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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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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호 감독과는 <내부자들> 이후 두 번째 인터뷰다. <남산의 부장들>은 만만한 소재의 작품이 아니다. 여전히 민감한 소재이며, 역사적 정리를 마치지 않았기에 더욱 그러하다. 반면, 힘든 작업을 마쳤음에도 우민호 감독의 태도는 오히려 담담했다. 질문마다 간단명료한 대답을 들으면서 오랜 고민을 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잘 모를 때 말이 길어지지 않나. <남산의 부장들>을 좋게 본 우리로선 더 바랄 게 없었다. 즐겁게 시작해 즐겁게 끝난 자리였다. 


시간, 장소: 2020년 1월,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인터뷰어: 김종철(다크맨), 이용철(ibuti)
정리: golgo

사진 제공: (주)쇼박스

 

(본문에는 <남산의 부장들>의 결말이 언급돼 있습니다)


인간의 욕망을 다룬 영화들


Q: 다시 만나 반갑다. 이번 시간에는 우민호 감독의 전작 <내부자들> <마약왕>, 그리고 이번 신작 <남산의 부장들>까지, 넓게 보면 한국의 근현대사 3부작, 좁게 보면 인간의 욕망을 다룬 세 편의 작품에 대해 종합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개봉을 앞둔 <남산의 부장들>에 대해선 자연스럽게 할 얘기가 많지만, 이전 영화들에 대해선 기억을 좀 끄집어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근현대사 3부작이라는 건 내가 썼던 표현이 아닌데... (웃음) 꼭 그런 의도로 세 편을 만든 건 아니다.


Q: 그런가? 어쨌든 전작인 <마약왕>은 상처로 남았을 것 같은데 이야기해도 될는지...


나는 괜찮은데 그 영화에 참여한 배우, 스탭들에게는 상처가 될지도. 나는 어쨌든 극복했지만 (다들 웃음) 배우, 스탭들이 가장 고생하며 찍었던 영화다. 촬영 횟수가 100회나 됐으니까.


Q: 우리는 마음에 들었던 영화다. 해외 영화제 출장으로 다소 뒤늦게 봤는데, 평가를 너무 박하게 받은 것 같았다. 지나치게 공격을 당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부자들> 때도 평론가들에게선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대중들은 좋아했다. <마약왕>은 대중의 기대치와는 좀 어긋나서 그러지 않았나 싶다. 평론가들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건지... (웃음) <남산의 부장들>을 통해 좁혀지면 좋겠다.


<마약왕>이 왜 평가가 안 좋았는지 어느 정도 이해는 한다. <마약왕>은 상업영화로 찍었지만 내가 느끼기에도 인물들 사이의 인과관계가 썩 좋은 영화는 아니었다. 이두삼과 그 주변의 인물들이 톱니바퀴처럼 정교하게 맞물리지 않았다. 뚜렷한 갈등 구조도 적었고.


Q: 만약 <마약왕>이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처럼 분량이 한 시간 정도 더 늘어난다면 영화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다. 초기 편집본은 4시간 정도 됐으니까. 하지만 대중들의 요구가 있어야지 나 혼자 원한다고 해서 만들 순 없다. 제작사 대표님도 <마약왕> 확장판을 내놓고 싶어 한다. 혹시라도 나중에 자연스럽게 선보일 수 있는 여건이 되면 그때 생각해보자고 정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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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약왕>을 통해 인연을 맺은 이성민, 이희준, 김소진 배우가 <남산의 부장들>에도 나온다.


<남산의 부장들>은 오래 전부터 영화로 만들고 싶었던 소재였다. 대학생 시절 군대 갔다 와서 우연히 원작을 접했다. 재밌고 충격적이었다. 그때부터 영화로 꼭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부자들>을 만들고 2016년 1월에 판권을 샀다. 하지만 쉬운 소재는 아니라서 시나리오를 쓸 때 심사숙고를 많이 했다.


그러는 사이에 <마약왕>의 제작사 쪽에서 기획, 준비를 다 해놓은 상태여서 그걸 먼저 찍게 됐다. <남산의 부장들>이 촬영에 들어갔을 시점에 <마약왕>이 개봉했다. <마약왕>의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어쨌든 <남산의 부장들>을 계속 찍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웃음)


Q: <마약왕>이나 <남산의 부장들>에 나오는 1970년대라는 배경이, 사실 우민호 감독이 제대로 겪어본 시대는 아니지 않나. 70년대라는 시대에 특별히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내 아버지한테서 받은 영향이 큰 것 같다. 아버지가 70년대에 열심히 일하시느라 외국, 지방에 많이 다니셔서 얼굴을 많이 못 뵀던 기억이 난다. 당시가 한창 경제 발전에 매달리는 사회적 분위기였잖나. 나중에 돌이켜보니 왠지 모르게 그 시대가 나한테 다가오는 듯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제4공화국>이라는 MBC 드라마(1995~1996)를 너무 재밌게 봐서 그때부터 영화화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 드라마에서 10.26 때 궁정동 안가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 충격이었다. 이전부터 알고는 있는 사건이었지만 그걸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 것이 놀라웠다. 그게 계기가 돼서 <남산의 부장들>까지 만들게 되었다.


아메리카노에서 에스프레소로...


Q: 우민호 감독의 영화들을 커피에 비유했을 때 전작들이 아메리카노 같다면, <남산의 부장들>은 에스프레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 <내부자들>에서 할리우드 영화 <차이나타운> <빅 슬립>을 언급하듯이, 전작들은 경쾌하고 빠르고 기능적으로 편집됐다. 반면의 <남산의 부장들>은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나 장 피에르 멜빌과 같은 유럽 감독들의 작품 같은 느낌이다. 조용하고 어둡고 느리고 멜랑콜리한 분위기. 그렇게 영화의 톤을 바꾼 이유는?


