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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와 거북이 (2008) 트리비아

그 남자, 흉폭하다 (1989) 트리비아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29884029

3-4x10월 (1990) 트리비아: http://extmovie.maxmovie.com/xe/trivia/29960253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1991) 트리비아: 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30058257

소나티네 (1993) 트리비아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30093006

모두 하고 있습니까? (1995) 트리비아http://extmovie.maxmovie.com/xe/trivia/30141060

키즈 리턴 (1996) 트리비아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30311122

하나-비 (1998) 트리비아http://extmovie.maxmovie.com/xe/trivia/30341339

기쿠지로의 여름 (1999) 트리비아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30373460

브라더 (2000) 트리비아http://extmovie.maxmovie.com/xe/trivia/30392979

돌스 (2002) 트리비아: http://extmovie.maxmovie.com/xe/trivia/30556983

자토이치 (2003) 트리비아: http://extmovie.maxmovie.com/xe/trivia/30679610

다케시즈 (2005) 트리비아http://extmovie.maxmovie.com/xe/trivia/30816442

감독 만세! (2007) 트리비아http://extmovie.maxmovie.com/xe/trivia/31327725

 

 

기타노 다케시 감독님 트리비아 시리즈의 14번째 에피소드입니다^^

 

(이 글에 달아주시는 댓글과 좋아요는 트리비아를 번역하는 데에 있어 매우 절실한 필수 요소라는 사실!!!! 잊지 말아주세요^^ ㅠㅠㅠㅠ)

 

여담으로, 이 작품은  故 오스기 렌 배우님이 출연하신 작품입니다....ㅠㅠㅠㅠㅠ

 

가장 마지막으로 올렸던 트리비아가 3월 18일의 <감독 만세!> 트리비아였군요....-_-ㅠㅠㅠㅠ 그리고, 5월 4일이라.....트리비아 컴백타임되기 까지 꽤 많이 흘렀습니다. 4월달에 이 트리비아를 올리려고 했으나 다른 분들은 각자마다 작성시간이 짧거나 길텐데 저는 유독 작성시간이 참 많이 들어가는 편입니다...ㅠㅠㅠ 이건 제 단점... 그래서, 더 더욱 여유를 확보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4월에 자투리 시간들 쪼개어서 찬찬히 작성해서 이번 여유가 조금씩 생기고 있는 5월달에 접어들어 이렇게 글을 오랜만에 올리게 되었네요..~~~

 

현재 제가 기타노 다케시 감독님 필모 중에서 유일하게 안 본 건 <류조와 7명의 부하들>(2014)입니다.... 자아성찰 3부작들도 후기순으로 감상하고 이번에 드디어 <아웃레이지 3-최종장>도 감상했는데....(이건 나중에 따로 후기 올리겠습니다^^)...사실, 이미 기타노의 수작이나 최고작들로 보증받은 작품 감상도 이미 마쳤는지라 많은 분들의 언급이나 이야기 나눔거리가 적은 작품들은 기타노 특유의 강한 개성과 지조를 보는 재미 이외에는 기대와 더욱 많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특성들이나 난해함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 아니였습니다. 물론, 본인이 이렇게 스크린으로 자아성찰과 인생의 일화, 에피소드를 옮기고 비유하는 시도는 멋집니다. 이렇게 노년에 들어서까지 독보적으로 본인에 대한 당당진솔한 할말을 내세우는 예술가는 보기 드무니까요^^

<다케시즈><감독 만세!>이후로 초현실주의 자서전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할 <아킬레스와 거북이>는 뒤에서 말한 요인때문이였는지 기대감이나 다른 밑바당은 접고 의무감으로 그렇게 감상했는데...

 

Oh....Excellent!!

 

