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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박훈정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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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로 돌아온 박훈정 감독과 만났다. 앞서 <신세계> <대호>에 이은, 3번째 만남으로 친숙해져서인지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았지만 인터뷰 시간이 짧아서(50분) 아쉬웠다. 그럼에도 신인 여배우 원탑 주연의 느와르 액션이라는, 한국 영화계에서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을 펼친 박훈정 감독의 패기, 제작과 관련된 비화들을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의 도전이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바란다.

 

일자: 2018년 6월 29일 삼청동 모 카페

인터뷰어: 김종철(다크맨)

정리: golgo

사진 제공: 워너브라더스코리아

 

 

이번 인터뷰는 편안하게, 사진도 생략이다.

 

다행이다. 사진 찍을 때마다 힘들어서 사진부터 찍고 인터뷰를 하면 영혼이 이미 반쯤 나간 상태가 된다. (웃음) 기자간담회나 무대인사에 서는 것도 늘 어렵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익숙해지지가 않더라. 제작발표회 때는 질문하는 기자들도 아직 영화를 못 본 상태여서 피상적으로 질문할 수밖에 없고, 나도 그분들에게 샘플만 보여주고 세일즈를 하는 기분이랄까.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말 잘하는 것 같은데. (웃음)

 

지금은 좀 편하니까. 큰 자리 섰을 때는 무대 울렁증, 마이크 울렁증이 심한 편이다.

 

촬영 현장에서 중압감을 느끼는 감독도 있던데, 그것과는 다르나?

 

현장은 완전히 다르다. 모두 다 우리 편이니까. (웃음)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즐겁고 편하다.

 

오늘로 개봉 3일째(6월29일)인데 지금 어떤 심정인가?

 

일단은 일일 박스오피스 1위인데, <대호> 때부터... (웃음) 개봉 전후로 인터넷을 안 보고 모든 정보와 연락을 차단한다. 그 대신 스포츠에 집중하고 있다. 어느 나라가 월드컵에서 우승할 건지 분석하고. (웃음) 일부러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다른 걸 보는 식이지.

 

개봉이 마무리된 뒤에는 인터넷 반응을 찾아보나?

 

극장에서 빠진 뒤... 한 두어 달 있다가 찾아보곤 한다.

 

주위에서 개봉 반응을 알려주진 않고?

 

소소한 정보들만 듣는다. ‘오늘은 관객이 얼마 들었나’ 식으로 대략적인 분위기 정도만 아는거지.

 

<대호> 이전에 <신세계> 개봉 때는 관객 반응을 많이 찾아봤나?

 

내가 원래 남의 말을 잘 안 듣는다. 반응들도 안 찾아보는 편인데, <신세계> 때는 개봉 후 생각도 못한 질문들을 많이 받아서 관객들이 왜 그런 질문을 하게 됐는지 궁금해서 찾아보긴 했다. 그때도 마찬가지였는데 결론은 ‘아, 인터넷 반응은 안 보는 게 낫겠다’ 싶더라. 그 영화도 싫어하는 관객분들도 많아서... (웃음)

 

그런 반응들을 보면 아무래도 그에 영향을 받아서 움츠려들고, 또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나 스스로가 객관화 됐을 때 보는 게 낫더라. 실시간 반응을 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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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이 드러나는 모습이 흥미로워

 

혹시 과거의 관객들과 지금의 관객들의 영화를 대하는 시선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나?

 

변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화제작이 개봉하면, 영화에 대해 열성적으로 이야기하고 분석하는 관객들이 많아졌다. 열성적인 영화팬이 늘어난 건 대단히 긍정적인 변화다. 반면 때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극단적으로 반응을 쏟아낼 때가 있다.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어쩌면 꼰대 같은 소리일 수도 있는데, 내가 10~20대였을 때는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낭만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때도 영화가 재미없으면 극장에서 자다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들리긴 했지만, 나는 아무리 재미가 없어도 자고 나온 적은 없다. (웃음)

 

과거의 관객들은 영화를 낭만적으로 편안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놀라울 정도로 열심히 영화에 대해서 분석하는 것 같다. (웃음) 영화가 재미가 있다/없다는 개개인의 취향 차이라고 보는데, 요즘은 자신이 본 영화가 재미없으면 극단적으로 폐기처분할 쓰레기 취급을 하는 경우도 있더라.

