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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열의 음악앨범' 정지우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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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한 지 몇 주가 지났고, 심지어 인터뷰가 시작된 시간은 밤 9시였다. 익스트림무비에서 이렇게 인터뷰한 건 처음이다. 그만큼 우리도 절박했던 것 같다. 스탭들이 시차를 두고 영화를 본 탓이 컸다. 영화 감상을 모두 마친 뒤, 이 영화의 감독과 인터뷰를 하지 않는 건 죄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인터뷰를 신청했고, 때마침 대화가 절실한 정지우 감독의 화답이 있었다. 

 

4년 전에 <4등>의 GV를 할 때 정지우 감독은 명료한 대답을 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이상하게 언어를 쉽게 내뱉지 않았다. <4등>처럼 메시지를 명확하게 지닌 영화가 아니기 때문일까. 정지우의 장르는 멜로다. <유열의 음악앨범>이 <해피 엔드>나 <사랑니>를 뛰어넘는 걸작이라고 단언하지는 않겠다. 명확한 것은 <유열의 음악앨범>이 정지우 멜로의 현재형이라는 사실이다. 20년차 감독이 자기 전공 장르로 현재 관객과 소통하면서 겪은 복잡한 감정들, 그것이 인터뷰 내내 그에게서 느껴졌다. 

 

일시, 장소: 2019년 9월10일 마포구 모 카페

인터뷰어: 김종철(다크맨), 이용철(ibuti), 정민아(산호주)

정리: golgo

사진제공: CGV 아트하우스

 

 

익스트림무비 스탭들 중에 <유열의 음악앨범>을 뒤늦게 본 사람들이 있어서 인터뷰가 늦어졌다. (웃음) 영화가 무척 좋았는데 한편에선 오해받고 있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서 감독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었다.

 

감사하다. (웃음)

 

최근 한국 영화계에서 멜로 영화가 사려져가는 추세라서 안타깝게 여기던 차에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다. 하지만 흥행에 있어서는 멜로 장르를 택한 것이 불리한 선택이었을 텐데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나?

 

내 영화 <사랑니>(2005)에 나왔던 대사가 나의 진심이다. “누가 누구를 때리려 하는 게 불륜이지, 누가 누구를 좋다고 하는 게 불륜이냐?”. 체질상 원래 그런 이야기(멜로)에 끌려서 하게 되는 것 같다. 누가 누구를 좋아하는 이야기, 또 공감을 통해 사람이 선해지는 이야기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영화를 만드는 게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느낀다. 나도 처음에는 <유열의 음악앨범>을 과연 만들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는데, 김재중 제작자가 총대를 메준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정통 멜로를 만드는 것의 어려움

 

요즘 인터넷에선 남녀 간의 대립을 부추기는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 그런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는 건 의미 있는 선택 같다. 영화를 보고서 옛 추억이랄까, 과거의 감정, 그리고 타인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됐다.

 

<사랑니>와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 역시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렇다고 관객의 눈물을 짜내거나 향수를 느끼게 할 의도는 없었다.

 

<사랑니>는 한동안 잊고 있었다가, 올해 전주영화제를 통해 다시 봤는데 그 영화와 비교해서 <유열의 음악앨범>은 확실히 달라졌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세월이 계속 변화함에 따라 두 주인공도 조금씩 변화하고 결국은 과거보다 더 나은 상태, 관계, 내면이 만들어진다는 구조다. 음악의 선택도 메인 테마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자극을 주는 형태와는 다른 식으로 정리가 됐다.

 

하지만 전통적인 멜로의 관점에서 봤을 때 <유열의 음악앨범>이 취한 서사의 방식이, 젊은 세대에겐 예상보다 낯설게 받아들여진 듯하다. 나로선 어떠한 기준을 잡고서 영화를 만들었지만, 요즘 유행하는 블록버스터에 익숙한 관객에겐 불친절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인데, 이미 영화 제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제도들이 생겨나서 어느 정도의 제작비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 여건 속에서 정통 멜로 영화를 만드는 건 참 어렵구나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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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대 배경을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으로 설정한 이유는?

 

사실 내가 가장 다루고 싶었던 시기는 IMF 금융위기가 발생한 1997년 말에서 1998년이었다. 그 일이 그토록 큰 변화를 만들어낼 줄 당시에는 몰랐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 <로제타>(1999)를 2000년도에 처음 봤을 때는 그저 좋은 작품이라고만 생각했지 당시에는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일자리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건다는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 모두가 그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가 원하는 일자리, 직업을 얻기 힘들어지게 된 시작이 97~98년 IMF 관리체제가 아니었나 싶고, 또 그 시기에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세대에 대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다. 그런 관심이 94년 10월 1일부터 시작되는 이 영화의 스토리와 딱 맞아 떨어져서 연출을 맡게 됐다.

