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의 기술> 리뷰
'재혼의 기술', 제목만 듣고서는 tv 프로그램 '사랑과 전쟁'이 떠오르기도 하고, 돌싱남녀들의 로맨스 드라마를 그린 점잖고 밋밋한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추측을 했습니다. 심심한 드라마에 임원희 배우의 묵직하면서 재치있는 톤과, 김강현 배우가 조단역으로서 많은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자연스럽게 코믹한 이미지를 더하면 마냥 진지하지만은 않겠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예전 영화 '싸움의 기술'에서 은둔 고수가 주인공의 숨은 재능을 발전시켜주었던 것처럼, 재혼에 성공하는 데에 필요한 스킬들을 전수해주고 그 과정에서 웃음과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상상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투자/배급/제작사 로고/자막이나 타이틀 없이 바로 시작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촬영이나 연출이 저예산 독립영화처럼 어색하고 단순한 부분이 많이 보였는데, 보기에 언짢고 불편하다기보다는 오히려 풋풋하게 다가왔습니다. 이야기는 관람 전에 추측했던 재혼에 필요한 여러가지 스킬을 나열하고 설명하는 단계적인 형식이 아니라, 일반적인 로맨스 드라마와 같이 시간의 흐름에 따른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현수'(김강현)가 시나리오 작업을 위한 자료 조사 차 선배 '경호'(임원희)가 있는 강릉으로 오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경호'의 사랑이 발전하게 되고 끝내 재혼에 성공하게 되는 결말을 맞이하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큰 흐름으로 볼 때 재혼에 필요한 기술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보다는 '경호'가 자연스러운 만남을 할 수 있도록 '현수'가 도와준 것이 간접적인 기술로서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임원희 배우가 연기한 '경호'는 과묵하고 묵직하면서도 은근히 챙겨주는,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속은 매우 자상한 캐릭터인데, 배우의 톤과 성향이 잘 맞는다고 느껴졌습니다. 김강현 배우가 연기한 '현수'는 철없고 가벼운 성향인데, 전체적으로 등장인물들이 무난하고 심심한 느낌이 있어서 더 얄밉고 능청스러웠으면 재미가 증폭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이번 영화가 첫 주연이라고 하는 박해빛나 배우 역시 매우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었기에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기도 하였습니다. 카메오로 이상민 님도 출연하셨는데, 예능에서 웃픈 웃음코드로 자주 보여주었던 이혼남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이용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의 내용에 걸맞는 카메오로서, 매우 재치있는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체적으로 대부분의 연기 호흡이 짧아서 처음에는 살짝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지만, 나름의 코미디가 잘 표현되어서 관객들도 꽤 자주 웃음이 터졌습니다. 바다에서 서핑하는 한 장면 말고는 강릉이라는 지역의 특색이 느껴지지는 않아서, 지역적 배경을 이용하여 아름다운 영상미를 더 두드러지게 보여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영화 속에 단편 영화가 한 편 나오는데, 가장 웃음이 오래 터졌던 장면이었고, 후반부의 임팩트 있는 코미디 장면 역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면서도 크게 빵터지는 장면이었습니다. 가볍게 편하게 보기에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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