 

예전에는 영화가 특정 개봉관 한 곳에서만 상영했기 때문에 일부러 그곳까지 찾아가서 표 끊고 봐야했다. 쉽게 매진되는 인기작을 보려면 한참을 기다려서 보거나 암표를 살 수밖에 없어서, 내가 고른 작품에 대해 애정이 생기곤 했었는데. 요즘은 영화를 보는 채널이 다양해졌고, 작품의 수가 많아서 그냥 소비가 되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든다. 가까운 비디오 대여점에서 안 갖다 놓는 영화가 있으면 수소문해서 테이프를 겨우 구한 뒤, 비닐봉지에 넣어서 집에 갈 때 무척 설레곤 했는데, 지금은 그런 감정을 느끼기 힘들어졌다.

 

박훈정 감독의 영화들은 어둡고 파괴적이라는 이야기들을 듣는데, 한창 영화들을 보러 다닐 때도 그런 작품들을 많이 봤나?

 

그런 영화들을 좋아했다. (웃음) 한창 볼 때는 비디오 대여점에 있는 영화들을 거의 다 봤다. VHS 테이프로 나온 영화들 말고, 베타 테이프로 나온 영화들까지 다 찾아봤을 정도니. 감수성이 예민했던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홍콩 느와르 붐이 있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특히 인기였다. 또 그때가 할리우드의 상업영화들이 한창 꽃피울 시기여서 그런 작품들을 보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신세계> 개봉 때 인터뷰에서도 인간의 선악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인간이 본래 악하다는 성악설을 믿는다고 했는데, 그렇게 된 계기가 있다면?

 

중고등학교 때부터 그런 고민을 했다. (웃음) 학교 선생님 중 한 분이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라고 하신 걸 듣고서, 인간은 어려서부터 수없이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배우는데 왜 장난으로 개구리를 죽일까? 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나쁜 짓인걸 알면서도 재미 삼아 그런 짓을 하고, 또 죄책감도 별로 안 갖는 것에서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다. 그때부터 저녁 9시 뉴스데스크를 즐겨 보게 됐다. (웃음)

 

사건 사고 뉴스 말인가?

 

버라이어티하잖나. 인간의 밑바닥 본성들을 보면서 성악설에 대한 믿음을 점점 굳히게 된 것 같다.

 

창작자로서 그런 악인들에게 어떤 매력을 느끼나?

 

인간이 나면서부터 갖고 있는 본성을 억누르고 살 수 있는 건 교육과 법, 제도 같은 사회 시스템 덕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제가 안 되는 건 사람의 이기심 때문이다. 보통의 상황에서는 본성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절대적인 극한 상황 속에선 인간의 밑바닥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런 때에도 끝까지 정의와 선을 지키는 사람은 성인 반열에 오르는 것이고.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극한 상황에서) 바닥을 드러내고, 본인 스스로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살아왔던 사람이 본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릴 때,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다. 캐릭터를 만들 때 그런 변화 과정과 뭔가가 벗겨지는 상황을 설정하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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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각본, 연출작 중에서 사랑하는 악인이 있다면?

 

나는 내 캐릭터들을 악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절대악과 같은 존재가 있다면 김광일(브이아이피), 장경철(악마를 보았다) 정도고. (웃음) 그 외의 다른 인물들은 절대악, 절대선으로 나누지 못한다. (악한 짓을 하더라도) 그들이 만약 다른 상황에 처했다면 안 그랬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내 모든 캐릭터들에 애정을 갖고 있어서 시리즈물에 집착하는 것 같다. 한 작품으로 끝내기가 아쉬워서 말이다. (웃음)

 

다른 감독 영화에서 애정하는 캐릭터를 꼽는다면?

 

예전에도 언급한 적 있는데, <대부>에서 말론 브란도가 연기한 ‘돈 콜레오네’를 좋아한다. 마피아 보스이고 나쁜 사람이지만, 깨어 있는 사람이면서 인자함과 책임감, 카리스마도 있는, 모두가 동경할 만한 멋진 요소를 다 가진 캐릭터다.

