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스포)'콜' 서태지의 이 노래 대신 서태지의 다른곡이 실렸다면 어땠을까?

올해 초 십수년간 싸워온 서태지의 저작권 투쟁이 드디어 정리가 되면서 이제 영화에서도 온전히 서태지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나봅니다.
(12년을 투쟁한 이 기나긴 싸움은 이미 6~7년 전에 음저협의 패배선언으로 종결 되었지만 이후 수많은 권한문제 등이 있어서 2020년 2월 말이 되어서야 겨우 노래방에서도 서태지 8집 이후의 신곡들을 부를 수 있게 되었죠.) '담보'에 이어 '콜'에서도 서태지의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저작권자 본인의 허락 없이도 마구잡이로 음저협한테 돈만 지불하면 누구나 쓸 수 있었던 과거의 비이상적인 한국 음악저작권 시장이 서태지와 그의 팬들의 오랜 투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죠. 대한민국 땅에서 저작권, 초상권 등에 대한 개념을 온전히 자리잡게 만들고 수많은 최초 판례들을 만들어가며 대중문화예술인들의 권리를 위해 오랜 싸움을 해왔던 서태지의 음악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앨범이 바로 이 영화 '콜'에 쓰인 6집 입니다.
2000년에 컴백한 서태지는 핌프록 계열의 강렬한 사운드의 뉴메탈 앨범인 6집을 발표합니다.
그 타이틀곡이었던 '울트라맨이야'는 남들이 뭐라하든 신경쓰지 말고 네가 원하는걸, 네가 좋아하는 바로 그걸 더 좋아하고 더 미치라는 주제로
'울트라 매니아'라는 말과 중의적인 표현을 사용했던 곡이죠.
영화를 좋아하는 익무인이라면 남들이 뭐라하든 신경 안쓰고 영화에 더 미치라는 뭐 대충 그런 메세지가 담긴 곡입니다.
20년 전 이 음악을 듣고선 정말 남들 이목 따위 신경 안쓰고 제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미친듯이 살아왔네요.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서태지의 음악은 제 인생을 통틀어서도 커다란 은인이기도 합니다.
영화 안에서 전종서가 연기한 영숙의 테마곡으로 사용되면서 서태지 6집 강렬한 사운드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를 뿜어냅니다.
다만 영화를 보는 중 문득 음악적인 면에서 사용된 주제로 좀 더 잘 맞는 곡이 있단 생각이 들었어요.
위 영상은 영화에서도 사용된 서태지 6집 전국투어인 '태지의 화' 영상인데요.
같은 공연에서도 불렀던 바로 이 곡
'ㄱ나니'
ㄴ음악은 4분 20초에 시작합니다. 하지만 주제면에서 앞의 영상도 함께 추천해요.
내용이 굉장히 끔찍하고 꿈도 희망도 없는 아주아주 섬짓한 곡이죠.
물론 영화 중간에 삽입된 사운드는 확실히 '울트라맨이야'가 더 강렬하고 분위기는 잘 살려냈지만
영화가 끝나는 엔딩 크레딧이나 다른 장면에서 이 곡이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싶을만큼 주제로 보나 사운드로 보나 끔찍한 가사로 보나 영화의 분위기와도 매우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저작권료가 비쌌는지 영화 안에서 수없이 언급된 서태지 이름에 비해 정작 곡은 단 한곡만이 쓰였네요 ^^;; 한국 가요역사를 완전히 새로 써내려갔던 90년대 음악은 단 한곡도 나오지 않았고요 ㅠ
아무래도 '울트라맨이야'가 훨씬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곡이고 그에 비해 'ㄱ나니'는 서태지 팬들만 알법한 곡인만큼
굳이 저작권료 더 줘가며 쓰긴 애매했을거 같고, 아무래도 분위기상 영화가 좀 더 무거워졌을거 같긴 합니다.
비교적 대중적인 8~9집이 아닌 메탈음악을 선택한건 좀 충격이긴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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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에 2000년이 가깝지만 2008년 2014년은 엄청 멀어보이니까요.

원래 그렇게 좋아하는 곡이 아닌데도 계속 머릿속에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