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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FF][긴글&이미지압뷁주의] 영화보다 나홀로 강릉여행기 2-1. 치유의 숲 강릉솔향수목원

쥬쥬짱 쥬쥬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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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들이 궁금하실까봐 링크.

 

[GIFF] 영화보다 나홀로 강릉여행기 1-1. 위치앱과 셔틀버스의 역습
https://extmovie.com/freeboard/51530572


[GIFF] 영화보다 나홀로 강릉여행기 1-2. 위로해주는 다정한 바닷가 안목항
https://extmovie.com/freeboard/51582334

 

 

영화가 끝나고, 뭔가 휑해진 거리를 걸으니까 기분이 묘했습니다.

월화 거리가 밤에 보면 또 다른 풍경이라 좀 즐기면서 들어와야 하는데, 너무 늦은 시간 숙소에 들어가는 건 함께 자는 룸메이트에게 예의가 아닐 듯 하여(하지만 저는 떠나는 날까지 룸메이트의 얼굴도 보지 못했습니다.)

밤바다를 구경할까 싶다가도, 어찌저찌 버스를 타고 가고 간다고 해도 택시도 잘 안 잡히는 곳에서 숙소로 어떻게 돌아올 것인가가 걱정되니까.

밤바다를 보면서 맥주 한잔은 또 못하고 말았네요.

다음번에는 바닷가 근처로 숙소를 잡아야 할까봐요.

숙소에 도착해서 늦은 시간 샤워를 했는데, 이용한 숙소에서 가장 맘에 안드는 점이 샤위하는 곳마다 프라이버시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부산숙소는 공용 샤워실이라도 칸칸이 칸막이가 되어 있어서 프라이버시가 지켜졌거든요.

여긴 누구 한명 샤워하러 들어가면 다른 사람은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
좋은 점은 가정집을 개조해서 집같은 느낌이 들고, 아늑하고 포근했습니다. 방이 참 따뜻했어요. (실은 더웠음...)

 

 

 

낯선 여행지에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언제나 반가워.

 

 

집같은 숙소에서 편히 자고 일어났는데, 영화나 한 편 더 볼까?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어요.

실은 영화를 5편 예매하고 왔습니다.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의 영화 한 편(다음에는 꼭 죽으렴 :-) )이었는데, 아무리 무료영화라지만 공원을 오르락 내리락 하기엔 알통배긴 제 다리가 너무 괴롭다는 신호를 보내서, 가볍게 포기하고 오전 영화 한 편을 볼까 싶었습니다.

설마 매진되었겠어 싶은 작품이었는데, 매진 되었더라구요.

<소녀의 반지>라는 작품이었는데, 매진되었어도 현장예매 가능하겠지만, 딱히 그렇게까지 열올리고 보고 싶은 작품은 아니었기에.

가볍게 포기를 하고 아침부터 점심까지 관광을 하기로 합니다.

 

전 여행지에서는 늘 일찍 일어나는 편인데요. 어찌된 일인지 이날은 자꾸만 게으름이 나서 6시 30분경 일어서 나서 씻고, 화장하고, 한 시간 가량 따뜻한 침대 위에서 몸을 녹이다가 한 9시 가까이 되어서 내려왔나봐요. (부산에서는 늘 8시경 밥해먹었었는데.)

부엌이 좁아서 이미 남자 두 분이 식사 만들려고 대기 중이시더라구요. 좀 기다렸다가 만들어 먹었는데요.

참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드시더라구요. 막 프렌치 토스트해드시고, 예쁘게 만들어서 드시고.

전 그냥 대충대충해서 먹었습니다.

집에서야 정성들여서 해먹지만, 이런 공간에서는 빨리 만들어 먹어야 다음 사람이 안 기다리기도 하고.

토스터기가 지저분해서 후라이팬에 빵구운 게 함정...

잠이 덜 깨서 메롱한 상태이다보니, 빵 어딨는지 찾고, 잼 어딨는지 찾고 허둥지둥이었는데, 

테이블에 먼저 착석하신 분께서 차분히 다 알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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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대충 만든 아침. 집에서는 아침에 오트밀 먹어서 절대로 안 먹는 빵이지만 간만에 먹으니까 맛있더라구요.