에스프레소라니 좋은 표현이다. (웃음) <남산의 부장들>은 프리프로덕션 때부터, 언급했던 그런 정서와 톤을 내기 위해 유럽 영화들을 많이 섭렵했다. 이야기 자체가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감독부터가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차갑고 건조하게 찍으려고 미술, 촬영 등에서 멜빌 영화의 미니멀리즘을 참고했다.


<마약왕>은 1970년대 한국의 다채로운 색들을 섞어서 쓴 반면, <남산의 부장들>은 1970년대라는 시대를 청와대와 중앙정보부, 궁정동 안가 세 공간을 통해서만 보여주기 때문에 색을 많이 자제했다. 촬영 때는 종이 한 장조차도 형광색 대신 미색으로 된 것을 구해서 쓰는 등 신중을 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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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파스빈더 감독은 독일의 근현대사를 다루면서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인물들의 신경질적인 관계를 통해 사회, 역사를 바라보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남산의 부장들>도 그와 유사하지 않나 싶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제4공화국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신경증에 걸린 듯한 네 남자들의 날선 관계로 그 시대를 풀어냈다.


내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것 같다. <남산의 부장들>은 ‘왜 10.26이 벌어진 걸까? 가장 충성을 다했던 중앙정보부장이 왜 대통령을 죽였나? 충성이 왜 총성으로 바뀐 건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10.26이 발생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뚜렷한 대의나 논리적 인과관계보다는, 개인 간의 관계와 감정, 갈등에서 오는 균열과 파열음이 사건의 단초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한국 현대사를 거시적으로 담아야겠다는 마음은 전혀 없었다. 대신에 ‘그들의 마음에 무엇이 자리했을까? 그들은 어떤 사람이었나? 내부자들 사이에서 왜 그런 균열이 일어났나? 그들의 비극이 우리 현대사에 어떤 결과를 초래했나?’를 다루고자 했다.


Q: 전작 <내부자들>에선 ‘복수, 정의’라는 말이 자주 언급됐던 반면, <남산의 부장들>은 멜빌의 영화처럼 ‘배신’이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다. 서로 아끼던 남자들의 관계가 종말로 치닫게 되는 원인이 배신 때문인 것으로 나온다.


의도했던 대로 잘 봐준 것 같아서 다행이다. (웃음) 한 명의 보스가 있고 그 보스를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는 남자들의 이야기니까. 비오는 날 궁정동 안가에서 김규평(이병헌)이 하는 행동도 마치 바람난 애인을 뒷조사하는 것처럼 보인다. 10.26이라는 역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내밀하게 들여다보면, 회사나 조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보인다. 경쟁 관계 속에서 신뢰가 깨진 가운데, 배신과 모멸로 누군가의 자존심을 짓밟으며 극단적으로 몰아갔을 때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한편으로 <남산의 부장들>은 주제를 강조하려고 한 영화가 아니다. 단지 ‘왜 그랬을까? 왜 죽였을까?’에 대해서 냉정하게 관찰하려 했다. 그 답은 영화를 본 관객들이 직접 확인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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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작들과 다르게 <남산의 부장들>은 철저하게 권력의 핵심에 있는 사람들이 내부에서 벌이는 대립, 감정적 관계를 다루면서도 당시의 시대 분위기를 잘 포착해냈다. 이번 영화에선 전체적인 시대상 대신 내부의 모습들에만 집중한 이유는?


비슷하게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마약왕>을 찍었던 게 무척 힘들었다. (다들 웃음) 그 시절과 비교해 지금은 너무나 많이 변해서 과거를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 시대와 인물들을 너무 펼쳐서 찍었던 것에 지쳐서 <남산의 부장들>은 상대적으로 미니멀하게 실내 공간들 위주로 시대 분위기를 내야겠다고 결심했다. 당시 실제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참고하면서 차가운 느와르 톤의 미술을 가미해 세트를 지었다.


<그때 그 사람들>과 완벽한 한 세트


Q: 1979년 10월 26일에 발생한 그 사건은 현재까지도 명백한 진상 파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앞서 만들어진 <그때 그 사람들>(2005)의 경우처럼 소재 자체가 논쟁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인 입장에 따라서 영화 속에 그려진 인물 묘사와 관계에 비판할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실명을 사용하지 않았다. <남산의 부장들>은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거기에 연루된 인물들이 실제로 어떤 관계였고, 그들의 내면이 어떠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건 원작 논픽션에도 없는 부분이라서 영화적 상상력으로 만들 수밖에. 즉,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픽션’이기 때문에 이름들을 바꾸고 일부 설정에 나만의 해석을 덧붙이는 식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지점들을 강조해 극화했다.


임상수 감독님의 <그때 그 사람들>을 상당히 좋아한다. 그 영화가 10.26이라는 상황에 집중하면서 블랙 코미디풍으로 다뤘다면, <남산의 부장들>은 정통 느와르풍으로 인물들의 내면과 관계, 배신에 집중했다.


