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일발 극장가... 어쩌면 예정된 것일 수도...
급히 예전 사진을 뒤적거려봅니다. 정말로 망할 코로나라고 욕을 하고 싶어지는 순간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고 기존의 상영을 중단했던 상업 & 독립(예술) 극장들이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항복을 선언한 곳이 보이내요.
KT&G 상상마당이 영화사업(수입/배급)을 포기함과 동시에 지하 4층의 전용관도 영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 영화인들이 입을 모아 #상상마당시네마를지켜주세요 해시테그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족구왕'을 비롯해 기발한 영화들을 배급하고 알렸고 씨네 아이콘 행사도 지속적으로 했던걸 생각하면 정말 힘들었나란 생각이 듭니다. (다른 얘기지만) 상상마당이 최근 부산점을 오픈하며 건물내 극장을 자체 운영하지 않고 CGV에 넘긴 것도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르죠.
CGV는 최근 7개 지점을 휴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얼마전 코로나로 인한 임시휴관을 한 적이 있는데 이건 좀 차원이 달라서 임시가 아닌 폐관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이 중에는 과거 아트하우스 지점이었던 대학로점을 비롯 명동역(시네라이브러리)점도 휴관이 결정되었습니다. 지방의 경우도 아트하우스 지점의 휴관으로 다른지점에서 아트하우스 뱃지 등의 굿즈를 대신 수령가능한 것으로 바꾸었는데 서울 명동역점의 경우 인근 명동점에서 아트하우스 기능을 대신 하는 걸로 정해졌다 합니다. 불과 몇 년전 고 김기영 감독 추모전용 지점으로 2개에서 5개관 모두를 이용하도록 했었는데 의미가 사라지게 되었죠. 거기에 수많은 영화서적이 보관되어 있고 매주 영화관련 강좌나 GV가 가득했던 시네라이브러리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앞날을 내다보지 못한 탓일 수 있습니다. CGV, 메박, 롯시 모두 반경 몇 킬로 혹은 몇 미터 사이를 두고 팀킬도 하는 상황에서 정리가 필요한 지점을 정리 못하다가 이번 코로나 사태로 부랴부랴 정리한 느낌이 강하니깐요.
문제는 이번 상상마당이나 CGV 아트하우스의 폐관 혹은 휴관이 다른 독립 영화나 다양성 영화를 볼 기회가 줄어든다는 우려입니다. 여전히 퐁당퐁당 상영이 있고 몇 몇 영화는 늦은 시간으로 시간표가 밀려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몇 몇 독립 혹은 다양성 극장들은 일부 악덕 수입배급사의 유혹에 넘어가 가짜 상영(시간표에는 표시되어 있고 매진으로 전산 막기)시간표를 올리고 거기서 나온 커미션을 받아먹어서라도 극장수입을 올려야하는 상황입니다.
망할 코로나만 외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극장들은 경쟁력을 키우고 문광부나 영진위는 이들 영세한 극장과 수입 배급사를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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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작년에 터키 투자 1700억대 손해봐놓고도 계속 국내에서 본업으로 만회하면 된다 이러고 있었습니다
근데 본업이 코로나로 가망없음 됐죠.. 결론적으로 터키 투자만 안했어도 이지경까진 안갔다 됐고 말입니다.
포화된 시장의 붕괴인지 재정비를 위한 시간인지는 두고봐야 알 것 같습니다.
기존 극장시스템이 붕괴되면.. 아트하우스 독립영화의 트랜드와 패러다임도 바뀌지않을까싶어요. 기획부터 OTT플랫폼에 맞게끔 적당한 상업성을 띄는 저예산 인디호러&작가주의+서브컬쳐 요소결합된 장르물(애니 포함)계열이 제작되지않을까도싶네요(뇌피셜이지만 내심 기대..ㅎ) 극장수입만으론 코로나시기 이전부터 한계가 있었을테고.. 그런 과정중에 한국형 A24같은 아트하우스 레이블이 등장하면서 코로나 이후에 적절한 제작•홍보•배급지원이 다양히 이뤄진다면, OTT플랫폼을 기반으로 인디영화에서 독창적인 작가의 탄생과 국산 예술영화와 컬트의 유행이 불듯 싶은
오늘 저녁에 그 명동역 영화관에 갈일이 있어서 딱 들어갔는데 분위기도 쏴 하고 발열체크하는 도우미부터 해서 바쁜 와중에 매점 업무 보고 있는 매니저까지 얼굴빛이 다들 흑색이더군요. 말은 상냥하게 하는데 표정은 전혀 감출수가 없는... 그리고 다른 매니저와 매점 뒤에서 심란한지 뭔가를 얘기하고 있는 모습도 보였구요.
뱃지 수령하면서 잠시 쉬는 건지 폐관하고 철거인지 물어보니 아직 미정이라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