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크, 이토록 비난받아야 하는가?
어그로성 제목이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응당 비판받아야 마땅하죠.
다만 최근들어 익무에서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글들이 관크 관련 사설이라는 점에서 오묘한 기분이 들어 글을 씁니다.
영화인이라 자부하기엔 부족하지만 저 역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하드sci fi 를 좋아하는데 아시다시피 한국에선 그다지 인기가 없는 장르죠. 부산지방에 살고있어서 오랜만에 sf영화가 개봉했다 하면 상영관 내리기 전에 서둘러 관람하는 것이 일입니다. 퍼스트맨을 보러 해운대 센텀까지 갔더니 2층짜리 대형상영관에 10 명 남짓이서 앉아서 봤던 기억이 나는군요ㅎㅎ
저는 영화 그 자체를 좋아합니다. 큰 화면에서 느낄 수 있는 영상미, 우퍼의 가슴두드리는 저음, 감독의 개성이 드러나는 편집스타일과 조명 보정 등의 요소를 찾으면서 보곤 합니다. 그렇기에 주로 혼자서 영화관에 가는 편이고 엔딩크리딧도 꼭 다보고 나옵니다. 아마 익무회원님들에겐 이것이 기본소양이겠죠?
그러나 대다수의 관객들에게 영화 영화 그 자체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증가와 국민문화수준의 상승은 영화를 매력적인 유희이자 오락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영화관람은 이제 즐거운 데이트장소로, 친구와 시간 떼우는 곳으로, 온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됐습니다. 불과 20년 전과 비교해 봐도 영화관람객의 수가 상당히 증가했죠.
이렇게 증가한 상당수의 관객에겐 영화 그 자처보다 영화를 본다는 경험이 더욱 소중합니다.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서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죠. 우리가 정말 보고싶은 영화가 있어 영화관을 찾을때(물론 개봉한 영화를 빠짐없이 보시는 익무회원님들도 많으시죠?,)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생겼는데 영화나 보러갈까? 근데 뭐보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영화관을 간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영화 그 자체에 대한 존중이나 태도는 부족하기 마련이죠. 이들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저 역시 혼자 보러가는 영화와 연인과 함께가는 영화의 기준이 다릅니다. 고려할 우선순위가 달라지거든요.
하지만 이들이 잘못하는것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소수의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흥미를 쫒는 다수의 관객층입니다. ㅡ신파극 등 영화의 여러 병폐가 사라지지않는 이유가 그것이지요ㅡ
일부 몰상식한 인물들의 만행은 다수의 관객들에게 피해를 주곤 합니다. 특히 영화 그자체를 사랑하며 바쁜시간 쪼개어 극장으로 가신 익무 회원님들께는 그 피해가 더더욱 뼈저리게 느껴지겠죠. 그들의 행위에 대한 비판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비판의 화살은 그 행위로 돌려져야 합니다. 증오의 배설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판과 비난은 한끗 차이이죠. 영화산업을 지탱하는 것은 아직은 여가활동으로 영화를 보러가는 층입니다. 혹여 제가 일반관객과는 다르다라는 선민사상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자 이런 글을 썼습니다.
존르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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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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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 옆자리 바로 붙여서 예매했다고 관크, 숨 크게 쉬었다고 관크
이런 글 보면서 좀...?? 😅
평소 영화관 잘 안가고 잘 몰라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들 날서지 말고 융통성 발휘하면 좋을 것 같아요
히어로 영화 같이 보는 제 친구도 항상 영화도중에 저거 뭐야? 라면서
이해안될 때마다 말거는 습관이 있습니다. ㅠㅠ
나즈막히 "닥쳐 제발..." 이라고 주의를 줘도 참 안고쳐지더군요... 어떻게든 너만은 갱생시키리라... ㅋㅋㅋ
올초엔 저 못지않은 밀덕인 엄니와 미드웨이 보는데
끊임없이 자신의 지식 자랑을 펼치셔서 정말 초민망한적도....
중간에 앉은 동생에게 "엄마한테 닥치라고 전해줘 제발..." 이라는 불효를 저질렀지만...
이게 참 제 주변만 봐도 자유로운 영혼인 분들이 많아요... ㅠㅠ
엄니의 사촌오빠가 공군 전투기 조종사였다던데...
그래서 그런지 1,2차 세계대전과 전투기에 엄청나게 해박한 지식이....ㅋㅋㅋ
덕분에 제가 밀덕으로 자라났습니다....ㅋㅋㅋㅋ
여튼 관크가 관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은근 많아요...ㅠㅠ
오늘 본 전 최악의 관크를 봤어요.
마스크 자리 잡자 마자 내리고 봉지 부시럭 거리다 혼자 낄낄 거리며 혼잣말 하고....발은 앞 좌석 머리 부분에 올리고...퇴장할 때 마스크 올려 쓰는 건 무슨 경운지...
뭐라고 말도 못해 봤어요... 저런 짓을 종합세트로 하는 사람한테 말해봤자 안 들으니...
타인의 행동이 관크되는 건 상대적이지만 그래도 이런 예민한 시기에 남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봐요.
아이고...우째 그런일이...기분 망치셨겠습니다ㅜㅜ요즘은 특히 더 주의해야하는데
극장이란 공간을 지나치게 성지화(?) 시키시는 분들도 가끔 계시던데 좀 너그러워졌으면 좋겠어요
이제 좀 익무에서 그만 봤으면 하는 주제가 몇개 있어요....
그중 하나가 관크, 그리고 굿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