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화 감독님은 장단점이 너무 뚜렷하신 것 같아요
신과함께 영화 어제 봤습니다. 아쉬운 점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쩌니 저쩌니 해도 재미는 있었어요. 특히 특수효과가 만족스러웠네요.
보면서 느꼈던 것은, 김용화 감독님께서 가지신 장점과 단점이 굉장히 극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CG로 빚어진 액션 연출이 정말 좋았는데, 이건 김용화 감독님께서 가지신 특장점이 잘 발휘된 결과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에 특수효과를 활용한 대규모 작품 제작에 이만한 노하우를 가진 감독님들이 얼마나 더 있을까 싶어요. 크리쳐와 디자인 등도 매우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분이 결정적으로 드라마틱한 순간을 촬영 구도에 잘 캐치해내는 장점이 있으세요. 이것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단점은 다들 예상하시다시피 드라마에서 나타납니다. 이 영화에는 스토리 내적으로 무난한 부분과 별로인 부분이 공존합니다. 그 중에서도 일곱 번의 재판 장면들이 보여지는데요, 이 부분들이 특히 아쉽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각본이 별로예요. 대사가 뻣뻣하거나 너무 가볍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시시때때로 등장하는 외래어들은 큰 고민 없이 너무 쉽게 집어넣은 것같아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합니다. 대사가 중요한 재판 시퀀스들에서 각본의 문제점이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죠.. 몇몇 캐릭터들의 설계도 아쉽습니다. 오달수, 임원희 배우님의 판관 캐릭터는 과하게 경망스럽고, 주지훈 배우님의 해원맥은 수 차례 트롤짓을 하는데 그 중 일부는 너무 작위적이라서 캐릭터에 화가 날 정도예요. 김용화 감독님께서 혼자 각본을 쓰신 것 같던데, 공동 각본으로 가면서 수정을 좀만 했어도 훨씬 이런 아쉬운 점이 줄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김용화 감독님은 항상 감동적인 드라마를 그려내시고 이 부분에 집중하시는 분이신데, 가장 큰 문제가 이런 감성적인 연출에 오히려 약하시다는 겁니다. 스타일이 조금 올드하고, 담아내시는 감정이 너무 도식적이에요. 다른 영화들에서는 연기 곧잘하던 배우들이 신과함께에서는 모두들 뻣뻣한 순간을 보여주고야 마는 것도 사실 감독님의 실이 크다고 봅니다.
김용화 감독님은 우리나라에 흔히 없는 특기를 가지신 좋은 감독님이지만, 단점도 너무 명확하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네요. 개인적으로는 위에 쓴 것처럼 차기작은 다른 작가와 협업해 공동 각본으로 가시면 어떨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와 별개로 신과함께는 흥행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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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저도 재판 장면이 좀 아쉽더라구요 뭔가 임팩트도 없고.. 밋밋하다고 표현해야할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