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스포일러) 공포 영화 몇 개 리뷰
펄: 고전 공포영화의 형식을 충실히 따른 멋진 작품입니다. 사실 분류는 호러고 고어나 징그러운 장면이 좀 있긴 해도 전체적으로는 크게 무섭진 않았고, 되려 펄의 망상에 대한 일침이 더 소름끼칠 정도였습니다.
주인공이 비슷한 류인 <코미디의 왕>이 생각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재밌었으며, 그 외에도 미아 고스의 신들린 연기가 매우 돋보입니다. 본편의 공포도보다 마지막 스탭롤 올라갈 때 짓는 그 기괴한 웃는듯 우는듯한 표정의 공포도가 더 높을 정도였네요.
전작이자 시간상으로는 훨씬 이후인 X는 VOD조차 안 나왔다니 좀 아쉽습니다. 물론 x를 안 보고 펄만 봐도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단독작품으로서의 완성도는 꽤 있는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안타까울 따름.
스마일: 일단 소재나 각본은 딱히 특출나진 않습니다. 할리우드에서 이미 리메이크된 적 있는 링이나 그루지(주온)를 그냥 메인 귀신(?)이나 저주의 방식만 바꿔놓으면 이 영화입니다.
가족에 대한 트라우마를 지닌 주인공, 이유 없이 걍 다 죽이는 악한 존재, 사건을 해결하는 거처럼 보이다 뒤통수 등등... 전부 어느정도 공포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꽤나 뻔하디 뻔한 클리셰입니다. 덕분에 스토리나 점프스케어가 나올 지점들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되어서 펄을 볼 때랑 마찬가지로 큰 공포는 못 느꼈습니다.
그러나 점프 스케어의 꽤나 독특한 방식들이나(특히 헤드폰 씬이나 차 유리 씬), 믿어주는 사람이 없다보니 혼자서 무너지는 주인공을 잘 표현하는 서늘한 연출들은 꽤나 취향저격이었습니다. 2편도 제작중이라는데 뜬금없는 가족애로 극복이라는 삼천포는 제발 없길 기원 중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