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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익무토크' 정리 -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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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무비 회원들에 의한 제2차 ‘익무토크’ 이벤트 현장에서 오고간 이야기들을 정리했습니다. 주제는 최근 마블-소니 합작으로 만들어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비롯한 역대 스파이더맨 영화들에 관해서입니다. 참석한 회원들 각자의 취향, 생각에 따른 시리즈와 캐릭터들의 선호도,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열띤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행사 날짜, 장소: 2019년 6월28일 / 광화문 토즈

참석자: 다크맨(진행자), deckle, regnar, zeratulish, 강톨, 마스터D, 셋져, 코즈믹

정리: golgo

 

(본문에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스파이더맨과의 첫 만남

 

다크맨: 영화든 코믹북이든 스파이더맨을 알게 된 계기, 그리고 처음 접했을 때 느낌은 어땠나?

 

regnar: KBS에서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을 우리말 더빙으로 방영했던 게 기억난다. 그때 스파이더맨이 돌연변이로 팔이 6개로 늘어나는 에피소드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거미줄이 손이 아니라 발, 엉덩이 같은 데서 나왔던 것 같다.

 

다크맨: 나는 70년대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했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어머니가 <스파이더맨>한다고 집으로 오라고 했던 기억이... 여기서 연령이 드러나는 것 같네. (웃음)

 

강톨: 내가 이 자리에서 가장 어린 편인 것 같다. (웃음) 동네 주민회관에서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2>가 상영될 때 부모님과 함께 보러 갔다. <스파이더맨 3>는 집에서 봤는데 베놈이 공포영화처럼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극장에서 처음 본 스파이더맨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편이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영화들을 쭉 다시 보니 <스파이더맨 2>가 정말 잘 만든 영화더라.

 

deckle: 지금은 대중적으로 친숙해졌지만 2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마블 캐릭터들에 대해 잘 몰랐다. 내 또래는 90년대 말에 나온 <마블 vs 캡콤> 같은 오락실 게임을 통해 알게 됐을 거다. (웃음)  슈퍼맨, 배트맨 등 DC 캐릭터들은 유명했지만 마블 캐릭터들은 그렇지가 않았다. 당시 마블이 잘 나갔던 시기가 아니라서 자신들의 대표 캐릭터 스파이더맨, 헐크, 울버린 등을 타 영화사에 매각했던 시기이기도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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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에 방영된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

 

Zeratulish: 90년대 중후반에 <스파이더맨>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했고, 샘 레이미의 영화판이 나오면서부터 관심을 갖고 쭉 챙겨봤다. 이후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판이 커지면서 여러 마블 캐릭터들이 인기를 얻게 됐지만, 지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역시 스파이더맨이다.

 

코즈믹: 어렸을 때 친구와 함께 본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1편으로 처음 접했다. 영화관 B열에서 고개를 높이 쳐들고 봤는데 윌렘 데포가 분한 그린 고블린이 발작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2편에선 닥터 옥토퍼스의 기계팔이 너무 멋있어서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때까지 히어로 영화들은 단발성 작품들만 있나 보다 했는데, 나중에 MCU라는 거대한 시리즈가 나오면서 점점 더 그 세계에 빠지게 됐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명대사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를 좋아해서 그것이 새겨진 배지도 달고 다닌다. 그런데 그 말을 한 사람들은 다 죽더라. (웃음)

 

셋져: 마찬가지로 90년대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봤는데 그때는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다. 시험 끝나고 친구들과 극장에서 봤던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1편도 ‘그냥 재밌었다’ 정도 였지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다. 나중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편이 나올 시기부터 영화들에 관심을 갖게 돼서 쭉 보게 됐다. 

 

마스터D: 나도 90년대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했다. 애니메이션에서 ‘멀티버스’ 개념이 나왔는데 마지막에 스파이더맨이 죽은 애인을 찾으러 다른 차원으로 떠나는 엔딩이 충격적이었다. 영화로는 <스파이더맨 2>를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고 그 뒤로 계속 챙겨 보고 있다.

 

강톨: 내 인생의 첫 혼영(혼자 영화 보기)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였다. (웃음)

 

가장 좋아하는 스파이더맨은?

 

다크맨: 영화가 나오기 전부터 스파이더맨은 애니메이션 등으로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웃’ 이미지를 심어준 듯하다. 슈퍼 히어로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본격적으로 심어준 건 샘 레이미의 영화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고. 그럼 여러 스파이더맨 관련 작품들 중 각자가 좋아하는 스파이더맨 캐릭터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달라.

 

regnar: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스파이더맨 캐릭터를 가장 좋아한다. 지금의 MCU 속 톰 홀랜드 캐릭터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좀 어설픈 것 같다. 스파이더맨은 코스튬 입기 전 ‘피터 파커’일 때는 찌질한 모습이 어울리고,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한 뒤에는 수다스러워야 한다. 샘 레이미의 영화들에선 피터 파커일 때나 스파이더맨일 때나 어눌한 것 같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선 두 가지 모습 다 너무 활발하다. 그래도 스파이더맨의 정체성은 ‘떠버리’라 생각해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쪽을 더 선호한다. 여주인공 그웬 스테이시도 가장 마음에 드는 히로인이고 ‘스파이더 센스’ 연출도 샘 레이미의 영화들보다 표현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강톨: 작품 자체로만 보면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와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2>가 가장 좋지만, 캐릭터로는 톰 홀랜드 쪽을 가장 좋아한다. 스파이더맨 배우들 중 제일 어려서 그런지 극중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가장 현실적이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누구랑 댄스파티에 갈지 고민하는 게 귀여웠다.