기타노하면 <하나-비><소나티네><자토이치><키즈 리턴> 등을 주로 언급하고 작품세계의 상징으로 내세우지만 여기에 절대로 놓쳐서는 안되는, 중요하고 요긴한 작품이 있었네요^^ 그냥 넘어가버렸으면 큰일 날 뻔....ㅠㅠㅠ 마치 금괴광산에서 다른 것 못지 않게 중요한, 오래된 유물이 발견된 것에 비유할 수 있는..... "그동안 찍었던 작품들 중에서 제일 기타노의 현실과 예술, 이에 대한 혼합을 두고 깊게 고심하고 고뇌한 마음이 짙게 묻어나는 수작!"입니다^^ 거장의 작품들 중에 묻히기 아까운 영화라고 볼 수 있을 듯 해요... (키즈 리턴 이후로 인간사회에 대한 현실반영과 돌아봄이 잘 담겨진 작품이기도 한데요. 난해함도 그 이전의 2편과는 달리 거의 전무한 편입니다. 어느 정도 단순하면서 비현실성과 치기어린 감의 분위기가 영화를 특이하게 진행시키기도 해요. ) 요즘 <아웃레이지> 시리즈나 <류조와 7명의 부하들>같은 상업성을 목표로 놓은 작품들을 찍는 행보를 생각하면 사실상 이게 현재상으로 기타노의 가장 최근의 아트하우스 영화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얼마나 형편없는 감독인지를 다뤄볼려고 했던 셀프디스 성격의 엉뚱발랄 감독코미디물 <감독 만세!>가 내용이 이랬다면.... <아킬레스와 거북이>는 자신이 얼마나 형편없는 미술인인지를 그려내는 것이 의도였다고 본인이 직접 밝힌 바 있으며 재능의 특출성에 대한 여부나 부재, 예술가로서의 기타노의 진심어린 애환감이나 자괴감을 이 영화를 통해 각 잡고 성장의 연대순으로 탐구하려는 자세가 인상적입니다. 그래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기타노 아트 버전이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ㅎㅎㅎㅎㅎ 저는 이 작품을 보기 전에 미술을 예술의 축소판으로 삼고 본인의 이에 관한 한과 정서를 비유적으로 나타내려는, 자전적인 작품인 줄 알았는데 자기 주변의 여러 제자나 젊은이들의 삶들을 많이 관찰하고 지켜보면서 예술에 대한 참된 정신과 향유 등의 마음을 사람들에게 널리 들려주고픈 작품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예술이나 문과 계열에 조예나 관심,흥미를 지니신 분들은 한번쯤 꼭 보시라고 추천해볼만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자아성찰 3부작의 파이널 파트이자 예술, 사랑, 부부애, 신념 등의 조화와 경계선을 그려내는 <아킬레스와 거북이>의 뒷이야기를 번역, 정리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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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제 65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작품이다. 이후로도 <아웃레이지- 비욘드>(2012)가 경쟁 부문을, <아웃레이지- 최종장>(2017)이 비경쟁부문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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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의 영화 커리어를 가장 사랑하는 영화제가 베니스인 듯 하다. 보통 키타노와 그의 매니저이자 인생의 동반자였던

모리 마사유키만 해외 영화제에 참석하는데 이때는 드물게도 카나코, 유레이도 참석했다.

 

- “비트 다케시”라는 연예인으로서의 탐구를 반영한 <다케시즈>(2005)와 영화감독으로서의 기타노 다케시를 고찰한 <감독 만세!>(2007) 다음으로 화가로서의 본인을 투영시킨, “자아성찰”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이후로 상업적 영화 노선으로 바꿔 <아웃레이지> 시리즈의 연출,각본을 담당한다.)

 

- 테샬로니키 국제 영화제에서 골든 알렉산더 명예상을 수상한 영화이다.

 

- 이 작품이 주제 자체가 "예술"이다 보니까 일본 대중 측은 어렵다는 의견을 많이 보였는데 기타노는 이에 대해 그건 오해이며 이해 측면에서 정말 쉬운 영화라고 반박했다.

 

- 일본의 유명 중견배우인 오오스기 렌이 기타노 다케시 감독과 협업한 9번째 작품이다. 이후에 함께 한 <아웃레이지 3-최종장>(2017)에서 하나비시 조직의 회장인 노무라 역을 맡은 것이 마지막 협업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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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 시절, 어린 마치스의 (양어머니의) 오빠이자 삼촌으로 잠시 등장하는데 비중을 생각하면 특별출연에 가깝다.

참 좋은 명배우인데 향년 66세로 이른 연세에 생을 마감한 것이 참 슬플 따름이다.....

 

- 전작 <감독 만세!>(2007)에서 나레이션을 담당했던 이부 마사토가 이어서 두 번째로 출연하는 다케시 필름이다.

 

- 오피스 기타노 소속의 니시 구이가 <브라더>(2000), <다케시즈>(2005), <감독 만세!>(2007) 이후로 출연한 세 번째 다케시 필름으로 9년 후에는 <아웃레이지-최종장>(2017)에서 제주도 출신 재일교포로 등장한다.

 

- 오모리 나오가 기타노 다케시 연출작에 출연한 두 번째 작품으로, 첫 번째는 <돌스>(2002)이며 세 번째는 <아웃레이지-최종장>(2017)에서의 오오토모의 오른팔인 한국계 야쿠자 “이치카와” 역을 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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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8회 (심사위원장은 비트 다케시) 도쿄 스포츠 영화 대상에서 감독상 (기타노 다케시)와 신인상 (미마타 마타조)을 수상한 작품이다.

 

- <자토이치>(2003), <다케시즈>(2005)에 이어 3번째로 기타노가 금발머리 캐릭터를 담당하게 되는 작품이다.

 

- 제목 “아킬레스와 거북이”는 트로이 전쟁 영웅인 아킬레스가 이미 100m 앞서 있는 거북이와 달리기 시합을 하나 아킬레스가 100m를 달리면 거북이는 그 10m를 (느린 속도로) 계속 앞서므로 간격을 끝없이 줄일 순 있어도 결코 없애지는 못하며, 따라서 아킬레스는 영원히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역설 (패러독스)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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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 (어떻게 보면 마치스를 상징하는 캐릭터)는 영원히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수식의 역설은 이 영화의 인생관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실제 기타노가 수학 애호가이기도 해서 이런 본인의 단면이 느껴지기도 한다.

 

- <감독 만세!>(2007) 이후로 두 번째로 에니메이션 영상이 활용된 기타노 다케시 필름이다.

 

- 야나기 유레이와 아소 구미코는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라스트 씬>(2002)에서 함께 출연한 적이 있다.