 

그 반대의 개념에서 <품행제로>의 류승범 캐릭터가 쌩양아치 같아서 좋아한다. (웃음) 또 안쓰러운 인물이라서 맘에 가는 캐릭터가 <무간도>와 <동사서독>에서 양조위가 연기한 캐릭터들이다.

 

시나리오 작업을 할때 이야기와 캐릭터, 둘 중 어느 쪽에 더 신경을 쓰고 작업을 하나?

 

우선 이야기를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캐릭터를 만든다. 그런데 어떤 지점에서든 팔딱거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야기에는 좀 맞지 않더라도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편이다. 예외가 있다면 <브이아이피>였다. 그 영화는 캐릭터보다는 철저하게 이야기 중심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배우 분들에게도 사전에 이야기해뒀다. 캐릭터가 돋보이게 되면 관객들이 그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해서 응원하게 될 텐데, <브이아이피>는 사람들이 모래를 씹듯이 건조하게 봐줬으면 했다. 

 

<브이아이피>는 길게 구상한 이야기 중 일부만을 떼어서 만들었다던데.

 

영화에서 보이는 이야기는 작지만, 그것을 둘러싼 국제정세의 스케일은 크다. 그래서 첩보물인 줄 알고 보러 갔더니 소소한 이야기더라... 하는 식의 반응도 있었다. 규모를 충분히 크게 가져갈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렇게 할 생각이 없었고 또 여건상 힘들어서 작게 풀었다.

 

시나리오 재밌는데 왜 투자가 안 되지?

 

<마녀>는 속편에 대한 암시도 하고, 영어로는 부제까지 있어서(The Witch : Part 1. The Subversion) 시리즈물로 인식되고 있다. 큰 스토리로 구상한 것에서 일부만 담은 건가?

 

투자자들이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서는 ‘프리퀄 같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내가 "본편을 찍겠다고 한다면 그 예산을 감당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여주인공 원탑 영화이고 시각효과도 많이 쓰이는데 본격적인 스토리를 다루면 리스크가 더 클 거라고 말이다. 적은 예산으로 어떻게든 시작하려면 지금의 스토리가 맞고, 캐릭터만이라도 살아남으면 성공이다. 그 다음부터는 본편을 만들 수 있으니 이렇게 출발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녀>에 들어간 제작비는 60억 원 이상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60억 원짜리 상업영화에 여성 원톱을 원하지 않는다. 더욱이 신인 배우를 기용한다고 하면, 말이 되지 않는 거다.

 

그런 이유로 제작이 계속 지연이 되었다. 결국 (현 투자사) 워너브라더스는 “그게 뭐가 문젠데?”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할리우드쪽 회사다보니 그 정도 예산이면 자기들은 오케이라면서. 워너 본사 쪽 임원들은 <마녀>의 시나리오가 재밌다면서 왜 투자가 안 됐는지 자신들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더라. 그쪽 입장에선 60억 원이 작은 예산일수도 있으니.

 

그렇게 해서 시리즈 1편으로 시작은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개봉 성적이 나와 봐야 안다. 워너 본사에서 리메이크를 할 거란 얘기도 있어서 할리우드에서 시리즈화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다음 편을 찍는다면 60억으로는 절대 못 찍으니까. 속편에 관해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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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아이피>에 이어 워너와는 두 번째로 작업했다. 국내 투자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워너가 작품의 소재에 대해 덜 까다롭다. 국내 투자사들은 좀 더 보수적이다. 워너는 본사가 할리우드의 메이저 영화사이고 전 세계적으로 로컬 제작을 많이 하니까, 보다 다양한 소재를 선호하는 것 같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투자사들은 한국 내에서 통하는 걸 원하는 경향이 크다.

 

<마녀> 같은 영화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은 그런 거 안 봐. 마니아나 애들이나 좋아한다’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야기 자체는 어렵지 않고 또 익숙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관객들은 리얼한 한국영화를 선호하니까 말이다. 반면에 할리우드 영화로는 마블 작품들이 인기고 리얼한 쪽은 많이 좋아하질 않는다. 관객들이 비현실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는 관대하지만, 한국영화를 볼 때는 가혹할 정도로 리얼리즘에 집착하는 것 같다. 할리우드처럼 영화를 만들면 ‘어색하다, 말이 안 된다’ 라고 하고. 때문에 투자사들도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먹힐만한 것만 하려는 것 같다.