 

deckle: 지금껏 나온 실사 영화들의 스파이더맨 배우들,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톰 홀랜드, 세 사람 모두 연기를 잘한다. 특히 앤드류 가필드는 언젠가 아카데미상을 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들 중 톰 홀랜드가 아직 어린 편이고 또 영국 사람이라 연기 도중에 간간히 영국식 악센트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잘 한다고 생각한다. 거대 블록버스터 영화 안에서 자신이 어떻게 연기할지 배워나가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영화 <파 프롬 홈>에서 연기가 발전된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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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2002~2007)

 

Zeratulish: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캐릭터를 가장 좋아한다. 3편의 완성도가 애매하긴 해도 그 영화들이 <엑스맨> 시리즈와 함께 슈퍼 히어로의 실사화 붐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 토비 맥과이어가 연기한 스파이더맨 캐릭터가 좋고 악당들도 매력적이었다. 원래는 그 시리즈에서 벌처와 미스테리오도 나왔어야 했는데 못 나온 게 아쉬웠다. 나중에 MCU에라도 등장시켜줘서 다행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1편은 샘 레이미 영화와 너무 똑같게 느껴졌고, 2편은 더 실망스러웠다. 왠지 흥행 실패하면 또 리부트되려나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웃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토비 맥과이어가 보여주지 못한 스파이더맨의 수다스러움은 잘 살렸고, 또 3D를 염두에 둔 카메라 워크가 마음에 들었다. 코스튬도 좋았지만 악당들이 매력적이지 못했다. MCU 스파이더맨은 아이언맨 캐릭터에 너무 종속된 것이 약점 같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악당들이 생겨난 이유가 모두 토니 스타크 때문이라는 게 재밌다. 벌처를 비롯한 악당들이 매력적이고 설정도 흥미로워서 좋다. 애니메이션 <뉴 유니버스>는 MCU와는 별개로 스파이더맨 세계관의 모든 매력을 다 담고 있어서 샘 레이미의 영화들만큼이나 좋아한다.

 

코즈믹: 영화들 중에선 <파 프롬 홈>, 캐릭터로는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을 가장 좋아한다. <파 프롬 홈>에서 그가 성장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대사로 직접 나오진 않지만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메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샘 레이미의 영화들은 ‘영웅은 어떤 고뇌를 하는가’를 잘 표현하고 있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액션 연출이 훌륭하다. 진짜 거미처럼 리저드를 거미줄로 칭칭 감싼다거나 일렉트로와 싸울 때 스윙 액션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하지만 나는 성장물을 좋아해서 아직 진행형인 톰 홀랜드의 영화가 좋다.

 

다크맨: 다들 취향이 다르네. (웃음)

 

<스파이더맨 3>도 나름 장점이?

 

셋져: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3편을 좋아한다. 서사의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액션 등 볼거리가 넘치고 스파이더맨이 찌질해져서 춤추는 모습까지도 좋다. (웃음) 물론 완성도는 2편이 좋지만, 내 취향상 더 많은 액션에다가 악당인 샌드맨을 용서해주는 모습, 해리의 죽음 같은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다크맨: 3편은 악평이 많았지.

 

regnar: 그때 소니가 ‘DC병’에 걸렸던 것 같다. (웃음) 욕심을 부려서 여러 악당들을 한꺼번에 넣어버린 게 실수였다.

 

강톨: 3편을 그렇게 싫어하진 않는다. 그 영화에서 베놈 캐릭터가 욕을 많이 먹지만 스파이더맨의 안티테제 같은 느낌이라서 좋았다.

 

deckle: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당시 제작자 아비 아라드의 간섭이 심해서 샘 레이미 감독이 자기가 원했던 방식으로 3편을 만들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배경을 알고 나면 심하게 까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Zeratulish: 3편이 샘 레이미 영화들 중에선 선호도가 낮지만 그래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보다는 좋다고 본다. (웃음) 그 영화가 베놈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베놈이 나오면서 이야기가 꼬인다. 베놈이 빠져도 이야기에 아무 지장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작년에 나온 <베놈> 영화에 비해 캐릭터의 체형이 왜소해서 원작의 느낌이 안 나고 캐릭터 자체가 지나치게 찌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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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3>(2007)

 

코즈믹: 3편을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그 영화 덕분에 리부트가 돼서 지금의 톰 홀랜드 영화가 나온 셈이니까. (웃음)

 

마스터D: 작품으로는 <뉴 유니버스>가 가장 완벽, 캐릭터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배우로는 톰 홀랜드가 가장 좋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는 많이 까이는 영화라서 왠지 보호해주고 싶다. 아무리 망한 영화라도 그 안에 좋은 장면이 있으면 그 점 하나만으로 ‘쉴드’를 쳐주는 편이다. (웃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선 스파이더맨이 겁나게 세고, 거미줄을 잘 쓰고, 수다도 잘 떤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웬이 추락하는 장면의 연출이 무척 마음에 든다. 요즘에는 톰 홀랜드가 확실히 대세인 것 같다. 성장형 캐릭터이면서, 또 톰 홀랜드라는 배우가 가진 매력이 캐릭터에 많이 전이돼 있는 것 같다.