 

공교롭게도 영화의 주요 장면에 삽입된 곡 ‘Fix You’를 부른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결성된 게 마침 그 시기(1998년)다. 

 

아, 그런가? 결성년도는 잘 몰랐다.

 

그 노래를 비롯한 영화 속 여러 삽입곡들이 관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선곡은 어떻게 했나?

 

엄청난 시행착오 끝에, 노랫말이 대사로 쓰인다 해도 괜찮을 곡들을 골랐다. 대신 넣고 싶었던 다른 좋은 곡들도 많았다. 하지만 가사로 인해 장면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거나, 혹은 음악이 주인공처럼 앞으로 튀어나와서 배우가 밀려나고 이야기가 안 보이는 건 피했다. 장면에 맞춰 적절하게 흐르는 음악이어야 했고, 또 시대와도 맞아야 해서 영화의 시대보다 앞선 음악은 차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음악들이 더 와 닿았나 보다. 핑클의 ‘영원한 사랑’도 잘 어울렸다. (웃음) 가장 인상적인 건 유열의 노래 ‘처음 사랑’이었는데,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다른 이들도 <유열의 음악앨범>을 보고난 뒤 들으러 왔다는 댓글을 남기더라.

 

반가운 일이다. (웃음)

 

콜드플레이의 ‘Fix You’가 흐르는 장면은 그 노래를 부른 크리스 마틴이 라이브 공연 무대 위를 질주했던 것처럼, 영화를 보는 관객을 흥분시키며 감동을 줬다.

 

영화를 찍고 나서 그 노래를 붙인 게 아니라, 노래에 맞춰서 연출한 장면이다. 크리스 마틴이 질주하는 모습을 봤을 때 느낀 쾌감을 오랫동안 간직해 왔고, 그가 점프할 때 폭죽이 터지는 클라이맥스의 순간을 영화로 옮기고 싶었다. ‘Fix You’를 영화에 삽입하기 위해 무진 애를 썼는데 운 좋게도 허락을 받았다. 만약 쓸 수 없었다면 정말 난처했을 거다.

 

크리스 마틴처럼 영화 속에서 정해인이 뛰는 장면을 보며 울컥했다. 

 

뮤직비디오에서도 간주가 흐르고 크리스 마틴이 뛰기 시작할 때 심장이 쿵쾅거리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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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니> <해피 엔드>(1999) 같은 이전 연출작들은 리얼리즘 멜로 영화지만 그 안에 마법 같은 장면을 하나씩 꼭 넣었다. 그런데 <유열의 음악앨범>는 정지우 감독의 멜로 중 가장 현실적인 영화였다. 시대가 준 영향도 담아냈다는 점에서 <모던 보이>(2008)의 20세기 말 버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정말 농담이 아닌데, 내가 늙어서 그런 걸지도. (웃음) 예전에는 꼬장꼬장한 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부드러워졌다는 얘길 들으면 나이를 먹어서라고 밖에 할말이... (웃음) 과거에는 그런 (마법 같은) 장면을 연출하면서 쾌감을 느꼈지만 지금은...

 

현우(정해인)의 과거 회상 장면은 미묘하게 처리됐다. 옥상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진 건지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게 연출한 이유는?

 

관객에게 이야기의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서 내가 모호한 태도를 취하려한 건 결코 아니다. 다만 묘사의 방식에 있어서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옥상에 올라간다고 했을 때, 우리는 저절로 두려운 감정을 갖게 되는 것 같다. 현실에서 그런 상황일 때 무시무시한 일들이 너무나 많이 벌어지니까. 그래서 그와 비슷한 (폭력적인) 장면은 절대 찍지 않기로 다짐했다. 내가 늙어서 그런지 몰라도. (웃음)

 

일상에서도 폭력적인 일들이 쉽게 벌어지고 영화에서도 사람을 때리는 장면이 아주 쉽게 만들어진다. 그에 대한 두려움 탓인지 그 장면은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았다. 대신에 명확한 정보를 주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어떠한 의심이, 영화 안에 얇은 가닥으로 남아서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길 바랐다.

 

그런 미묘한 연출을 본 보통의 관객들 사이에서 영화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있다. 영화 안에서 어떠한 묘사를 생략했을 때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는다며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 최근의 관객들은 ‘개연성이 없다’는 식의 표현을 즐겨 쓰는데, 우리 세대의 평론가들과는 감상법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런 관객들을 설득시키는 것이 하나의 과제가 된 것 같다.

