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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베킨세일, 남극에 가다

케이트 베킨세일은 좀 독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언더월드> 같은 영화를 생각해보면, 액션영화에 어울리는 스타일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느낌을 가졌었다. 섹시하다고 말하기에는 창백하고 어딘가 가냘프게 보이지만 나름대로 터프한 액션을 소화해냈다. <화이트아웃>이라는 영화를 보러 가면서 사실 이 영화의 감독인 도미닉 세나에게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의 전작 <스워드 피쉬>를 본 기억은 나지만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그래도 케이트 베킨세일이 남극에서 고군분투하는 영화라니 가서 보기로 했다.

영화의 시작은 1950년대에 러시아 수송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상자를 운반하던 그 비행기는 그 안에 타고 있던 러시안들끼리의 총격전으로 인해 추락하고 만다. 그리고 약 50여년이 지나 남극의 기지가 화면에 들어온다. 캐리(케이트 베킨세일)는 그곳에서 근무하는 미 연방보안관이다. 그녀는 등장하자마자 자기 방으로 들어가 샤워를 한다. 카메라는 하얀 속옷을 입는 그녀를 보여주고 샤워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답게 그저 멀리서 샤워를 하고 있는 실루엣만 보인다.

이 장면을 보면서 좀 웃긴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케이트 베킨세일은 영화 내내 그녀의 몸매를 관객에게 보여줄 여유가 없다. 남극의 그 추위 때문에 두꺼운 파카를 입고 얼굴엔 김이 서린 고글을 쓰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팬서비스 차원에서 영화의 시작 부분에 샤워 장면이 들어간 것이다. 도미닉 세나의 그 서비스 정신에 감사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야말로 할리우드적인 유치함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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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스릴러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전형적인 할리우드적 스릴러 플롯에 따라 진행된다. 얼음과 눈뿐인 벌판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이제 연방보안관의 수사가 시작될 차례다. 그녀는 러시아 연구기지에 갔다가 괴한에게 죽을 뻔 한다. 그리고 계속 시체가 발견된다. 게다가 유엔에서 파견된 조사관이란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돕겠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추락한 비행기의 잔해를 발견한다. 그런데 비행기에 있던 상자 안의 물건들은 사라졌다.

이제 대충 영화가 어떤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미모의 주인공 연방보안관은 왜 그런 추운 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을까? 역시 마이애미에서 근무할 때의 어떤 사건이 그녀에게는 트라우마처럼 남겨져 있다. 하긴 그런 사연도 없다면 어떻게 주인공을 할 것인가? 과연 그녀에게 달려든 괴한은 누구일까? 왜 발견되는 시체들은 검게 타버린 것일까? 대체 그 비행기에 있던 물건은 무엇일까? 방사능 물질이 담긴 무기 재료인가? 유엔에서 나왔다는 그 남자는 믿을 수 있는가? 뭐 이런 질문들을 풀어내는 과정이 나오지만, 별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한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전개가 뻔히 짐작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적인 스릴러의 특징이라면 무엇을 지적할 수 있을까? 범인은 항상 주인공 주변인물이라는 것이다. 주인공과 아주 친한 인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영화도 그 클리셰를 그대로 답습한다. 하긴 도미닉 세나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 제작자들 이름 가운데에는 조엘 실버도 들어 있다. 케이트 베킨세일은 그 추운 상황에서 괴한과 싸우는 장면을 찍느라 고생은 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을 것이다. 이 영화가 한국에 수입이 될지 안 될지 알 수 없지만, 수입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아주 아쉬워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국내 개봉일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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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트림무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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