 

스파이더맨 영화들의 매력과 장단점

 

다크맨: 다들 의견들이 달라서 흥미롭다. 각자가 생각하는 여러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매력과 장단점을 이야기해 달라.

 

regnar: 스파이더맨은 다른 슈퍼 히어로들과 구분되는 ‘스파이더 센스’ 능력이 가장 매력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스파이더맨 영화들에서 그 스파이더 센스의 표현 방식이 다르다. 샘 레이미 영화들에서는 약간의 소음 같은 걸로 표현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에서는 슬로모션을 사용하고, 톰 홀랜드 영화에선 ‘피터 찌리릿’으로 표현되는데, 그것으로 미스테리오의 환각에 대응하는 장면이 마음에 들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 초반에 일렉트로와 싸울 때 스파이더 센스로 전기를 감지하고 사람들을 구하는 장면의 연출이 무척 좋았다.

 

강톨: 각 시리즈들이 특히 2편에서 스파이더맨이 영웅으로서의 활동과 일상생활 사이에서 갈등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샘 레이미 영화에선 스트레스 때문에 거미줄도 못 쓰는 설정이 이야기에 잘 녹아들어 있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선 연인인 그웬과의 관계를 통해 멜로드라마적인 갈등을 다룬다. 비록 악당 캐릭터의 구성 같은 곁가지가 잘 못 받쳐준다는 단점이 있긴 해도 말이다. <파 프롬 홈>은 스파이더맨이 고등학생으로서 수학여행을 하면서 유럽의 각 도시들에서 여러 일들을 겪으며 영웅으로 성장해 가는 구성이 마음에 든다. 

 

deckle: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2편까지만 나왔고, 후속편을 예고한 채 중단돼서 시리즈 중에서 가장 불안정하다. MCU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MCU에 종속돼 있어서 일부러 가볍게 제작하는 것 같다. <파 프롬 홈>은 ‘책임은 회피할 수 없다’란 교훈과 더불어서 미스테리오 캐릭터를 통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교훈을 얻고, 원치 않더라도 히어로로서 숙명을 받아들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있다.

 

Zeratulish: 샘 레이미의 영화들은 스파이더맨이 어떤 캐릭터인지 처음으로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수다스러움과 진짜 거미 같은 초능력 등 스파이더맨의 캐릭터성을 잘 담아냈다. 다만 거기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다른 부분들이 무너졌다. 특히 2편에서 피터 아버지에 관한 떡밥 등 판을 너무 크게 벌린 게 실패 요인 같다. 엔딩에서 스파이더맨 가면을 쓴 꼬마처럼, 스파이더맨이 되고는 싶지만 온전히 되지 못한 느낌이다. MCU 스파이더맨은 아직까진 아이언맨 캐릭터에 종속돼 있는 것이 약점인데, 그걸 영리하게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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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

 

코즈믹: 샘 레이미의 영화들은 1편에서 벤 삼촌의 죽음을 계기로 완성된 영웅의 고뇌를 무게감 있게 표현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제작사인 소니에서 너무 큰 욕심을 내서인지 제 갈 길을 못 찾은 듯한 시리즈이지만, 감독인 마크 웹이 본인의 장기인 로맨스 연출을 잘 해냈다. MCU 스파이더맨이 이전의 두 시리즈들의 장점들을 뽑아서 잘 쓰고 있는 것 같다. 1편 <홈커밍>에서 단점으로 지적된 빈약한 스윙 액션은 2편 <파 프롬 홈>에서 제대로 보여주고 있고, 프라하 장면에서 두 주인공의 로맨틱한 장면을 사랑스럽게 담았냈다. 다음 작품에선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2>처럼 제대로 된 영웅의 고뇌를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셋져: 샘 레이미 영화들은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메시지와 더불어, 3편에서 ‘선택’이라는 요소를 강조한다. 악당들이 각자 자신의 힘을 어떻게 사용할지 선택을 하고 결말부의 독백에서 그 결과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미처 다 보여주기도 전에 끝나버렸다. 감독이 <500일의 썸머> 등을 연출한 로맨스 전문가라서 피터 파커와 그웬 스테이시의 관계를 잘 표현했고, 샘 레이미의 MJ 캐릭터보다 그웬 스테이시를 존재감 있게 잘 담아냈다. MCU의 스파이더맨은 영웅으로 본격적으로 거듭나기 전 피터 파커의 모습을 학원물로 풀어서 이전 시리즈들과 차별화를 한 것이 마음에 든다. 

 

마스터D: 샘 레이미 영화들은 스파이더맨이 어디까지 찌질할 수 있을까를 잘 보여준다. 배우 토비 맥과이어도 불쌍한 표정을 정말 잘 짓는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요즘 말로 ‘핵인싸’스러워서 좀 어색하다. 히어로 활동을 하며서 사랑, 공부, 악당까지 이것저것 신경 쓰느라 불안하지만 대신에 액션은 좋았다. 만약 3편이 나왔더라면 평가가 더 올라갔을 수도 있다. 나도 MCU 스파이더맨은 영리하게 잘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할리우드 작가들이 다른 MCU 영화들의 여러 요소들을 꼼꼼히 체크하면서 시나리오를 빈틈없이 뽑아내는 것 같다.