 

- 데뷔작 <그 남자, 흉폭하다>(1989)부터 작업해 온, 기타노의 페르소나인 테라지마 스스무가 다케시 감독과 작업한 (현재상으로는) 마지막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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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시즈><감독 만세!>에 이어서 여기서도 야쿠자 역으로 등장한다. 의외로 <아웃레이지> 트릴로지에 나오지 않았다.

생각해보니까 항상 기타노의 조력자나 동료를 맡던 배우들이 여기서는 그에게 절망과 비극적인 상황을 심어주는 아이러니함이 있다.

 

 

 

 

Q: “다케시즈”와 “감독 만세!”라는 고뇌에 찬 작품들을 찍고 나서 이 작품을 완성시켰는데 감독으로서 뭔가 달라진 점을 느끼신 게 있습니까? 그리고 이 영화를 보시면서 뭔가가 뚫고 나온 듯한 인상을 받으시지는 않으셨습니까?“

 

기타노: 음... (달라진 점은) 나는 이제 야쿠자 영화나 칼싸움 영화를 찍어보려고 해... (웃음) 나는 해외 영화제에서 관객들이 극장에서 일어서게 만드는 (아킬레스와 거북이같은) 영화를 찍고 싶었고 이 영화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쉬운) 지름길과 공정한 결말이 담긴 스타일을 가졌어. 이런 영화를 찍으면서 내가 이런 분야에 뭔가 느낌을 가진 사람이고 계속 이런 영화를 찍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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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이번 영화에 이르게 되기까지 꽤 힘드신 과정을 거치셨다고 하던데...

 

기타노: 사실 “다케시즈”가 히트를 너무 못 친 나머지, 곤경에 처한 심정이 들었어... 새롭거나 전위적이다라는 말도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평가는 나쁘고 관객들은 내 영화가 보여지는 상영관에는 얼씬도 안 한지라... 내 몸이 진짜 얼얼거리더라고... (웃음) 그래서, (나만의 정수를 모은) <감독 만세!>를 찍은 거지만, 쓸모없다는 생각도 들었고 화도 났어. 그래서, 내가 이번에 내놓은 게 “아킬레스와 거북이”야. 나는 그저 예술을 하고 있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할 따름이야.. 그리고, 나는 “영화감독”이 그저 “영화감독”이라는 존재인 것만으로도 충분한 그 무언가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 이 영화는 작품이 좋은 평가를 듣는다던지 관객들이 많이 들어올 생각은 하지도 말라는 체념의 경지와도 같은, 그런 작품이야. 그래서, 이 영화는, “감독 만세!”를 그림으로 옮긴 작품인 것 같아. 그 전작 (감독 만세!)이 영화감독으로서도 충분한데 돈벌이에 대해서나 궁리한 작품이라면 이번 작품 (“아킬레스와 거북이”)는 그런 것조차 포기한 영화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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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영화들중에서 제일 다채로운 색감을 드러낸다. 와타나베 켄 주연 <내일의 기억>(2007)으로 유명한 카나코의 프로다운 연기도

좋다.

 

- 이번 작품은 화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많은 그림들도 등장합니다만, 감독님께서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과 영화를 찍는다는 것을 같은 표현수단이자 동일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기타노: 같다는 말을 굳이 하자면, 야구와 골프로서의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네. 둘 다 구기종목이면서 기본적으로 같은, 둥근 공을 사용한 정도.. 그래서, 영화와 미술은 보는 화면이 있다는 것 단 하나 빼고는 그다지 공통점이 없는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회화 (미술)의 경우는 엄청난 양의 상상력이 필요로 하는 것과 극히 단순한 것이 있는데 영화 같은 경우는 초당 24장의 그림을 사용하니까 이걸로 비교적 설명이 되는 것 같아.. 창조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미술이 더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 미술 세계에서는 새로운, 다른 방식이나 전례 볼 수 없는 그림을 그려보기 위해서는 영화처럼 독특한 편집이나 CG로 얼버무리는 방식 같은 게 있을 수가 없기도 하고.... 영화 속에서 나오는 그림들은 내가 여기시간에 그렸던 작품들을 모아서 사용했는데 (내 이번 영화의 의도처럼) 정말 재능 있는 작가의 그림으로 보이지가 않는 것 같아. (웃음) 그래서, 이번 작품이 재능 없는 (나) 화가의 이야기가 된 셈이지.

 

 

Q: 이 영화 속 주인공인 마치스는 그 어느 작품들에서 보지 못한 강렬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였습니다..

 

기타노: 마치스는 계속 착오하고 있는 사람이야.... 어린 시절부터도 계속 착각을 하고 있었어. 어린 시절에 예술이라는 것 그 자체에 눈을 떴는데 예술은 한마디로 마약같은 중독성을 띠는 것이지. 마치스는 예술에 사로집힌 괴물같은 존재야. 예술에 대해 엄청나게 열중하기는 하지만 재능잉 없어서 이러한 점은 주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기도 하지. 그에게 있어서 마지막 보루는 바로 와이프한테 보호받고 지켜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 그의 아내는 한마디로, 악마가 겨우 발견한 안주의 땅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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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영화를 위한 과정법을 제외하면) 우리 주변의 장래에 대한 인생풍파나 실패, 고초를 그려내고 있으니 <하나-비>에서의

쓸쓸한 니시 형사보다 더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Q: 두 분이 함께 부부를 연기하게 되셨는데, 서로에 대한 인상을 말씀해주세요.