 

 

게스트 하우스에서 좋은 점은 낯선 분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인데, 부산에서 영화를 좋아하셨던 대만분과 대화를 나눈데 이어서.

영화제때문에 오신 분이 계셔서 반가웠네요. (허둥지둥대는 저를 차분히 챙겨주셨던 먼저 착석하신 분, 나머지 한 분은 출장오신 분.)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좋은 거 같아요.

게스트이신 듯 했고, 영화제 관련해서 TMI 대화를 나눴기에 관련해서는 적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 분이 주신 정보 덕에 오전 영화를 완전히 포기하고 관광하기로 결정했거든요. 

금요일부터 오셔서 영화도 많이 보시고, 관광도 하실만큼 하신 것 같더라구요.

바다마다 느낌이 다르다며, 경포대나 주문진쪽 바닷가는 박력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주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 쪽으로 관광하신 것 같았어요. 이런 식으로 관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네요.

(유명 맛집이나, 사진 스팟도 모두 있을테니까요.)

이날 아침 체크아웃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저도 이날 아침 체크아웃이었습니다.

어디로 여행의 마지막을 찍으셨는지는 모르겠으나(저는 안목항에 커피마시러 가셔야죠~어딜 가셔야죠~막 추천은 해드렸지만 가셨는지는 모르겠어요.), 여행의 마무리를 잘 하셨기를 바랍니다.

 

체크아웃을 하면서, 저는 아빠가 좋아하셨다는 장소인 강릉수목원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는데요.

강릉솔향수목원하고 강릉수목원하고 다른 장소인 것인가 게스트하우스 주인장님께 여쭤보니, 같은 장소라면서 막 웃으셨어요.

버스타고 20~30분가량 걸린다면서, 너무 좋은 곳이니까 꼭 가보라고 강력 추천 해주셨습니다.

일단 저는 강릉CGV로 향했습니다. 이유는 홈플러스에 짐을 맡기기 위해서요.

유료도 괜찮다면, 강릉역에다가 짐을 맡기고 이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강릉CGV가 있는 홈플러스에 짐 맡길 공간이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가 역에서 멀지 않다면, 게스트하우스에 맡기셔도 좋을 듯하고요. 

뚠뚠 배낭과 두툼한 패딩을 두고,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강릉솔향수목원을 향해 갑니다.

강릉의 교통편을 이용하면서 느낀점은 위치앱에 나오지 않은 버스들도 제가 원하는 목적지에 가더라구요?

가끔씩 지역구민들이나 버스 기사님들에게 물어보면 알려주는 버스는 위치앱에 나오지 않는 버스들이네요.;;;

 

지하철만 애용하는 제가 강릉에서는 버스만 타고 다녔는데, 버스타고 다니면서 느낀점을 정리해보면...

1. 어딜가나 수호랑과 반다비가 반겨줍니다.
(여기저기 웬만한 관광 중심지에는 다 있고요, 심지어 버스정류장에도 있어요.)

2. 한국전력이 한옥입니다. - 정말 신기했는데, 따로 구경은 못했네요.

3. 어르신들이 많아서인지, 버스를 타는 젊은 사람들은 모두 뒷좌석부터 착석합니다. 

4. 버스배차간격이 빠르면 20~30분 간격, 외곽쪽은 1시간 단위입니다.

5. 중심가인 신영극장 OR 하나은행쪽에 모든 버스 노선들이 지나갑니다. (어디로 가건 거기서 타면 가는 버스가 가장 많습니다.)

6. 강릉 사람들은 조용한 느낌이지만, 물어보면 굉장히 친절하게 필요한 정보만 딱 집어서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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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은 휴원. 나가는 차는 4타임밖에 없고, 그나마도 12시 57분차를 놓치고,

다음차를 타면 점심시간도 놓쳐야 하는 잔인한 배차간격.

 

 

그렇기에 강릉솔향수목원에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배차간격부터 보았습니다.

버스타고 가면서, 구정미술관이나, 멋진 커피숍도 보았으나 사진을 못 찍었으므로 패스.

처음에 수목원입구에 내려서 걸으려고 하니, 한참을 가야 한다면서 수목원 정류소가 있다면서 거기서 내리라고 하시더라구요.

