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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 재개봉 기념 심은경 배우 + 백은하 기자 GV 기록

jimmani jimmani
29218 14 26



12월 3일 HD리마스터링 재개봉을 앞두고 <렛미인> GV 상영회 시간이 있었는데요,
백은하 영화전문기자와 심은경 배우가 참석해 뜻깊은 대화를 가졌습니다.
아래는 그 내용을 기록한 것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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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 기자 (이하 ‘백’) : 심은경 배우와는 <인사이드 아웃> GV 이후 반년 만에 만나는데 관객 여러분께 인사 한 말씀?

심은경 배우 (이하 ‘심’) : 12월까지 영화 촬영 중인데, <렛미인>이라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에 함께 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

: <써니>가 나오던 18살 무렵에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때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영화로 <렛미인>을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 아 제가 그랬군요.(웃음) 제가 워낙 좋아하는 영화라 SNS 등 여러 곳에서 여러 차례 얘기했을 것이다.

: 어떤 면에서 그렇게 좋았는지?

: 워낙 장르영화를 좋아하고, 오스칼의 캐릭터, 심리에 굉장히 빠져들었다. 저도 연기활동을 하다 보니까 학창시절에 상대적으로 외로움을 좀 탔었고, 소심하고 낯을 가리는 면도 있었는데 영화 속 오스칼의 그런 심정, 여리고 순수한 모습들에 굉장히 매료되면서 봤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서 본 영화는 그때 입장과 별개로 좀 더 전체적으로, 제 개인적인 감성보다도 영화의 전체적인 연출이나 미장센 등을 중심적으로 본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제 잃어버린 감수성을 되찾아가는, 예전의 저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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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서태지를 좋아하던 친구와 함께 서로 오스카와 이엘리로 부르던 시기도 있었다고 했었다.

: 아 그래요? 제가 영화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코스프레 같은 걸 했나보다. (웃음)

: <써니>를 찍으면서 이 영화 속 아이들의 느낌도 참고하려고 했다고 들었다.

: 제 전반적인 연기 톤에 영향을 많이 준 영화이기도 하다. 꾸밈없이 감정 자체를 솔직하게 보여주는, 제가 목표로 삼고 싶은 연기이기도 하다. 제 연기 색깔을 어떻게 가져가야겠다, 연기를 어떻게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해준 특별한 영화다.

: <렛미인>은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다양하게 영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공포영화 같기도 하지만 끝나고 나면 엄청난 러브스토리인 것도 같다.

: 그렇다. 저도 저런 사랑을, 서로의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순수한 사랑을 꿈꾸고 있다. (웃음)

: 출연하는 배우들도 은경 씨랑 나이 차이가 크지 않은 95년 생이다. 영화가 촬영된 해는 2007년이고 2008년에 개봉했으니 당시엔 12살 무렵이었던 셈이다. 영화 속 오스칼과 이엘리처럼 말이다. 잘 컸고 역변도 안 했더라. 아무래도 은경씨도 배우 생활을 일찍 시작했는데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지 않나.

: 그래서 촬영을 할 때는 오히려 많은 계산을 하고 가지 않는다. 상대방과 연기할 때 제가 느끼는 그대로 영화에도 비쳐지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 속 두 배우에게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커 가면서 연기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 어렸을 땐 감정이 쉽게 나왔지만 나이도 먹고 나름 철도 드니까 생각이 많아지더라. 상황도 생각하게 되고 계산도 하게 되고. 그래서 연습을 많이 하기보단 나라면 어땠을지, 그 장면에서의 그 감정에 대해 많이 읽고 파악하려 한다. 사실 게으른 편이어서 연습을 잘 안 하기도 하지만 (웃음). 그런 면에서 <렛미인>은 제게 영향을 매우 많이 끼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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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렛미인> 촬영현장에 따르면 아주 어린 배우들이다 보니 영화 전체를 이해하기 쉽지 않아서 감독이 대본을 따로 보여주지 않고 대사를 그때그때 읽어줬다고 하더라. 그래서 해석해서 연기하기보다는 그때 그때 감정에 대입하길 바랐다고. 그러다 보니 감독이 계속 대사를 읽어줘서 사운드 엔지니어가 고생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런 감독의 노력 덕에 배우들의 자연스런 감정이 담기지 않았나 싶다.