 

히구치: 저는 기타노 씨와 20대 시절에 함께 부부 역을 담당한 적이 있었고 이 분이 무척 수줍음을 잘 타시는 분으로 생각이 되었습니다. 근데, 이번에 다시 감독으로서 뵙게 되었고 첫날이 서로 얼굴 대 얼굴로 마주하며 의상을 맞추는 날로 만나게 되었는데 기타노 감독님과 눈을 잘 맞출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감독이였다면 오히려 부끄러움을 이것보다 더 잘 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도 수줍어하고 심지어, 감독님까지도 저를 보며 수줍어한지라 어떻게 보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마치 제가 처음 영화 찍어보는 신인배우처럼 느껴졌습니다.

 

기타노: 재능도 없는 마치스 같은 화가에게서, (현실에서는 당연히) 이런 예쁜 신부와 결혼하게 되는 일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카기 하루에가 마치스의 아내가 되면 또 이상하잖나?! (웃음) 이유와 목적 모를 미술을 향해서 마치스가 마구 폭주하는 판에 와이프가 뭔지 모르고 따라가서 거들어준다는 느낌을 주었지. 찍기 전에는 장면에 대해서 그다지 자세히 가르쳐주지 않고 뭐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배우들에게 연기를 시켜서 더 잘 찍혀졌다고 나는 봐. 설정은 부부인데 거의 콩트의 짝을 연기해본 기분이 들었네.

 

Q: 부부가 부모의 시점을 보자면, 외동딸을 놔두고 미술에만 폭주하는 꽤 심한 부모로 영화 속에서 그려지더군요.

 

히구치: 부모로서는 정말 끔찍한 부모이죠. 돌보지도 못하고 돈 없이 가난한 살림을 하지만, 부부로서는 정말 대단한 부부이기는 하죠. 그러나, 딸의 관점으로나 사회적인 관점으로나 보면 좀 문제이긴 하네요...(웃음)

 

 

Q: 좀 잔혹한 장면들도 있는 반면에, 두 분께서 예술 활동을 해나가시는 모습은 너무 귀여웠습니다. 특히 자전거 컬러아트 씬이라든지..

 

히구치: 그리고 전 왜 제가 이 작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잘 납득이 가지 않았으니...(웃음) 다케시 씨께서 주문해주신 퍼포먼스는 구라모치 마치스와 사치코조차도 잘 알고 있지 않은 것들이라도 모두 수행하고 또, 받아들이려고 열중했습니다. 자전거 아트라든지 토끼 코스프레를 한 것들에 대해서도 저도 의미는 잘 모르는데요. 스크린에서 막상 보고 있으니 뭔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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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다른 그림 프로젝트에 열중하는 두 부부, 전념과 열정은 대단하나 포용하고 거의 받아들여주지 않는 사회로부터 

고립된, 암울한 그림자들이 그들의 뒤에 그려질 뿐이다.

 

Q: 이번 영화에서 지금까지 기타노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타입의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인 마치스와 결혼하고 헌신적으로 그를 도와주는데 이러한 캐릭터를 등장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기타노: 이 영화를 대단히 잔인한 말로 풀어보자면, 마치스는 악마이고 어렸을 때부터 예술이라는 황당한 마약중독증에 걸려버려서 이러한 과정 속에서 대단히 신경 쓰게되고 결국, 다른 주변 사람들까지 불행하게 만들어버린다는 이야기이지. 당연히 이 마치스의 마누라도 그와 함께 있어서 여러 가지 힘든 일도 일어나고 불행함도 자주 겪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이 불행도 두 사람의 관계로 승화시켜보자면 “뭐..둘이서 예술 좀 해보면 좋지 아니한가”라고 말해볼 수도 있는 작품이야.

 

Q: 감독님은 왜 히구치 씨에게 그 토끼 의상을 입게 하였나요?

 

기타노: 그 토끼 (의상) 녀석은 원래 다른 씬에서 사용될 예정이였는데 어쩌다가 그 장면을 얻지 못하게 된지라 그냥 이 장면을 찍으면서 “지금 사용해볼까?”라고 생각하며 히구치 씨에게 입게 했지.

 

히구치: 현장에서 그때 갑자기 입게 되었죠. (웃음) 감독님께서 “그 토끼 옷 아직 있지?”라고 문득 말씀을 꺼내셨고..... 두 부부의 오랜 의상이라는 존재로서 작품 자체에 이런저런 많은 준비가 이루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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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치코가 마치스의 머리를 꽉 잡고 욕조 물 안으로 그대로 집어넣어버리는 장면은 정말 리얼했습니다...

 

히구치: 기타노 씨의 얼굴을 잡고 뜨거운 물 안으로 넣어버렸는데 정말 잘 참아주시더군요. 심지어, 그것도 오랜 시간 동안까지나....! 처음에 대본을 읽고 나서 이 씬에 대해 매우 이상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나중에는 이 장면에 두고 매우 열심히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는 바로, 영화 속에서 기타노 씨로 인해 아트의 현장에서 매우 많은 봉변을 당하게 되었는데 이 욕조 씬에서 이제 내가 기타노 씨에게 복수할 기회다!라는 결심이 들어서이죠. (웃음)

 

기타노: 매우 괴로운 씬이였지만 이를 찍으면서 욕조에서의 참 인상 깊은 씬이라는 생각이 들었지. 아니나 다를까, 시사회 상영때 관객들이 많이 웃어주더라.

