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맨]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강스포)
주인공 조지는 연인 짐이 죽고나서 날마다 삶의 허무함을 느낍니다. 짐이 없는 삶은 무의미하고 고통스럽기때문에 자살을 계획하게 됩니다. 자살을 실천하는 날, 삶의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여러가지가 모두 특별하게 보입니다. 생기가 없는 색감에 묻혀 사는 조지가 특정 사람들을 바라볼 때마다 색이 살아납니다. 조지는 인식못할지 모르겠지만 본능적으로 삶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제까지는 별 대수롭지않게 느껴졌던 것이 마지막이라고 생각되는 순간 유달리 소중하고 빛나는 것처럼말이죠.
대표적으로 교수라는 직업때문에 대중 앞에서는 위엄을 지키고 절제하는 편인데 가게에 들렀을 때 만난 낯선 남자 카를로스의 유혹에 어느정도 반응을 합니다. 어차피 오늘이 마지막이라서 그럴수 있지만 이것 또한 욕심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흡연을 싫어했던 짐때문에 끊었던 담배도 피워보고 카를로스와 같이 찰나의 여유를 보냅니다. 하지만 연인이란 지나가는 버스에 비유하는 카를로스의 말에 조지는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그의 인생에 연인은 삶의 전부고 쉽게 바꿀 수 없는 존재였으니깐요.
그후 그는 자택에서 자살을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하곤했습니다. 오전중의 그의 행적을 보면 아직 삶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래서 마지막 인사를 할 겸 지금은 홀로 쓸쓸히 있는 전 부인의 샬롯의 집에 찾아갔습니다. 두 사람은 같은 영국 출신에 화려한 젊은 시절을 공유한 절친이기도합니다. 밖에서는 절제된 모습만 보여준 조지에게 샬롯은 얼마 안되게 본심을 드러낼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빛났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그녀에게 조지는 얘기합니다. 과거에만 집착해서 현재의 연민에 빠져 살지말라는 일침을 가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도 결국 게이와 이성애자 간의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말이죠.
샬롯의 집을 나와 그는 짐과 처음 만났던 추억의 술집으로 갑니다. 첫만남 당시의 활기는 사라지고 어느새 조지의 나이만큼 오래된 술집에서 제자 케니를 만나게됩니다. 그때와 다른 분위기지만 마치 짐과 만났을 때처럼 솔직하면서도 당돌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케니의 즉흥적인 바다수영에 동참하기도 합니다. 이때만큼은 앞의 사례와 달리 정말로 즐거웠기때문이죠.
바다수영을 뒤로 하고 두 사람은 조지의 집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의도치않게 상황을 즐기는 조지는 깨닫게되죠. 짐이 없는 삶은 의미가 없다고 느껴왔지만 짐과 함께 보낸 시간은 케니와의 만남같은 일들의 연속에서 나올 수 있었다고 말이죠. 무의미함보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이 아름답고 가치가 있었음을 깨닫는 순간 집착이 사라지면서 죽음이 다가옵니다. 마치 지금까지 집착이 그의 삶을 연명해줬듯이요. 하지만 그는 이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이 무의미하지않았다는 것을 알았으니깐요.
영화자체가 잔잔하면서 상징적인 대사들을 많이 던집니다.(그속에는 감독인 톰 포드의 이야기도 섞여있습니다) 퀴어영화이지만 전달하는 메시지는 성별이나 성적 지향을 넘어서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결론 술 마시고 바닷속으로 들어가지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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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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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콜린퍼스 아저씨 사진보고 자동으로 들어왔다가
스포인걸 알고 바로 나갑니다ㅋㅋㅋㅋ
이 영화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 글을 읽으니 간만에 다시 보고싶네요ㅎ
정성글 감사합니다~
이 영화 먹먹하게 잘봤었어요ㅠ 콜린퍼스 눈빛이 너무 슬펐네요
진짜 그렇게 적적하고 무게감있는 연기를 할 수있는지ㅠ
거기다 톰포드가 이미 콜린퍼스를 염두해두고 굉장한 팬이여서 스타일링까지도 다 해주었다는데 너무 행복했다고하네요ㅋㅋ 성덕
그 이후로 톰포드 뿔테안경도 자주쓰고 킹스맨느낌나게 세련되졌어요~
비하인드스토리도 재밌어요
아련터지는 톰포드로 마무리ㅋ
결론은 냉장고 수리기사님 감사합니다!!!!!!!!!
맞아요ㅋㅋ진짜 나이스 타이밍ㅋㅋ
싱글맨 정말 명작이죠. 콜린퍼스의 연기와 톰포드의 연출이 최고였습니다
잘봤습니다^^
톰 포드도 오랜 연인이랑 같이 사는걸로 아는데,마지막이 참 아이러니했네요.
살고 싶다고 느꼈을때 죽음이 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