 

게임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와 PS4로 나온 <스파이더맨> 게임도 영화에서 다 못 보여준 원작 코믹스의 여러 요소들을 잘 살리고 있어서 마음에 든다.

 

강톨: 샘 레이미 스파이더맨의 몇몇 장면들은 요즘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2편의 명장면 중 스파이더맨의 얼굴이 드러나는 장면의 경우, 요즘이라면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서 인터넷에 다 올렸을 거다.(웃음)

 

regnar: 이전 스파이더맨 영화들에선 정체 감추려고 그렇게나 애썼는데 <파 프롬 홈>의 엔딩에선 대대적으로 공개되는 게 좀 아이러니했다. (웃음)

 

다크맨: 과거에는 히어로들이 정체를 감추려고 했는데, 요즘에는 드러내는 것이 추세인 듯하다. 여러 가지 사정들로 이전 스파이더맨들이 계속 리부트되었지만, 어쨌든 그 덕분에 각기 다른 제작진과 다양한 환경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스파이더맨들을 볼 수 있는 게 나름의 장점 같다.

 

각양각색 악당들

 

다크맨: 이번에는 각 영화들 속에서 가장 좋아하는 악당, 그리고 싫어하는 악당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regnar: 샘 레이미 영화들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악당들은 타 시리즈와 연관성이 없어서 그런지 대단히 강력하다. 반면에 MCU 스파이더맨의 악당들은 다운그레이드돼서 찌질해 보일 지경이다. 특히 벌처는 먹고 살기 위해 나쁜 짓하는 생계형 악당이고. (웃음) 미스테리오도 초능력 없이, 토니의 유산을 훔쳐 쓰는 독특한 빌런이다. 앞으로도 MCU 스파이더맨에 초자연적인 빌런이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소니의 <베놈>과 크로스오버할 가능성도 있다는데, 과연 어떨지...

 

악당들 중에서 나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일렉트로가 좋다. (웃음) 악당으로서의 개연성이 부족하고 찌질하지만, 그와는 상관없이 액션이 멋지다. 특히 타임스퀘어에 처음 등장할 때 임팩트 있는 모습은 역대급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최악의 악당도 일렉트로라고 생각한다. (다들 웃음) 그 장면 빼곤 볼 거리가 없으니까. 그런 막강한 능력을 지녔음에도 캐릭터를 제대로 못 살린 게 무척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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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2014)의 일렉트로

 

강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의 작곡가가 한스 짐머여서 음악이 좋았다. 

 

regnar: 일렉트로 등장 씬에 한스 짐머의 음악이 타이밍에 맞춰서 절묘하게 흐른다. 하지만 일렉트로의 장점은 그 장면뿐이다.

 

셋져: 내가 보는 최악의 악당도 일렉트로다. 영화가 나오기 전에는 메인 악당으로 홍보가 됐고 제이미 폭스라는 배우도 좋지만, 일렉트로로 변신한 뒤에는 생각보다 비중이 적었다. 나오는 장면은 좋았을지 몰라도 배우와 캐릭터의 낭비다. 최고의 악당은 샘 레이미 영화 1편의 그린 고블린이다. 강렬한 마스크를 지닌 윌렘 데포라는 배우가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이중적인 캐릭터 연기를 잘했다. 속편들에까지 잔상을 남길 정도로.

 

강톨: 아직 진행형인 MCU 스파이더맨이 좋아서 최근에 나온 미스테리오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스파이더맨을 건물로 유인해서 환상을 보여주는 연출이 굉장했다. 아이맥스로 못 본 게 아쉬웠다.

 

마스터D: 그 장면의 아이맥스 3D 효과가 정말 좋다. (웃음)

 

regnar: 4DX로도 좋았다. 

 

마스터D: 가장 맘에 든 악당은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킹핀이다. 역삼각형 체형의 강렬한 인상에다가 완력으로 스파이더맨을 죽여 버리는 장면이 대단했다. 게다가 암울한 개인 사연까지 갖고 있고. 원작 코믹스의 캐릭터성을 <뉴 유니버스>에서 잘 살렸다.

 

최악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에서 데인 드한이 연기한 그린 고블린이다. 변형된 얼굴을 CG로 표현한 게 정말 별로다. 차라리 윌렘 데포처럼 가면을 씌울 것이지. 데인 드한이 맨얼굴로 앤드류 가필드가 연기한 피터 파커와 대화하는 장면 같은 건 좋지만, 그린 고블린이 되면서부터 핵찌질해진다. 그 영화에선 일렉트로도 찌질하고 라이노도 이상했다. (웃음)

 

regnar: 라이노는 굳이 나올 필요가 없었다.

 

마스터D: ‘시니스터 식스’(6인조로 구성된 스파이더맨의 숙적들) 결성을 위해 억지로 넣은 거다.