 

<마녀>는 제작사(㈜영화사 금월)를 설립하고 만든 두 번째 영화다. 감독이 제작까지 겸했을 때 장점이 있다면?

 

작품 선택을 할 때 좀 더 자유롭다는 점. <마녀> 같은 영화를 만들겠다고 하면 보통 다른 제작자 분들은 하지 말라고 말린다. 왜냐면 리스크가 크니까. 한국영화 기준에서는 정말 리스크가 큰 영화다. 여성 원탑에 그것도 신인 배우. 이야기도 안 리얼해. (웃음) 그러니 제작자가 내 걱정을 해주면서 하지 말라고 말리니까. 내가 하고 싶은 걸 만들려면 그렇게 밀어붙일 수 있는 제작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대호>가 140억 짜리 영화였는데 쫄딱 망했다. 그럴 경우 감독 입장에서 제작자에게 너무 미안하다. 그런 책임도 내가 다 지는 게 속편하다. 또 내가 쓴 시나리오를 다른 감독들이나 신인에게 맡기려고 하면 본진이 하나 있어야겠다 싶어서 제작사를 차렸다.

 

우리는 만화를 찍을 거다

 

<마녀>의 장점은 한국영화에서 이런 소재와 액션이면 이질감을 느껴져서 ‘말도 안 돼’라고 생각할 텐데, 그런 생각 없이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것이다. 그런 액션씬을 만들기 위해 고민이 많았을 텐데.

 

마블 덕분인 것 같다. (웃음) 관객들이 마블 영화들에 익숙해져서 CG를 많이 쓴 장면도 크게 거슬려 하지 않으니까. 얘기한 대로 말이 안 되는 장면이라도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그것을 못 느끼게 하려고 했다. 관객들은 한국 배우들이 나오면 리얼함을 더 원하는 편이니까. 우선적으로 실사에서 CG 장면에서 넘어가는 찰나에 티가 나지 않도록 공을 많이 들였다. 그러면서 딴 생각이 안 나도록 스토리 자체는 쉬워야 했다. 어렵거나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면 관객이 거기에 신경 쓰느라 액션에 몰입을 할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규모적인 측면에서도 처음부터 때려 부수고 하지 못하니까, 시작 부분은 차곡차곡 쌓아가다가 한방에 터트리는 걸로 계획했다. (예산 문제로 액션 장면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은) 길어야 30분인데, 중간 중간 10분씩 넣어봤자 티도 안 나니까 뒤쪽에 몰아넣기로 했다. 애초부터 미술, 촬영감독에게 “우리는 만화를 찍을 거다”라고 했다.

 

<마녀>를 본 관객들 평에서 전반부 드라마 부분이 길다는 얘기들이 있다. 내 생각은 반대다. ‘도대체 무엇을 보여주려고 이렇게 드라마와 캐릭터를 쌓아가고 있을까?’ 싶어서 후반부 액션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갔다. 빠른 진행에 익숙한 관객과 천천히 진행되는 이야기에 익숙한 관객의 차이인가 싶기도 하고.

 

요즘은 뭐든지 빨라져 가는 것 같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원래부터 빠른 걸 좋아하고.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영상도 클릭, 클릭! 해서 넘겨보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나는 내 자신이 빠른 호흡의 이야기를 견디지 못한다. 너무 빨리 진행이 되면 툭툭 끊기는 것 같아서다.

 

<마녀>는 영화의 설계부터 댐에 물을 모아서 한번에 터트리는 식으로 의도했다. 상업영화로서 관객에게 어떤 쾌감을 주는 것이 좋을지, 또 우리가 가진 예산의 한계를 고려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으려 했다. 원래 시나리오에선 ‘귀공자’ 일행이 (자윤과 비슷한) 다른 존재를 제거하는 이야기도 있었고, ‘1세대’의 과거 장면도 있었지만 제작비 문제로 다 빼버렸다. 

