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티넘 님 나눔) '타짜 : 원 아이드 잭' 후기 - 1편은 38광땡일 뿐만 아니라 로티플이었네
플래티넘 님 나눔으로 <타짜 : 원 아이드 잭> 보고 왔습니다. 나눔해주신 플래티넘 님 감사드립니다 :)
전작 <타짜 : 신의 손>은, 개인적으로 1편의 아우라에 완벽히 가려진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름의 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압도적인 전편 때문에 영화 내내 맥을 못추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죠. 이번 3편을 보고 나니 2편을 보았던 때가 생각나며 강한 기시감이 듭니다.
이번엔 완전히 종목을 바꾸어서 포커 판으로 진행을 하는데 이게 약인 것 같기도 하면서 독인 것 같기도 합니다.
포커 판으로 바꾸고 1편과의 접점을 짝귀 하나만 잡으니 2편에 비해 1편의 영향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고유의 매력이 더 잘 들어오더군요. 90년대 배경인 전작에서 2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현재로 오니까, 완전히 딴 세상 같던 도박판에서도 현실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에 몰입하여 보게 되다가도, 결국 도박은 도박이다라는 원론적이고도 강렬한 메시지로 다시 돌아오는 플롯도 만족스러웠구요. 배우 중에서는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주는 임지연 배우, 그리고 타짜 같은 능글능글한 연기를 보여준 우현 배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포커로 바꾸니 일단 화투보다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대충 룰은 알고 있긴 하지만, 포커 영화가 아니라 거의 케이퍼 무비 쪽으로 가닥을 잡다보니 영화의 주요 소재인 포커 게임의 매력이 떨어집니다. 1편은 화투의 룰을 전혀 모르고 봐도 재미있게 만들었는데, 이번 편은 룰을 모르면 어떤식으로 진행되는지 알음알음으로 추측할 수 밖에 없어서 흥미도 떨어지구요. 그렇다고 재미있는 케이퍼 무비인가? 각 멤버의 신출귀몰한 역할 수행으로 어마어마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케이퍼 무비의 핵심이 빠졌기 때문에 그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가장 큰 단점은 캐릭터 활용이 무척 소모적이라는 것입니다. 대사 몇마디 하는 엑스트라 캐릭터도 개봉한지 13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인터넷 밈으로 만드는 1편은 둘째치고, 심지어 2편보다도 캐릭터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악역도 심심하며, 여자 주인공은 계속 김혜수 배우가 그립게 만듭니다. 임지연 배우가 맡은 역할 같이 극에 활력소가 될 수 있는 요소도 기껏 만들어 놓고 제대로 사용도 안하며, 심지어 이 영화의 '원 아이드 잭'이었던 류승범도...뭔가 낭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1편과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최대한 지양했을지 몰라도, 여전히 훌륭한 '캐릭터 무비'였던 1편의 장력 안에서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그냥 마음 비우고 보면 나쁘지 않은 영화입니다. 이광수의 노출 연기 때마다 탄식하는 관객 반응도 재밌었고, 위에 언급한 여러 좋은 점 때문에 시간 낭비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음에도 여전히 1편을 의식하며 도리어 1편 근처에도 따라가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네요. 이렇게 보니 1편은 38광땡일 뿐만 아니라, 포커 판에서 최고의 패인 로티플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넷플릭스로 1편을 다시 봐야겠어요.
★★★
(쿠키 영상 약스포)
P.S. 그나저나...쿠키 영상의 그 분....1편의 제작 비화를 들으니 도일출이 그냥 쉽게 볼 상대가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ㅋㅋㅋ 일출이 이제 진짜 얻어터지고 도박 그만해야겠네요 ㅜㅜ
추천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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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리뷰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