: 어렸을 때는 두 주인공의 감정에 푹 빠진다면, 지금은 감독의 그런 연출력에 놀라게 된다. 캐릭터 한 명 한 명의 감정을 다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이야기를 물 흐르듯이 풀어내는 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싶다. 기회가 되면 제작 과정도 찾아보고 싶고, 감독의 세련되고 똑똑한 연출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좋거나, 그때보다 지금 더 좋은 장면도 있을 것 같다.

: 제가 좋아했던 장면은 오스칼이 등교 전날 이엘리를 만나 루빅스큐브를 빌려줬다가, 다음날 아침 이엘리가 왔나 바깥을 확인했을 때 이엘리는 없고 맞춰진 루빅스큐브만 놓여진 걸 보고 해맑게 웃는 모습이었다. 내가 바로 저렇게 연기해야겠다 싶었다. 해맑으면서도 애잔한 느낌을 주는 장면이었다. 또 하나는 (정말 별 거 아닐 수도 있는데) 학교에서 오스칼이 모스부호를 연습하고 나서 집에 가는 길에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을 만나서 맞을 때, 사심일진 모르겠으나 맞는 오스칼이 너무 예뻐서 개인적으로 좋았다. (웃음) 약간 이명 같은 것도 들리는 식의 연출, 절제된 연출도 좋지만 이런 사심도 절반 정도 있다.

: 사실 오스칼의 금발머리와 눈처럼 하얀 피부, 스웨덴 외곽 동네에 내리는 눈, 온도 등 모든 것이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 되는 것 같다. 영하 30도 정도 됐다고 하는데, 아이들의 콧물이 얼 정도로 성인 배우들도 하기 힘든 연기를 해낸 것이다. 그런데 그 추위마저도 아름다워서, 시리지만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저는 이 영화 중에서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초대받아야 한다는 뱀파이어들의 규칙을 표현하는 장면이 무척 강렬하게 다가왔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허락 받기 위한 과정을 실재적으로 눈 앞에서 보게 되는, 온몸에서 피가 나온 뒤에야 그 상대방의 진심을 알고 포옹하게 되는 장면이 좋았다. 우리가 항상 누군가를 만나게 될 때 그 사람의 비밀이나 우리와 다른 점을 알게 되면 살짝 거리를 두게 되는데, 오스칼도 그런 식으로 이엘리를 조롱하지 않던가. 그러나 사실 그런 행동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깨닫게 되듯이, 이건 비단 12살 아이들끼리의 일이 아니라 사랑을 하는 우리들 누구나에게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런 사랑의 과정을 눈으로 보게 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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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질문]

관객 1 : 결말에서 오스카와 이엘리가 같이 떠나게 되는데 그 후 과연 행복했을지 어땠을지 의견을 듣고 싶다.

: 저는 끝나지 않는 슬픈 동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엘리와 같이 살던 호칸이라는 중년남자가 있었는데, 이엘리와 호칸의 일상이 오스카와의 관계에서도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나지 않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았다.

 : 이 영화는 사랑의 속성에 대해 너무나 사실적이고 잔혹하게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재개봉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터널 선샤인>도 ‘어떻게 될지 다 알고도 왜 사랑을 하는 걸까?’라는 질문을 하지만, <렛미인> 속 호칸의 경우 지금은 소아성애자로 비쳐진다 해도 그 역시 12살 때 이엘리를 만나 사랑에 빠졌을 것이다. 외모로 보면 30년 정도 만나 왔을텐데 어느 순간 자신은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관심을 주지 않고 피 안 구해 온다고 성질 내는 그런 관계 아닌가. 오스칼도 그런 과정을 다 봤을 텐데, (물론 12살짜리가 끝을 다 생각하고 있진 않겠지만) 그렇게 시간 앞에서 무너져가는 한 사랑이 떠나가고 새로운 사랑이 오는, 그러나 그 새로운 사랑은 또 너무나 찬란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느껴지는, 그런 식으로 사랑의 끝과 시작을 함께 보게 되는 참 잔혹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 기자님의 얘기를 듣고 보니까 정말 사랑에 대한 통찰력이 있는 영화인 것 같다. 

