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교복을 평생 간직하자고 다짐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10대때의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서요.

하지만 어느날부터 옷장 속에 있던 교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 물어보니 교복을 버렸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부끄럽지만 방정리를 못해서 항상 방이 지저분했었는데 집이 더러운 것을 못참는 부모님이 방정리를 하면서 같이 버렸다고 합니다.

사실 방정리를 못한 제 잘못 때문에 이렇게 된거지만 그때는 속이 많이 상해서 부모님에게 따졌더니

"쓰레기를 왜 가지고 사니?"

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교복은 학교에 다니는 동안은 항상 입어야되는 옷이지만 졸업하는 순간부터는 더이상 입을 일이 없어집니다.

상식적으로 성인이 교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일이 없다보니 실질적으로는 애물단지나 마찬가지입니다.

물건을 잘 못 버리는 습관 때문에 항상 방안이 지저분했었는데 부모님께서 참다못해 쓸모없어보이는 물건들을 정리하다 이런 일이 벌어진 셈입니다.

어제 귀가하고나서 가족들한테서 왜 이렇게 살이 쪘냐면서 살좀 빼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확실히 요즘들어 역대 최고의 몸무게를 찍고 있습니다.

10대 때보다 20kg는 쪘으니깐요.😔

졸업할 때 했던 다짐을 떠올려보면 그때는 참 철이 없으면서도 세상물정을 몰랐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이제는 입을 수 없는 교복과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의 몸무게를 떠올리며 늦은 밤에 홀로 울먹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