Q: 덕분에 <남산의 부장들>과 <그때 그 사람들> 두 영화가 하나의 완벽한 세트가 된 것 같다. <그때 그 사람들>이 사건의 외면, 흐름을 따라가는 영화라면, <남산의 부장들>은 인물들의 내면을 파고든다. 두 작품이 서로 보완하는 식으로 10.26의 풍부한 해석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이야기를 다루지만 각각 다른 지점이 있고 외면과 내면을 있으니까 비교해서 보면 색다른 재미가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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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남산의 부장들>은 10.26까지의 40일간의 이야기를 다뤘는데, 실제 전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한 건 10.26이 벌어지기 2년 전이다. 2년이란 기간을 그렇게 압축한 이유는?


영화에서 김규평 중앙정보부장은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 큰 사건을 벌인다. 그리고 불과 20일 뒤에 그 충성이 총성으로 바뀐다. 왜 그랬는지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그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니 실제로는 2년 전에 있었던 프레이저 청문회를 그 시간대로 다룰 수가 없었다.


하지만 10.26이라는 사건의 단초가 된 것이 바로 그 청문회였다. 전 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성토하고 고발하는 모습이 영화적 장치로서 필요했기 때문에 시간을 바꿔서 앞부분에 배치했다. 그밖에 나머지 일들의 시간적 순서는 실제와 일치한다.


이 영화를 준비하기 전까지만 해도 파리 사건(1979년 10월 1일, 전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의 실종)과 10.26은 별개의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두 사건 사이의 간격이 불과 20일 정도에 불과했고 양쪽에 당시 중앙정보부장(김재규)이 개입했다는 것이 내겐 놀라웠다.


Q: 프레이저 청문회는 사실 김형욱보다는 로비스트였던 박동선이 핵심이었는데, 영화에서는 김형욱을 모델로 한 박용각(곽도원)이란 캐릭터에만 포커스를 맞췄다.


청문회의 디테일한 부분은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파리의 사건과 그로부터 20여일 뒤에 벌어진 10.26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의 핵심이고, 그 도입부로서 청문회 장면을 넣은 것이다.


Q: 우민호 감독의 이전 두 작품은 블랙 유머들과 함께 경쾌하게 진행되는데 <남산의 부장들>은 언제 그랬었냐는 듯 유머가 제거돼 있다. 영화의 톤 때문에 그런 것인지?


<남산의 부장들>은 그냥 그렇게 찍고 싶었다. 멜빌 감독의 프랑스 느와르처럼 만들고 싶은데 거기에 웃음이 들어가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작하는 데 힘든 측면도 있었다. 제작비가 상당한 상업영화이면서 웃음기 없는 건조한 영화를 감독의 입장에서 찍는 것이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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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보통의 한국영화에선 캐릭터들이 뒷담화하는 장면들이 자주 나오는데, 이 영화에선 김규평과 곽상천(이희준)이라는 캐릭터가 서로의 면전에서 심하게 욕하며 싸운다. 유머가 빠진 대신 그렇게 대놓고 욕설하는 장면이 삽입된 게 재밌더라. (웃음)


생각해보니 그렇긴 하다. (웃음)


Q: 부하들이 말릴 정도로 총까지 들이밀며 싸우는 모습이 긴박하다기보다 미성숙하다는 느낌이다.


한국을 좌지우지하던 권력자들이 다른 곳도 아닌 청와대에서 초딩처럼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장면을 자세히 보면 이병헌 배우의 연기 톤이 다른 때와는 다르다. 정통 느와르에서처럼 멋지게 싸우는 게 아니라 치졸하고 유치한 느낌이다.


Q: 기존에 봐왔던 이병헌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달랐다.


모델이 된 실존 인물도 평상시에는 감정 조절을 잘 해 이성적이고 매너가 좋지만,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 순간적으로 걷잡을 수 없는 분노를 터트렸다고 한다. 그걸 컨셉화시켜 연기하게끔 했다.


다른 장면들에선 이병헌 배우가 특유의 중저음 보이스로 감정을 꾹꾹 억누르는 연기를 잘했다. 한편으로 대사 안에서 감정이 살며시 드러나도록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후반작업 믹싱 때 관객이 대사에 집중하게끔 음악과 음향은 대사 밑에 깔리도록 작업했다.


Q: 전작들과 다르게 음악의 사용이 절제돼 있다. 인물들을 부각시킬 의도인가?


그렇다. 인물들의 내면을 보여주려고 음악의 높낮이를 세밀하게 조절했다. 추격전 같은 장면을 제외하고는 음악이 절대 인물보다 앞서 나가지 않게끔 했다.


자존심을 잃은 남자의 내면


박용각의 마지막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유럽 느와르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멜랑콜리함을 잘 살린 것 같다. <남산의 부장들>에서 드물게 감상적인 음악을 사용했고 프랑스라는 이국적인 배경이 더해져서 아름답게 느껴졌다.


실제로 그 사건이 벌어진 곳도 파리였고, 멜빌 영화를 참고로 했기 때문에 그 장면만큼은 언급했던 그런 멜랑콜리한 분위기를 잡아주고 싶었다.


Q: 박용각의 마지막 모습은 그 캐릭터의 내면에 깊게 들어간 느낌을 줘서 좋았다. <내부자들>에서 안상구가 산사에서 이강희를 처음 만나는 장면과 대구를 이룬다는 생각이다. 원수지간이 된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됐을 때는 그렇지 않았던 모습을 감상적인 분위기로 연출했다. 의도했는지는 모르겠는데, 관계의 시작과 끝이라는 점에서 <내부자들>과 <남산의 부장들>의 그 두 장면이 잘 이어지는 듯하다.