: 제가 나이가 더 많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은경 씨도 한 20년 뒤에 보면 또 다를 것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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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2 : 영화를 세 번 정도 보고, 원작 소설도 봤다. 소설에서는 오스칼이 뚱뚱한 소년으로 나오고 그래서 돼지라고 놀림받기도 하는데 영화에서는 너무 아름답게 나와서, 보기엔 아름답지만 좀 작위적인 느낌도 들었다. 오스칼이 원작처럼 뚱뚱하게 생겼어도 이엘리는 그를 사랑했을 것 같은데, 관객도 과연 그랬을까 싶었다. 

: 아주 솔직하게 말하자면 멜로 영화에 아름다운 외모의 주인공이 나올 때 더 아름답게 다가간다는 걸 부정할 순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이엘리의 눈에는 오스칼의 외모가 어떻든 똑같은 방식으로 사랑했을 것이다. 이엘리의 지금 어린 외모 역시 자신의 본래 모습이 아니듯이 말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오스칼의 모습은 너무나 하얗고 금발인 만화 속 주인공 같을지라도, 사실 영화 속 같은 반의 그 어떤 아이들도 아이가 예쁘다고 하지 않는다. 연약하고 작은 여자 같아서 여자 아이들은 관심이 없고 남자 아이들은 괴롭힌다. 우리가 보기에 예쁘다 해도, 이 세계 안에서 감독도 그렇게 그리진 않았을 것 같다. 겉으로 보이는 외모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을 것 같다. 실제로 캐스팅 때 스웨덴의 모든 초등학교를 다 다니며 아이들을 수소문했다고 하는데, 원작 속 모습과 비슷한 외모의 아이들로 캐스팅하기보다는 아이의 마음(‘뱀파이어를 본다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질문에 ‘무서워서 도망갈 것 같다’고 했다더라)을 보고 캐스팅한 것 같다. 우리가 이 아이의 외모를 아름답게 본다는 것도 어쩌면 또 하나의 상업적 시선일지 모른다.

: 저는 관객 입장에서 그저 너무 좋다. 뚱뚱해도 좋을 것 같고, 금발의 예쁜 소년인 지금도 좋다. 그냥 영화 자체로 받아들이시면 좋을 것 같다. 감독님께서 이 영화와 가장 잘 맞는 소년을 캐스팅한 게 아닐까 싶다.

: 역으로 생각하면 이엘리는 오스칼과 동갑 맞나 싶을 정도로 좀 성숙한 느낌이 있다. 으스스한 분위기가 좀 더 있기도 한데, 반면 할리우드 리메이크에서는 또 너무 아름다운 금발 미소녀로 나와 남녀의 이미지가 바뀐 느낌도 든다. 실제로 외모는 중요하지 않은 듯 하다. 영화에서 오스칼과 이엘리는 흑과 백으로 대비되기도 한다. 까만 머리의 소녀, 그리고 흐르는 콧물도 잘 보이지 않을 만큼 하얀 피부와 머릿결을 지닌 소년이 완전히 다른 종족처럼 나와서 그들이 서로 교감하는 과정을 보여주려 한 게 아닌가 싶다. 더불어 이엘리가 오스카 앞에서 피를 흘리는 장면에서 새까만 머리와 붉은 피의 색감 대비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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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3 : 심은경 씨가 한국판 <렛미인>을 찍는다면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은?

