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마카오영화제] <만타 레이>의 푸티퐁 아룬펭 감독 인터뷰

만타 레이 감독 사진.jpg

 

인터뷰 장소: 마카오 미디어센터

인터뷰 일시: 2018년 12월 12일

인터뷰: 이용철(ibuti), 청하(chungha)

녹취 및 번역: 청하(chungha)

 

2018년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만타 레이>는 평범한 작품은 아니다.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삼각관계를 바탕으로 하지만, 다양한 상징들에 겹겹이 둘러싸인 작품을 한 번에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굳이 해석에 머리 아파하지 않더라도 엠비언트 사운드와 결합된 아름다운 이미지만으로도 오래 기억될 작품이다. 영화를 본 다음 날 오후, 푸티퐁 아룬펭 감독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데뷔작으로 엄청난 환호를 받은 그는 바야흐로 월드시네마의 신성으로 기대받는 중이다.

 

어제 영화 잘 보았다.

원래 상영관에서 인사를 나누려 했으나, 교통이 막혀 상영관에 못 가 아쉬웠다.

 

<만타 레이>는 한국에서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두 차례 소개된 바 있다. 반응은 들어보았는지.

약간은 전해 듣기도 했고, 언어장벽이 있긴 하지만 직접 체크해 보기도 했다.

 

엔드크레딧에 '故 김지석을 추모하며'라는 문구가 뜨더라. 그와의 기억을 전해 달라.

그분이 없었으면 이 영화는 만들어지지 못했다. 2010년에 처음 이 프로젝트의 지원을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시네마 펀드’를 통해 받았고, 이어 중국의 ‘Youku Pictures’에서 지원받게 되었다. 하지만 중국 쪽과 작업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때 김지석 프로그래머가 개인적으로 아주 긴 메일을 중국 측에 보냈다. 그가 약속대로 투자를 이행하라고 설득한 덕분에 영화제작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 메일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극중 상처 입은 남자는 ‘로힝야 난민’으로 보인다. 바깥사람들은 잘 모르는 정치적이거나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가.

일단 로힝야 난민에게서 영감을 얻긴 했다. 하지만 시작부에 때 'For the Rohingya'라고 명시한 것 외에 극중 인물에 대핸 직접적인 언급은 전혀 없다. 결국은 휴머니티와 사람 간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로힝야족 대신 시리아인이나 알바니아인으로 바꾼다고 해도 영화의 주제는 변함이 없는 거다. 단, 미얀마 난민이자 무슬림인 그들로부터 영감을 얻은 건 사실이다. 2009년에 로힝야 난민 300명이 이슬람국가로 건너가기 위해 태국에 상륙했는데 그들을 거부하고 바다로 내몰아 전부 몰살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온몸에 작은 전구를 두른 노인이 몇 차례 등장한다. 그의 정체나 다른 인물과의 관계가 궁금하다.

영화에서는 내러티브 외에도 감정을 자아내는 부분이 있고, 심상과 감정은 보통 이미지와 사운드에서 생겨난다. 원래 이 영화의 각본은 30페이지 정도로 굉장히 짧았다. 두 남자와 한 아내가 있는데 한 남자가 사라지는 스토리로 매우 현실적인 각본이었다. 한편 내 마음속에는 어떤 이미지가 처음부터 있었는데, LED 조명이 비치고 소음이 들리는 어두운 숲의 이미지였다. 이 두 요소를 합치려고 여러 장면에서 시도하면서 환상을 창조하려 했다. 말하자면 그 노인은 상상의 숲에 사는 군인이고, 그 숲은 매우 으스스한 공간이로 설정했다. 그런데 젊은 군인이 아닌 나이든 노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그런 이미지가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숲속의 군인’이란 설정에서 아핏차풍 위라세타쿤의 영화가 연상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아핏차풍의 영화를 보고 자랐다. 태국에서 국제적으로 유명한 감독은 많지 않기 때문에 그의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고 많이 보았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한편도 그의 영화다. 그러므로 그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은 걸 부인할 수는 없겠다.

 

만타 레이 1.jpg

 

엔딩에서 상처 입은 남자는 만타레이(거대 가오리)로 변신한다. 그것의 의미를 듣고 싶다.

원래는 마지막 전 장면인 로힝야 난민의 하모니가 들리는 장면으로 끝맺으려고 했다. 편집 단계에서 영화 제목이 ‘만타 레이'니까 그런 이미지를 마지막에 삽입해 보았다. 그리고 5초 정도의 암전을 넣어 관객들이 인물의 변신을 상상하게 하는, 즉 영화의 마법을 기대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그가 만타레이로 변신했는지는 알 수 없다.

 

로힝야족의 하모니를 통해 그들의 영혼을 영화 속에 담고 싶었던 건가.

그렇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면은,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배경으로 여자 주인공이 황폐한 공간 사이를 걷는 부분이었다. 정말로 환상적이다.

극중 대화에서 여자가 해군과 바람나 도망갔다는 한마디 설명이 나온다. 그녀가 걷고 있는 배경은 버려진 전함이다. 그 장면을 찍은 이유는 앞선 대사의 연장선상에서 해군과 전함을 연결짓고 싶었기 때문이다. 애초 각본에는 없던 장면이다.

 

촬영감독으로 유명하다. 데뷔작에서 직접 촬영을 맡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만타 레이>의 촬영감독은 이전부터 내가 촬영감독(DOP)으로 일할 때 어시스턴트였던 사람이다. 내가 감독으로 데뷔하면서 그분에게도 촬영감독으로 데뷔할 기회를 주어 함께 성장하고 싶었다.

 

여배우가 부르는 노래가 인상적인데 무슨 노래인가?

