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우드] IMDB 바텀 100 순위가 바뀌다 - 나는 망작이 아닙니다
혹시 IMDB Bottom 100을 아시나요?
미국의 유명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인 IMDB에서 투표자로부터 최하 점수를 받은 최악의 영화 100편을 정리해 놓은 차트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우베 볼 감독의 ‘하우스 오브 데드’나 패리스 힐튼의 ‘The Hottie & the Nottie’ 같은 영화들이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지요.
그런데 최근 그 순위가 바뀌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인도영화 ‘Gunday’가 되었습니다. ‘옴 샨티 옴’의 여배우 디피카 파두콘의 새 남자친구이자 최근 그녀와 함께 ‘람 릴라’ 등의 영화로 완전히 뜬 배우인 란비르 싱과 신예 아르준 카푸르, 그리고 미스 월드 출신의 발리우드 대표 미녀스타 프리얀카 초프라가 주연을 맡고 있지요.
영화는 첫 주에 70 Crores, 우리 돈으로 121억의 수익을 거두며 흥행에 호조를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이 영화가 갑자기 Bottom 100에 1위를 차지한 것일까요? 혹시 영화를 보고 온 관객들이 분노해서 일제히 컴맹들까지 인터넷을 배워 혹평에 일조한 것일까요?
의혹 1. 비평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이 영화가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Rediff의 독설가 라자 센은 형편없는 영화라고 혹평을 했고 Indian Express의 Shubhra Gupta는 많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베껴왔다고 비판을 가했지만 다른 평론가들은 볼만 한 영화다 혹은 범작이다 정도로 평가를 내렸습니다.
12명의 평단으로부터 5점 만점에 2점대 수준을 받았으니 좋은 영화라고는 볼 수 없더라도 망작까지는 아닌 셈입니다. 그런데 왜 이 영화는 최악의 영화로 평가받게 되었을까요?
의혹 2. 비정상적인 투표자 수
아마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인도영화는 ‘세 얼간이’일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개봉되어 관객들을 만족시킨 영화이죠, 10만 명이 넘는 투표자들이 평균 8.5점을 주어 현재 IMDB 탑 250에 126위에 올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10만명의 관객을 모으기까지는 지금까지 4년 남짓한 시간이 걸렸고 그조차도 세계적으로 이 영화가 소개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죠.
일반적으로 인도영화로서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는 영화는 부천국제영화제 상영작이었던 ‘한 번 뿐인 내 인생(Zindagi Na Milegi Dobara)’ 이 영화 역시 많은 국가에 소개되었음에도 지금까지 이만 오천여명이 평균 8.0의 점수를 주었습니다.
그나마 더 최근작인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인 ‘바르피!’ 역시 삼만 이천명 투표에 8.3을 주었습니다. 2012년 영화라는 점 치고 반응이 빨랐던 편이기는 하지만 ‘바르피!’ 역시 터키나 홍콩같은 비 발리우드 권역의 국가에 소개되고 나서야 크게 주목 받을 수 있었지요.
그런데 이에 비해 인지도도 낮고 다른 발리우드 권역 외엔 다른 나라엔 소개되지 않은 ‘Gunday’는 지금인 2014년 3월 8일을 기준으로 봤을 때 개봉된 지 겨우 4주차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사만 이천명의 투표자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정도이면 영화가 순수하지 못한 의도로 음해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혹 3. 누가 이 영화를 음해하는가?
2011년 영화 ‘내 이름은 칸’이 인도에 개봉하던 때 영화는 IMDB 점수 4점대까지 추락하게 됩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샤룩 칸의 안티들과 당시 샤룩 칸을 비판하던 극단주의자들 세력이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듭니다. 물론 지금은 7점대까지 올라가기는 했지요.
정말 영화가 망작이 아니라면 분명 이 영화에 정치적인 혹은 사회적인 문제가 얽혀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합니다. 물론 주연배우인 란비르 싱이나 프리얀카 초프라에게도 안티들은 있지만 IMDB에 사만 명이나 동원 될 정도로 극성이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원인은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 ‘Gunday’는 방글라데시의 독립에 대한 정보를 왜곡했다고 합니다. 영화의 초반부에 사건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영화에서는 ‘방글라데시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을 통해 생겨났다’는 식으로 묘사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하네요.