 

<마녀>는 애초부터 그런 방향으로 기획이 되었다. 캐릭터가 중2병스럽지 않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만화 캐릭터인데 뭐 어떠냐? 송강호의 연기를 보여줄 것도 아닌데”하고... (웃음)

 

<대호> 때부터 CG를 본격적으로 활용해오고 있다. 그런 기술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는지?

 

지금은 일반 영화에도 CG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에서 영화를 찍을 때 로케이션 촬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가령 시대물을 찍는다고 했을 때 20년 전 배경을 찾으려 해도 그것이 쉽지가 않다. 그럴싸한 장소를 찾아도 바로 그 옆에 최첨단 건물이 서 있는 경우가 허다해서 그걸 지우려면 CG를 쓸 수밖에. 그런 상황이 점점 더 늘어날 거라서, 미리미리 준비해두려고 한다. 만드는 쪽 사정이 어렵다 해도 CG티가 팍팍 난다면 관객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몰입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 CG는 시간적, 금전적인 문제만 해결한다면 (할리우드에 비해서) 기술이 딸리지는 않는다. 그런 CG 아티스트들과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성취감도 있다. <대호> 때도 제작비를 감안하면 우리가 만든 호랑이 결과물에 대해서 할리우드 CG팀도 놀라워 했을 정도다.

 

movie_image (3).jpg

 

지금껏 강한 색깔의 장르 영화들을 만들어 왔는데, 앞으로 본인이 추구하고 싶은 영화 세계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특별히 어떤 작품 세계를 추구해야지 하고 만드는 건 아니지만, 내 성향이 작품에 저절로 드러나는 것 같다. 재밌는 영화, 내가 보고 싶은 영화,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계속 하고 싶다. 누가 말리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고 싶다. 나는 할 수 있을 때까지 많은 영화를 찍고 많은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다.

 

<마녀>를 본 관객들이 캐릭터와 액션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감독의 입장에서 관객들이 더 눈여겨 봐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마녀>를 기획, 제작할 때 리스크들에 대해 굉장히 많은 지적을 받았다. 첫 번째로 ‘한국에서 이런 영화는 안 돼’, 두 번째 ‘신인 여배우 안 돼’ 등등. 나름대로 그 리스크들을 극복했다고 생각한다. 재패니메이션 사이를 헤엄치는 느낌이 나고, 할리우드 마블 영화가 떠오를 테지만, 한국적인 상황에 맞춰서 크게 이질적이지 않게 붙여놨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모두가 안 된다고 했던 신인 원탑 주연. 그리고 그 주연을 받쳐주는 신인 배우들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에 공을 들였기 때문에 관객들이 그 지점들을 잘 봐줬으면 좋겠다.

 

그런 시도들이 흥행적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래도 많이 힘들어지겠지. 워너 본사에서 <마녀>에 대해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대박은 아니더라도 손익분기를 넘기고 어느 정도 성과만 있다면 (속편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 (웃음)

 

나는 <마녀> 속편을 꼭 봐야 되는데... (다들 웃음) 신인 배우, 여배우 원톱의 영화가 잘 되어야 지속적으로 이런 영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한국영화계에 여배우가 할 영화가 없다”는 소리만 할 게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 영화 환경이 척박하다. <마녀>는 정말이지 다들 안 된다고 말렸던 프로젝트였다.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실사화한 걸 봐라. 만화 캐릭터가 실제로 뛰어다니면 오버스러워 보인다. 그래서 다 망하지 않았냐”는 얘기도 들었다.

 

그거야 그쪽에서 영화를 깽판쳤기 때문이고. (웃음) <마녀>를 지지하는 입장에서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한국영화계의 다양성 측면에서 중요한 사례가 될 테니까.

 

<마녀>는 한국영화계에선 돌연변이처럼 이질적인 존재일 거다.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이미 여러 번 보는 사람도 있더라.

 

운명의 첫 주말인데 잘 됐으면... (웃음)

 

잠은 잘 오나?

 

인터넷 끊어서 잠은 잘 잔다. (웃음)

 

인터뷰 시간이 50분이라서 너무 짧은 것 같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편할 때 보고 이야기 나누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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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무비 스탭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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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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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막 6일 전07:55
흑흑 속편 너무 기대돼요,, 벌써부터 3편도 빨리 나왔으면 싶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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