 

강톨: 라이노는 다음 편에서 제대로 활약하겠거니 했는데 그게 끊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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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2>(2004)의 닥터 옥토퍼스

 

Zeratulish: 나는 샘 레이미 <스파이더맨 2>의 닥터 옥토퍼스가 가장 좋았다. 병실에서 깨어나 처음 악당이 되는 장면의 연출은, <이블 데드>를 만들었던 감독답게 B급 공포영화스러운 느낌이다. 나중에 정신을 차린 뒤 자기가 저지른 일을 스스로 마무리 짓고 퇴장하는 모습도 하나의 완성된 서사를 보여주고 있어서 마음에 든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선 리저드가 원작의 느낌을 그나마 잘 살려줘서 약간 마음에 들었고, MCU의 미스테리오 환각 장면은 역대급 시퀀스라고 생각한다. <뉴 유니버스>의 킹핀과 여성형 옥토퍼스도 의외여서 좋았다. <베놈>은 글쎄... (웃음) 나중에 나올 카니지를 그나마 기대해야 할지. 내 생각엔 베놈이 MCU에 합류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장 마음에 안 드는 스파이더맨 악당은 역시 일렉트로다. (웃음)

 

regnar: 일렉트로 때문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3편이 안 나온 것 같기도 하다. 디자인이 워낙 별로여서.

 

마스터D: 물에 불은 듯한 모습이다.

 

Zeratulish: 원작 코믹스에서와 같은 디자인이 차라리 나았을지도.

 

regnar: <파 프롬 홈>의 미스테리오가 원작처럼 어항을 쓰고 나오길래 걱정됐는데 의외로 멋지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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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의 미스테리오

 

deckle: 가장 마음에 드는 악당은 벌처다. MCU 최초의 생계형 악당이고 마이클 키튼이라는 배우의 캐스팅도 좋았다. 보통의 코믹스 악당처럼 과장된 느낌이 아니라 현실적인 모습으로 진지하게 연기를 잘했다. 스파이더맨이 자신을 친절한 이웃이라고 내세우는 것처럼, 그가 상대하는 악당들도 세계 정복이나 지구 파멸 같은 극단적인 행동 대신 소시민적인 악행을 저지르는 편이다.

 

마이클 키튼은 톰 홀랜드가 태어나기도 전에 DC 영화 <배트맨>의 주연이었다. 벌처 역 캐스팅 제안을 처음에는 거절하려 했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설득해서 출연했다는 얘기를 듣고 더 정이 갔다. 샘 레이미의 영화들에서도 원래는 존 말코비치가 벌처 역할로 출연할 뻔했다고 한다. 말코비치가 액션 영화 <콘에어>에서 보여준 악역 연기를 생각하면 차갑고 무시무시하게 잘했을 것 같다.

 

그리고 최악이라기보다는 안타깝게 여기는 악당이 샘 레이미 <스파이더맨 3>의 베놈이다. 제작자 아비 아라드가 강요해서 억지로 들어간 캐릭터라서 각본가들과 감독도 어쩔 수 없었을 거다. 베놈을 연기한 배우 토퍼 그레이스가 연기를 못하는 배우가 아닌데도 그 영화와 어울리지 않아서 안쓰러웠다.

 

슈퍼 히어로 배우의 연기 변신은 무죄?

 

다크맨: 마이클 키튼은 원래 배트맨으로 유명한 배우인데 DC 영화의 영웅 이미지가 강했던 이가 마블 영화의 악당을 연기한 것에 대해 어떻게들 생각하나? 비유를 하자면 아이언맨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시간이 지나서 DC 영화의 악당을 연기한 셈이었는데.

 

regnar: 마블이 DC보다 유연한 캐스팅을 하는 것 같다. 연기만 잘하면 DC 영화배우라도 상관 않고 일단 데려오는 모양이다. 또 배우의 기존 이미지를 박살내는 등 반전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번 <파 프롬 홈>의 제이크 질렌할 캐릭터도 원작을 아는 사람은 이미 눈치 챘을 테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꽤 놀랐을 거다.

 

코즈믹: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나중에 DC 악당을 연기한다고 해도 마블 팬들이 반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사와 배우가 결정할 일이니까.

 

강톨: 팀 버튼의 <배트맨>은 내 이전 세대 영화라서 아직 못 봤다. (웃음) 마이클 키튼은 <버드맨>으로 처음 알았는데, 나중에서야 그가 배트맨이었다는 걸 알았다. 훗날 DC 영화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나온다고 해도 그 세대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 같다.

 

spider-man-_homecoming_still_michael_keaton.jpg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에서 마이클 키튼이 연기한 벌처

 

Zeratulish: 마이클 키튼의 <배트맨>은 30년 전 영화라서 마블 영화에 무리 없이 나올 수 있었다고 본다. 크리스찬 베일이었다면 근래의 배트맨 이미지가 강해서 아무리 마블이라도 쉽게 캐스팅하지 못했을 테지.

 

또 <샤잠!>의 주연배우가 원래는 <토르>에 나오기도 했고,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의 배우들 중 하나가 <배트맨 v 슈퍼맨>에 나오기도 했다. 마블 영화의 자이몬 혼수도 DC 영화들에 나오고 있고. 해당 영화에서 큰 비중이 없는 배우들이라면 그런 크로스 캐스팅이 쉬운 것 같다. 팬의 입장에선 배우 개그 소재가 돼서 오히려 재밌게 느낄 거다.