 

히구치: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유럽 관객 분들이 이 장면이 나왔을 때 많이 박수를 쳐 주시더군요.

 

기타노: 저쪽 사람들도 이를 보고는 나름대로의 부부 사랑에 대한 표현이라고 생각하더군.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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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히구치 씨께서 제일 힘드셨던 장면은 무엇인가요?

 

히구치: 아마도 바비 올로건 씨에게 제대로 쳐 맞는 장면?! (웃음) 바비는 본업 배우가 아니시고 프로 복서이시기 때문에 배우 분이 이 역할을 담당하시게 되셨다면 연속타를 날리시는 장면에서 (녹화하면서) 제 신호에 나름 빠르게 주먹질을 멈추실 수 있었겠지만 바비는 그와는 다르게 (무섭도록) 한번 주먹을 날리시면...! 처음에는 배에 커버씌우개를 착용하지 않았는데 한번 맞고나서 너무 아픈 나머지 결국 커버씌우개를 사용했어요. 근데 정작 착용하고 나서도 엄청 아파서....“저 엄청 맞고 있어요. 바비!!!”라고 외쳤으나  (실제 선수이다보니까 중간에 스탑 신호 듣고 빠르게 멈추지가 쉽지 않아서인지) 외침 와중에도 엄청 맞았어요.

 

Q: 청년기의 마치스 역을 오피스 기타노 소속의 야나기 유레이가 연기하는데 캐스팅시킨 이유가 무엇입니까?

 

기타노: 야나기가 내 두 번째 영화 <3-4x10월>(1990)에서 주역을 맡고 나서 개인적으로 할 일이 좀 생기게 돼서 한동안 작품들을 찍지 못하게 되었어. 그래서 그런지, 이 친구 와이프도 불쌍하고 이쯤에서 야나기한테 다시 한번 주연을 맡겨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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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간장 선생.(1999)으로 일본아카데미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받았던 구미코가 마치스 부인의 젊은 시절을 

담당하며 <링> 시리즈와 <나고야 살인사건> 등의 호러영화계에서 힘쓰고 있는 야나기가 젊은 마치스를 맡았다.

 

Q: 부부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히구치: 어떤 일이 있어도 (부부끼리) 오랫동안 서로 함께 곁에 있어주는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Q: 부부란 한마디로 무엇이라고 말해볼 수 있을까요?

 

기타노: 뭐...그냥 우리 모두처럼 같은 공기 마시고 위화감 없는 (자연스러운) 사람들 아니겠어? (웃음) 우리 엄마는 (술주정뱅이였던) 아빠에게는 그다지 해주는 것 없이 자식들에게만 열중해서 인생헌신을 하셨지. 근데 이 아버지와 헤어지면 생활비가 어려워지니까 아버지와 사이가 떼어지지는 않았고...나도 여러 가지 부업을 하느라 바빴지만 아이가 생겼을 때는 최선을 다해 키우려고 노력했지. 그래서, 부부란 존재는 어느 어린 자식들을 위해 뭐든지 열심히 하려는 대단한 사람들처럼 느껴지기도 해.

 

Q: 와이프 분께서는 이 영화를 보시고 뭐라고 말씀해주셨나요?

 

기타노: 내 마누라는 내 영화를 볼 생각도 하지 않아. 워낙 눈물샘이 메마른 사람인지라...(웃음) 하지만, 이런 영화라면 아마 좋아해할걸.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서 당신도 이런 부드러움 (혹은 상냥함)을 가지시지...라고 말하는 기본이고. <하나-비>(1998) 같은 경우에는 나한테 아예 스크린에다가 돌을 던질 뻔했다는 말까지 했었어. 이 작품이 아내를 위해서 은행강도까지 감행하고 여행을 떠나는 (애처가) 남자 이야기잖아. 그래서, 이런 것들 떄문에 “이 위선자!”라는 말까지 들었지.

 

Q: <3-4x10월>(1990) 이후로 오랜만에 기타노 필름의 주연을 담당하게 되셨네요...

 

야나기: 18년만이네요... 제가 촬영장에서 유용한 스타일의 사람이 아닌지라 작품이나 작업에 대한 일을 결정하는 일도 없었습니다만, (참여하게 돼서) 너무 기뻤습니다. 단,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이 긴 만큼 긴장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이틀 째 촬영 후에는 수수께끼의 고열이 나기도 했습니다. 컨디션 관리는 이 곳에 대한 책임 혹은 현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니 감독님께도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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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나름 컬트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블랙코미디 액션(?!) <3-4x10월>....개인적으로 매우 괜찮게 봤다.

단칸과 가타루카나루 타카의 연기가 제일 마음에 들기도 하고.. 이때의 참신함과 멋진 무모함 넘치던 다케시의 혈기왕성함이 그립다...

 

Q: 이번에는 그림을 그려도 팔리지가 않는 화가 역을 맡으셨는데 캐릭터 연구로서 그림을 그리시는 활동같은 것들을 해 보셨니요?