그녀는 원래 가수다. 극중 나오는 노래는 태국 전통 음악과 서양음악이 혼합된 곡으로서 원래 그녀가 부른 곡이다. 유튜브에서 그 노래를 듣고 마음에 들어 그녀를 아내역에 캐스팅했다. 그녀가 노래도 잘하는데다 노래 자체가 영화의 주제와 맞닿아있어 선택했다.

 

님 포함 6명이 추천

추천인 6

이용철ibuti 이용철ibuti
16 Lv. 24145/26010P


익스트림무비 편집위원.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21

profile image
1등 golgo 2018.12.13. 09:14

우왓.. chungha님 번역 녹취 대단하시네요.^^

익무엔 굉장한 분들 많은 것 같습니다.

평론가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댓글
profile image
이용철ibuti 작성자 2018.12.13. 11:14
golgo

청하님 대단하시고 고마운 분이에요. 다시 한 번 땡스!

댓글
profile image
2등 raSpberRy 2018.12.13. 09:27

역시나 아핏차퐁의 자장 아래에서 누군가가 나와줄 거라고 기대했는데

볼 기회가 두 번이나 있었음에도 이 영화를 놓친 게 못내 아쉽군요...

댓글
profile image
이용철ibuti 작성자 2018.12.13. 11:15
raSpberRy

개봉은 살짝 힘들지 싶고... 블루레이를 기대해 봅니다.

댓글
profile image
3등 gonebaby 2018.12.13. 10:06

인터뷰 잘 봤습니다.ㅋㅋ

댓글
profile image
이용철ibuti 작성자 2018.12.13. 11:18
gonebaby

감사합니다, 저녁엔 니콜라스 케이지 인터뷰가 올라갑니다.

댓글
살다보니 2018.12.13. 11:13

좋은 인터뷰여서 영화를 못 보고 보는 게 아쉽네요.

댓글
profile image
이용철ibuti 작성자 2018.12.13. 11:22
살다보니

그러게요, 단순한듯 흥미진진한 판타지라서 보셨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마법적리얼리즘 계열의 수작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댓글
profile image
소울라이브 2018.12.13. 15:04

일렉트릭 사운드를 배경으로 했다는 장면이 무척 궁금하고 영화 기대하고 있습니다^^

댓글
profile image
이용철ibuti 작성자 2018.12.13. 18:29
소울라이브
그 장면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이구요, 이 영화에는 인상적인 장면이 많아서 관객마다 다른 느낌으로 보실 것 같습니다. 말씀드린 일렉트로닉 사운드는 오르간 느낌이기도 한데.... 정확하게 어떤 악기인지는 모르겠네요.
댓글
profile image
체리향기190 2018.12.13. 17:03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놓쳐서 아쉬웠는데 서독제에서 봐서 좋았어요.

인터뷰가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댓글
profile image
이용철ibuti 작성자 2018.12.13. 18:30
체리향기190
아... 서독제에서 보셨군요. 반응이 어떠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니 기쁩니다.
댓글
칸타빌레 2018.12.13. 19:09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작품이었는데, 이번 마카오 영화제에서도 상영이 되어서 반갑네요! 이용철 평론가님과 chungha님께서 인터뷰해 주신 내용을 읽으니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숲 속 장면을 보면서 아핏차풍 위라세타쿤 감독님 작품인 <엉클 분미>가 연상되어서 영화 상영 후 GV가 끝난 다음, 감독님께 말씀을 드린 기억이 나네요. 정성스럽게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댓글
profile image
이용철ibuti 작성자 2018.12.13. 19:18
칸타빌레
댓글 고맙습니다. 익무에서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몇 분 계신 거 같아서, 원래 예정에 없던 인터뷰를 급히 진행했습니다. 수더분한 인상의 감독님이 참 좋아 보였어요. 아핏차퐁의 영화에 대해 질문했던 것은, 숲과 병사의 이미지 때문이었어요. 그의 영화에서 병사와 숲을 결합해 보여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잖아요. 저는 <열대병>을 떠올리고 질문을 했는데, 이 감독님도 좋아한다고 하시더군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한 번 더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댓글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991
image
golgo 19.09.26.21:21
990
image
익스트림무비 19.09.14.13:53
989
image
익스트림무비 19.08.30.10:29
988
image
익스트림무비 19.07.16.19:10
987
image
익스트림무비 19.06.29.17:56
986
image
익스트림무비 19.06.02.22:13
985
image
익스트림무비 19.05.30.17:13
984
image
익스트림무비 19.05.29.19:07
983
image
익스트림무비 19.05.20.00:07
982
image
익스트림무비 19.04.18.11:43
981
image
익스트림무비 19.04.16.20:47
980
image
golgo 19.04.15.15:58
979
image
익스트림무비 19.04.08.10:35
978
image
익스트림무비 19.04.01.19:36
977
image
golgo 19.01.07.15:21
976
image
golgo 19.01.07.15:15
975
image
익스트림무비 18.12.29.18:54
974
image
익스트림무비 18.12.24.20:47
973
image
Supervicon 18.12.15.14:06
972
image
이용철ibuti 18.12.15.09:55
971
image
산호주 18.12.14.15:18
970
image
이용철ibuti 18.12.13.18:38
image
이용철ibuti 18.12.13.04:16
968
image
산호주 18.12.11.19:19
967
image
golgo 18.12.03.17:05
966
image
익스트림무비 18.10.13.13:57
965
image
익스트림무비 18.10.12.17:42
964
image
익스트림무비 18.10.01.20:08
963
image
fynn 18.09.07.14:18
962
image
익스트림무비 18.08.09.23:48
961
image
fynn 18.08.06.14:26
960
image
익스트림무비 18.07.27.09:10
959
image
익스트림무비 18.06.30.11:28
958
image
멀더리 18.04.24.18:38
957
image
fynn 18.04.13.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