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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마카오영화제] '굿바이, 그랜드파!'를 보고

산호주 산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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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영화제에서 일본 영화 <굿바이, 그랜드파!>를 보았다.

 

일본의 신예 감독 모리가키 유키히로의 데뷔작.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통보를 받고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모인 2세와 3세들의 갈등과 화합의 휴먼 코미디 드라마이다. 젊은 여성작가 야마사키 사호코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로, <도쿄 연애사건>의 키시이 유키노가 주연을 맡았다.

 

자연스럽게 이타미 주조의 블랙코미디 <장례식>(1984)이나 임권택의 가족 멜로 <축제>(1996)를 떠올리게 한다. 이틀 동안의 장례식 시기에 모여든 가족들의 갈등과 눈물,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그리고 화합이 주요 플롯이 아니겠는가 하는 예상을 하고 영화를 보기 시작하다보니, 이건 웬걸, 시작부터가 꽤나 쎄다.

 

요시코는 남자친구와 섹스를 하며 심드렁하게 벽 위에 포스터에 눈길을 준다. 인간의 시체를 날짐승들이 뜯어먹고 있는 그림. 절정에 도달할 즈음에 전화가 울린다. 그 전화는 할아버지의 부고를 전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창밖으로 아버지에게 부고를 전하는데, 아뿔싸, 둘은 부모와 함께 사는 집에서 그러고 있었단 말이다.

 

이후 사건 전개는, 각기 사연을 가진 가족 구성원들이 요시코의 집으로 몰려들면서 발생한다. 관광회사에 다니는 요시코는 삶의 의욕이 없고, 도쿄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남동생은 장례식에 꼭 가야 하는지 의문이다. 아버지는 이제 막 실직했고, 할머니는 치매 상태라 아무도 알아보지 못한다. 이혼한 작은 아버지는 부모와 형제를 원망하고, 재수생과 고등학생인 사촌동생들은 재수가 없다. 오랫동안 소식이 끊긴 고모는 페라리를 몰고 온다.

 

한편의 소동극이다. 각자 자기 슬픔에 빠져있으며, 아무도 할아버지를 위해 울지 않는다. 요시코는 그 와중에 섹스 중 부고를 받았다는 죄책감에 빠져들어 무기력하다. 흔한 갈등 구조에다 서로 눈치를 보지 않는 막장스러운 전개.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블랙코미디식 접근 방법을 시도해보지만, 아직 젊은 감독이라 그런지, 버거운 주제인 것 같다.

 

그래도 마카오 관객들은 함께 웃고 울며 영화를 재미있게 받아들인다. 마카오영화제를 찾은 외국영화에 대한 환대일까. 다음 상영작인 한국영화 <하루>가 걸작처럼 느껴졌다.

 

죽음과 삶은 결국 인생사에서 하나로 연결된다는 점, 갈등과 화합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점, 그리고 카르페디엠! 할아버지의 죽음은 슬프지 않았지만 많은 것을 핏줄로 맺어진 가족들에게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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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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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하루가 걸작으로 느껴질 정도라니..^^;
댓글
15:53
17.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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