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세종, 1446] 백성의 마음길을 따르소서
'백성의 마음길을 따르소서'
- 뮤지컬 '세종, 1446' 관극 후기 -
- 공연일시 : 2019년 10월 19일 토요일 오후 6시 30분 (165분)
- 공연장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 출연 : 정상윤(세종 이도), 정연(소현왕후),황민수(양녕, 장영실), 장지후(전해운), 김주호(태종), 김준우(운검)
뮤지컬 <세종, 1446>은 우리 역사 상 최고의 치세로 어마어마한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다.
상왕 태종의 수렴청정, 개국공신 사대부의 견제, 고려 부활 세력 등 2중 3중의 압박 속에서 이도가 군왕으로 자리 매김하는 과정의 1부와 왕권을 공고히 한 세종이 자신이 뜻한 정치를 펼치는 2부로 구성된 <세종, 1446>은 위인극, 역사물이 가진 무게감 속에서도 역사적 사실에 극적 상상력을 더함으로써 서사의 재미를 높였다.
특히, 아버지 태종과의 갈등과 알력, 아내 소현왕후와의 드라마틱한 러브스토리, 장영실과의 군신간 애정과 우정이 돋보인다.
반면 일대기적 구성이 가진 한계는 어쩔 수 없다. 빠른 전개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권력쟁투의 1부와 달리 느슨한 전개를 보여 주는 본격적인 세종 치세기의 2부는 다소 지루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적 고뇌 속에서도 이타적 애민의 마음을 결코 놓치 않는 거의 성인에 가까운 세종의 극 중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화려함 대신 단순함이 주는 아름다움을 선택한 무대, 장중한 음악의 완성도가 빼어나다.
배우들의 퍼포먼스 역시 훌륭하다.
세종 역의 정상윤 배우는 인생 연기를 갱신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석규가 보여 준 혁신적 세종 이후 이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상당한 도전이 되어 버렸는데, 정상윤은 한석규 이전 전통적인 세종대왕 상을 베이스로 하면서도 다채로운 변주를 시도하여 입체적인 인물로 구현해냈다.
정연 배우의 소현왕후는 배우에 대한 개인적 애정을 더하여 안타까움과 흐뭇함으로 바라 볼 수 있었고, 김주호의 태종이 주는 위압감은 대단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앙상블의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역동적인 군무와 격렬한 검투, 메인 배우들 못지 않은 가창은 뜨거운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