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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문제인데 팬들이 더 문제가 되는 희한한 영화 <테넷> 후기

스누P
11898 4 8

다운로드 (4).jpeg

 

 

간만에 이 영화를 다시 봤습니다

놀란 감독의 커리어에 여러가지 의미로 업적을 남기게 된 영화이기도 하죠

놀란 감독 스스로가 야심작이라고 말한 것도 그렇지만 가장 큰 업적이라면 이 영화가 놀란 감독이 만든 작품 중 유일하게 흥행에 실패한 작품이라는 것이겠죠

 

 

전 이 영화를 극장에서 봤고 당시엔 혹평을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이 영화를 다시 봤고 그냥 영화를 중간부터 그만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의미없는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몇년 전 극장에서 나왔을때 느꼈던 감정이 지금도 변함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으니까요

 

 

 

100951_327950_2359.jpg

 

CIA 요원이었던 주도자는 극장 내부에서 벌어진 테러를 막으려다 희생하며 죽은 줄 알았으나 비밀기관에게 채용되면서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습니다

 

그 임무는 시간을 거스르는 기술 인버전을 이용하여 세계3차대전급의 재앙을 일으키려는 테러리스트를 막아야 하는 임무입니다

 

영화는 이렇게 간단한 플롯으로 시작합니다

주도자는 그 뒤로 첩보활동을 하면서 파트너인 닐을 만나게 되고 빌런측 쫄따구들과 싸우고... 싸우고... 작전을 펼치다가 싸우고... 뭔 일인지 모르겠는데 뭔 닐이 다 아는 듯이 말하니까 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고개는 끄덕여야 할 것 같고

 

근데 재미는 확실히 있어요

붕쯔붕쯔 거리는 염력 액션이라 놀림받던 놀란 영화인데도 본작의 액션장면의 합은 놀랄만큼 박력이 넘칩니다

주방에서의 격투장면에서 한 번 놀라고 역방향 상태로 정방향 주인공과 싸우는 격투장면은 불가능이라 생각했던 장면이 현실화 된 것마냥 감탄을 금치 못해요

 

영화가 느끼라고 한 것이 이런 화려한 액션일 겁니다

 

1598366165697.jpg

 

사실 스토리가 불친절하다는 건 커다란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영화도 이를 인지하듯이 이해하지 말고 그냥 느끼라고 재차 강조하죠

근데 이는 오히려 저에게 있어 기만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 내용 안 보고 그냥 휘황찬란한 영상과 액션 느끼려고 했으면 이 영화 말고 OTT에 올라오는 B급 영화나 잭 스나이더 감독님 영화 보러갔겠죠

 

더군다나 영화 내용 이해 못하면 주인공은 쟤네랑 왜 싸우는지 모르겠는데 그 말이 정녕 맞는 말인지 의구심도 듭니다

내용은 있지만 별 상관없이 영상만 즐기고 싶은건 내용이 별 상관없는 액션영화와 야동뿐입니다

근데 이 영화는 내용이 별 상관없어 보이진 않는데요?

 

제가 머리가 나빠서 영화 내용을 따라가기 힘든 것도 있지만 영화는 중간부터 인버전했음을 건너뛰거나, 어느 사람이 인버전하다가 온 사람임을 나중에 밝히는 등 어렵게 꼬는 것도 한몫합니다

 

여러번 봐야 이해되는 영화라고요?

극장에서 봐야하는 영화를 여러번 봐야할 정도로 우리가 그렇게 여유 넘치는 삶을 살았던가요?

여러번 곱씹어야 하는 영화도 아니고, 여러번 봐야 더 재밌는 영화도 아니고, 여러번 봐야 이해가 되는 영화라고요??

 

hq720 (1).jpg

 

그것과는 별개로 영화에서의 캐릭터 활용법은 가히 최악이었어요

이 영화는 배배 꼬아놓은 시간선을 설명하면서 캐릭터를 도구에 불과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주도자는 처음 오페라 장면에서 자기희생적 타입임을 보여주지만 여주인공 캣을 도와주는 전개는 단순히 책임을 진다거나 하는걸 넘어서 왜 저렇게 집착하지? 하는 수준까지 갑니다

 

특히나 이 영화의 메인 빌런 사토르의 포스는 놀란 감독 작품에 한하지 않고 지금껏 봐왔던 빌런 캐릭터들 가운데에서도 한없이 떨어집니다

나름대로 주인공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엄청난 재해를 계획하는 빌런인데도 최후까지 보면 이 영화는 애초에 악당을 그냥 허수아비로 내세운 영화가 아닌가 싶을 정도에요

 

결말도 너무 싱거워서 여운이 느껴질 틈도 없습니다

 

 

maxresdefault (9).jpg

 

하지만 모든 걸 다 차치하고 제일 내세우고 싶은 문제점은 바로 관객들입니다

정말 희한하게도 이 영화는 관객들이 평가를 다 깎아먹어요

관객이 아니었다면 그럭저럭 액션은 화려한 놀란 감독의 또 다른 어려운 영화로서 평작 수준은 되었을 겁니다

 

예전에 어느곳에서 제가 이 영화를 혹평하니까 다들 영화 볼 줄 모르네... 내용 이해를 못했네... 거기서 있던 애가 그 캐릭터인 거 모르는 거 같다... 오히려 그래서 영화가 더 명작 아니냐... 아주 그냥 물어뜯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아니 저기요 당신네들이 저한테 그렇게 정황하게 설명하면 제가 영화를 다시 보고 최면어플이 등장하는 에로망가마냥 오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것 같나요?