 

마스터D: 그런 교차 캐스팅을 좋아한다. 상징적인 역할을 했던 배우라도 세대가 바뀐 뒤에는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해도 괜찮을 것 같다. <파 프롬 홈>의 미스테리오가 호평을 받는 건 어항을 쓰고 있지만 최신 기술을 활용하는 캐릭터여서 요즘 관객들을 설득시켰다고 생각한다. 크리스찬 베일도 한 10년 뒤에 MCU의 악당으로 나온다면 괜찮을 것 같다.

 

regnar: 데드풀이 MCU에 빨리 등장했으면 좋겠다. (웃음) 크리스 에반스도 원래는 20세기폭스 영화 <판타스틱 포>의 배우였다.

 

Zeratulish: J.K. 시몬스도 DC 영화에 출연했다가 이번에 MCU에 합류했다. <파 프롬 홈>에 그가 나온 건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대단한 팬서비스다.

 

다크맨: 어렸을 때 본 <슈퍼맨>의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는 슈퍼맨 캐릭터 그 자체로 느껴졌다. 그만큼 스크린 속 슈퍼 히어로가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은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그런 배우가 이미지 변신을 하면 충격을 받을 정도로 말이다. 벌처를 연기한 마이클 키튼은 <배트맨>에서는 엄청난 부자로 나왔는데, <홈커밍>에서 생계형 악당으로 변신한 걸 보고 마블이 굉장히 영리하다는 걸 느꼈다. <배트맨>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더욱 흥미로운 캐스팅이다.

 

최고의 스파이더맨 배우는?

 

다크맨: 각 영화들 속 스파이더맨 배우들 중 각자 좋아하는 배우, 그리고 로맨스 상대는 누구였나?

 

regnar: MCU 스파이더맨의 MJ 캐릭터는 원작의 이미지를 많이 비튼 탓에 그에 관해 논쟁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역할을 한 배우 젠데이아가 마음에 들었다. 스파이더맨과의 어설픈 키스씬에서 정말 어린 연인 느낌이라 좋았다.

 

샘 레이미 영화의 MJ는 수동적이었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그웬은 그보다 적극적으로 그려졌다. MCU의 MJ는 더욱 주도적이어서 먼저 키스를 하고, 스파이더맨의 정체를 눈치 채기도 한다. 최근 디즈니 여성 캐릭터들의 경향을 따르는 것 같다. 상대역인 톰 홀랜드보다 키도 커서 키스씬에서 톰이 좀 안쓰러워 보이기도. (웃음) 1편 이후 2편에서 변화가 컸는데, 다음 영화에선 또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스파이더맨의 경우는 이전의 두 배우들이 더 이상 보여줄 게 없지만, 톰 홀랜드가 스파이더맨 캐릭터는 계속 발전하는 느낌이어서 가장 마음에 든다. 정체가 까발려진 이후에는 또 어떤 찌질한 모습으로 보여줄지 궁금하다.

 

movie_image (2).jpg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

 

강톨: 비슷한 이유로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이 좋다. 러브라인의 경우 샘 레이미 영화들 쪽은 별로였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 두 사람이 고등학생답지 않게 성숙한 연애의 느낌을 보여준 것, 그리고 MCU에서 귀엽고 사랑스런 커플의 느낌이 좋았다. <홈커밍>을 다시 보니 MJ가 피터 파커를 계속 신경 쓰고 있는 장면들이 눈에 띄더라. 젠데이아가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regnar: 안 이쁜 것 같으면서도 꾸미면 이쁘고... <위대한 쇼맨>에선 대단히 아름답게 나왔다.

 

셋져: 그 영화에선 밧줄을 잘 타던데, <파 프롬 홈>에선 줄 타는 걸 무서워하는 모습이 배우 개그 같았다. (웃음)

 

deckle: 토비 맥과이어와 앤드류 가필드는 20대 중반 넘어서 스파이더맨을 연기했지만, 톰 홀랜드는 그보다 어린 10대 후반에 캐스팅됐다. 연기력도 좋아서 <잃어버린 도시 Z>에선 주연배우 찰리 허냄의 아들 역할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크리스 에반스와 카메라 테스트에서 잘 어울렸던 게 MCU의 스파이더맨으로 캐스팅된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한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MCU의 MJ도 백인이 아니면서, 악당과 상대할 때 호락호락하지 않은 모습 등이 영화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다음 영화에선 1편의 리즈가 다시 나올지, 또 베티 브랜트 캐릭터가 스파이더맨과 엮이게 될지 궁금하다.

 

Zeratulish: 샘 레이미 영화의 토비 맥과이어는 피터 파커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캐릭터 특유의 찌질함이 표정과 액션에 다 묻어나 있다. 수다스러움은 부족하지만 샘 레이미 영화 세계관 자체가 밝은 분위기가 아니어서, 오버스럽게 떠들어댔다면 안 어울렸을 거다. 불행한 환경에 처한 스파이더맨이고 그것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다.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은 로맨스에 잘 어울리고 수다스러운 고등학생 느낌도 나지만, ‘너드’한 느낌은 부족해서 ‘피터 파커’로는 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톰 홀랜드는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면서 과거의 두 배우를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다. 피터 파커일 때 너드하면서 철없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샘 레이미 영화의 MJ는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유명한 키스씬이 거의 전부였다 싶고, 시리즈 내내 비명을 지르거나 피터, 해리 사이에서 어장 관리하는 느낌도 들어서 아쉬웠다. 3편에 나온 그웬 스테이시는 너무 소모적인 캐릭터여서 평가 자체가 힘들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스파이더맨과 그웬 스테이시는 두 배우들의 합이 잘 맞고 또 실제로 연인 사이이기도 해서 로맨스 장면들이 좋았지만, 그 비중이 너무 커서 다른 이야기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amazing-spider-man-2-8.jpg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2014)

 

MCU에서는 ‘설마 쟤가 MJ야?’ 싶었던 캐릭터가 진짜로 MJ여서 놀랐다. 원작과는 달라서 팬들의 반발이 컸지만 <파 프롬 홈>에 이르러서 MJ 역할을 충분히 해내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앞으로가 기대된다.