 

야나기: 캐릭터 연구에 대해서 항상 듣게 되곤 하는데, 정확히 어떻게 해야할지를 잘 몰랐습니다. 이번 경우에는 제가 그림에 대한 조예나 재능이 전무했기 때문에, 영화를 찍으면서 제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일이 없다는 사항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으나 그래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전문 화가에 미술에 대해 배워보기도 했습니다. 감독님께서도 이런 것에 대해 딱히 요청하시거나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만, 한마디로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Q: 제가 다른 날에 기타노 감독님의 말씀을 들어보기를, 야나기 배우님께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을 보여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주역을 맡기셨다고 하시던데...

 

야나기: 글쎄요, 저에게 그 (해볼 수 있는) 노력 밖에는 진짜 없다고 생각되네요. 정말로 제가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과도 같은거죠. 하지만, 기타노 감독님께 한 이십몇년 정도를 신세지고 있는데 이제 제가 보답이 되지 않으면 안되잖아요. 그러나, 아직도 부모에게 빌붙는 것 같아서 (정강이를 갉아버는 것 같아서) 제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Q: 다양한 감독님들과 작업하시고 계시는데... (물론, 기타노 감독님이 당연히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다면 기타노 감독님과 다른 감독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야나기: 기타노 선배님은 영화감독이라기 전에 제 스승이시죠. 이는 가장 크고 흔들림 없는 사실인데... 제가 기타노 감독님 앞에서 제일 못 하는 것이자 약한 게 바로 스승 (기타노 감독)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입니다.. 뭐니뭐니 해도 제일 긴장되는 일이죠. 특히 이 웃음거리를 스승님 앞에서 한다는 것은 정말 떨릴 뿐입니다.. 이것을 초월하는 초조함은 진짜 없으니까. 그런데, 이런 (기타노 감독님과의 일에 대한) 긴장감을 뚫고 나오고 익숙해지다보니까 지금까지 다른 감독님들과의 작품들에서도 뻔뻔하게 역할을 소화하고 연기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건 진지하는 애기는 아닌데, 만약에 할리우드의 오스카상 수상 배우과 함께 협언하는 한이 있더라도 스승님 앞에서 이야기를 드리는 게 되는 것보다.. 그 이상으로 긴장하게 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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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다면 기타노 감독님은 한마디로, 가까이에 있는, 높은 벽같은 존재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야나기: 그렇습니다. 이런 (영화판 쪽) 일에 몸 담게 될 때는....스포츠처럼 확실하고 분명하게 알 수 없는 기준이랄까.... 스포츠처럼 지침 (가이드라인) 같은 게 없잖아요.. 작품의 기준은 감독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그래서, 스승의 작품에 나올 때, 촬영장에서 (감독님 앞에서) 자신만의 소재나 아이디어를 써먹거나 본인의 기준을 적용시킨다는 것은 연기하는 배우에게 있어 매우 든든하고 안심되는 무언가가 되죠.

 

Q: <3-4x10월>(1990)로부터 18년이 지났는데 기타노 감독님은 무언가 변하신 게 있습니까?

 

야나기: 일단 무엇보다 주위의 평가는 바뀌었죠. 하지만 감독님이 그것의 영향으로 뭔가 변화를 가지게 되었느냐라고 물으면 저는 그런 것은 없다고 봅니다. 물론, 감독님이 그런 평가들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고 생각되나, 영화를 만드는 방식이나 본인만의 노하우는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겉보기에는 뭔가 변덕스러운 감이 없진 않은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감독님의 성격으로 100% 자신의 요구를 영화에 삽입시키는 경우도 거의 없고 주변에 대한 배려와 균형감각을 지니시고 작업에 임하시지요. 이번에도 제작자 측의 의견도 잘 수렴해서 이 영화... <아킬레스와 거북이>를 만드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실제로 <다케시즈>(2005)와 <감독 만세!>(2007)이라는 앞의 자아성찰 2편을 답습하고 이 작품에 접근하는 방식도 있어서 물론 완성이 된 것이기도 하지만, (수렴이나 쌍방향 소통작업이 없었으면) 그렇지 않고서야 이해하기에 쉬운 표현이 담긴 이 영화가 나올 수 없었겠죠. 저도 열심히 인생에서 노력은 하나 크게 되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그래서인지 <다케시즈>(2005)의 쓸쓸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많이 좋아하고 공감이 가거든요. 근데, 극장영화가 존재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 필름이 아닌, 관람하는 관객들이 있어서 존재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이번 작품에 <아킬레스와 거북이>라 명칭을 짓는 것이 당연한 귀결같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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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 이르도록 돈도 못 벌고 본인의 자아실현이 성공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니 자식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마치스...

 

Q: 데뷔작인 <그 남자, 흉폭하다>(1989)에서 다케시 감독이 일본에서 영화제작에 대한 감각으로 여전히 말이 많았던 반응에 이어 나온 두 번째 작품인 <3-4x10월>(1990)이 나왔습니다. 그런 자유분방하고 대범한 <3-4x10월>과 이번에 철 든 어른처럼 성숙해진 <아킬레스와 거북이>...이 두 작품 양쪽에 모두 주연을 담당하시게 된 점이 뭔가 상징적으로 느껴지네요.

