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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딜레마 (feat. 오늘도 평화로운 물류센터)

송씨네
752 4 2

물류센터에서 1년이 넘게 일했습니다. 
2년을 향해가고 있으니 저만의 징크스인 프로 이직러 생활에서 벗어난 것 같지만 여전히 고된 일입니다. 

극장, 콜센터, 시설관리, 일반공장, 공항화물 운송 등등 제가 일한 곳 중에 장르가 겹치는 것도 드물죠. 

 

이 곳은 참 이상한 곳입니다. 어느 직장이건 돌아이가 있기 마련인데 일단 제가 돌아이입니다만… 성격이 모나서 이직이 잦은 이유도 그건지도 모르죠. 근데 여긴 저를 능가하는 돌아이들이 많은 것 같아요. 

 

 

 

 

1. 많은 알바들이 이 곳에서 일해요. 정규직에서 일하던 어떤 분이 하루 전 날 다른 곳으로 이직 아닌 이직을 했어요. 평판이 좋은 분이었지만 성질머리가 더러운 분으로 저는 기억해서… 근데 이 분의 이직 후 공백을 알바들이 채웠는데 나름 베테랑 알바들이라 공백은 채워졌습니다. 한 친구가 있는데 팔뚝에 엄청난 타투를 한 친구였어요. 워낙 이 곳은 타투한 친구들도 많고 여성들의 흡연도 많고 해서 편견이 없죠. 근데 저는 아니었나 봅니다. 타투=양아치란 인식이 강해서. 근데 말을 걸어보니 착실한 친구더군요. 살면서 흡연도 안해보고 자기 스스로 올바른 길을 갔다고 자부하는데 진심이 느껴졌죠. 퇴근을 하면 그는 다른 직장 여성 동료의 차를 얻어타고 가는데 이게 화근이 되었나 봅니다. 그 친구와 마주치는 일이 거의 없는 다른 파트 여사님들이 그 친구를 이간질 했더군요. 그 여성 분이 유부녀이신데 그 친구와 그렇고 그런 관계라고 험담을 했나 봅니다. 저도 초반 그 파트 여사님들의 이간질에 항의를 했던 적이 있어서… 그 친구도 여사님들에게 화를 내며 항의를 했다고 하네요. 

 

 

 

2. 지적 장애인 직원분이 한 명 있어요. 근데 선을 그어야 할게 흔히 말하는 정신질환자랑은 달라요. 사회 생활에는 문제가 없지만 (저도 성당에서 지적 장애 친구들을 돕는 봉사 활동을 해서 잘 알아요.)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고 그것의 감정 조절을 못하기 때문에 오해 받기 쉽죠. 가령 식사 시간에 반찬이 모자를 지경인데도 특정 반찬을 많이 가져가는데 누가 이 부분에 수근대거나 주의를 주면 ‘안먹어!’ 화를 내며 맨손으로 그 반찬 배식구에 버리고 갑니다. 일반 사람이면 정말 미친놈이라 지적 받아도 마땅하지만 지적 장애인이기에 이걸 바로 잡아주는게 어렵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보다 꽤 무거운 플라스틱 박스를 적재하던 이 분이 호기가 넘쳤는지 자키(팔랫트에 짐을 싣고 끄는 간이 수레)를 끌고 가다 급커브임에도 생생 달리개 되었고 부근에서 물품 체크를 하던 직원을 치어버렸습니다. 박스가 와르르 쏟아지고 그 분은 코와 허리를 다쳐 조퇴를 하게 되었죠. (물론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으셨어요.) 근데 그 분… 회사 셔틀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잡담을 하고 있었어요. 동료가 다쳤는데 미안한 마음도 보이지 않고… 아무리 지적 장애인이지만 이런것도 교육이나 훈련 받지 못했다는 것에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 분은 내일도 아무일 없었더는 듯이 출근하시겠죠. 

 

 

 

 

음… 이렇게 물류센터는 오늘도 평화(?)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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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청피망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09:23
21.08.29.
송씨네 작성자
청피망
네… 지적 장애인들의 특징이 그렇죠.
제가 오지랖이 넒은 탓도 있지만 멀쩡한 사람들은 무슨 죄인가 싶어요.
09:30
2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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