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눈앞의 구석자리에 앉은 노인이 눈에 띄었다.
빵을 먹고있었다.
많이 배고팠던건지 아니면 다른데서 식사를 할 여유가 없었나보다.
하지만 여유가 없다고 보기에 아주 천천히 슬로우 라이프를 만끽하듯이 먹고있었다.
다 먹고나서도 여전히 마스크를 벗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서 코를 푼다.
먹을 때와 마찬가지로 마치 보통 사람의 0.75배속으로 느긋하게 코를 푼다.
마침 지하철에서 마스크 착용 방송이 나온다.
참 기묘한 타이밍이다.
누군가 신고한건가?
하지만 안내방송은 그 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았나보다.
여전히 느긋하게 자신만의 템포를 유지한채 마스크를 벗고앉아있었다.
얘기할까하다가 지금까지 지켜본 상황에서 이 사람에게 말거는게 무의미하지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을 말았다.
그리고 그냥 그 자리에서 떨어졌다.
다행히 그 사람은 중간에 내렸다.
떠나고나서 그 좌석을 보니 임산부석이었다.
마스크에 시선을 뺏긴 나머지 그 자리가 임산부석인 것도 몰랐다.
그리고 빈 임산부석에 임산부하고 거리가 멀어보이는 다른 노인이 앉았다.
타이밍이 기막히게도 임산부석 안내방송이 나왔다.
그럼에도 그 노인은 별 반응이 없었다.
눈앞에서 안내방송이 나옴에도 안들리는건지 아니면 무시하는건지 모르는 상황들을 연속해서 목격했다.
그래도 거기 앉은 노인은 마스크는 쓰고있으니 다행이라고해야할지...
귀가할 때 구석자리에 앉은 젊은 사람이 눈에 띄었다.
턱에 마스크를 걸치고 스마트폰 삼매경이었다.
하필 몇시간 전에도 구석자리에서 마스크 벗은 노인을 목격했었는데 오늘 내가 보는 구석자리는 뭔가 있나보다.
다행히 중간에 내리는데 내릴 때는 마스크를 쓰고 내렸다.
문득 상영관에 들어와서 마스크 벗던 관객이 나갈 때 다시 쓰고가는 장면이 떠올랐다.
개인방역을 안지키는 사람은 나이, 성별, 장소에 관계없나보다.
주변을 둘러봤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있었다.
그나마 개인방역을 안지키는 사람은 소수여서 다행이다.
추천인 10
댓글 12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ㅠㅠ
어머나
문득 상영관에 들어와서 마스크 벗던 관객이 나갈 때는 다시 쓰고가는 장면이 떠올랐다.
개인방역을 안지키는 사람은 나이, 성별, 장소에 관계없나보다.
주변을 둘러봤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있었다.
그나마 개인방역을 안지키는 사람은 소수여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