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벨기에 영화로는 처음으로 독립 영화 제작 형태를 띤 작품으로 기록되고 있는 [레비드 그래이니]는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벨기에 영화 제작 역사에 있어 그 중요성을 가진 작품이다. 국가 영화 지원 시스템 아래 제작이 준비되다가 국가에서 영화의 제작 지원을 거부함으로써 트로마 영화사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이 영화는 고어 장면들과 코믹, 그리고 역시 주류 영화에서 금기된 장면들로 치장된 영화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시골의 대 저택에 살고 있는 엘리자베스와 빅토리아는 레밍턴 집안의 최 고령자 자매로 두 자매가 보유하고 있는 엄청난 양의 부는 많은 친척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두 할머니 자매들은 일가 친척을 모두 모아 자신들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있는데, 두 사람의 생일 파티에 초대 받은 친척들은 그들에게 잘 보여서 돈을 뜯어낼 궁리만 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를 험담하여 자신들을 돋보이게 할 궁리만을 하고 있고, 이미 집안에서 축출한 악마주의자 크리스토퍼는 이들의 이런 음모에 가장 먼저 희생당한 사람이였다. 하지만 크리스토퍼는 자신을 매장한 친척들과 할머니들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생일날 할머니들에게 저주가 담긴 선물을 보낸다. 결국 생일 파티장에서 크리스토퍼의 선물을 열어본 엘리자베스와 빅토리아는 악마의 주술에 영향으로 미치광이 살인자로 변해 파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을 살해 하기 시작하는데…
우선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트로마 영화사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 가지 잘못된 관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우선, 트로마 영화사가 독립 영화를 지원하고 그들의 배급을 도와 준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의 영화 발매가 언제나 무 삭제로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국내 발매된 많은 트로마 영화들이 검열의 가위질 아래 무참하게 삭제되어 나온 것이 사실이고 트로마 영화들이 많은 고어 장면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영화에 한해서는 트로마사 역시 엄청난 양의 삭제를 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지로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생각보다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영화의 장면들이 뚝뚝 끊어지는 느낌이 많이 드는데 이런 것이 편집의 실수가 아닌 삭제로 인한 것임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영화는 코믹과 고어를 결합하여 제작된 스플래터 영화의 형식을 따르고 있고, 많은 피와 고어로 치장된 작품이다. 생일 파티장에서 괴물로 변해 친척들을 모두 살해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상당한 수준의 고어를 보여주고 있고, 등장 인물들의 멍청한 대응과 말도 안되는 설정은 관객을 폭소로 이끌도록 유도한다. 많은 장면들은 람베르토 바바의 [데몬스]에서 영향을 받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고어와 폭력의 과장은 무섭다기 보단 우습다는 느낌을 전한다. 하지만 이런 장면들이 생각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삭제로 인한 것과 영화의 완성도에 따른 문제로 인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트로마에서 조차 삭제를 할 수준의 고어라 하여 미국에서 한때 화제가 된 영화이기도 하였고, 일부 사이트들에 의해 최고의 고어 영화라 불리기도 하였지만, 현실감 있는 고어 효과를 바라는 것은 어렵다. 일단 저 예산으로 만들어진 싸구려 고어 효과는 상당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지만 전체적인 영화의 완성도는 그다지 높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피와 고어를 보여주는 작품이고 나름대로 코믹과 폭력을 연결하는 연출도 눈에 띄는 작품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생각 보다 지루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연기와 많은 부분에서 헛점이 발견되고 영화 자체의 구성이 심하게 덜컹 거리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도 하나의 약점이 될 듯. 하지만 고어 영화를 즐기거나 내러티브와 상관 없이 마구 달리는 영화에 숙련된 감상자라면 한번쯤 감상해서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1. 1990년 국제 환타지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2. 1999년 트로마사는 이 영화의 DVD 버전을 발표했다(편집 버전). 일본과 유럽지역에선 무 삭제 버전으로 DVD가 발매 되었다. 비디오 버전으로는 불어 판본으로 출시된 캐나다 발매 버전이 무삭제로 알려져 있다.
3. 이 영화의 총 예산은 약 15만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