 

나도 그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과거 핵전쟁의 위기 속에서 ‘지구종말시계’라는 것이 있었던 것처럼, 나도 ‘영화감독 은퇴까지 몇 분 전’처럼 된 기분이다. (웃음) TV에서 방송되는 멜로드라마와는 차별화된 영화를 만들려다 보니 그 과정에서 적응 못한 관객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평소에 극장을 잘 안 오는 어르신 중에서 “행복하게 봤다”는 분이 있는가 하면, 영화를 자주 보는 관객 중에서 “개연성이 없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영화가 확대 개봉되고, 소비되는 방식이 달라진 현실 속에서 젊은 관객들이 영화라는 매체를 받아들이는 방식도 과거와는 달라졌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지금 현실에 맞는 멜로드라마는 과연 무엇일지... 나는 감정을 반복, 변주하는 전통적인 서사 방식의 멜로는 흥미가 없기 때문에, 젊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멜로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갖게 됐다. 그것이 <유열의 음악앨범>을 통해 얻은 성과라면 성과인 셈이다. 그 질문의 답을 찾을 기회가 올지 지금으로선 자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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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통해 과거보다 더 나아지는 이야기

 

정지우 감독은 1999년에 데뷔해서 올해로 딱 20년차다. 영화의 배경인 1995년 전후는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시기이고, 그것을 기점으로 아날로그적이던 것들이 디지털로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인터넷 대중화 이후에 태어난 지금 세대가 <유열의 음악앨범>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연애하는 방법도 인터넷 게시판에 묻거나 유튜버에게 배우는 시대이지 않나. (웃음) <유열의 음악앨범>에 나오는 1990년대라는 배경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그 경계를 보여주는 것 같다. 현우가 빵집에 들어가서 두부를 찾는 첫 장면부터 이해가 안 간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궁금해 하는 이들을 위해 해설을 해준다면?

 

여성시대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다보면 별의 별 희한한 사연들이 소개되지 않나. ‘세상에 이런 일이’ 수준으로 황당한 일들이 현실에 벌어진다. 이 영화도 그런 사례 중 하나라고 ‘선고’를 하고 시작했는데도 불구하고 ‘개연성이 없다’고 지적한다는 건 솔직히 당황스럽다. (웃음)

 

내가 보기에 <유열의 음악앨범>은 이야기의 전개나 캐릭터 묘사에 있어서 과거에 나온 어떤 영화를 컨버팅한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젊은 세대들은 생소하게 느끼는 것 같다. 영화라는 게 애초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내가 참고한 영화 역시 1930~40년대 할리우드 고전 영화를 재창조한 것일 수도 있으니까. 

 

굳이 그 장면을 설명하자면 빵집 뒤의 슈퍼로 가려고 했는데 슈퍼가 막 문을 열려고 하는 상황이고, 현우는 누군가와 대화하려던 의도가 아니라 애초에 두 눈 뜨고 뭘 제대로 보고 있던 상태도 아니다. 나는 이것이 첫 만남의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도 그걸 몰라서 질문한 게 아닌데 감독이 그걸 설명해야 한다는 현실이 말이다. 영화 속에서 시대를 점프해 가는 걸 못 따라가는 사람도 꽤 있다. 과거의 한국 영화 <기쁜 우리 젊은 날>(1987)이나 <겨울 나그네>(1986) 같은 작품들도 시대의 흐름 속에서 이야기가 점프하는데 당시 관객들은 무리 없이 따라갔다.

 

내가 청소년 시절에 <겨울 나그네>를 봤을 때는 ‘피리 부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가슴이 미어졌다. 요즘 관객들이 그걸 본다면 짜증나게 받아들일 것도 같다. (다들 웃음) 내 생각엔 바로 그런 게 정통 멜로이지만 관객들은 시대착오적으로 여길 테지.

 

내 영화에서 캐릭터들은 상대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들의 인생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되는데, 그런 서사 방식이 나로선 발전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오랜 세월 동안 사랑하고 그로 인해 고통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보통의 멜로 영화든 정지우 감독의 영화든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을 거다. 하지만 인스턴트적인 관계에 익숙하고, 사랑을 경험조차 안 하고 인터넷에서 배운 세대라면 두 사람이 오랜 시간 동안 인연을 이어가는 걸 이해 못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유열의 음악앨범>을 처음 봤을 때는 추석 시즌의 독보적인 흥행작이 될 것 같았다. (웃음) 하지만 내 예상을 빗나가서, 도무지 왜 그럴까 싶어 포탈 사이트의 관객 평들을 보고 내린 결론이다.