김규평과 박용각은 과거에 함께 거사를 도모하고 같은 주군을 모셨던 친구 사이였지만, 결국 비극적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 그리고 김규평은 그런 고통까지 감수하면서 충성을 다했는데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로 인해 더 큰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까지 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 나한테 왜 이러는 거냐?’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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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남산의 부장들>에서 박용각과 김규평은 마치 동일한 인물처럼 느껴졌다. 김규평은 박용각처럼 되지 않으려고 영화의 후반부에서 행동에 나선다. 또 그 두 사람은 중요한 순간에 각자 구두 한쪽씩을 잃어버린다. 박용각은 왼발, 김규평은 오른발 신발을 잃은 채 양말만 신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맞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의도했던 부분이다. 1인자인 대통령의 사랑과 신뢰를 받으려 했던 2인자들이 여럿 있지만, 그들은 결국 1인자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같은 운명의 사람들이라고 봤다. 박용각이 김규평에게 “너도 나처럼 똑같이 당한다”라고 말하는 장면도 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이 원래는 다 군인들이었다. 군인들에게는 복장이 매우 중요한데 그런 그들이 죽기 직전에 구두를 잃어버린다. 구두란 어떤 면에선 남자의 자존심과도 같은 것이라서 마치 벌거벗은 채 초라하게 간다는 걸 의미한다.


Q: 박용각의 실제 모델인 김형욱의 실종은 내 또래 세대에게는 무시무시하고 미스터리한 일로 기억된다. 또 그가 생전에 체크 양복을 즐겨 입었던 게 인상적이었는데 영화에서도 똑같이 재현했더라.


그가 한국에서 계속 공무원으로 있었다면 그런 양복을 못 입었을 테지만, 버림받아서 미국으로 망명을 했다. 당시 미국에선 멋쟁이들 사이에서 체크가 유행이었다더라. 김형욱의 자료 사진들을 보면 항상 체크 양복에 선글라스를 낀 모습이라서 고증에 맞춰 의상 디자인을 했다.


Q: 박용각의 마지막 장면에서 구두를 잃어버리고 양말만 남은 한쪽 발을 보는 곽도원 배우의 연기가 좋았다.


박용각의 실제 모델인 김형욱은 당시 우리나라에서 최장수 중앙정보부장이었다. 모두가 탐하는 2인자의 자리에서 오랫동안 버티면서 공포정치를 주도해왔던 대단한 인물이다. 그랬던 사람이 단칼에 내쳐졌을 때 분함과 배신감을 참기 힘들었을 거다. 왜 그의 행동이 극단적으로 치달았을까 생각해보니, 돈이나 정치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적으로 느끼는 배신감이 컸을 거라고 봤다. 한편으로 집착도 있었겠지. 자기를 다시 불러주길 바랐지만 안 불러주니까 집착하다가 차라리 파괴해버리겠다고 나섰을 거다. 생전에 안 좋은 일을 많이 했지만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인물이라서 마지막 순간을 멜랑콜리하게 연출해봤다.


Q: 청와대 집무실에서 박통(이성민)에게 팽당할 때 박용각과 김규평의 태도가 사뭇 다르다. 박용각은 마치 조선왕조 때 쫓겨나는 왕비처럼 무릎을 꿇고서 싹싹 비는데 그것도 실제 일화에서 가져온 건가?


상상해서 만든 장면이다. 박용각과 김규평의 태도가 다른 건 캐릭터의 차이 때문이다. 김규평은 자존심이 무척 센 인물이라서 차라리 방아쇠를 당겼으면 당겼지 박용각처럼 무릎을 꿇진 않는다.


Q: 영화에서 박용각과 김규평은 동일인물로 읽혀지는데, 그 둘이 결국에는 똑같이 ‘독재에 반대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바란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다. 그 말의 진위를 떠나서 그것이 그 시대의 공기를 전달하는 언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인으로서 ‘혁명’을 했고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한다는 것이 거짓말이라기보다는 그 시대의 사람으로서 그렇게 믿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자신들은 그렇게 믿을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지금 우리가 듣기에는 이율배반적으로 느껴진다. 유신시대에 공헌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정보부장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그런 말을 했다는 게 논리적인 인과관계로 설명이 안 된다. 개인적인 배신감 때문에 그렇게 행동했던 것이고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그런 워딩을 쓴 게 아닐까 생각했다.


Q: 박통이 김규평에게 박용각을 처리하라고 지시해놓고선 나중에 ‘돈을 가져와’라고 하는 장면이 그야말로 독재자스럽다고 생각했다. (웃음) 사실 갈등이 불거진 게 돈 문제 때문이 아니었는데 뚱딴지처럼 그런 소리를 하다니. 김규평이 당황하는 모습이 코믹하면서도 가슴 아팠다. 권력이란 게 그런 건가 싶어서.


황당한 상황이다. 하지만 박통 입장에선 돈도 중요했던 거다. 내 돈이라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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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자가 감추고 있던 두려움


박통이 2인자들을 띄워줬다가 다시 누르는 식으로 견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란 대사도 그렇고. 실제 인물도 생전에 아래 사람들을 잘 부렸다는 기록이 있다.


실제로 박통의 용인술은 유명했고 “임자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렇게 밑에 사람들을 견제하고 서로 경쟁을 시켜서 2인자를 키우지 않았던 건 두려움 때문이었다는 설이 있다. 자신의 권력이 언제 끝날지 모를 두려움 말이다.


Q: 이성민 배우의 귀는 촬영 때 어떻게 한 건가?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는 박통 역할과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가장 싱크로율이 높았던 게 그여서 놀랐다.


