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그래도 살아야지 <고질라 마이너스원> 후기
스필버그 감독님이 3번이나 보시고 걸작이라는 대호평을 내리셨고
놀란 감독님이 보시고 너무나 훌륭한 영화이며 화답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호평을 내리시고
아카데미에서 시각효과상까지 받으며 아시아권 영화계에 여러모로 의미있는 발자취를 남긴 영화이지만
전쟁 직후의 일본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카미카제 특공대원 출신이라는 설정 덕분에 국내에선 여러모로 불편할 수밖에 없는 시각을 내포하여 개봉이 불투명한 문제작
<고질라 마이너스 원>
얼마 전 일본 아마존 프라임에 풀리게 되서 현재로선 국내에선 VPN으로 우회해야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미래에선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르겠네요
결국 <반딧불의 묘>도 개봉했잖아요?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2차대전 당시 카미카제 특공대원이었던 시키시마 코이치는 살고 싶었기에 자신의 비행기에 문제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카미카제 공격을 하지 않습니다
오오도 섬에서 대기중인 코이치는 갑작스러운 괴생물체가 나타나 부대원들을 학살하지만 살고 싶었기에 그저 관망만 합니다
전쟁 직후 집으로 돌아온 코이치에겐 절망만 가득합니다
도쿄 대공습으로 부모님은 사망했고, 집도 무너졌고, 비겁하게 혼자서 살아돌아왔다며 이웃에게 경멸받습니다
영화의 역사관을 먼저 살펴보자면 우익적 메시지에 함유된 구 일본군의 군국주의를 옹호하는 사상은 없습니다
일본의 패망은 자국의 자승자박이라는 메시지가 오히려 강합니다
카미카제로 자폭했어야 할 코이치는 살고 싶었기에 자폭하지 않았고 일본군이 학살당하는 걸 관망만 했고 자신이 관망만 했던 겁쟁이라는 죄책감에 끊임없이 고통스러워합니다
이 부분이 조금 의외였는데 일본의 군국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카미카제 특공대원들이 국가를 위해 일종의 희생을 한 고결한 자들이라 말하지만
영화는 의외로 전체적으로 희생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전합니다
어떻게 되던간에 사람의 목숨은 무거운 것이며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합니다
이는 영화의 클라이맥스로 향하면서 더욱 직설적으로 전달됩니다
주인공 코이치는 끊임없이 고통받습니다
사람이 죽는 것을 관망만 하고 도망친 본인에 대한 죄책감에 정신도 피폐해지고 PTSD에 시달립니다
코이치가 카미카제를 거부한 건 잘못이 아닙니다
살고 싶은건 그건 오히려 당연한 것을 넘어 올바른 것이고 희생을 강요하는 구 일본 자체가 문제입니다
괴수물로 보자면 최근에 본 괴수물 가운데 정말 반가운 정통 괴수물입니다
어딘가 나사 빠진 듯한 캐릭터가 신나는 음악을 틀어대면서 일하는 장면도 없고, 무거운 분위기를 갑자기 전환시키는 개그캐릭터도 없고, 괴수에게 맞서는 다른 괴수도 없습니다
그저 하나의 괴수에게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간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최근 괴수영화로서 제일 무거운 분위기를 가집니다
단 한 컷의 개그성 장면도 없어요
최근 가벼운 분위기를 이어가던 몬스터버스와는 정반대로 무겁고 암울한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다만 마지막에 좀 많이 깨는 장면이 있는데 문화차이라고 해도 이건 좀 많이 유치하고 짜치지 않았나 싶네요...
그리고 일본 특유의 연기톤은 문화차이라서 별로 말하고 싶지 않긴 하지만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것도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 특유의 말할때마다 고개 끄덕이는 일본의 말하기 문화 있잖아요
그리고 중간에 개연성을 좀 무시한 장면이 있습니다...
영화의 전개를 위해서라지만 너무 대놓고 무시한게 아닌가 싶어요...
다만 오랜만에 본 즐거운 정통 괴수영화이기에 귀엽게 봐줄 수 있지만 그래도 보다 더 설득력있었으면 했네요...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8점입니다
작성자 한줄평
"죄책감이 너를 괴롭힐지언정, 너를 단죄할 괴수가 왔을지언정, 인간의 목숨이란 무거운 것이기에 너는 살아야 한다."
스누P
추천인 7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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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상 받을만한 영화였나봐요.
근데 무엇보다 연출이 굉장히 뛰어났어요
자막 자체가 없습니다...
찾아보니 비공식 한글자막을 누가 만들긴 했더군요
리뷰 잘 봤습니다. 저도 한번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