정말 버스타고 한참을 들어가더군요.
아침 10시쯤 홈플러스에 짐맞기고 버스타고 약 20~30분 걸려서 아마도 도착시간이 10시 40분가량되었었나.
11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었는데,  12시 57분차를 놓치면 4시 영화 보기전 점심도 못 먹고 아슬아슬하게 가야 할 판이어서 12시 57분 전에 나오기로 합니다.

 

저는 수목원 입구가 금방 나올 줄 알았어요.

입구도 버스타고 내린 곳에서 한참 걸어들어가야 있더라구요.

그치만 공기가 몹시 맑고, 솔나무향이 짙게 나는 멋진 풍경에 저도 모르게 반하면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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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녹원이 펼쳐진 공간이 느껴졌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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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멋진 풍경은 덤. 물소리가 좋아서 저는 열심히 또 소리를 수집하고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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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온김에 전시온실길이 있는 끝까지 다 돌고 나오고 싶었는데, 시간관계상 부족할 것 같은 예감에 몇가지 코스 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1. 하늘정원길 - 왕복 2km 40분 입구-1-2-4-5-하늘정원-7-3-입구

2. 전시온실길 - 왕복 2km 40분 입구-1-12-9-10-전시온실-10-9-12-입구

3.전체관람길 - 왕복 3km 60~80분 입구-2-5-하늘정원-8-10-전시온실-9-12-입구

하늘정원길1km 20분, 하늘정원 숲길 1.4km 30분, 용소 숲길 0.8km 20분, 전시온실길 1km 20분, 진달래 숲길 1.4km 30분.

 

좀 주의가 깊은 사람이라면, 1코스가 거리상으로 가까운데도 2코스와 같은 시간이라는 건 뭔가 시간이 걸리고, 좀 더 힘든 길이라는 걸 눈치챌만도 하고 지도를 자세히 보면 산길로 표시되어 있고, 2코스는 평지 코스로 되어 있다는 걸 알았을 것이지만.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네요. =_=

이게 고생길의 시작이었을 줄이야. 그 누가 알았을까요.

그냥 아무생각없이 단순하게 거리가 가까운 하늘정원길만 후딱보고 나와야겠어라고 생각하고 1코스를 돌기로 결정합니다.

그렇지만 도무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기에, 웬지 여러 번 와보신 것으로 추정되는 아줌마들 그룹을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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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에서는 저러시면 안된데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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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참 쉽죠? 밥 로스 아저씨가 절로 떠오르는 숲의 풍경들이 연속이었습니다.

 

 

아줌마 그룹을 쫓아가면서 이런 절경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만, 문제는 이 계곡을 건너다가 운동화가 그만 흠뻑 젖어버렸네요. ㅜㅜ

그리고 보니까 안전하게 건널 수 있는 다리가 건너가고나서야 보이더군요.

모르겠으면 그냥 지도에 의지해서 가는 게 좋습니다. 사람들 쫓아가다가 큰코다침...

언젠가 전시회에서 친구네 언니한테 저 아무나 따라가는 그런 사람 아니라고 했었는데,

전 아무나 따라가는 그런 사람 맞네요.

 

시간도 촉박한데, 걸어간지 10분도 안되어서 신발이 흠뻑 젖어버렸기에 숲문화체험장에서 앉아서 강제휴식을 약 20분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침 보온병에 넣어온 커피도 있었기에 따끈한 커피를 마시며 휴대용 선풍기로 신발과 양말을 열심히 말렸습니다.

(맨발로 20분간 의자에서 휴식)

평소에도 멍 때리기 좋아하기에, 그냥 멍 때리면서 솔나무향 냄새를 맡으면서 그렇게 앉아있었습니다.

그렇게 솔향과 자연을 느낄 수 있어서 강제휴식이지만 좋았습니다.

언제 이래보겠어요. 여유를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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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에 있던 길고양이처럼 식빵자세하고 저러고 있었던 거 같네요.

한참을 저러다가 양말이랑 신발이 반쯤 말랐을 때 그냥 일어났어요. 마냥 시간을 흘려보낼 수가 없어서, 올라가게 됩니다.

 

 

높은 곳의 공기가 맑다는 건 진리, 수목원에서 고생 안하시려면 꽃 길만 걸으세요.