 

누군가가 ‘예술이란 나를 들었다가 다른 데로 옮기는 기분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던 것에 매우 공감한다. 영화가 관객이 모르던 세상으로 인도하면서 왠지는 몰라도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은 기분을 줄 수 있는데, 반대로 안 좋은 기분이 들게 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실제 경험한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라고 생각하는 과정 또한 가치가 있는 건 아닐까? 꼭 그 감정의 이유를 다 파악하고 모든 걸 장악을 해야만 안심이 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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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열의 음악앨범>이 겪고 있는 현 상황이 멜로드라마적인 것 같다. (웃음) 더글러스 서크나 파스빈더의 영화들도 등장인물들이 모종의 장애와 마주한 뒤 그것을 넘어서는 과정을 통해 위대함을 갖게 됐다. <유열의 음악앨범>은 영화 속 캐릭터가 아니라 영화 그 자체와 정지우 감독이 그런 장애와 마주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영화가 해피엔딩이 되도록 의도했는데... (웃음) 최근에 인터뷰를 하러 다니는 중 일본 영화감독 오즈 야스지로가 쓴 책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를 짬짬이 읽고 있다. 오즈라는 인물의 개인사는 잘 몰랐는데, 그 책을 보니 그가 중일전쟁에 참전했었고 또 거기서 본 위안부들에 대해 아주 상세한 묘사를 해놨다. 그들이 어디 출신이고 얼마를 받았고 시간 배분은 어땠는지 등등. 그 책을 본 사람들이 위안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하게 될 거란 생각에 당혹감을 느꼈다. 이전까지 오즈라는 인물에 대해 갖고 있던 인식과는 너무나 차이가 나서 앞으로 그의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영화를 이해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멜로를 전문으로 연출하고 각본을 쓰는 감독으로서, 젊었을 때는 어떤 연애 경험을 했을지 궁금하다. (웃음) 감정이 너무나 섬세해서 상대방을 피곤하게 했을지, 아니면 연애 경험이 많아서 남녀 양쪽의 심리를 잘 아는 것인지?

 

내성적이고 예민한 편이어서 연애 상대로는 안 좋은 사람이었을 거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웃음) 지금은 덜하지만 과거에는 내성적인 성격은 남자답지 못한 걸로 취급받아서 위축됐던 시기도 있었다. 신경이 쓰이는데 그걸 겉으로 드러내면 못나 보인다는 소릴 들었으니까. 나이가 들면서 그런 사고방식은 극복했다. 

 

<해피 엔드>를 찍고 한참 뒤에 심재명 대표(명필름)가 나한테 책을 선물로 줬는데 그게 '내성적인 사람이 성공하는 법‘이었다. (다들 웃음) 그 책 내용 중에 얼마나 내성적인지 자가 테스트하는 부분이 있어서 해봤더니 아주 극단적으로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나왔다. (웃음) 

 

배우가 빛나는 순간을 위해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할 것 같다. 얼마 전 김혜수 배우의 특별전 때문에 그가 출연한 영화들을 다시 봤더니, 가장 아름답게 나온 영화가 <모던 보이>였다. 전도연 배우는 <해피 엔드>로 제대로 각인되기 시작했고, 김고은 배우 역시 <은교>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 대단히 인상적이어서 정지우 감독은 배우를 빛나게 하는 연출자라고 생각된다. 연기자들을 어떻게 뽑고 지도를 했는지 궁금하다.

 

감독이 배우들을 뽑는다기보다는 ‘모셔온다’는 표현이 맞다. (웃음) 개인적으로 영화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건 배우가 못나거나 나쁘게 보여선 안 된다는 점이다. 영화 작업을 하다보면 만드는 이들끼리 마치 부부처럼 가까워진다. 그러다 보면 서로 볼꼴 못 볼꼴을 다 보게 되지. 그런 상황에선 인간적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좋을수록 밀도가 좋아지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김고은, 정해인 두 사람이 가진 순수한 아름다움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촬영장에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걸어가다가 세 걸음 뒤에 돌아라’라고 지시하면 쉽게 끝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순간 배우는 배역에 (몰입하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걸음걸이를 세면서 돌게 된다. 그런 걸 피하려고 내가 원하는 걸 말하지 않고 참는 것이 방해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미치고 팔짝 뛸 순간도 많다. 보조출연자가 200명 넘게 대기 중이고 한번이라도 삐끗해 30~40분이 소모된다면 그 데미지가 상당히 크다. 그냥 내가 원하는 타이밍에 ‘문 열어, 돌아’라고 말하고 싶어지지만 그래도 참는 거다. 그럴 경우 배우들이 처음에는 당황해 하다가 결국엔 다 자기 갈 길을 찾아서 간다. 그들이 캐릭터에 자신을 묶어서 가는 순간 가장 빛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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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는 요즘처럼 SNS나 카카오톡으로 쉽게 연락을 주고받는 시기가 아니어서, 두 주인공이 연락하지 못하고 엇갈리는 것을 젊은 관객들은 이해를 못할 수도 있다. 김고은, 정해인 두 배우도 그 시절을 경험해보지 못했을 텐데 그때의 정서를 잘 포착해 연기해낸 게 놀라웠다.

