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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한국어 가사들.

젊은날의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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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소라 바람이 분다.

 

순전히 노랫말로만치면 최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한민국에 각기 다른 방향으로 잘 쓰는 예술가들이 많지만 이소라의 성취는 그들 중에서도 빛납니다.

특히 바람이 분다는 가장 아름다운 가사를 지닌 노래인 것 같습니다.

~다 라는 가요서 흔치않은 종결어미를 사용해서 되돌릴 수 없는 이별의 상태를 단호히 표현한 것, 불어오는 바람의 수평적 감각과 떨어지는 비와 쏟아지는 눈물의 수직적 감각을 교차시키는 도입부, 바람이라는 자연물을 통해 드러낸 이별의 불가항력, 그리고 그대로인 세상 속 변한 자신을 담아낸 탁월한 후렴구까지 이 노래가사는 특별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압권은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라는 구절이네요. 

결국에는 타인이기에 추억이 다르게 적히는 사랑의 비극성을 표현한 느낌입니다.

여하튼 정말 아름다운 가사네요.

무엇보다 이소라 특유의 감성적인 목소리와 어우러질 때의 감동은 대단합니다.

 

2. 타블로 집

 

타블로는 특유의 지적인 가사와 탁월한 표현력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수준높은 언어이해를 기반으로 한 펀치라인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죠.

하지만 제가 타블로의 가사서 가장 경탄스러운 부분은 비유입니다.

비유가 서로 다른 것들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이라면 타블로는 그 다리를 감탄스럽게 만듭니다.

대표적으로 당신의 조각들에서 아버지의 손을 저울에 비유한 것을 들 수 있죠.

그 비유가 최고로 발휘된 곡이 열꽃의 집입니다.

집이라는 안온하고 평화로운 이미지의 공간을 슬픔과 연결시키는 비유는 참으로 탁월합니다.

집과 슬픔을 기본으로 문턱 등의 소재들을 끌여들여서 써내려간 이 노래는 듣는 이들의 마음에 못을 박는 느낌이 들죠.

특히 슬픔이 내 집이잖아 머물래 난 제자리에 잠시 행복속으로 외출해도 귀가할 마음인 걸 알기에라는 구절은 청자의 마음에 온전히 박힙니다.

 

 

3.이적 빨래

 

이적은 재기발랄한 패닉 1집, 실험적이고 도빌적이였던 2집 밑, 그리고 그의 솔로앨범들에서까지 늘 가사를 잘쓰는 가수였습니다.

 그 중 4집 사랑에 수록된 빨래는 그의 빛나는 경력서도 단연코 최고를 논할 수 있는 곡입니다.

 

이 곡은 쉽습니다. 평범한 단어들로 구성되어있죠. 그렇기에 이 곡은 자연스럽게 마음을 가저갑니다.

 

빨래를 해야겠어요.

오후엔 비가 올까요.

 

 빨래라는 일상적 어휘가 사용된 도입부는 편안하게 몰입을 이끌어냅니다.

8글자와 ~요 라는 종결어미로 라임을 맞추기도 하죠.

 

이별에 아파하는 마음을 빨래의 과정과 연결시키는 아이디어도 좋죠.

결국 옷의 얼룩을 지우려는 빨래는 이별의 아픔을 지우려는 마음과 닮았으니까요.

맘처럼 쉽지가 않아서

말처럼 되지가 않아서

라는 구절은 정확하게 상태를 표현합니다

 

이 곡의 가사는 이별이 준 아픔의 얼룩을 지우지못하는 마음이라는 옷을 훌륭하게 담아냅니다.

 

4.빈지노 if i die tomorrow

 

빈지노라는 아티스트의 가장 큰 장점은 투명함과 여유입니다.

한국의 20대 초의 생활을 재치있게 담아낸 lifes like 부터 지금까지 그의 음악은 투명한 소년성과 느끼하지않은 서정성을 머금고 있었죠. 그리고 그에게는 흡사 그림을 그리는 듯한 생생한 언어적 묘사력과 공감각적인 느낌을 창조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것들이 if i die tomorrow에서 잊을 수 없는 감흥을 선사합니다.

자칫 오글거리고 느끼해질 수 있는 주제를 빈지노는 서정적이고 투명하게 풀어냅니다.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구성을 가진 1.2절을 넘어 3절에 당도하면 그는 빠르게 아침 9시의 해, 애인과의 애정행각, 1800원짜리 펜과 노래의 색깔, 말보루를 떠올리고 삶을 지루하지만 좋은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애정고백을 하면서요.

 

죽음이라는 비장한 주제를 두고 소소한 일상을 나열하던 순간 이 노래가 주는 감흥은 표현하기 힘듭니다.

다만 이 노래가 듣는 이들의 삶과 공명하며 뭉클한 감동을 남긴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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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빈지노, 이적 노래 한번 찾아 들어봐야겠네요.^^

07:57
21.04.12.
profile image 3등
저에게 최고는 신해철 그리고 이적이었습니다 ^^
08:59
21.04.12.
바람이 분다 가사 정말 좋죠~
저는 이문세 옛사랑,이랑 깊은 밤을 날아서 떠오르네요~
10:12
21.04.12.
profile image
바람이 분다 인정인정요.. 이소라님 보고 싶네요. 10여년전 콘서트본게 마지막이었는데..
14:25
21.04.12.
지붕고양이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14:26
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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