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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수다 [히트맨] 보고 주절주절

POSTER_JUJAL.jpg

 

1월 22일 개봉하는 한국 코미디영화 [히트맨]을 시사회로 보고 왔습니다.

 

항상 코미디 영화를 보고 나면 리뷰하는 게 참 어렵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일단 이 장르만큼은 어떻게 만들어야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을지 아직도 판단이 안 섭니다.

"웃으라고 만들었는데 뭘 바래? 계속 빵빵 터지면 그뿐이지" 싶다가도 "그래도 영화잖아..?" 합니다.

그리고 웃음코드의 문제도 있습니다.

나한테 맞는 웃음코드를 지닌 영화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이 영화 빵빵 터지는 영화다'라고 단정지을 수 없으니.. (그 반대도 마찬가지)

 

제가 본 [히트맨]은 영화적 완성도도 한없이 부족했던 작품이었고, 그닥 웃음을 주지도 못했습니다. 

 

웹툰, 힙합 등 요즈음 유행하는 요소들을 버무려 만든 2000년대 태원엔터테인먼트 산 무맥락 코미디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코미디라는 장르에 가려져서 그렇지, 이 영화는 기승전결 내내 개연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상황을 본편으로 설명하기보다는 관객의 동의를 구하는데 애쓴 탓에 비판을 받았던 [백두산]보다도 더할 정도입니다.) 

주인공 준이 욱해서 1급 기밀이 들어간 웹툰을 그려버리는 것처럼 이 영화는 뭐에 욱했는지는 몰라도 시종일관 '웃기기만 할 수 있다면 다른 건 죄다 뭉개버리겠어'하는 마인드로 달려갑니다.

 

시쳇말로 밑도 끝도 없달까요. 플롯은 정말 최최최소한으로 두고 그 상황에서 웃길 수 있는 설정은 일단 다 투입시킵니다.

멀쩡한 설정의 등장인물들이 느닷없이 장르적으로 희생된다(= 바보짓을 한다)거나, 감칠맛나는 비속어와 폭력적 상황들로 만들어낸 웃음 유발 장치가 장면마다 때론 과하다 싶을 정도로 들어가 있습니다. 다른 모든 것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신파적 설정' 마저도 웃음을 위해 철저하게 이용 당하며 막바지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반격을 위해 야심차게 삽입한 것 같은 유명한 힙합 트랙마저도 하나의 웃음거리로 이용해버립니다.

(만약 그 음악을 진지하게 장면의 고조를 위해 넣은 거라면.. 저 또한 좀 더 부정적인 생각을 진지하게 해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SCREENSHOT_JUJAL.jpg

 

이런 류의 코믹영화에 대한 반감을 가진 지가 오래 된 탓에 슬프게도 저는 이 영화를 보며 웃지 못했습니다. 자꾸만 몇 년 전에 봤던 [가문의 영광 4 - 가문의 수난]이 떠올랐습니다. 그 재미없었던 [라스트 갓파더]도 한 두장면은 피식거렸는데, [가문의 영광 4]는 저에게 엷은 미소을 보일 기회조차 주지 못했습니다.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아직까지도 너무 좋기 때문에 설령 덜 재밌었던 영화를 봤더라도 '작품이 좀 별로네. 아쉽네.'하고 말아버리는 게 보통인데, [가문의 영광 4]를 보고 나선 급기야 영화관에서 삼성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현타가 와버릴 정도였습니다. 이 영화를 보는 동안 그 때의 기억이 이따금씩 났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는 [가문의 영광 4]처럼 총체적 난국은 아닙니다. 이 영화에는 액션이 있기 때문입니다. 액션도 바둑도 어중간했던 [신의 한 수: 귀수편]보다 [히트맨]에는 더 많은 타격감 넘치는 장면들이 있으며 권상우는 이를 날렵하고 힘 있게 소화합니다. 그가 몸을 쓰는 장면을 보며 최소한의 '박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최종 흥행 성적과는 무관하게, [히트맨]으로 권상우 배우는 마동석 배우처럼 어떤 대명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배우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서 서술했듯, 저에게 '핵노잼'이었다고 그걸 보편화시켜서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외롭게도 저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작품을 봤던 불특정 다수의 관객 분들은 같은 장면에서 많이들 폭소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좀 더 많은 관객 분들한테 이 영화가 빅재미를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밑도 끝도 없기에,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영화를 보면 재밌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직접 느낀 것이 아니기에 같습니다라는 표현을 쓸 수 밖에 없게 되는군요.)

 

---

SCREENSHOT_JUJAL2.jpg

 

* 이이경 배우가 멀쩡한 허당 역할을 참 잘 하더군요. 2016년작 [고스트버스터즈]의 크리스 햄스워스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학교 2013>에서 그를 처음 봤을 때는 이런 코믹한 역할을 잘 소화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으랏차차 와이키키>에서도 상당한 코믹 감각을 드러냈다고 하더군요. 언젠가 이병헌 감독과의 랑데뷰를 기대해봅니다.  

 

* 롯데시네마에서 하는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시사회라, 차기작 예고편들을 틀어주지 않을까하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지만 바로 본편이 시작되었습니다. 뭐 그래봤자 이미 유튜브를 통해 여러 번 봤던 [슈퍼 소닉]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예고편이 전부였겠지만요. 예고편도 영화만큼이나 휴대전화, 컴퓨터로 보는 것보다 영화관에서 볼 때 드는 특유의 짜릿함이 있는 영상물인데.. 요새는 그런 작은 낭만조차도 사치스럽다는 생각마저 드니 슬픕니다.  

추천인 2

  • 형8
    형8
  • 밍구리
    밍구리

흔들리는꽃 흔들리는꽃
28 Lv. 85223/100000P

화려하게 무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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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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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밍구리 2020.01.18. 12:27
권상우 액션은 진짜 제대로된 톤의 액션보여줬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스토리가 기승전결은 없고 코믹코믹코믹이라
저는 영화가 너무 개판인데 또 웃음이나서 화가났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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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형8 2020.01.18. 12:39
첫포스터보고 들은 느낌이 그대로 들어맞는 영화네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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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희열 2020.01.18. 12:56
백번 양보해서 초중반까지는 그래도 봐줄만한데 중반 이후가 해도해도 너무 하더란...
저도 웃은 장면이 거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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