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가사들
어제 락음악을 좋아하는 지인들과
좋아하는 전집에 가서 막걸리에 맛있는 안주를 함께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직장이나 주변 지인들과는 나눌 수 없는 음악 이야기를 실컷 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쥐뿔...능력도 없고 노력도 안하는 제가 그래도 지금까지 나름 버텨온 건
어릴때부터 들었던 노래들의 가사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대학교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로 와서 계약직으로 사회생활 시작하고
'30살이 되던 해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으면 그냥 깔끔하게 죽자'라고 생각했던 20대의 치기어린 생각에
떠밀리듯 꿈을 쫓아 미술사 전공으로 대학원에 들어갔고
집에서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해 (사실 해줄 형편도 못되는 가난한 집입니다 ㅠ.ㅠ)
월세도 못내서 주인할머니 몰래 월담하듯 집을 드나들기도 했고, 가스가 끊기는 사태도 발생하고
급기야 설날에 차비가 없어서 집에도 못가던 시절도 있었죠.
다행히 학생회 일을 하면서 등록금 해결하고 아버지가 더 이상은 못봐주겠는지 조금 도와주셔서
전세집 작은거 하나 구해서 대학원 졸업하고 계약직이긴 했지만 박물관에서 큐레이터 일도 했었네요
국가시험 TO가 나오질 않아서 결국은 박물관을 나와 여행쪽 일을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작은회사 - 중간규모의 회사 - 큰회사 - 소셜 - 프리랜서 - 다시 취직...파란만장하네요 ㅋㅋ)
사실 중간에 포기하고 싶기도 한 시절도 있었고 프리랜서 시절에는 다시 바닥을 찍기도 했었지만
그때마다 저를 위로해준 건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의 가사였던 것 같아요.
그 중 몇개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적 솔로 2집 수록곡 '순례자']
은 또 여기서 갈라지고 다시금 선택은 놓여있고
내가 가는 길 내가 버린 길 나 기억할 수나 있을까
어느 하늘 어느 대지 어느 바다 어느 길 끝에
나조차 모르고 좇는 그 무엇이 있을까
해는 또 언덕을 넘어가고 바람은 구름을 불러오고
비가 내리면 비를 맞으며 나 그저 걸을 수 있을까
어느 하늘 어느 대지 어느 바다 어느 길 끝에
나조차 모르고 좇는 그 무엇이 있을까
돌아가고 파 고개 돌려도 흩어진 발자국 하나 찾을 길 없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길의 시작은 여긴가
별은 또 갈 길을 일러주고 이슬은 눈물을 덮어주고
아주 먼 훗날 힘이 다할 때 나 웃고 잠들 수 있을까
[신해철 솔로 2집 수록곡 "길위에서"]
세상의 모든것을 성공과 실패로 나누고
삶의끝순간까지 숨가쁘게 사는 그런삶은 싫어
난후회하지 않아 아쉬움은 남겠지만
아주 먼 훗날까지도 난 변하지 않아
나의 길을가려하던 처음 그 순간처럼
자랑할것은 없지만 부끄럽고 싶지 않은 나의 길
언제나 내곁에 있는 그대여 날 지켜봐주오
[신해철 정글스토리 OST '그저걷고 있는거지']
-제 인생의 교과서 같은 가사입니다. 최애 중에 최애 ㅎㅎ-
난 한 번쯤은 저 산을 넘고 싶었어.
그 위에 서면 모든게 보일 줄 알았었지.
하지만 난 별다른 이유 없어.
그저 걷고 있는 거지.
해는 이제 곧 저물 테고
꽃다발 가득한 세상의 환상도 오래 전 버렸으니
또 가끔씩은 굴러 떨어지기도 하겠지만
중요한 건 난 아직 이렇게 걷고 있어
이 외에도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전체가사 등을 인생의 나침반 같이 들으며 지내왔던 것 같아요.
여러분들에게도 인생의 나침반같은 가사들이 있나요?
굼금합니다, ^^
추천인 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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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님도 만두와 함께 좋은 하루되세여 ^^
마왕. 불쑥 그리워서...ㅠ
힘들때...술마셨을 때...갑자기 문득......
늘 그리운 인생의 선배같은 사람이자 음악인이었습니다 ㅠ.ㅠ
저는 타블로의 가사들도 참 좋아해유
힘들었던 시기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담아냈던 솔로 앨범의 가사들 참 좋습니다 ^^
개뿔도 없는 입장에다가 요즘 무기력증까지 왔음에 만사가 귀찮은 상황인데, 글을 읽으면서 부끄러운 마음이 스며듭니다.
번뜩 일어나야 겠습니다.
중요한건 내가 그저 걷고 있다는 사실이니까요
멈추지만 말아요 ^^
그대 쓸쓸한 발걸음이
괜히 우울할 때, 그럴 때 내가
곁에 있어줄게
누군가
얘기 나누고픈 누군가
정말 필요할 때, 그럴 때 내가
그대 손 잡아줄게
쉽게 말하는 사람들
텅빈 위로에 마음 상할 때
아무도 그대 맘, 쓰리고 아픈 맘
알아보지 못할 때
노래할게 나, 나
그대 슬픔이 흐를 때, 나
그대 외로운 맘
길을 잃고, 헤매일 때
그 때 노래할게
그대 곁에 나, 나
그대 기댈 수 있도록
지친 맘 쉴 수 있도록
여기서 노래할게
외로운 그대여
애써 강한 척 하루를 버티다
괜찮은 척 하던, 태연한 척 하던
내가 너무 미울 때
노래할게 나, 나
그대 눈물이 차올라, 나
그대도 그대 맘 알 수 없어 헤매일때
그때 노래할게
그대 곁에 나, 나
그대 웃을 수 있도록
지친 맘 쉴 수 있도록
여기서 노래할게
뭐 좀 할까하면 잠은 쏟아지고
괜히 바빴던 하루 내게 남은 건 뭘까
허무하기만 해
알 수가 없는 친구들 얘기
언제부터 이만큼 멀어진 건지
그저 옛날 얘기만 하다 돌아오는 길
멋쩍은 웃음만
Sunshine like a blessing in disguise
때론 나만 혼자 뒤쳐진 것 같아
A Ray of sunshine like a blessing in disguise
가끔은 너무 힘들어
나는 왜 이러지 내가 뭐 그렇지
이런 말은 절대로 하지 말기
아무 대책 없는 막연함이라도
괜찮아, It's gonna be all right
비교하지 말고 약해지지 말고
바보같이 먼저 겁내지 말기
지금 이런 내 모습을 사랑해줄
한 사람쯤은 있겠지
Sunshine like a blessing in disguise
때론 나만 슬픈 외톨인 것 같아
A ray of sunshine like a blessing in disguise
지금 기대 울고 싶은 그대에게
Sunshine like a blessing in disguise
때론 나만 혼자 뒤쳐진 것 같아
A ray of sunshine like a blessing in disguise
지금 주저앉고 싶은 그대
손잡을 곳 없어 지친 그대
지금 기대 울고 싶은 그대에게
좋은 아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