 

<뉴 유니버스>에선 마일스와 그웬이 서로 잘 어울렸는데, 원작 코믹스에선 그 둘이 연인 사이가 되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속편이 나온다면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예상된다. <뉴 유니버스>는 피터 파커 없이도 스파이더맨의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줘서, 나중에 또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가 리부트된다면 마일스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코즈믹: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은 너무 찌질해서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웃음) 앤드류 가필드는 설정은 너드이지만 아싸인 척하는 인싸라고 할까. 

 

강톨: 너드치고 옷을 너무 잘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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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코즈믹: MCU 스파이더맨이 짐 쌀 때 옷 챙긴 걸 보면 진짜 너드 같은 옷들이다. 그래서 톰 홀랜드 캐릭터를 좋아한다. 너드함과 수다스러움, 둘 다 잘 표현하고 있다. 샘 레이미의 MJ는 마치 <킹콩>에서 맨날 붙잡혀 가는 미녀 같았는데, MCU의 MJ는 풋풋한 로맨스를 잘 소화하고 있어서 맘에 든다.

 

셋져: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은 찌질함을 잘 표현하고 있는데 한편으로 배우인 토비 맥과이어가 너무 잘 생겨서 괴리감이 느껴진다. 그의 눈을 보면 ‘저런 사람이 왜 인기가 없을까?’ 싶다. 그런 외모로 찌질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토비 맥과이어가 뛰어난 연기력을 가졌다는 증거다. 피터 파커 캐릭터만 놓고 보면 샘 레이미의 영화가 최고다.

 

로맨스 부분에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감독의 연출력 덕분에 슬프고 애절하게 잘 그려졌다.

 

마스터D: 스파이더맨 배우로선 토비 맥과이어가 최고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성격은 안 좋아해서. (웃음) 내 취향은 앤드류 가필드다. 너드함은 덜하지만 자신만의 개성을 확실히 갖고 있어서 좋아한다. 로맨스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만남과 헤어짐, 죽음과 극복 등 사랑의 여러 감정들을 격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두 배우들의 비주얼도 최강 수준이지 않나. (웃음)

 

다크맨: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은 대체로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을 좋아한다. 취향 탓도 있겠지만 세대 차이도 있는 것 같다. 그 영화에서 MJ가 수동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 시대에는 그런 모습이 크게 어색하지 않았다. 지금은 적극적인 자세가 환영 받는 시대라서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또 샘 레이미 영화들에선 피터 파커와 MJ가 생활고와 집안 문제, 학업, 취업 문제 등으로 시달려서 밝고 긍정적일 수 없는 입장이다. 과거 MJ를 연기한 커스틴 던스트는 천재 아역으로 불리며 성장해온 배우여서 그의 모습을 지켜본 영화팬들은 자연스럽게 더 정을 주게 되는 것 같다.

 

regnar: MCU의 스파이더맨도 <홈커밍>에선 3G 휴대폰을 쓰는 등 가난에서 오는 찌질함이 있었는데, 토니 스타크 덕분인지 <파 프롬 홈>에선 그런 게 사라져서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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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2002)

 

스파이더맨의 미래에 대한 기대

 

다크맨: 마지막으로 스파이더맨의 향후 전개에 대해 바라는 것에 대해 한마디씩 부탁한다.

 

regnar: 지금 MCU 스파이더맨은 제작사인 마블과 배급사 소니 사이에서 눈치를 보는 듯하다. 어벤져스 소속인데도 위기 상황에서도 마블 캐릭터들이 스파이더맨을 도와주러 오지 않는다. (웃음) 마블에서 스파이더맨을 더 키워주려 해도 소니와의 계약이 깨질까 염려하는 건지. MCU에서 계속 살아남으려면 회사들끼리 잘 해결해야 할 것 같다.

 

강톨: <파 프롬 홈>의 첫 번째 쿠키 영상이 충격적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감이 안 온다. 마치 <존 윅 3>처럼 악당들이 뭉쳐서 덤벼오지 않을까 싶은데, MCU니까 알아서 잘 만들지 않을까? 스파이더맨이 향후 소니로 다시 넘어가게 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우려보다 기대가 더 크다.

 

deckle: 갑작스런 결말에다가 회사들끼리의 계약 등 변수가 많다. 아무래도 벌처가 다시 돌아올 것 같지만, 3편 공개까지 남은 시간이 많으니 좀 더 두고 봐야지.

 

Zeratulish: 결말 때문에 전혀 감이 안 잡힌다. 또 소니만의 <베놈> 유니버스도 전개 중이어서 그 영화와는 어떻게 연계될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코즈믹: 그 쿠키 영상을 보면서 ‘마블이 스파이더맨을 놓아줄 생각이 없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소니와 함께 갈 것 같다. 마블이 영화를 너무 잘 만드니 소니도 마블과 계속 협력하지 않을까?

