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0세 생일 선물은 8권의 만화책입니다.

3일 전(5월 11일)이 생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만화책이나 장르 소설 등을 추천 부탁드린다고 끄적게에 글을 올렸었는데...

https://extmovie.com/freeboard/77076453?member_srl=7873522

거의 무플에 가까운 글이어서 결국 제 멋대로 사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주문한 책들이 오늘 모두 도착했습니다.

생일날 지름은 못참지! 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이 질러버렸는지도 모르겠네요...

왼쪽 위부터 간단한 작품 소개와 기대글입니다.

후지모토 타츠키 - <룩 백>(단권)

<체인소 맨>의 작가가 낸 단권만화입니다. 일본에서 2년 연속으로 최고 만화상을 수상하게 한 작품인데, 만화를 그리는 주인공이라는 소재 때문에 점수를 따고 들어간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만 그것만으로는 호평을 받을 수가 없을 테니, 이 작품의 진가가 궁금해 사봤습니다.

판판야 - <침어(枕魚)>

웹상에서 기묘한 상상력과 아기자기한 그림이 기묘한 시너지를 일으키기로 유명하셨던 분이어서, 국내에서 첫 번째로 발매된 단편집을 골랐습니다. 베개 대신 물고기를 침구로 쓰는 세계관이라니 이 무슨...

미우라 켄타로 - <베르세르크> 41권 특별판

사실상 만화책을 지르자고 생각하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제 인생의 이정표가 되기도 했던 작품인데, 벌써 1주기가 다가오는군요. 선생님 그곳에선 완결 내셨겠죠? 가츠는 행복해졌나요? ㅠㅠ

(온라인 서점에선 이미 품절되었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아직도 재고가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못 사서 아쉽다고 생각하셨던 분들은 오프라인 매장에 문의해 보시길...)

조현아 - <연의 편지>(단권)

지름 목록에 가장 마지막에 합류한 국내 웹툰 단행본입니다. 개인적으로 웹툰은 잘 챙겨보지 않고 순정만화는 더더욱 안 보는 편인데, 거기다 왜색이 좀 배어 있다? 갸우뚱하다가도 오늘의 만화상을 수상하고 독자들에게서 이례적인 찬사를 받았다고 하는 작품이라 큰마음 먹고 샀습니다. 표지 색감이 참 예쁘네요.

이토 준지 - <소용돌이>(합본판)

말이 필요 없는 공포 만화의 거장... 이라지만 사실 그의 만화를 제대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애니메이션 <공포의 물고기>만 본 정도예요. 그래서 그의 대표작으로 첫손에 꼽는 이 작품을 골랐습니다. 애니화가 결정되었을 때 팬들이 특유의 정신나간 전개를 잘 살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던데, 대체 얼마나 기괴하기에 그런 걸까? 싶어 샀습니다.

야마모토 아키 - <후마니타스>(단권)

단권 만화를 사자! 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스크롤을 오르락내리락해본 결과 제 취향에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표지부터 시놉시스까지 일단 마음에 드는데, 판매량이 시원찮은 것인지 서점에서 구하기 참 어려웠던 책입니다. 포장 비닐에도 왠지 먼지가 좀 묻어 있는 느낌... 하지만 이것도 나름의 희소성 있는 소비겠죠?

미우라 켄타로 - <두르안키>(단권)

완전신작이자 완결권이 되어버린 만화입니다. 어시스트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진행했던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베르세르크가 중세 판타지를 다뤘다면 이 작품은 그리스 로마+수메르 신화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고 하네요. 작화에 있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작품일 듯하여 구했습니다. 중도에서 멈춘 만화라 그런지 관련 설정도 뒷페이지에 다수 포함되어 있다고 하네요.

이사야마 하지메 - <진격의 거인> 34권(완결편)

결말이 참 말 많았다고 하는 진격거입니다. 다행히 스포일러는 피했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하고 나서 만화책 1권을 펼치니 '이게 뭐지?' 싶은 작화에 충격을 먹었지만, 스토리와 멘붕 하나는 기가 막히게 표현하더군요. 애니 파이널 시즌이 마지막 권의 분량만을 남기고 끝났다고 해서 이번에는 만화를 먼저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샀습니다.

각 맞춰 찍은 세로컷입니다. 이토 준지 합본판의 위엄...

목록을 보시면 알겠지만 철저히 단권 만화, 단편집, 완결편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권수 많은 단행본을 다 사기엔 주머니 사정이 곤궁하기에, 한 권 한 권 고민하고 고민해서 산 책들입니다.

두근두근하는 동시에 벌써부터 포장 뜯기가 무서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네요...

하지만 다 읽고 나중에 끄적게에 리뷰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에는 만화책도 고화질 e북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종이를 넘겨가며 책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서른까지 버텨온 저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며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질렀습니다.

아직 깜깜한 인생이지만 저 자신에게 건투를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