 

두 배우 모두 아날로그적인 기질들을 가지고 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고를 때도 김광석, 김창환의 노래들을 고른다. 그리고 촬영 전에 각본을 읽고 캐릭터를 분석하는 과정을 오랫동안 찬찬히 준비했다. 덕분에 두 주인공이 엇갈리고 못 만나게 된 걸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 영화를 본 관객들 중 한 여중생이 너무 재밌었다고 하던데, (아날로그적인 부분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붙잡고 물어보고 싶더라. (웃음)

 

영화 속에서 소품의 활용이 뛰어나다고 느꼈다. PC통신, 골목길, 유행가 등 여러 장치들에 각각의 스토리가 부여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김고은 배우가 입고 나온 티셔츠 하나에도 디테일한 드라마가 담겨서 감정적 울림을 주었다. 

 

소품들을 잘 준비하되 그것이 앞으로 튀어나오게 해선 안 된다는 목표가 있었다. 소품들이 플롯상에서 두드러질 정도로 튀어나올 경우 이야기에 속도감, 쾌감이 생기는 반면에, 배우가 뒤로 밀려나게 된다. 나는 무엇보다 배우가 중요하기 때문에 배우보다 앞으로 나오는 요소는 어떻게든 안 만들려고 하는 편이다.

 

김고은 배우가 입은 원피스의 경우 영화 속에서 1994년에 입고 나왔다가 10년이 지난 뒤에 다시 입고 나오는 장면이 있다. 미수라는 캐릭터가 부유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설정이기도 하다. 그런 디테일한 의상이 마음에 들었고, 제과집 간판을 떼어냈을 때 원래 다른 가게였던 흔적이 보이는 부분들은 미술팀의 공이다. 다세대 주택에서 물을 틀었을 때 다른 수도꼭지의 수압이 낮아지는 묘사 같은 것이 영화에 사실감을 부여해준다.

 

로망을 담아 찍은 전력질주

 

정해인 배우가 심장이 터져라 뛰어다니는 장면이 역시나 가장 인상적이었다. 배우가 힘들어 보일 정도로 열심히 뛰고 거의 롱테이크처럼 오랫동안 카메라에 담았다. 어떻게 촬영했는지 궁금하다.

 

우선 배우에겐 그 장면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육체적으로 아주 고통스러울 거라고 미리 언질을 줬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뛰는 장면을 스테디캠으로 찍을 경우, 촬영기사가 배우에게 카메라에 잘 맞춰서 뛰라고 지시한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카메라가 연기하는 배우에 맞춰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그래서 정해인 배우에게, 찍는 방법은 우리가 찾을 테니 전속력으로 뛰라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뛸 방법을 여러 가지로 테스트했다. 자동차 뒤 트렁크에 싣거나, 오토바이, 전기차 등을 동원해봤는데, 2개의 언덕으로 이루어진 구간이고 이동하는 주민들도 있기 때문에 차량은 위험해서 쓸 수 없었다. 결국 체대 학생, 육상 선수 등 건장한 사람들을 10여명 모아 2인1조로 구성해 수평 유지 장치가 달린 카메라를 들고 뛰게 했다. 그 사람들이 릴레이로 카메라를 주고받으면서 정해인 배우가 뛰다가 지칠 때까지 찍었다. 한 테이크로 찍을 순 없었지만, 연결되는 장면에서 호흡과 표정이 부자연스럽지 않도록 실제로 그 거리만큼 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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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한 장면이었다. 두 사람이 눈 오는 날 빵집에서 마주보고 웃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자연스럽게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는 것이 이 영화의 정서인 듯하다. 사실 현실적인 결말이었다면 미수는 출판사 사장과 맺어지는 게 자연스럽다. (웃음) 비현실적이지만 지금의 결말이 마음에 든다. 감독으로서 두 가지 경우 사이에서 흔들린 적이 있었나?

 

이런 표현을 쓰기가 좀 죄송한데 그 사장은 못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다들 웃음) 편집 과정에서도 미수가 그 사장과 연결될 것 같은 뉘앙스가 조금이라도 보일 경우, 제작진 모두가 극도로 예민해지면서 그래선 안 된다며 입을 모았다. 그런데 ‘당신이 미수라면 어떻겠냐’고 물으면 한참 있다가 ‘현실적으로는 사장쪽이지’라고 답했다. (웃음) 그것이 우리 영화가 감당해야 할 딜레마였지만 결코 사장과 맺어지는 쪽으로는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사장을 연기한 박해준 배우에겐 미안한 일인데, 그가 “내려줄까?”라고 대사하는 장면에서 그의 얼굴이 아주 좋아 보였음에도 얼굴 컷은 사용하지 않았다. 만약 그의 선한 표정이 장면 중간에 삽입되면 현우가 죽어라 뛰어오는 상황에 사장이 개입해 버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얼굴 컷 대신 보이스오버로 “내려줄까?”라는 대사를 넣었다. 뛰어오는 현우의 감정에 일말의 부정적인 요소도 없어야 했으니까. 