 

야나기: 고맙습니다. 감독님은 (교통사고 이후로) 사람으로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뭔가 변화하는 반면에 정작 저 자신은 변화되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웬지 기타노 감독님께 죄송하다고나 할까...이 때문에 약간 괴로운 감이 있습니다. 감독님께서 촬영장에서 저에게 “넌 연기 스타일이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라고 말씀해주셨죠. (웃음)

 

Q: 야나기 씨에게 있어서 키타노 영화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되십니까?

 

야나기: 보통적으로 초점이 잘 안 가게 되는 곳에도 초점을 맞추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라면 대부분 구석에 배치해둘 만한 물건을 바로 가운데로 옮기고 영화를 찍는, 독특한 작가주의성을 지니신 것이 가장 큰 매력포인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 같은 배우는 메인 출연진에 기용될 일이 없다고 봅니다. 이번에 준비 단계에서 유명 배우가 주연으로 거론되었었는데 인지도 있는 배우나 (기타노 감독님을) 닮은 배우를 선택했을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러한 점들을 신경 쓰거나 개의치 않고 전혀 닮지 않은 배우를 캐스팅시켰다는 것은 이러한 전형적인 노선을 분리시키고 한 작품을 성립시킬 수 있는, 감독님만의 대단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자신 (기타노)의 같은 (오피스 기타노) 회사 소속의 후배나 제자들 중에 동자 기둥 (유명세)이 오르지 않아, 도와주는 부모와도 같은 마음이 가지고 있는 점도 캐스팅된 것의 요인 중 하나인 것 같네요. 어쨌든, 한번 정한 것에 대해서 덜컹 삐거덕거리지 않겠다는 감독님의 확고한 자신감이야말로 지금의 일본 감독들이나 프로듀서들에게 결여되어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이 제일 돌출되어 있는 것이 기타노 감독님의 좋은 점이라고 생각되네요. 아니면 좀처럼 저같은 배우에게는 크게 담당할 거리가 잘 돌지 않다보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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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우울하고 씁쓸한 청년기 시절의 마치스 역에 잘 어울리는 분위기를 형성시켰으며 대체로 어두운 컬러 그레이딩이

이를 대변한다.

 

 

 

 

 

 

 

 

 

 

 

 

[중요 내용과 스포일러 주의!]

 

Q: 마치스가 자신의 (남자들에게 몸을 팔며 돈을 버는) 딸에게 물감 살 돈을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 좀 충격적이였는데...

 

기타노: 아무리 생각해봐도 현실 속에서는 보통 그런 일이 일어날 리는 절대로 없겠지. 그렇지? 미술이라는 것에 머리를 먹혀버리게 된 그런 우스꽝스러운 노인이자 아버지이다보니까...허허 (웃음) 그리고, 내 딸이 이 장면에서 울게 되고 참 잔인한 현실인거지...

 

 

Q: 그러나 그 헌신적인 아내도 결국은 마치스를 한번 버리잖아요..

 

기타노: (농담조로) 사실, 이 영화에 나오는 아내는 우리 마누라야. 내가 나이 들면서 점점 이상해져버리고 나보고 제자리로 돌아와주라라고 말하는, 자전적 영화랄까? (웃음) 근데, 요즘 이런 복고풍의 이야기는 별로 없잖아. 한마디로, 와이프가 남편을 단념시키는 그런 것 같은 애기말이야.... 이는 예술부부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오사카의 (일본의 전통 만담인) 라쿠고 이야기꾼이나 코미디언의 세계와도 통하는 면이 있는 스토리라고 나는 생각해. 그냥 보통으로 유년기, 청년기, 중년기동안에 얌전하고 성실하게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와이프와의 사랑을 제대로 이루게 되거나 하는 건 당연히 아니지. (그래서, 결국 와이프가 떠나버리기도 했고..) 내가 이런 영화로 바보 같은 상을 타면, 영화사적으로 (미친 의미에서) 대단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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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서 매사에 가장 귀중하고 중요한 것은 바로 중단 (discontinue)하지 않는 것이야....

마치스는 미술이라는 외길인생을 버리려고 하지 않았지....

사랑은 계속 머무르고 예술도 이어나갔어.

멈추지 않는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참 대단한 것일 따름이야..."

                                                                             - 2008년 이 영화의 인터뷰에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답변....

 

 

 

The end...

 

 

 

P.S. <키즈 리턴>과 더불어 저마다의 인생과 꿈, 행로에 대해서 진하고 담백하게 그려낸 작품으로서 한번쯤 꼭 보셨으면 해요. 추천합니다^^ 기타노 감독님의 자괴와 번뇌하는 모습에 슬며시 응원하는 말 한마디를 건네고픈 작품이였습니다. 앞으로도 에너자이저답게 힘내시고 좋은 열정정신으로 힘내셨으면 좋겠네요!~~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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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인 11

    • 그렘린ㅋ
      그렘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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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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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등 로보캅 작성자 2018.05.05. 04:13

    감독님...!!! 근데 이 작품 이후로 찍은 게 바로....그 공포의 레전드 야쿠자범죄물 <아웃레이지>였단 말입니까?!!! 맙.소.사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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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profile image
    2등 golgo 2018.05.05. 11:56

    정리 감사합니다.

