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최악의영화
2009 베스트10에 이어 나름대로 뽑아본 2009 워스트 5입니다. 순위는 무작위.
이건 뭐 코스프레도 아니고 원작의 명성에 먹칠하는 것도 유분수지, 도무지 원작의 아우라가 느껴지지 않는 실패작. 지나친 압축으로 인한 압박때문인지 급하게 밥 먹다가 체한 느낌이다. 앞으로 1편이 더 남았는데, 이를 어떻게 할거냐.
제작 초기부터 말이 많더니만 드디어 사고를 치고 말았다. 중국, 한국에 이어 야심찬 헐리우드 기획물로 재탄생했지만 역시 레전드의 명성은 만화책으로 남아있어야 했다. 죽어가는 오공을 살려내려고 에네르기파를 쏘는 무천도사 주윤발을 볼때면 과연 감독이 원작만화를 한번이나 제대로 봤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 더 무서운건 무려 속편을 암시하고 끝난다는거.
유승호의 도전은 분명 박수받을만한 일이지만 아직 어려서인지 영화를 고르는 안목은 멀었다. 영화가 어떻게 완성되었는지도 모르게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개봉한 [4교시 추리영역]은 추리도 스릴도 액션도 유머도 없는 케이블 TV용 영화보다 못한 작품이 되어버렸다. 강소라의 상품성을 발견했다는 점에서는 나름 의미가 있지만 그 약발이 언제까지 갈런지도 의문.
꽤나 인상적이었던 1970년대 범죄물 [지하의 하이재킹]을 토니 스콧-덴젤 워싱턴-존 트라볼타 라는 환상의 라인업으로 리메이크 했으나 오리지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기교에만 치우쳐 내러티브와 캐릭터 구축에는 신경쓰지 않은 토니 스콧의 역량이 심히 의심스러울 따름. 악역에 은근히 잘 어울리는 존 트라볼타 역시 그의 장기를 거의 발휘하지 못했고 덴젤 워싱턴 또한 4번째 손발을 맞춘 토니 스콧과의 시너지 효과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아무리 판타지 장르가 하향세라지만 이런 저예산 냄새가 풀풀나는 작품을 마치 [반지의 제왕]급 블록버스터로 과대포장한 수입사도 문제가 있다. [황금나침반]의 대실패로 인기있는 아역배우로의 진일보에 제동이 걸린 다코타 블루 리처드가 다시한번 판타지에 도전했지만 지지리도 영화복이 없는 자신을 탓할 수 밖에. 월트 디즈니 안방극장용 영화수준으로는 적당하겠지만 이 정도로 관객들을 극장에 끌어들이려 하다니.. 괘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