: 이엘리 역을 해보고 싶다. 캐릭터적으로 매력을 느낀 건 오스칼이지만 연기적으로 매력을 느끼고 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든 건 이엘리다. 묘한 느낌도 있고, 뱀파이어처럼 강한 연기, 섬세한 멜로 감성도 있어서 할 수 있는 폭이 넓은 캐릭터 같다. (백 : 아직 교복을 입어도 될 것 같다.) 성인이 되고 교복 입는 연기를 한번도 해 보지 않았지만, <렛미인>이라면 당연히 입을 것이다.

: 본인이 <렛미인>을 연기한다면 기대되는 장면은?

: 뱀파이어 연기다. 연기자 입장에선 굉장히 도전해 보고 싶은 부분이다 자주 할 수 없는 새로운 연기이니까. 한번 하면 이미지가 고착화될 수 있는 만큼 많이 하기 힘든 캐릭터라 흥미롭고 기대된다.

관객 4 : <렛미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 마지막 수영장 장면이다. (심 : 저 역시 그 장면이다.) 오스칼이 어머니의 양수에서 끄집어내어지는 듯 새로 태어나는 듯한 장면, 그리하여 이엘리에게 모든 것을 바쳐야 할 것 같은 장면이다. 수영장 신을 구성하는 연출 자체가 마음에 든다. 아이들이 오스칼을 괴롭혀 그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멀리서, 마치 물 속에 들어갔을 때 멍하게 들리는 것 같은 느낌. 그 속에서 머리가 잘리고 팔이 떨어지는 아주 잔혹한 장면인데도 푸른 빛의 수영장물이나, 내가 피를 원해서가 아니라 처음으로 타인을 위해 살인을 하게 되는 이엘리의 모습 때문에 너무 좋은 장면이다. 그리고 오스칼이 정말 환희에 차서 올라오지 않는가. 흐릿하던 시선이 점차 또렷해지면서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서로에 대한 희생이 공평해지면서 왜 오스칼이 그녀를 위해 홀연히 떠나게 되는지에 대한 이유가 되는 장면이 아니었을까 싶다.

: 저도 그 장면을 좋아하는데 기자님께서 똑같이 말씀해주신 것 같다.

: 뱀파이어가 못 먹는 음식을 애써 먹으려 하는 장면도 사소하지만 좋았다. 너무나 다르지만 사랑이기에 받아들이려 하는, 받아들이면서 알러지가 나는 걸 알면서도 무리하게 되는 사랑의 속성을 이야기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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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5 : 오스칼과 이엘리의 사랑 외에도 영화 속에는 여러 형태의 사랑이 나오는데, 오스칼과 이엘리의 사랑을 제외하고 어떤 사랑을 가장 해보고 싶은지?

: 호칸의 사랑이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 끝났음을 알았을 때 마지막 한 끼(?)를 이엘리에게 제공하고 너무나 멋지게 퇴장하지 않는가. 호칸이 이엘리에게 보여준 마지막 순간까지의 희생을 지지하고 싶다.

: 호칸이란 캐릭터 자체가 처음엔 누구지 싶었다. 아버지라 하기에는 이엘리에 대한 시선이 딸 보는 건 아닌 듯 하고, 질투하고 시샘하는 것도 같고. 자기 얼굴에 염산을 뿌리는 등의 행동도 다 이엘리를 위해서라고 하는 그 끝이 참 슬프다. 그래서 마지막 오스칼과 이엘리를 볼 때 저들은 그렇지 않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으로 봤다.

: 누구나 사랑에 상처받고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 하다가도 ‘이번엔 그렇지 않겠지’ 하고 사랑을 또 시작하지 않나.

