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6
  • 쓰기
  • 검색

마음을 끄는 짬뽕

에디&한나
758 1 6

단순해 보이고 맵지도 않은데… ‘마음’을 끄는 짬뽕



정겨운 단어 ‘중국집’은 어린 시절의 기억과 맞닿아 있습니다. 만만한 외식공간이 없던 시절, 뭔가 기념할 일이 생길 땐 무조건 중국집이었지요. 한 세대가 지나면서 이제 중국집은 먹을 만한 게 특별히 생각나지 않을 때 한 끼를 때우는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 시절과 이 시절을 나누는 음식이 바로 짬뽕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 안양시 ‘나쓰부’의 고기짬뽕.

 

우리 현대사에 짬뽕만큼 드라마틱한 역사를 지닌 요리도 드물 겁니다. 짜장면만큼 역사가 오래되었다고는 하나 어릴 적 기억에 짬뽕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 자리에 대신 자리 잡고 있는 건 우동이지요. 지금도 중국집 메뉴 중 우동이 화석처럼 남아있기는 해도 예전처럼 짜장과 더불어 양대 산맥을 이루던 모습은 아닙니다. 아마 젊은 사람들은 갸우뚱하겠지요. 중국집에 웬 우동이지 하고 말이죠. 우동의 자리를 밀어내고 중국집 안방을 차지한 짬뽕은 오랫동안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다가 다양한 모습으로 분화돼 급기야 이게 짬뽕인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짬뽕 전문점이 생길 만큼 인기를 얻고 있지요. 아무튼 태생이 그러했듯 짬뽕의 변신은 무죄입니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나쓰부’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고기짬뽕으로 소문난 맛집입니다. 주방 경력 30년의 나문채 셰프가 전국 고기짬뽕 고수들의 맛을 섭렵한 후 자신만의 레시피로 개발한 야심작입니다.

가격이 비교적 낮은 데다 양도 만만치 않습니다. 비주얼은 참 소박합니다. 면 위에 얇고 가늘게 채를 친 돼지고기와 숙주가 잔뜩 올라가 있는데 양파채도 보입니다. 그리고 끝. 다양한 해산물이 잔뜩 들어간 해물짬뽕에 비해 허전할 정도로 단순한데, 바로 이 단순함에 마음이 끌립니다. 단순하지만 강렬합니다. 뭔가 많이 들어가서 맛있는 음식도 있지만 진짜 맛있는 것들은 의외로 단순하더라고요.

매울 것 같은 진한 붉은색이지만 보기만큼 맵지는 않습니다. 짬뽕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자극적인 매운맛이 아닙니다. 텁텁하지도 않고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아삭한 숙주의 향과 함께 기분 좋을 정도로만 맵습니다. 이 집 해물짬뽕이 색은 덜 매워 보이는데 실제로는 더 맵게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안 그래도 뒤에 은근하게 맵지요. 더 매운 걸 원하면 청양고추를 넣는데 캡사이신 같은 재료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해물짬뽕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고기짬뽕을 더 추천드립니다. 육수는 똑같은 해물 베이스이고 고춧가루 사용 양도 같은데 중간에 투입되는 재료에 따라 이렇게 맛이 달라지네요. 결국 고기 양이 적으면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맛의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유린기(유린지), 유린육(유린러우)도 맛있습니다. 의혹의 눈초리를 돌리기 쉬운 주방도 오픈돼 있고 한눈에 봐도 청결해 위생에 대한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모든 요리는 미리 만들어 놓지 않고 주문을 받으면 바로 조리에 들어갑니다. 이곳은 배달은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가격 대비 만족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https://29street.donga.com/article/all/67/2634664/1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1

댓글 6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유린육 묵고 싶네요 ㅠㅡㅠ 고기짬뽕이랑
14:39
21.05.13.
못난이써니
가까우시군요. 저는 가려면 날 잡아야되네요 ㅎㅎ
18:47
21.05.13.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252839
normal
지빠겐 3시간 전23:05
252838
image
지빠겐 3시간 전23:05
252837
image
지빠겐 3시간 전23:04
252836
image
지빠겐 3시간 전23:04
252835
image
지빠겐 3시간 전23:03
252834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22:38
252833
image
통통사과 4시간 전21:55
252832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5시간 전21:15
252831
image
은가누 9시간 전16:51
252830
image
은가누 9시간 전16:50
252829
image
은가누 9시간 전16:49
252828
image
은가누 9시간 전16:48
252827
image
은가누 9시간 전16:48
252826
image
NeoSun NeoSun 13시간 전13:09
252825
image
e260 e260 19시간 전07:31
252824
image
e260 e260 19시간 전07:30
252823
image
hera7067 hera7067 1일 전23:20
252822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1일 전22:34
252821
image
NeoSun NeoSun 1일 전17:15
252820
image
NeoSun NeoSun 1일 전17:05
252819
image
카란 카란 1일 전15:10
252818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1일 전10:20
252817
image
판자 1일 전09:40
252816
normal
내일슈퍼 2일 전23:46
252815
image
폭룡의시 2일 전17:50
252814
image
NeoSun NeoSun 2일 전17:17
252813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일 전15:25
252812
normal
호러블맨 호러블맨 2일 전13:59
252811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일 전13:58
252810
image
시작 시작 2일 전11:36
252809
image
시작 시작 2일 전11:34
252808
image
시작 시작 2일 전11:34
252807
image
NeoSun NeoSun 2일 전10:27
252806
image
hera7067 hera7067 3일 전23:24
252805
normal
파쓰포트 3일 전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