 

만약 본인이 미수의 입장이라면 정해인, 박해준 두 남자 중 누구를 택할 건가?

 

나는 뭐 박해준... (웃음)

 

나라도 그럴 것 같다. 돈도 돈이지만 그 사람의 자존감이 멋있지 않나. “너는 힘든 일은 죽도록 힘들어 하면서, 기쁜 일은 왜 그렇게 소극적이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자길 싫다고 하는 사람에게 “난 네가 좋은데”라고 말할 수 있는 자존감이 부럽다고 느꼈다.

 

그래서 박해준 배우의 존재가 중요했다. 재밌는 건 영화를 본 관객들 중 젊은 사람일수록 그의 캐릭터를 불쾌하게 여겼고 (다들 웃음) 연배가 있는 사람들은 그가 ‘격이 다른 사람’이라며 천박하지 않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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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그렇게 이상한 사람은 아니다. (웃음) 막판에 미수가 갑자기 마음이 변한 걸 이해 못하겠다는 사람도 있는데, 남녀의 관계라는 건 제3자는 이해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납득할 수 없다는 관객에게 설명을 해준다면?

 

현우가 바람을 피웠거나 미수에게 못되게 군 건 아니지 않나. 미수 본인이 가지고 있던 불안을 멈출 수가 없어서 현우를 떠났다. 그건 스스로 극복하지 못한 자신의 문제라는 점에서 대단히 고통스러웠을 거다. 그래서 조금씩 마음이 다시 움직이다가 언니와 이야기하고 라디오에서 자신을 부르는 사연까지 듣는다. 더군다나 ‘Fix You’가 흐르는데 거기에 호응하지 않는다면 나는 미수가 너무 야멸차다고 생각했을 거다.

 

그래야 과거에 현우가 뛰었던 것에 대한 대답이 됐을 것 같다. 그런 사랑을 해본 적 없는 사람에게 마치 해본 경험을 시켜준 듯했다.

 

나도 그런 사랑은 못해봐서 그에 대한 로망이 있다. (웃음) 정해인이라는 배우에 대해 관객들이 어떠한 신뢰를 갖게 된 것 같다. ‘매력적이야, 그의 멜로를 기다릴만해’ 식으로. 멜로 장르가 사라져가는 와중에 그런 배우가 있어서 다행이다. 또 멜로 연기를 소화해낼 수 있는 김고은이라는 배우가 있다는 점도 감독의 입장에서 고마운 일이다.

 

앞으로의 계획, 차기작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우리 세대의 감성으로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을 때, 다른 쪽에서 그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외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젊은 세대에 맞춰져 있는 영화의 산업적 구조를 세대 간에 소통하고 순환될 수 있도록 할 수는 없는 건가 고민이 된다.

 

지금의 세대도 절절한 연애의 감정이라는 게 분명 존재할 텐데, 그걸 어떻게 하면 제대로 다룰 수 있을지가 과제다. 그건 나 아닌 다른 동세대의 감독이 할 수도 있겠지만 나 역시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지금은 좀 겁이 난 상태지만 ‘지금 이 상태로 계속하면 안 될까’라는 마음도 있다. 더 나이 든 세대의 이야기를 하면서 대사는 줄이고 이해하기 쉽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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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무비 스탭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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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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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가양대교 2019.09.14. 14:14

영화도 재미있게 보고 자난번 감독님 GV도 잘 들었는데...

귀한 인터뷰 찬찬히 읽어봐야 겠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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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Rogue 2019.09.14. 14:40

20190914_140621.jpg

무엇보다 이 분의 생각이 참 재밌네요...ㅎ

그 흔한 사랑도 못해봐서 이해를 못하네

라는 문맥으로 이해해도 되는건가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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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무 2019.09.14. 14:56
Rogue

저도 이부분 읽고 뜨아했네요..

제가 보기엔 그냥 영화를 너무 못만들어서 이해가 안되는건데..

합리화 쩌네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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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fly 2019.09.14. 17:06
쌈무
감독이 치밀하게 생각해서 만든 영화를
개연성없다, 못만들었다며 함부로 평가하는 사람들 지적하는 거 같은데요?
이해가 안간다면 흐음...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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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무 2019.09.14. 17:14
mcfly

어떤 감독이나 준비단계에서 최선을 다하고 치밀하게 생각하겠죠.. 다만 받아들이는 것은 관객의 몫 아닌가요? 관객 기준에서는 충분히 개연성 없어보이고 못 만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평가를 하는 게 함부로 얘기하는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구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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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 2019.09.15. 13:43
쌈무

동감입니다. 관객의 눈은 정확합니다. 중간에 나온 추석에 훙행할거라 예상했다던 말이 진심인지 추켜세워주기식인건지 아님 영화를 제대로 못읽어서 그러는건진 잘 모르겠지만 영화 각본이 허술하고 그 각본의 연출을 얼기설기 엉망으로 만들어놨기 때문인 본인의 연출감이 떨어진걸 전혀 모르고 있네요 안타깝네요 사랑니까진 한국영화판에서 그나마 괜찮은 감독으로 보고 있었는데...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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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무 2019.09.15. 14:51
올리비에

저도 사랑니까진 정말 괜찮았고 좋아하는 감독이었는데...