이성민 선배의 귀가 뒤로 좀 접힌 편이라서 실제 박통과 가깝게 보이려고 특수분장을 했다. 또 입도 돌출돼 보이게 하려고 입안에 뭔가를 넣고 연기하는 등 최대한 박통의 특징들을 살리려고 했다. 분장이 튀어 보이는 경우에는 CG도 사용해 장면에 손을 봤다.


Q: 박통이 나오는 장면은 그림자, 조명 탓인지 특히나 비정한 느낌이 들었다.


일부러 강조한 건 아니고 어두운 조명 세팅이라서 그렇게 보이는 듯하다. 영화에선 박통의 말년을 보여주는데, 그가 탁월한 용인술로 18년 장기 독재를 이어갔지만 결국에 10.26 사건이 벌어진 건 그 용인술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균형 감각을 갖고서 2인자들에게 골고루 힘을 실어줬어야 했는데 경호실장에게 너무 치우치고 말았다. 자신도 본능적으로 끝장이 날 거라는 걸 알지 않았을까 싶다. 거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것이 아닐지. 박통이 그렇게 말년에 느꼈을 법한 두려움에 집중하다 보니 조명을 어둡게 썼다. 이성민 선배의 강렬한 눈빛도 자신이 느끼는 공포를 감추려는 느낌을 준다.


조사한 바로 실제 박통도 말년에 청와대에서 불을 잘 안 켜놓고 어둠 속에 있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을 정확히 바라보는 걸 싫어한 건 아닐지. 자신의 두려움을 2인자들한테 들키는 걸 피하려 했던 건 아닐까 생각했다.


Q: 실제 인물과 비슷한 외모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 <노스페라투>의 ‘올록’ 같은 느낌도 들었다.


어둠 속에 있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한편으로 그게 컨셉이기도 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인물들이 어둠 속에서 자신의 속내를 감춘다면, 마지막의 궁정동 안가 장면은 밝게 찍어서 참아왔던 모든 걸 다 토해낸다는 느낌으로 말이다.


4인을 캐스팅한 이유


Q: <제4공화국> 드라마나 <그때 그 사람들> 같은 영화로 인해 10.26 사건의 주인공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배우들이 이미 존재한다. 그들과 차별화되면서 실제 인물과 비슷한 캐스팅을 하느라 신경 썼을 것 같다. 각각의 배우들을 선택한 이유를 들려 달라.


김규평 역은 실제 인물과 닮은 외모보다는 ‘그런 내면 연기를 누가 가장 잘할까’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로 이병헌 선배를 택했는데, 꼭 <내부자들>에 출연해서가 아니라 나에겐 가장 적확한 캐스팅 같았다. 또 <남산의 부장들>은 정치적 색깔의 영화보다는 느와르로 만들려 했기 때문에 이병헌 선배가 잘 어울렸다.


이성민 선배의 경우는, 왠지 그가 박통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마약왕>을 찍을 때부터 그에게 출연 제안을 했다. 또 이성민 선배의 고향이 박통의 고향과 가깝다. 거기에 말투도 비슷하고 키도 비슷하니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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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각 부장 역은 그냥 그분하면 곽도원 배우가 생각나더라. 한편 경호실장 곽상천 역의 이희준 배우는 나도 애초에 가장 떠올리지 못했던 캐스팅이다. 경호실장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달리 이희준이라는 배우는 스키니한 느낌이잖나. <마약왕>을 찍을 때 송강호 선배 앞에서 전혀 안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길래, 이병헌이란 배우에게도 안 밀리는 에너지를 보여줄 것 같아 출연 제안을 해봤다. 그도 처음에는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망설였지만, 시나리오를 보고는 해보고 싶다면서 자청해서 살을 찌우겠다고 했다. 그 뒤로 30kg씩이나 찌워서 완전히 다른 인물이 되었다.


Q: <남산의 부장들>은 비극적인 사건이 아니었다면 아직까지 살아있을 법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촬영을 하면서 마치 실재했던 사람들의 유령들을 데리고 영화를 찍는 듯한 느낌을 받지는 않았나?


한 장면에서 그런 생각이 좀 들었다. 모든 일이 끝난 뒤에 다시 과거로 돌아가 주인공들이 5.16 쿠데타 축하 파티 중 어둠 속에 서 있는 장면이다. 회상 씬이지만 마치 죽은 뒤에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편집이 돼서... (웃음) 나중에 블루레이에나 수록될 것 같다.


Q: <남산의 부장들>은 죽은 유령들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어두운 조명 탓에 거대한 무덤 안에서 벌어지는 것 같아 일종의 공포영화라는 생각도 든다.


10.26의 궁정동 안가는 실제로 어땠을지, 나는 상상만으로도 무섭게 느껴졌다. <제4공화국>이나 <그때 그 사람들>을 관람하기 전에 그곳을 찍은 사진만으로도 공포감이 들었다. 그걸 이번 영화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니까 공포영화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


Q: 또 바깥 풍경을 많이 보여주진 않지만 내부에 있는 사람들 간의 감정적 대립과 배신,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분위기로 바깥의 살벌한 세상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마약왕>을 찍으면서 바깥으로 나가면 큰일 난다는 걸 깨달아서 (다들 웃음) 실내 위주로 찍었다. 그리고 한국을 좌지우지하는 어마어마한 권력자들이 사실은 바깥세상을 잘 모른다는 것에서 오는 공포감도 있을 거다. 그들의 말 한마디로 인해 국가의 운명이 바뀌는 것이 섬뜩함을 주는 것 같다.