 

 

저는 오르고, 또 올라갔습니다.

수목원 왔지, 등산 온거 아닌데, 점점 수목원이 아니라 등반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그건 니가 평지 아니고 산 길로 와서 그래...

등산 좋아하시는 분들이야, 이 정도 경사의 오르막길 정도야 어려울 게 없겠지만.

이날 저의 상태. 전날 강제 언덕길 왕복 이동으로 종아리 알통이 생겼고, 치마를 입고 미끄러지기 쉬운 운동화를 신었습니다.

등산장비라곤 하나도 갖추지 않은 무방비 상태로 옴.

그리고 저는 등산을 정말 싫어합니다.

학창시절과 회사 워크샵때마다 등산을 한번씩 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는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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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속해서 변하는 주변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아빠가 왜 이 곳을 좋아하셨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천년숨결 치유의 길이라는 멘트에 또 혹해가지고 올라가기 시작해요.

여러분, 여기서 잘 알아야 할 것은 "치유의 길" 막 이런 문구에 혹하시면 안됩니다.

이런 문구 자체가 높은 곳으로 가야 하는 뻔한 암시라는 걸 알면서도 수목원이 높아봐야 얼마나 높겠어 하고 깔본 제가 바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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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구를 보면서 다*맨님 강제소환하고 싶었습니다. 
여기서 요양하시면 좀 괜찮아지실 것 같더라구요. (알프스 소녀 하이디도 아니고?)
맑은 공기 마시면서, 정상에서 컵라면 드시면 좋지 않을까요+_+ 하지만 수목원에 그런 거 가지고 오면 안되겠죠.

 

 

쉬운 평지 산책로를 놔두고 너는 왜 힘겨운 산 길을 선택했니? 으허허허.

혼자서 너는 바보야를 중얼중얼거리면서 숨가쁘게 올라갔지만, 길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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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길이라는 단어자체가 하늘과 가까우니까 산 길이라는 걸 예상 못했니. 으허허허.

또 하늘이 노래지는 경험을...

정신줄을 놓고 막 혼자 실성한 듯 중얼중얼 웃으면서 올라갔지만, 상관없었습니다.

다행히 저 혼자였으니까요. 누군가 옆에 있었다면, 틀림없이 이상한 애라고 생각하셨을 듯.

올라가면서 한동안은 새소리, 숲소리 다 영상으로 저장하다가 나중엔 너무 지쳐서 그만둡니다. 

사진 촬영은 스톱.

 

중간중간에 길치인 관계로 길을 잠깐 헤메이기도 했지만, 사람들 소리를 쫓아서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산에 가면 소리에 민감해집니다. 저절로요.)

간신히 하늘공원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정각쯤이었나봅니다.

전망대 사진은 찍지 아니했습니다. 그냥 앉아서 거친 숨을 내쉬면서 땀 식히기에 바빴습니다.

어느 여자분이 홀로 김밥을 아주 맛있게 드시더라구요.

저는 남은 커피와 에너지바를 먹었습니다. 훌쩍.

정상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든 생각은 아빠가 병원에 입원해있었을 때 감기와 폐렴으로 입원했던 아이들.

너무 어릴 때부터 항생제를 맞아서 감기 걸리면 입원해서 열이 내려가기만을 바래야 하는 그런 면역력도 떨어진 아이들.

차라리 이런 곳에 와서 요양을 하면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병실에서 그 아이들의 엄마들이 함께 너무나 고생하는 걸 봐서 그런지...

방학 같은 때 공기좋은 이런 곳으로 요양보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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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정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산의 풍경. 한참을 쳐다보면서 서 있고, 앉아있었습니다만.

오랫동안 있을수는 없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이 더 험난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여유롭게 10분전에는 도착해야 겠다 싶어서, 약 20여분간 즐기다가 내려갔어요.

분명히 내려오는 길도 쉽게 내려가는 길이 있었을텐데, 제가 선택한 길은 돌길에 미끄러지기 쉬운 숲길...

여행하면서 저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는데요.

 

1. 깊이 생각하는 걸 싫어함. 

2. 멍을 자주 때림.

3. 쉬운 길 대신 힘든 길을 무심코 잘 선택함.