이해를 못했다고요?

아니 이해를 했는데도 그렇게 느껴졌다니까요?

거기에 있던 애가 걔인 것도 처음 볼때부터 이해했고, 주도자가 원래 남을 위해서 총알도 대신 맞을만큼 자기희생이 강한 캐릭터라는 것도 알고, 그 건물이 무너지는 것도 인버전한 로켓탄과 정방향 로켓탄이 서로 교차하니까 그렇게 무너지는 것도 이해했습니다

그런데도 여러분들은 그렇게 느꼈는데 왜 저는 그걸 못 느끼냐고요?

글쎄요 어쩌면 제가 냉혈한이라 그런 걸 수도 있고 영화가 장황하게 설명하는 내용을 이해하려고 애쓰느라 캐릭터에 신경쓸 겨를이 없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영화 두 편 혹평했으면 살인예고장도 날아왔겠어요 아주

옛날 CIA가 MK울트라를 연구할 때 이 영화에 대한 사례를 넣어두면 그 연구가 성공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영화가 잘 만든 영화냐 못 만든 영화냐는 판단하기 불가능합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누군가는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글썽이며 진한 여운을 느끼는 반면 누군가는 시큰둥하게 되며 극강의 호불호를 형성했으니 말이죠

 

적어도 저에겐 명작은 아닐뿐더러 일말의 여운도 느껴지지 못한 영화입니다

놀란 감독의 만듦새에도 문제가 없진 않지만 극성 팬들의 항의가 오히려 영화의 평을 깎아먹는 희한한 영화입니다

 

 

제 점수는 10점 만점에 4점입니다

 

작성자 한줄평

"시각적 쾌감, 지적인 고통"

스누P
7 Lv. 4630/5760P

개구리, 달팽이, 그리고 강아지의 꼬리.

남자아이는 그런 것으로 만들어져 있지.

 

설탕, 향신료, 그리고 귀엽고 깜찍한 것들.

여자아이는 그런 것으로 만들어져 있어.

 

"아! 남자아이는 애완동물로 삼고 여자아이는 먹어치우란 소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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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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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보는 사람과 안 맞으면 어쩔 수 없는 거지.. 혹평했다고 그걸 가지고 트집 잡는 사람들이 문제네요.

20:12
24.04.24.
profile image 2등
저와 감상이 비슷하시네요^^
저도 그냥 이해 포기하고 인버전 나오는 007영화라고 생각하니 속편하더라구요.^^
20:52
24.04.24.
profile image 3등
복잡하긴 해도 어려운 영화는 아니었죠.
물론 이런 식의 플롯 스턴트에 익숙하지 않으면 재관람이라도 해야 이야기를 온전히 쫓아갈 수 있겠지만..
중요한 건 놀란은 적어도 논리적 정합성을 갖춘 이야기를 충분히 공정하게 풀어냈다는 거죠.

한 번 보고 이해했다고 우월감 가질 영화도 아니고 당연히 이해 못한 다른 사람 까내리는 건 우스운 짓 맞아요.
반대로 본인 이해하기 귀찮거나 어렵다고 영화를 잘못 만들었다 까내리는 것도 우스운 일이긴 마찬가지고요.

이 영화의 묘미는 놀란이 늘 그래왔듯이 영화의 형식과 주제가 온전히 프랙털을 이루는 순간을 맞이할 때의 감동이겠죠.
이게 와닿지 않으면 그저 무의미하게 꼬아놓은 플롯의 덩어리니 감동도 없는 게 당연할 지도요.
21:07
24.04.24.
스누P 작성자
클랜시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 다들 플롯의 어려움만 언급하는데 제가 볼때 이 영화는 플롯의 어려움을 통해 단순한 캐릭터 구성을 감추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어쩌면 처음 볼때 가장 많은 점수를 깎아먹은 부분이 그 부분이었고요

모든 사람에게 명작이 될 수는 없는데도 전 영화 한 편을 명작이 아니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욕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여러모로 참 희한한 영화에요
22:23
24.04.24.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 우리나라에선 특히나 놀란의 영화를 이해하고 재밌게 보면 마치 지식인이 된 것처럼 남을 깎아내리면서 지식을 뽐내는 사람들이 있었죠. ㅋㅋ
23:45
24.04.24.
profile image
놀란신의 퍼즐맞추기에 대한 집착이 아주 안좋은 방향으로 발현된 케이스로 꼽고 있습니다...
메멘토나 인셉션도 퍼즐 비중이 크긴 한데 그쪽은 이해를 잘 못해도 캐릭터의 감정선만 따라가면 문제가 없는 반면
이 영화는 그게 불가능한지라(...)
11:01
24.04.25.
솔직히 오펜하이머보다 작품성 완성도는 떨어질지언정 대중상업영화로소의 오락재미는 테넷이 훨씬 나았죠
00:13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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