: 정말 <렛미인>이 이렇게 현실적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영화인 줄 이 자리에 와서야 알았다! (웃음)

: 오스칼의 엄마와 아빠를 또 생각해 보면, 사랑이 끝나고 식었을 때 보여질 수 있는 가장 차가운 모습이 나타나는 것
같다. 이처럼 인간이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사랑의 메타포가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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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6 : 제가 만약 12살에 정말 좋아하는 남자애를 만났는데 그가 이런 비밀을 갖고 있다면 과연 만날 수 있을까 의심했다. 그 나이 때에도 살인은 눈감아줄 수 없는 범죄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은데, 두 분은 12살에 이런 비밀을 알게 된다면 감당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 촬영 때문에 바빠서 이성교제가 많이 없긴 했지만, 오스칼이 이엘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자신의 외로움을 처음으로 알아주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엘리가 뱀파이어건 뭐건 상관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를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것이 오스칼에게는 더 중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끔찍한 비밀을 안고 있다 해도 감싸주고 싶었을지 모른다.

: 영화 속에서 이엘리가 ‘나는 살기 위해 사람을 죽이지만 너도 마음속으로 죽인다. 나는 너다’라고 얘기하는데, 판타지 영화로 생각한다면 이는 이 영화가 사랑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홀로 나약하게 살아가는 오스칼이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가 머릿속으로 떠올린 자신과 반대되게 아주 강하고 초월적인, 자기 내면의 폭력성을 발현하는 존재로서 말이다. 한편으론 또 다른 자신으로서 이엘리를 오스칼이 품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반면 현실적으로 그런 그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면 당연히 사랑해야지. 친구가 없는 소년에게 다가온 첫 친구이기도 하고, 생각할 게 많아지고 제약도 많아지는 어른 떄와 달리 사회적 제약이 없는 어린 나이이기도 하니까.

관객 7 : 이 영화를 처음 봐서 이해를 다 하진 못했는데, 영화를 보시고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다면?

: 처음 17살에 이 영화를 봤을 때 단번에 이해가 되진 않았다. 장르적인 부분 자체가 좋았고 설경도 좋았고, 전체적인 스토리보다도 미장센 같은 게 너무 좋았다. 영화가 설명적이진 않았던 것 같지만 저는 그런 부분이 너무 좋다.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을 남겨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화를 만드는 게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너무나 고급스럽게 전달하고 관객이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게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다.

: 감독이 앞에 있다면 정답을 말해주겠지만, 물어보고 싶지 않은 그런 영화?

: 이엘리의 얼굴이 나이가 들었다가 어렸다가 하는 것도 어릴 땐 이해가 안돼서 몇 번씩 돌려봤었다. 또 오스칼이 아빠 집에 있을 때 손님이 찾아오는 장면에서도 아빠와 손님의 관계가 뭐지 하고 어릴 땐 궁금해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다시 보니까 오스칼이 누구와도 소통을 하기 쉽지 않다는 것, 그나마 아빠와 소통하고 그를 의지했지만 아빠 또한 손님이 오자 오스칼을 등한시하게 됨을 보여주는 장면이었구나 깨닫게 되었다.

관객 8 : 영화를 보고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 좋아하는 영화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을 생각하지 않게 된다. 당장 개봉한 영화라면 그런 생각이 들겠지만, 이미 마음 속에 바뀔 수 없이 들어와 있는 영화라서. 물론 감독이 새로 다른 방식으로 만들 수 있겠지만 지금 이 자체로 사랑한다. 오히려 할리우드 버전을 볼 때 영화 자체의 정서를 가져오기 쉬운 일이 아니구나 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리메이크에 대한 아쉬움이 좀 있지만 이 영화는 마스터피스로서 아쉬움이 없다. 오늘 좀 느꼈던 게, 각각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었다.

: 저 또한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될 때 다시 한번 꺼내보게 될 것 같다. 내가 어떤 감정일지 생각하면서 현실적으로 보게 되지 않을까. 이런 감상에 빠져서 보는 것도 좋다.