픽션과 팩트 사이에서


Q: <남산의 부장들>에서 관객들이 가장 기대하는 장면은 아무래도 궁정동 안가 장면일 거다. 영화에서도 많은 대사들이 쏟아져 나온 부분인데, 실제 사건 기록과 비교했을 때 픽션이 가미된 부분은 어느 정도인지?


실제로 나왔던 말과 픽션으로 쓴 대사가 반반 정도 비율인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오고갔다는 말들도 그 사건 관계자들의 증언마다 다르다. 그렇게 따진다면 1/3은 취재를 통해 수집된 말, 그리고 나머지는 영화를 위해 극적으로 바꾼 부분으로 보면 될 것 같다.

 

movie_image (10).jpg


Q: <내부자들>에서 깡패인 안상구가 “나중에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라는 말을 한다. <남산의 부장들>의 주인공인 김규평이 안상구의 그 대사를 이야기하고 싶었을 것 같다. 김규평의 실제 모델인 김재규가 어떤 인물로 기억됐으면 하는지 의견을 들려준다면?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최후 진술은 관객에게 건네는 말로서 넣었다. 어렸을 때 그 실존 인물은 내게 공포의 대상처럼 느껴졌다. 박통이 죽었다는 소식에 울었다는 사람과 비슷한 입장에서 말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10.26 사건에 대해 알게 되니, 그가 잘했다 혹은 나빴다는 평가를 떠나서 ‘사람’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 대통령과 인간적 신뢰 관계가 두터웠던 사람이었다.


어찌됐든 역사적으로는 패자가 된 사람인데, 영화를 통해서 그가 왜 패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생각해 보자는 입장이다. 물론 그 답은 관객 개개인의 몫일 테지만.


Q: 이 영화를 가장 싫어할 사람은 극중 보안사 사령관인 ‘전두혁’의 실제 모델인 인물이 아닐까 싶다. (웃음) 엔딩에서 실제 그의 육성과 김재규의 최후 진술을 나란히 배치해 관객의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나로선 객관적인 입장에서 세팅을 한 부분이다. 없었던 일도 아닌 실제 역사이지 않나. 그가 실제로 수사 발표를 했고, 김재규도 그렇게 최후 진술을 했다. 그렇게 누구는 승자가 되고 다른 쪽은 패자가 됐다. 그건 내 의도가 아니다. 영화에서 가장 객관적이고 냉정한 부분은 그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Q: 전두혁이 미 대사관 파티 장면에서 김규평에게 하려다가 미처 건네지 못한 말은 무엇이었나? 경호실장이 전두혁과 김규평 사이를 이간질했던 이후의 장면이라서 더 궁금했다.


어떤 말을 하려 한 건지까지는 정하지 않았고 김규평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슬쩍 떠보려는 정도로 설정한 장면이다. 실제로 당시 경호실장이 보안사령관을 많이 밀어줄 정도로 둘은 가까운 사이였다.

 

Q: 영화에서 전두혁은 대사도 거의 없이 뻣뻣하고 맹하게 있다가, 마지막에 청와대 금고를 털 때 섬뜩한 본색을 드러낸다. 그 장면도 팩트를 살린 건가?


그런 이야기들은 있다. 박통의 스위스 비밀계좌는 미국 청문회장에서 다 까발려졌으니까. 상징적인 장면으로 여기면 될 것 같다. 원작에서도 5.16 쿠데타부터 시작해 중앙정보부가 무너질 때까지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인물이 보안사령관이다. 그가 실제로 매우 정치적인 인물인 건 사실이다. 순발력이 좋으니 10.26 이후에 기회를 잡아 정권을 손에 넣은 거지.

 

movie_image (7).jpg

 

Q: 그가 실제로 정권을 찬탈했던 과정을 마치 도둑처럼 보여준 게 인상적이었다.


나로선 그게 팩트라고 생각했으니까.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서 손에 넣은 건 아니잖나.


Q: 금고 속 돈을 챙기고서 나가기 전에 대통령의 의자를 보는 모습이 강렬했다.


그 모습을 담은 카메라의 위치가 딱 그 의자 자리다. 그 자리가 전두혁을 바라보고 있는 거지. 권력의 자리라는 의도를 담아서 연출했다.


Q: 사회, 역사적으로 무척 민감한 소재를 다룬 영화다. 이런 작품을 찍기 위해 사전에 얼마나 공부를 하고 준비를 해야 했을지 궁금하다. 나라면 무서워서 이런 영화에 도전 못 했을 텐데. (웃음)


잘 몰라서 찍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웃음) 오히려 너무 잘 알면 무서워서 못 찍었을 것 같다. 생각을 많이 했다면 못 만들었을지도.


Q: 관객의 연령대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를 것 같다. 관객 반응을 미리 예상한다면?


글쎄, 40, 50대 이상 분들은 아는 이야기라서 재밌게 보지 않을까 싶다. 20, 30대들은 상대적으로 얼핏 아는 정도라서 좀 더 느와르 영화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Q: 러닝타임이 짧은 편은 아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흥미진진하게 봤다. 전작들보다 호흡이 느린 편인데도 빠르게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다행이다. (웃음)


Q: <남산의 부장들>을 만들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나?


소재에 대한 민감함도 있었지만, 모든 걸 컨트롤하면서 찍고 싶은 열망도 있었다. <마약왕>은 펼치고 찍었다면, 이번 영화에선 통제광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때문에 스탭, 배우들이 힘들어 했지만 그럼에도 최대한 통제된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는 면이 없잖아 있었다. 후반작업 때도 조금만 편집이 달라져도 영화의 분위기가 확 바뀌어서 신경이 많이 쓰였고. 때문에 영화가 좀 신경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나 생각된다.


