘일출’(박정민)은 공부에는 흥미가 없지만
포커판에서는 날고 기는 실력자다. 포커판에서 우연히 알게 된 ‘마돈나’(최유화)의 묘한 매력에 빠져든 일출은
그녀의 곁을 지키는 ‘이상무’(윤제문)에게 속아 포커의 쓴맛을 제대로 배운다.
돈도 잃고 자존심까지 무너진 채 벼랑 끝에 몰린 도일출, 그의 앞에 정체불명의 타짜 ‘애꾸’(류승범)가 나타난다.
거액이 걸린 거대한 판을 설계한 애꾸는 전국에서 타짜들을 불러모은다.
일출을 시작으로 셔플의 제왕 까치(이광수), 남다른 연기력의 영미(임지연), 숨은 고수 권원장(권해효)까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누구든 이길 수 있는 ‘원 아이드 잭’ 팀으로 모인 이들, 인생을 바꿀 새로운 판에 뛰어드는데…
베팅을 할 때는 인생을 걸어야지! 타짜니까!
(줄거리 출처 : 네이버)
이번에는 짝귀의 아들이 등장합니다.
사실 1편과 2편에서 다루어졌던 캐릭터들이라고 할 수 있는 전국구 3대 타짜 중 전면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은 캐릭터로는 짝귀뿐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평 경장과 아귀에 대한 신비감이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제작진이 판단했다면 짝귀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손쉬운 결정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표현해 놓고 보니, 타짜의 세계관이 얼마나 잘 만들어졌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그리고 원작인 만화까지 정말 잘 구현된 OSMU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대목이라고 할까요. 더불어 특별한 설명 없이 썼음에도 읽는 분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라면 그야말로 성공한 콘텐츠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영화는 위에서 언급했던 줄거리대로입니다.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이 공무원 시험 대신 포커에 빠지고 그곳에서 승승장구를 하지요. 특기가 뭐냐 보니 블러핑을 잘 눈치채는 것이더군요. 그러다 한 여자의 유혹에 걸려들고, 이것이 점점 커져 확장일로를 거듭한 끝에 애꾸와 함께 큰판을 모의하기에 이릅니다. 여기에 모인 이들이 줄거리에서 언급된 "셔플의 제왕 까치(이광수), 남다른 연기력의 영미(임지연), 숨은 고수 권원장(권해효)"이들입니다.
그렇다면 타짜3는 어땠을까요?
2편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상당히 애쓰는 모습이 군데군데서 보입니다. 심지어 1편의 대사가 그대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특정 장면의 전개는 거의 똑같다는 인상마저 줍니다. 마치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이 리차드 도너의 정신을 계승하려 해왔던 영화적 시도를 느끼게 해줍니다. 화투가 아닌 포커라는 설정에서는 익숙함을 버린 모험과 도전도 느껴집니다. 짝귀와 새로운 타짜 마귀의 등장은 호기심도 불러일으킵니다.
다만 영화를 다 보고난 뒤에 드는 생각은 역시 타짜 1편이 수작이었고 이를 넘기 위한 몸부림은 어쩌면 이제 불가능할지 모르겠다 여겨집니다.
먼저 가장 아쉬운 대목은 캐릭터의 소비였습니다. 1편이 캐릭터 하나하나를 아낌없이 사용하며 적재적소에서 활용했던 데 반해 원아이드 잭의 캐릭터들은 그야말로 소비됩니다. 대표적인 캐릭터가 애꾸와 권원장입니다. 왜 나왔을까요? 더불어 극이 전환하며 까치와 영미 역시 맥없이 퇴장합니다. 그야말로 잘못만든 캐릭터 구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캐릭터가 소모되다 보니 플롯 역시 깊이있게 들어가지 못합니다. 애꾸의 설계나 죽음이 몽타쥬 처리되는 장면은, 더욱 고민했어야 할 시나리오의 치열함이 적정 선에서 봉합되었음을 알게 합니다. 더불어 애꾸가 설계했던 판에서 '와이'와 '하우'가 절적치 않게 처리되다 보니 호기심과 흥미도가 상당히 떨이집니다. 이를 배우 우현과 주변 캐릭터들이 메우려고 하지만 공허함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플롯의 한 축을 담당해주었어야 할 마귀 역시 많이 부족합니다. 마귀로 인해 벌어지거나 봉합되는 사건이 영화에서 상당히 기능합니다. 그러나 캐릭터 자체로 불거질 수 있는 플롯까지의 진입이 나열에 그쳐 작용성이 떨어집니다. 즉 보여주기에서 끝나고 맙니다.
마지막으로 악역을 맡았던 마돈나 역의 최유화 캐릭터가 저 스스로는 정말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말려드는 도일출은 또.....!
종합해보니, 이 영화는 캐릭터와 사건의 깊이에서 연구가 덜 되었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더불어 극의 전개마저 타짜 1편을 따르려다 보니 계속해서 원아이드 잭과 타짜 1편을 비교하게 됩니다. 이는 자신감이거나 무모함이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영화를 본 지금은 무모함에 가까웠다 판단하게 됩니다. 다만 2편의 톤&매너에서 비롯된 실수를 고치려는 노력은 전해졌습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1편이 메인플롯과 서브플롯을 활용해 도박을 활용한 케이퍼무비로 손색이 없었던 반면 3편 타짜는 범죄를 격조있게 올려놓지 못한 채 욕과 담배, 칼과 피가 난무하는 조폭 양아치 영화에 가까웠지 않았나 싶어 안타까웠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글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스쳐갑니다. 슈퍼맨이 그간의 실수를 만회하려 리차드 도너로 회귀했듯이 어쩌면 타짜 시리즈 역시 다시 기획된다면, 고니나 이대나온 여자 정마담에게로 회귀하지 않을까.
*도또관 님 나눔으로 본 영화입니다. 감기가 들어 리뷰가 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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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캐스팅이 좋아도 내용을 못 살리면 말짱꽝이죠.
리뷰에 스포도 있어서 제목에 언급해두는게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