: 영화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모스 부호가 ‘가벼운 키스’를 의미하는 것이라더라. 그것처럼 이 영화는 사람에 따라 막 시작하는 연인들의 영화이기도, 어린 시절 친구를 만난 듯한 영화이기도, 사랑의 끝에서 다시 사랑을 만나는 영화이기도 할 것이다. 여러분들도 영화를 보는 시기에 따라 어떤 이미지로 남을지 마음에 담아보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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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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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오 백은하 기자님의 말씀이 이 영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또 제공하는군요. 유익하면서도 뭔가 컨닝을 해버린듯한 느낌 ㅠㅠ

잘 봤습니다!!

댓글
00:52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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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王天君
감사합니다^^ 저 또한 심은경 배우처럼 이 영화가 매우 현실적인 사랑영화일 수 있음을 비로소 깨달았네요 ㅎㅎ
댓글
00:53
15.11.24.
jimmani
이 영화를 두번째 봤을 때 저는 공간과 관계에 관한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정작 수영장은 그 해석을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ㅎㅎ
신선하네요. 이 영화처럼 미쟝센들이 심층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영화는 해석하기 빡세면서도 영화를 되쫓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댓글
00:56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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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王天君
볼 때마다 다른 감상과 의미를 전하는 영화도 매우 귀중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
댓글
08:47
15.11.24.
포인트팡팡녀!
jimmani
축하해~! jimmani님은 50포인트에 당첨되셨어 ㅋㅋㅋ 활동 많이 해 +_+
댓글
08:47
15.11.24.
포인트팡팡녀!
jimmani
축하해~! jimmani님은 50포인트에 당첨되셨어 ㅋㅋㅋ 활동 많이 해 +_+
댓글
09:17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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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들었으면 좋았을텐데... 부럽습니다. 정리 감사합니다~

댓글
02:27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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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Batmania
감사합니다. 현장의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전달되었길 바랍니다.^^
댓글
09:17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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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하기자님 gv는 처음이었는데 참 좋았어요. 새로운 생각도 많이들고 질문들 중 중복되거나 선물성 질문등에도 살을 붙여서 잘이야기해주시구 기자님 해설 프로그램이 잡히면 또 가볼것같네요.
그나저나 A열에 배우님 팬분들 인지 관람매너는 별로더군요.. 핸펀켜서 뒤에서 소리나오고 상영중 왔다갔다하고 gv땐 삼각대 시야때매 뒤관객들에 촬영 방해되고 한쪽은 gv내내 카메라 촬영으로 셔터음 계속들리구 참 불편했어요..
댓글
06:07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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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서시
백은하 기자님이 워낙에 말씀을 차분하고도 깔끔하게 잘 하셔서 GV 때마다 유익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날 관람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좀 아쉬운 게 많았습니다ㅠ
댓글
09:18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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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감사합니다 ^^ 

웬일로 익무 모집도 없고 못가게 되어서 오늘 내내 애태우고 있었는데 감동입니다!!! ㅜㅜ

댓글
06:59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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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사다코언니
감사합니다^^ 이걸로 현장의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ㅎㅎ
댓글
09:19
15.11.24.

정리 감사합니다! 예매 실패해서 못갔는데 이렇게라도 보니 좋네요ㅋㅋ

댓글
08:48
15.11.24.
포인트팡팡녀!
ehdrnfl
축하해~! 동구리님은 50포인트에 당첨되셨어 ㅋㅋㅋ 활동 많이 해 +_+
댓글
08:48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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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ehdrnfl
감사합니다^^ 역시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더라구요 ㅎ
댓글
09:20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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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백은하기자님 말씀이 굉장히 재미있게 다가오네요읽으면서 다시 여러부분으로 생각하게 되네요!ㅎㅎ
댓글
09:59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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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영화는즐거워
저도 들으면서 많은 부분을 새롭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댓글
11:04
15.11.24.
포인트팡팡녀!
jimmani
축하해~! jimmani님은 50포인트에 당첨되셨어 ㅋㅋㅋ 활동 많이 해 +_+
댓글
11:04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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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참여하고팠던 현장의 생생한 정리에 수고 많으셨으며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댓글
10:49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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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ani 작성자
블루엔젤202
감사합니다. 현장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댓글
11:05
1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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