 

셋져: 3편 제목에 ‘홈’이란 글자는 무조건 들어갈 것 같다. (웃음)

 

마스터D: 개인적인 희망사항으로 애니메이션 따로, <베놈> 따로, MCU 스파이더맨 따로 전개됐으면 좋겠다. 멀티버스 떡밥을 살짝 던지면서 소니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것 같지만, 각각의 스파이더맨으로 계속 나와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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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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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솔로 2019.07.16. 19:28

어느새 다 읽었네요. 좋은 분들과 함께 하니 하나의 컨텐스가 완성!! 새로운 점도 알아가고 즐거운 이야기들도 듣고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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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 마스터D 2019.07.16. 19:38

golgo 님 정리 고생하셨습니다! 그 날의 분위기와 이야기내용들이 다시 떠오르네요!!! 언제든 다시 꼭 익무토크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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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등 셋져 2019.07.16. 19:45

그동안 다크로드의 엄식이 유명했다면 이번 익무토크는 다크로드의 연식이...(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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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kle 2019.07.16. 19:45

몇 시간에 걸쳐 오고 가는 말을 홀로 타이핑으로 담는 것이 적은 노력과 집중을 요하는 일이 아닌데 매번 고생하십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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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han99 2019.07.16. 20:06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참석하고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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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즈믹 2019.07.16. 20:19

이걸 하나하나 다 적어주셨네요!!! 정말 고생 많으셨고 너무 감사해요ㅠㅠ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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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그리 2019.07.16. 21:11

정리하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덕분에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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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 2019.07.16. 21:32

글로 읽어도 상당히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요.

정리 고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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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라쟈 2019.07.16. 21:46

역시 제라툴리쉬님과 저는 선호도가 유사함.

저도 샘레이미 버전의 스파이디 2가 가장 좋아요.

악당도 옥박사가 젤로 강력하면서 기괴하기도 했구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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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019.07.16. 22:05

의외로 윌렘 대포의 고블린 이야기는 없네요 ..... 있을줄 알았는데..... 큽ㅋㅋㅋㅋㅋㅋ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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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져 2019.07.17. 01:24
None
저의 최고의 빌런입니다. 다만 익톡에서는 제가 유일했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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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019.07.17. 05:08
셋져

저도 최고의 빌런으로 생각하는데 고블린 이야기 많을줄 알았는데... ㅜㅜㅜ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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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작사 2019.07.16. 22:30

재밌게 읽었습니다 ㅎㅎ 익무토크 좋은 컨텐츠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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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사남 2019.07.17. 01:06

개인적으로 최고의 빌런은 <스파이더맨 1> 그린 고블린이었어요.

최악은...<스파이더맨 3> 베놈 ㅋㅋ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아직 안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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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정 2019.07.17. 02:16

오오 첫번째 익무토크 이렇게 알찬 시간 보내셨군요 정리를 깔끔히 해주셔서 어떤 말씀 나누었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댓글
angel2 2019.07.17. 08:58

페이지가 펼쳐지자마자 절로 탄성이~~~참가자분들의 후기만도 너무 대단하던데. 이렇게 정리를 잘해주시니 그야말로 익무토크는 완벽함 그 자체군요. 익무토크 시작 안하셨으면 어쩔뻔ㅋㅋㅋ 운영진분들은 늘어난 일거리로 많이 힘드시겠지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하고 실속있는 이벤트로 회원들의 만족감이 점점 극대화 되어 갑니다~ 너무 감사드려요. 잘 읽고갑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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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청춘 2019.07.17. 09:49

와 재밌네요ㅋㅋㅋㅋㅋㅋ 정독하니 그 자리에 있었던거 같은 기분이....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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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atulish 2019.07.17. 21:26

ㅎㅎㅎ오랜만에 보니까 기억이 새록새록하군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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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보 2019.07.17. 22:22

재밌네요 역시 사람마다 개성이 다 달라요 좋아하는 케릭도 그렇고 ㅎㅎ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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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누키 2019.07.18. 14:30

좋네요~~ 계속 이어졌으면 싶습니다~

댓글
greentree 2019.07.18. 19:27

저도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이 가장 좋아요. 토비 맥과이어와 커스틴 던스트 등 배우들도 그렇구요. 연기력도 좋고 특유의 감성을 잘 표현한게 와 닿았어요. 특히 스파이더맨2는 완성도를 비롯해 여러가지로 인상적이었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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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2019.07.19. 22:23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댓글
아기천국 2019.07.20. 17:45

스파이더맨 좋아해서 글보니  괜찮았던시간 이였나보내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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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oni 2019.07.20. 21:03

잘 읽었어요ㅎㅎ 글 읽고 나니까 모든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다 다시 보고싶어져요ㅋㅋㅋㅋㅋ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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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티 2019.07.20. 22:10

우와... 엄청난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네요, 감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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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rs 2019.08.03. 13:52

정리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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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VBM 2019.08.16. 00:15

확실히 읽으니까 영화가 더 좋게 느껴지네요 잘 읽고 갑니다!

댓글
gdgrg 2019.08.30. 14:30

잘 읽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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