아 최근에 4등도 나쁘진 않았구요..

근데 침묵이랑 유열은..ㅠ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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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라니라니 2019.09.14. 14:33

잘읽었습니다. 너무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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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롹스타 2019.09.14. 14:35

소중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 영화였어요. 이번 인터뷰도 역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
인터뷰나 GV에서 감독님이 과거에 대한 현재 세대의 이해를 아날로그라는 표현과 함께 고민하는 부분을 자주 접했는데 소위 레트로라 불리는 재해석 연습, 응답하라, 리메이크, 카메라앱 등으로 어느 정도 정보가 쌓인 시점이 되어 괜찮다 생각되었습니다. 꾸준한 흥행 응원요 :)

댓글
순수맨 2019.09.14. 14:54

그시절 그 노래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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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2019.09.14. 15:55

저도 정해인 배우가 차를 따라가며 달리는 부분이 감정적으로도, 영상적으로도 인상깊었는데 고민 많이 하고 육체적으로 고되게 찍은거였군요ㅎㅎ '공감을 통해 사람을 선해지는 이야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이 영화에서도 그런 느낌이 드는 부분 좋았어요. 98년도, 졸업과 취업 즈음에 특히 미수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도 인상깊었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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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fly 2019.09.14. 17:11

질봤습니다. 영화도 좋았는데 인터뷰도 좋네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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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보르 2019.09.14. 17:27

멋진 인터뷰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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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 2019.09.14. 20:19

전작들 중에서 저는 사랑니도 좋더라고요~ 혹평이 많긴 하지만 ㅠ

댓글
hineul 2019.09.14. 22:35

유열의 음악앨범 재밌게 봤는데 인터뷰도 좋네요. 감독님의 고민도 공감되구요. 개연성 없다는 말 많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요즘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는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 싶기도 하네요.

댓글
extmovi3 2019.09.15. 02:31

영화속 시대를 실제 살았던 (당시의) 청춘들에게 바치는 헌사 정도면 적절할 듯 싶네여 ^^ 설렜던 그 시절의 기억들을 엄청나게 소환시켜준 영화였다능...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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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 2019.09.15. 13:51

유열의 음악앨범 이번 작품은 각본의 총제적인 부실(원안 각본과 이후 수정고들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과 그 최종고 시나리오를 결정지은 책임자인 감독의 잘못된 결정과 시간과 공간을 활용한 멜로라는 이미 익숙한 멜로 스토리임에도 연출로 채워 메울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외면 받는것이라는걸 누구보다도 감독이 아직도 눈치채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지네요. 좋은 시나리오에서 나쁜 영화든 좋은 영화든 둘 중 하나가 나올수도 있지만 나쁜 시나리오에서는 좋은 영화는 나올수 없다는걸 다시한번 인지하셨음 좋겠네요. 남녀 배우의 아름다운 모습만 담는게 좋은 영화는 아니죠. 관객들의 결정이 외면하는걸 본인은 잘 만들었는데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것 조차 뜨악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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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 2019.09.15. 15:21

혹시나 정지우 감독이 이 인터뷰의 댓글들을 보고 상처받지 않았음하는 마음이 큽니다. 이 영화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동력으로 이야기가 진행될 뿐이지,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영화가 아닙니다.

감독도 요즘 젊은 관객과의 소통에 있어 아쉬웠던 부분을 숙제로 남겨 놓았음을 인터뷰를 보면 알 수 있는데, 어떻게 저게 게으른 감독이 관객을 무시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는지 의문이네요.

전 이 영화를 보며 중경삼림의 2부가 많이 떠올랐습니다. 왕가위의 영화도 인물들의 감정선에 기대어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부분이 큰데, 유열...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들에겐 어쩌면 왕가위의 영화도 그럴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리고 관객의 선택이 시장에서는 평가할 부분이 있겠지만 꼭 그게 작품성의 잣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래전에 조폭마누라가 봄날은 간다에게 완승을 거두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 조폭마누라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댓글
막동이 2019.09.16. 12:39
잠복

당시에 봄날은 간다의 평가는 흥행과는 별개로 좋았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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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 2019.09.16. 18:35
막동이

