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리우드-For Your Consideration] DAY12: 그날의 따귀 한대로 난 이혼을 결심했다 《Thappad》

 인도영화 소개 프로그램 For Your Consideration입니다. 

 모든 것이 완벽한 가정, 그러나 어느날 불현듯 날아든 뺨 한대로 시작된 파장이 집안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휘몰아칩니다. 

 오늘은 독특한 이혼사유를 가지고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 영화 《Thappad》를 소개합니다. 

 [한국어판 예고편]

링크가 보이지 않는 경우 아래 주소로 들어오세요

https://tv.kakao.com/v/409118097

INFORMATION

제    목_ 타파드 (Thappad)

감    독_ 아누바브 싱하

출    연_ 탑시 파누, 파바일 굴라티, 디아 미르자, 쿠무드 미쉬라, 라트나 파탁 샤, 기티카 비드야 올리얀

키워드 _ 드라마, 법정, 가족, 부부, 여성, 폭력

러닝타임_ 142분

SYNOPSIS

 암리타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결혼생활을 영유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인 비크람이 공공장소에서 암리타의 따귀를 날리게 되고 암리타는 이를 통해 남편에게 이혼을 신청한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를 비난하기도 하고 말려보기도 하지만 결국 이 문제는 법정까지 가게 되는데

  사회성 짙은 영화로도 대중들의 이목을 이끄는 환상의 콤비

 샤룩 칸 최초 슈퍼 히어로에 도전했던 Sci-Fi 영화 《라 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을 통해 소개되었던 이 영화를 만들었던 아누바브 싱하 감독은 광고업계에서 활약하며 주로 발리우드 상업영화를 만들어왔는데 2018년 테러리스트로 지목된 모슬렘 시부를 변호하는 여성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Mulk》를 시작으로 사회파 감독으로 변모하게 된다. 

"내가 키우고 싶은 목소리가 있어 영화를 만든다“ - 아누바브 싱하

 그는 일전에는 영화의 수익성만을 따졌지만 지금은 창의성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고 말한다. 발리우드에서 뉴웨이브를 이끌었던 영화 동료들의 작품들을 보면서 자신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던 것. 이렇게 선보인 《Mulk》와 《Article 15》는 평단의 호평과 함께 묵직함을 주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도 성공을 거두었다. 이번에는 한 여성의 이혼담을 통해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는 《Thappad》를 선보였다. 

 한 편, 주인공 암리타 역을 맡은 탑시 파누 역시 싱하 감독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남인도인 타밀어와 텔루구어권 지역에서 주로 활동했던 그녀는 2016년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힌디어 영화 《핑크》에서 보여준 연기로 호평을 받고 주목받는다. 

 이후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으면서 상업적인 감각을 갖춘 영화들에 출연하면서 호평받는 연기자로 거듭나는데, 특히 사격왕이 된 시골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그린 《Saand Ki Aankh》는 인도의 명절 시즌 경쟁작들의 틈바구니에서 슬리퍼 히트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탑시는 이 영화로 Filmfare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싱하 감독과는 2018년 영화 《Mulk》를 통해 만났고 탑시는 당시 아누바브에게 ‘가정폭력’에 대한 주제를 다룬 영화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고, 아누바브는 2019년 화제작이었던 《Article 15》를 마치고 나자마자 탑시에게 이 영화 《Thappad》의 각본을 건넸다. 2년 만에 드림팀이 꾸려진 셈이다. 

한 번의 손찌검이 이혼의 사유가 될까

 얼마 전 화제 속에 종영된 ‘부부의 세계’처럼 부부사이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대한 확실한 사유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듯한 주도권 경쟁은 사실 실제 부부생활에선 많이 일어나지 않은 일일 것이다. 반면, 표면적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어딘가 균열이 일어났을법한 그런 부부의 이야기, 하지만 손대면 앞을 장담할 수 없고 모른 척 넘어가면 위태로울 그런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부부는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Thappad》는 이런 겉으론 평온해 보이는 가정을 택했다. 아마 예고편이 끝나고서도 머리를 긁적이며 ‘뭐지?’하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영화 역시 그런 질문을 예측한 듯 이야기는 주인공인 암리타에 국한되지 않고 주변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전달하려 하고 있고 실제로도 몇몇 유명인들로부터 영화에 대한 리액션이 있기도 했다.

 각본가인 므룬마이 라구는 이 영화에서의 ‘따귀 한 대’에 대해서, 극중 암리타의 남편은 폭력적인 성향의 사람도 아니었고 이후 영화 속에서 주인공 암리타를 향한 물리적 폭력은 없었지만 이 이야기가 다소 논쟁이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많은 물리적인 폭력에는 그 시작점이 있으며 영화는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미덕은 단순히 따귀 한 대로 벌어진 이혼 소동극을 보여주고자 하거나 가정폭력의 부당성과 해결책을 훈계적으로 제시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 암리타가 혹은 주변 사람들이 이 영화의 실제 주제인 ‘상호관계의 존중’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가를 관객들이 돌아보도록 영화적으로 긴밀하게 장치를 설정했다는 것이다. 

 암리타 역의 탑시 파누는 영화 속에 너무도 쉽게 표현되는 가정폭력 장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영화가 상영되기 전에 동물 학대에 대한 경고문구는 있는데 왜 사람에겐 없는 거죠?”

 인도의 이야기라 치부하기엔 많은 이들이 보고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는 영화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