4. 겁이 많음.

 

요 4가지에 대해서 아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네요.

내리막 길을 내려가는데, 특히 바위길은 너무 무서워서(고소공포증이 심하진 않지만 살짝 있음), 미끄러질까봐 한걸음씩 움직였거던 거 같아요.

경사가 심한 곳도 있어서, 시간내에 내려갈 수 있을까 의문이었습니다.

바위길은 정말 혼자 어떻게 내려왔는지 신기했지만, 내려가는데 올라올 때보다 시간이 배로 걸렸습니다.
무서워서 사진도 못 찍었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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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아까 멍때리던 숲체험장에 도착했을 때 어떤 아줌마에게 붙잡혀서, 하늘정원 전망대는 어디로 가야 하냐며 설명해달라고 하는데...
대략 설명해드리고 빠른 발 걸음을 옮깁니다.

그때 상황이 제가 정한 타임 리미트에 간신히 맞출 수 있을까 말까여서 잽싸게 나옵니다.

휴게소를 지나면서 마침 나온 노래는 적절하게도 "Let it go" 

 

나오면서 더 멋진 풍경들도 봤지만 미쳐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습니다.

여긴 정말 직접 가셔서 느껴보시는 게 좋을 꺼 같아요.

보면서, 아빠가 왜 이 곳을 좋아하셨는지 알 것 같더라구요.

시시각각 변하는 숲들로 가득한, 솔향 가득한 공간이 아빠가 봤던 풍경이었을까? 

같이 와서 봤다면 어땠으려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직은 건강하시지만, 이제 너무 나이가 드셔서 만약 오더라도, 부모님과는 꽃길만 걸어야 겠어요.

여러분, 모두 꽃길만 걸으세요. (굳이 꽃길 놔두고 다른 길 선택해서 고생만 한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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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꼭 꽃길만 걸으리라. 다짐을 하면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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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서리가 몹시 하고 싶어질 정도로 군데군데 감나무가 많았습니다. 감 따먹고 싶었어요. 정말. 감 별로 안 좋아하는데.

 

 

무사히 도착해서 정거장에서 함께 내렸던 두 분과 함께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다음은 과연 어디로 갈까요? (어디 가는지 맞춰보세요.ㅋㅋ)

 

다음 편에 계속. 

 

[GIFF] 영화보다 나홀로 강릉여행기 2-2. 모자의 거대한 정원, 오죽헌

https://extmovie.com/freeboard/51686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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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쥬쥬짱 작성자
크리스피크림도넛
ㅋㅋㅋ 근데, 등산 잘하시는 분들은 저기 가서 등산이라고 생각 안하실 꺼 같아요.ㅋㅋ
제가 장비를 제대로 못 갖췄는데, 미끄러질까봐 걱정되서 그런지...ㅋㅋㅋ
(등산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1인...)
23:07
19.11.22.
profile image 2등
수목원은 처음알게되었어요! 항상 가던곳만 가게되는 강릉이라고 생각했는데! 수목원 정보감사합니다! 오늘도 덕분에 하루를 힐링하네요ㅎㅎㅎ
23:39
19.11.22.
profile image
쥬쥬짱 작성자
라니라니
수목원 좋더라구요.
여담이지만, 저는 다음 장소간 걸 조금 후회해서...거기 가지 말고 수목원 그냥 다 돌고 나올 껄 그랬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23:51
19.11.22.
profile image 3등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길... 등산길 같아보여요..! 시원하고 차분한 기분이 드는 사진이에요. 물소리와 숲 향이 좋을거같아요 :)
버스 배차가 여행 스케줄을 만들어 주는군요ㅎㅎ 엄마가 수목원 좋아하셔서.. 담에 강릉 갈 때 가봐야겠어요!! +_+

09:56
19.11.23.
profile image
쥬쥬짱 작성자
연리
늦봄쯤 가시면 좋을 꺼 같아요.:)
가시면 동영상촬영하면서 소리를 모으게 되더라구요.
한바퀴 다도시는 코스를 추천해드립니다.:)
산길 버거우시면 꽃길만 걸으세요.
근데, 꽃길은 가을엔 별로 안 예쁜 거 같아요. 산길이 예쁘긴하더라구요.
11:20
1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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