유열의 음악앨범도 평가는 좋은거 같은데 젊은(?) 관객층 일부에서 못만들었다느니, 개연성이 떨어진다느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 거 같습니다. 왜 그 당시 관객들은 봄날은 간다가 아닌 조폭마누라의 손을 들어주었을까요? 지금 보면 좀 기괴한 흥행결과 아닌가요. 물론 저도 예전만은 못하지만 지금도 봄날은 간다 좋아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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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ihong 2019.09.15. 21:24

GV나 인터뷰 다 보고 읽고 나서도 박해준 배우 캐릭터는 감독님이 의도한 것과 전혀 공감이 안돼요 ㅎㅎ  그 사장은 첨부터 끝까지 나쁜 사람 같았어요. 말투랑 행동도 되게 불쾌하고 ㅋㅋ 어떤 면에서 멋진지 사실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리고 핑클은 워낙 제 세대라 노래 들으면 핑클 무대랑 여러 에피소드들이 자동으로 떠올라 버려서 집중이 좀 깨지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님 다음 영화가 너무 기대되고 궁금해요. 좋은 영화 만드실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댓글
Mil 2019.09.16. 18:38

저는 개인적으로 두 배우의 연기에 감정이입이 확~ 되어서 재밌게 봤습니다만... 익무에는 혹평이 많군요 ㅠㅠ 저처럼 그 시절 향수에 푹 빠져서 본 관객도 있다는걸 알아주세요~ ^^;;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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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작사 2019.09.16. 21:36

아날로그적인 감정선과 미묘한 만남과 이별이 자극적인 멜로보다 더 와닿았네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댓글
greentree 2019.09.16. 22:06

영화 감성적이고 정말 좋았는데 공감하지 못하신 분들도 많은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개연성이 그렇게 중요한 영화도 아닌것 같은데... 개인의 경험차이로 인한 멜로 감성이 안느껴지는 부분은 어쩔수 없는 부분이죠. 저는 OST도 좋았고 배우들도 매력적이라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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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 2019.09.18. 16:53

영화는 못봤지만 인터뷰 내용 잘봤습니다. 언제 한 번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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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rystar 2019.09.20. 16:26
영화 재밌게 봤었고, 감독님의 GV도 인상깊었었는데 이렇게 인터뷰 내용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궁금했던 것들이 해소되는 부분도 있고, 감독님의 차기작도 기대가 되네요-
댓글
은철이 2019.09.21. 12:37
뒤늦게 영화를 봤고, 또 뒤늦게 인터뷰를 읽었습니다.
영화 속 배경이기도 한 90년대에 전 대학을 다니고, 첫 사랑을 했고, 사회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영화는 내내 제 마음을 아리고 애절하게 해줬습니다.
드라마 응팔보다 훨씬 와닿는 추억의앨범을 꺼내주었습니다
특히나 출판사의 업무를 묘사한 장면이 너무 그당시 저를 떠오르게 하네요
정지우 감독님 감사드립니다

노래 가사가 대사를 대신할 수 있게 선곡했다는 감독님의 말에
영화 ost를 찾아 듣고 또 듣고 있습니다^^

역시 멜로물은 정지우 감독님이 최고에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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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VBM 2019.09.22. 15:20
잘 읽고 갑니다 :)
댓글
킹스맨2 2019.09.25. 19:07
여러 댓글들이 있고 다 이해가 되네요. 젊은 세대가 이해하지 못하는 맥락을 만들어낸 것이 감독님의 잘못은 아니지요. 젊은 세대의 사랑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으니..
댓글
미교 2019.09.26. 14:47
오래전부터 감독님 영화들을 재밌게 봤던 팬이라면 팬인데요.
개봉GV에서 설명도 들었지만 실망스러웠습니다.
저는 감독님과 동시대를 겪었는데요.
그래서 저 시대를 잘 알기에 더 공감이 안되었어요.
당시는 pc방도 없고 군대에도 pc보급이 행정용으로나 갓 시작되어 사병이 pc통신을 쉽게 할수 없는 시기이고요.
젊은이들은 삐삐에 음성메세지를 남기고 교류하는게 보편적인 시기였어요.
더구나 하이텔이나 나우누리와 달리 천리안은 유료서비스였는데 굳이 그걸 소통수단으로 쓴건 더 공감이 안되었어요.
두 사람을 엇갈리게 하려고 삐삐라는 대중적 소통수단을 삭제한거로 짐작되는데 그럼에도 저렇게까지 연락을 안하고 살까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이 영화가 대중적인 공감에 실패한건 두 연인의 감정 선에 관객이 동의할 포인트가 남주의 잘생김 이외엔 없었다는 부분이 아닐까해요. 두 연인이 서로에게 끌리는 구체적인 에피소드가 한두개만 있었어도 관객 반응이 지금과 완전히 달랐을거라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80년대까지의 한국영화의 단점을 집대성한 느낌이었고 레트로란 이름으로 단점까지 굳이 재현할 필요가 있나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잘못본건가 싶어 조만간 다시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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