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난 단편소설

7월 그이후
2025년 7월의 첫날, 도쿄는 유난히 습하고 무거운 공기 속에 잠겨 있었다. 료는 창밖을 내다보며 불안한 눈빛으로 회색빛 하늘을 응시했다. 지난 밤, 꿈속에서 그녀는 거대한 해일이 일본 열도를 덮치는 것을 보았다. 꿈은 너무나 생생했고, 그녀는 자신이 그린 만화 '나의 본 것은'에 등장하는 예언과 겹쳐지는 섬뜩한 기시감에 사로잡혔다. 사람들은 그녀를 예언가라고 불렀지만, 료는 그저 불길한 꿈을 그렸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온몸의 세포가 비명을 지르는 듯한 강렬한 예감.
그녀의 꿈은 단순한 꿈이 아니었다. 1999년 료는 만화에서 '2011년 3월 일본 대재앙'을 예고했고, 실제로 도호쿠 대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7월에 대한 예언은 훨씬 더 강렬하고 명확했다. 도쿄가, 일본이 위험하다.
료는 서둘러 노트북을 열고 자신의 블로그에 경고문을 올렸다. "7월, 일본에 거대한 재앙이 닥쳐옵니다. 동해안에 거대한 해일이…." 망설임 없이 글을 올렸지만, 그녀의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녀를 광신자나 사기꾼으로 치부할 것이 뻔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경고를 듣고 대비할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이 그녀를 움직였다.
며칠이 흘렀고, 사람들의 반응은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인터넷은 비웃음과 조롱으로 가득 찼고, 일부 언론에서는 그녀를 '종말론자'로 매도하기도 했다. 료는 이 모든 비난을 묵묵히 견뎌냈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안위가 아니라, 다가올 재앙으로부터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었다.
7월 4일, 료는 도쿄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자신의 예감이 틀리기를 바랐지만, 동시에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라도 경고해야 했다. 많은 이들이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몇몇은 그녀를 따라 도쿄를 벗어나 홋카이도로 향했다. 그녀의 경고를 무시할 수 없었던 몇몇 친구는 오키나와로 피신했다.
7월 13일 아침, 일본 기상청은 평소와 다름없이 맑은 날씨를 예보했다. 하지만 료의 마음은 무거웠다. 그녀는 TV를 보며 불안하게 뉴스를 지켜봤다. 그리고 그날 오후, 악몽은 현실이 되었다.
7월 13일 14시 26분경, 일본 동해안에서 진도 8.9의 강진이 발생했다. 지진은 순식간에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고, 뒤이어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었다. 료는 TV 화면에 나타나는 지진 속보를 보며 몸을 떨었다. 그녀의 예언이 현실이 된 것이다.
거대한 쓰나미는 도호쿠 지방의 해안선을 덮쳤고, 도쿄만까지 밀려들어 왔다. 료는 뉴스를 통해 처참하게 파괴되는 도시들의 모습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그녀의 경고를 무시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재앙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수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일본은 삽시간에 폐허로 변했다. 료는 살아남은 사람들과 함께 구호 활동에 참여하며 슬픔과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미리 경고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재앙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절망만이 남았다. 하지만 료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녀는 폐허 속에서 다시 일어서려는 사람들을 보며, 미래를 예언하는 자신의 능력이 재앙을 막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펜을 들었다. 다음 예언은 희망이기를 바라면서.
ㅡㅡㅡㅡㅡㅡㅡㅡ
예언 단편소설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