    기타노 다케시... 진짜 다재다능한 인물이네요. 수학에도 취미가 있다니...^^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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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보캅 작성자 2018.05.05. 15:06
    golgo
    추천 감사합니다^^ 좋아하시는 과목이 국어나 영어인줄 알았더니 수학이였다니... 저도 좀 놀랐습니다..^^
    이과 전혀 모르는 문과생인 저로서는 참 ㅎㄷㄷ한 감독님의 일화...ㅋㅋㅋ ㅠㅠㅠㅠ
    댓글
    3등 JL 2018.05.05. 16:20

    역시 잘 봣읍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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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보캅 작성자 2018.05.05. 16:56
    JL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단지, 미술뿐만아니라 예술이라는 인생이자 그 축소판에 대해 깊게 생각할 계기를 던져주는 작품^^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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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쿨스 2018.05.05. 20:31

    일단 선 스크랩 ㅎㅎ

    올리시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못본 작품이라 영화 보고 읽어보고 싶네요 ^^

    댓글
    profile image
    로보캅 작성자 2018.05.05. 20:43
    쿨스
    추천 정말 감사드립니다^^ 많은 익무 회원분들이 꼭 감상하셨으면 하는, 좋은 미덕이 담긴 작품입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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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weetBomb 2018.05.05. 22:18

    정성글은 닥추입니다! 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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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보캅 작성자 2018.05.05. 23:04
    SweetBomb
    추천 감사드립니다^^ 영화 보신 뒤에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댓글
    profile image
    메로나 2018.05.05. 22:52

    진짜 기타노다케시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특이하고 매력있는 케릭터 같아요

    댓글
    profile image
    로보캅 작성자 2018.05.05. 23:05
    메로나
    특이하고 매력있으면서 일본에서 이렇게 본인의 개성과 색깔을 절대로 잃지 않고 유지해오는 것만으로도 참 멋지다고 생각되네요^^
    다음 차기작도 빨리 찍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profile image
    이오타 2018.05.05. 22:57

    와.. 이건 시간내서 엄청 열심히 정독하겠습니다.

    올려주셔서 감사드려요

    댓글
    profile image
    로보캅 작성자 2018.05.05. 23:06
    이오타
    영화를 보셨군요?^^ 맞죠?^^ 감상 후에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좋은 트리비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천 감사드립니다~
    댓글
    profile image
    그렘린ㅋ 2018.05.06. 11:55

    대단한 정리였습니다^^

    영화에대한 열정이 대단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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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보캅 작성자 2018.05.06. 15:56
    그렘린ㅋ
    추천 감사합니다^^
    댓글
    보헤미안재키 2018.06.13. 16:27

    자아성찰 마지막 작품인 아킬레스와 거북이군요ㅎㅎ 이전 작품들이 배우,감독의 기타노를 보여준거라면 이 작품은 인간 기타노를 보여준것 같습니다 그것이 바로 미술작품인데요...배틀로얄에서도 본인이 그린 그림이 영화에 나오듯 그림을 아주 좋아하는데...그것이 인간 기타노를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림이 인간 기타노를 대변해주는 통로라고 자서전에서 밝힌바도 있구요...사실 젊은시절의 강렬한 작품을 보다가 갑자기 나이먹은 기타노 감독의 모습을 보니 측은하기도 했습니다...근데 그 이후 작품이...ㅎㅎㅎ 허를 찔려버린 작품이 나왔네요ㅋㅋ 그리고 테라지마 스스무가 이후에 일본 전대물인 동물전대 쥬오우져에 나온거 보고 좀 충격이 컸습니다ㅎㅎ

    댓글
    profile image
    로보캅 작성자 2018.06.13. 18:14
    보헤미안재키

    배틀로얄에서의 그 그림이 기타노 본인 작품인지는 저도 처음 알았네요^^ 딱히 그리 큰 기대나 생각을 가지지 않고 본 작품인데 예상외로 매우 깊은 인상과 감명을 높게 받은 수작이였습니다. 기타노 본인이 이번에는 자신이 얼마나 형편없는(어?!) 화가인지를 그려보려고 찍은 작품이였다던데 그림세계를 두고 느끼는 인생의 회의감, 애환, 비애나 자신과 같이 예술판에서 여러 고투나 고뇌를 느끼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처지, 차가운 현실 등을 그려낸 듯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더군요^^ 저도 이런 쪽 계열 사람이라서 여러모로 공감되는 상황이 여러모로 많이 존재했습니다.... 무엇보다 감독님의 간절함이나 감정의 폭이 이전보다 더 깊어지고 그 마음 속에 장난기 많고 혈기등등하던 소년이 더 성숙해지고 진중해지는 것 같아서 남다른 감동이 느껴지기도 했네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처럼 소년기, 청년기, 노년기로 그린 연대순인 점도 특이한데 정성일 평론가가 이 영화를 보고 실망스럽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많은 호평이나 기타노 감독의 숨겨진 최고작이라는 평가도 많았죠^^

    기타노의 페르소나인 테라지마 스스무와의 (현재상으로) 마지막 협업이라는 사실도 좀 애틋하네요. (아웃레이지 3에 나왔었으면 당연히 반가웠을 듯 한데..)

    이번에도 보헤미안재키님의 좋은 해설과 평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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