Q: 이번에도 촬영 회차가 많았나?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중 가장 적은 63회차 정도로 찍었고 현장 편집본도 2시간 반 정도로 나와서 편집된 분량이 많지 않다.


Q: <내부자들>은 나중에 더 길어진 확장판이 나왔는데, <남산의 부장들>은 지금 나온 버전으로 만족하나?


지금 나온 게 감독판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거의 찍은 대로 나왔다고 할까. 이후에 다른 감독판, 확장판은 없을 것 같다.


Q: 전작인 <마약왕>은 1970년대 초중반에 시작해 <남산의 부장들>의 배경이 되는 지점에서 끝나는 이야기였고, <남산의 부장들>로 70년대를 마감했다. 1970년대를 가지고 수년에 걸쳐서 작업을 한 소감을 들려 달라.


이제는 거기서 빠져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찌됐든 좋은 측면, 나쁜 측면 두 가지를 다 가지고 있던 시대였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가 열심히 일했던 시대지만 반면에 어두운 시기이기도 했으니까. 그 시대에 드리워졌던 그늘이 지금 현재까지도 남아있는 것 같다. 그에 대해선 우리가 자문자답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난 이제 지쳐서 70년대는 그만할 거다. (웃음) 그 시절에서 벗어나서 정상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할 거다. (다들 웃음)


Q: 마지막으로, 익스트림무비 회원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평소 익스트림무비를 자주 들여다본다. 일단 재미가 있고, 영화에 대한 다양한 시선들과 정보들이 많다. 그곳에만 있는 정보들이 많아서 ‘도대체 이런 건 어떻게 아는 건가?’ 신기할 때가 있다. 내 영화가 개봉할 때쯤엔 반응들이 어떤지 궁금해서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 <남산의 부장들>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이 각자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많이 사랑해 달라.
 

mugwort mugwort님 포함 59명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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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무비 스탭 일동

영화 관련 보도자료는 cbtblue@naver.com 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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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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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라차가 2020.01.21. 23:33
크..bb 첫댓글 남기고 정독하러 갑니다!
댓글
2등 스우 2020.01.21. 23:37
쭉 읽어보다가 영화 내용 나와서 일단 쭉 내렸네요ㅠ 내일 영화보고 다시 보러와야...
감독님이 자주 보러오신다니 반갑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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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꿈영화 2020.01.21. 23:48
반드시 보겠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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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nema 2020.01.21. 23:49
심층 인터뷰 너무 잘 봤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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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r_lover 2020.01.21. 23:53
영화 봤는데도 몰랐던 부분도 있네요.... 헐 내일 볼 때 자세히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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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surprise 2020.01.21. 23:54
이번엔 편집 진짜 빡시게 하셨나 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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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코딘 2020.01.21. 23:56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중간에 '그 드라마에서 10.26 때 궁정동 안가의 모습을 재현한 것이 내겐 이었다.'
라고 뭔가 내용이 누락된 것 같아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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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go 2020.01.21. 23:57
바이코딘
수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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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맨 2020.01.22. 00:01
잘 읽히는 인터뷰 +_+

대중적인 재미는 <내부자들>... 영화적 성취, 완성도는 <남산의 부장들>
배우들의 연기는 세 작품 다 좋아요

남산의 부장들 잘되어서...
마약왕 긴버전 볼수 있기를~!!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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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nema 2020.01.22. 00:07
다크맨
저도 마약왕 확장판.. 기다리고 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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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fly 2020.01.22. 00:18

너무 잘 봤습니다 .스포일러 될 부분들은 건너 뛰어가며 봤는데 개봉하면 보고 나서 다시 읽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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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ovielove 2020.01.22. 00:30

마약왕도 재밌게 봤는데 ㅋㅋ

남산의부장들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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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보르 2020.01.22. 00:31
인터뷰 감사합니다 대국적으로 흥행하시길~ 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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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작사 2020.01.22. 00:54
잘 읽었습니다 ㅎㅎ 확실히 감독님 전작보단 영화적인 정체성이 뚜렷하고 장르적인 재미에도 더 충실한 것 같아요! 흥행 대박쳐서 공약하신대로 익무 시사 한 번 더 해주시길 바랍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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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plusone 2020.01.22. 01:18
캐릭터들 감정은 거의 영화적인 상상력이겠지만 최대한 자주 쓰는 말이나 사건들 대사들 습관들을 최대한 비슷하게 구현하신거 같습니다 잘되서 gv꼭 열렷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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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미인 2020.01.22. 01:40
이병헌 연기는 진자....이번에 또 새로운 느낌이더라구요. 거기서 뭔가 또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게 놀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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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보 2020.01.22. 01:50
구두 부분은 느낀 바가 있긴 한데 왼쪽 오른쪽은 미처 생각 못했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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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잉오잉 2020.01.22. 01:51
잘 읽었습니다. ^^ 영화 대박을 기원합니다~^^