실제로 방글라데시는 파키스탄 내에서 벵골 자치 운동을 벌였고 1971년 파키스탄군과 벵골 자유 투사들 간의 전쟁을 통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인도 역시 중국처럼 과거의 넓은 땅덩어리에 대한 욕심이 많기는 합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힌두와 무슬림의 갈등과 같이 종교적인 갈등이 내부에 있기 때문에 단지 소수 민족의 통합이라는 과제가 있는 중국 수준으로 통합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있는 자들이 더하다고 대국(大國)들은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지만 더 많은 영토를 손에 넣고 싶어 하지요.
영화 ‘Gunday’에 직접적으로 그런 야욕적인 모습이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과거 자신의 땅이었던 이웃나라의 역사를 몰인정함으로서 적어도 방글라데시 사람들, 크게는 바른 역사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분노를 사기에는 충분했다고 봅니다.
IMDB 관객 평가중 영화 'Gunday'에 대한 평가들. 물론 이것 말고도 더 있다.
어쩌면 영화의 완성도보다는 외적 재난으로 일어난 해프닝이기는 하지만 이 사태가 시사해 주는 바는 꽤 크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행복지수는 1위인 가난한 나라라고 알고 있는 방글라데시라는 나라에 대해 관심을 환기할 만한 사건은 아니었나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안타깝게 영화의 흥행은 기뻐하면서 이런 역사 왜곡에 대해서는 한마디의 사과도 없는 야쉬 라즈 측의 태도가 인도영화 팬으로서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raSpberRy
추천인 2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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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방글라데시 사람들의 피와 노력이 있었고 영화에서 어떻게 묘사된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걸 다 잘라 먹었으니 분통이 터졌을만도 합니다.
호 방글라데시도 그런가요
파키스탄과 인도 사이만 안좋은줄 알았는데..
인도 영화는 내이름은 칸 정도만 봐서 그뒤 보았더니 거의 망~~이라 대부분 여배우에 혹해서 봐서 그런지 ㅎㅎ
세얼간이 한번 꼭 봐야겠네요
어떤 영화를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할리우드에 못지 않게 영화를 많이 찍는 나라인 만큼 망~ 영화도 많죠
전 그래서 전문가 평가가 좋은 영화들만 골라 보는데 요즘은 그런 영화들 중에서도 추천할 만한 게 많아져서 좋더라고요.
인도에서 힌두교도와 치고박다 무슬림들이 단체로 떨어져 나가 만든 게 파키스탄이고 그 파키스탄에서 떨어져 나간 게 방글라데시니 그렇게 좋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얼마 전 방글라데시 영화 '텔레비전'을 보니 방글라데시 젊은이들은 역시나 인도의 발리우드 영화를 좋아하더라고요. ^^
호..이런 이유가 있었다니..
감독의 태도는 문제가 있네요...
단기간에 4만명이라..의심이 가기는 하네요.제가 세계사 배울땐 방글라데시가 세계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였는데,
지금도 그런가.
그놈의 행복지수 1위라는 인지도 때문에 더 못사는 나라가 있음에도 아직도 못사는 나라 1위라는 타이틀을 얻은건 좀 억울할 겁니다.
인도가 종교 정치 때문에 살벌하다고 하던데..
영화에도 영향을 미치나 보네요.
영화에서 인도인과 파키스탄인의 사랑 이런 이야기는 영화만의 얘기일지도 모르고요.
물론 극우주의자같이 강성인 사람들도 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급은 아닌 것 같아요.
아닌가? 우리랑 북한보다는 더 무섭다고 해야 하나? 카슈미르 지역은 아직도 위험 천만하다고 하네요.
인도영화는 그렇게 많이 보진 않지만... 역시 정치적인 이유가 섞이면 평점이 엉망진창이 되는군요. 라즈베리님은 인도쪽에 거주해서 인도영화에 관심이 많으신건가요?? 발리우드 쪽 관심이 지대해보이십니다 ^^
계기는 딱히 없습니다. 그냥 어느 순간 꽃혔지요.
사실 인도에서 정치 얘기를 다룬 영화는 많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쉬쉬하는 수준이 아니고 대놓고 만들 정도예요.
카슈미르를 배경으로한 테러범들이 나오는 영화나 하다못해 인도-파키스탄 운동경기 얘기는 너무 많이 나왔죠.
하지만 이번 건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달까요.
궁금하면 나중에 제가 인도영화 개봉때마다 하는 맛살라 톡에 참여해 보시는것도... ^^
방글라데시 국민들에게는 아주 원수같은 영화겠군요. ㅎㄷㄷㄷㄷ
잘 모르는 역사였는데, 재밌는 정보 알아가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