그런데 초반에 ' 한편으로 <내부자들>은 ...' 이 아니라 '남산의 부장들은...'이라고 해야할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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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go 2020.01.22. 09:21
오잉오잉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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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한걸음 2020.01.22. 03:18
인터뷰 내용을 요약해서 보여주시니 GV시사회에 내용들이 다시 머리속에 쏙쏙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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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drops06 2020.01.22. 09:24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GV를 통해서 들은 내용도 있지만, 머릿속에서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네요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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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rtex 2020.01.22. 09:43
인터뷰 참 좋네요. 읽어보니 삭제장면이 궁금해졌어요!
댓글
은철이 2020.01.22. 09:58
이성민 배우와 박통 싱크로율이 엄청나다 싶었는데..
특수분장을 한거였군요
너무 자연스러워 전혀 눈치 못챘어요
인터뷰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남산의부장들 설연휴에 가족들과 한번 더 봅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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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7 2020.01.22. 10:14
익무시사때 GV가 있어서 우민호 감독님 얘기 많이 들어서 좋았는데 인터뷰까지 보니 더 좋으네요! 인터뷰 정말 잘 읽었습니다😍 오늘 엄마랑 이모 모시고 <남산의 부장들> 보러가는데 보시고 인터뷰 보여드려야겠어요! 익무 최고입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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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nd 2020.01.22. 11:37
내부자들처럼 대박 나세요~~
댓글
혹시실례지만어데 2020.01.22. 12:29
개인적으로 마약왕 재미있게 봤는데 확장판 가능한 이야기일까요?ㅎㅎ 꼭 나왔으면 좋겠네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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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솜97 2020.01.22. 13:01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우민호 감독은 매번 새로운 영화를 찍을 때마다 계속 나아진다는 느낌이어서 또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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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groot 2020.01.22. 13:18
GV 때 이희준 배우님 캐스팅 이유 질문하고 싶었는데 다행히 질문 목록에 있네요 ㅋㅋㅋ 인터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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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X 2020.01.22. 20:59
인터뷰 글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해외 로케 할 때 미국과 프랑스의 70년대 분위기를
어떻게 만드셨는 지를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건 인터뷰 내용에 없는 게 아쉬웠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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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ON 2020.01.22. 23:04
영화를 보고 정독하다보니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서 좋네요

GV가 열린다면 가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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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왕 2020.01.22. 23:25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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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Rain 2020.01.23. 08:36
영화보고나서 인터뷰 보니깐 더 좋네요 질문도 너무 좋고요 감독님 답변도 보니 영화보면서 고심한 흔적 등은 느껴진 부분에선 훨씬 더 고민하고 찍으셨구나 느껴져서 좋네요 인텁 잘봤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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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 2020.01.23. 15:02
영화보고서 인터뷰 읽으려고 참고 있었는데.. 드디어 읽고나니 속 시원하네요~ 인터뷰에서도 뭔가 절제미(?)가 느껴지는군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만든 이 작품도 좋은 소식이 있길 바라며..
정말 잘 봤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읽고나니 한번 더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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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스트 2020.01.23. 18:53
인터뷰 질문 정말 좋고 감독님도 답변 너무 좋네요 ㅎㅎ.
인물들의 내면 묘사가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는데 이런 깊은 고민 있었다니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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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2020.01.24. 19:41
잘 읽었습니다.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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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2020.01.25. 00:17
영화 보고 인터뷰 찾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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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hour 2020.01.26. 19:33
영화 보고나서 트리비아들이 궁금해서 검색해왔습니다. 질문도 좋고 답변도 좋아서 영화를 이해하는 데에 더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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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모라 2020.01.26. 20:18
저도 오늘 가족들 보여주느라 2회차하고 와서 이런 저런 트리비아 찾아보고 있네요 저희 가족들도 모두 재밌게 봤다고 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김재규가 박근혜,최태민 조사해서 박통한테 보고한 얘기가 박통과 김재규 간의 불신을 만든 원인 중 하나로 잠깐이라도 언급되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고 아쉬워하시는데 그거 아니라도 잘 만든 영화라며 좋아하셨습니다ㅎㅎ
댓글
주인공조 2020.01.27. 21:54
디지털미디어시티 자주 오시네요 ㅎㅎㅎ 저의 서식지라서 반가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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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채굴왕 2020.01.28. 12:59
어제 봤는데 가족들이 재미있게 봤다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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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Watney 2020.01.31. 14:23
믿고 즐기는 익무 오피셜 인터뷰 입니다!
늘 속이 꽉찬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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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바양 2020.02.01. 17:53
영화보고 풀리지 않았던 의문들, 궁금했던 부분들... 보다 많은 이야기를 얻을 수 있어 읽는 내내 행복했어요. 고생하셨습니다! ^^
댓글
아기천국 2020.02.06. 12:40
감사합니다 ★★★ 확장판 보고싶습니다 짤린분 많을텐대 나오면 한번 보고싶내요
댓글
rosst 2020.02.07. 07:56
영화를 네번 보고 나서 읽는 인터뷰 너무 감사하고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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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썸 2020.02.09. 00:34
인터뷰글 너무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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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사꾼 2020.03.03. 11:51
인터뷰 잘 봤습니다~꿀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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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닝이 2020.03.07. 23:59
이토록 정성스러운 심층 인터뷰,,,! 영화 본 뒤에 인터뷰를 보니까 더 재밌네요ㅎㅎ 어쩐지 음악 비중이 크지 않다라고 느꼈더니, 주인공의 내면을 보여주려고 음악의 높낮이까지 세밀하게 조절한 거였군요. 멋진 인터뷰와 멋진 답변들 잘 읽고 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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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ANDAPART 2020.03.14. 18:48
인터뷰내용 .. 익무 짱이에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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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구밍 2020.03.29. 18:41
지금봣는데 너무 좋았어어 ㅜㅜㅜ
댓글
ㅎ쩡 2020.04.25. 02:53
인터뷰 감사합니다~
댓글
rainy 2020.05.14. 10:26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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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 2020.07.16. 17:48
마지막에 롱테이크가 인상깊게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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