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SF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로 존 W. 캠벨 주니어를 예찬하곤 합니다만, 정작 지금까지 읽히는 그의 작품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는 작가라기보다는 편집자였으니까요.
그래도 그 중 지금도 유명세를 치고 있는 작품을 하나 들라면 30년대에 발표된 그의 중편 <거기 누구냐!>를 들 수 있겠지요. 남극 탐험대원들이 얼음 속에 갇혀 있던 외계 괴물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끔찍한 이야기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두 차례나 영화로 만들어졌고 수많은 후대의 SF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50년대 SF가 변장한 외계인들로 범벅이 된 이유도 순전히 이 때문이지요.
유감스럽게도 첫번째 영화를 본 적은 없습니다. 중요한 영화라고들 하는데, <바디 스내처즈>만큼 중요성을 인정받지는 못하는 모양이에요. 지금도 계속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되는 <바디 스내처즈>와는 달리 이 소설의 50년대 버전 영화판본은 오래 전에 절판되었습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존 카펜터가 리메이크한 82년 버전입니다. 그렇게 나쁜 교환이라고 할 수는 없죠. 이 영화도 꽤 잘 된 작품이니까요. 카펜터의 타율을 생각하면, <괴물>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아주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첫번째 영화보다 훨씬 원작에 충실하기도 하고요.
이 영화가 <에일리언>의 성공에 힘입어 나온 아류라고 주장한다면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분명 <에일리언>을 보고 이 영화를 보면 분위기가 죽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끈적거리고 불쾌한 분위기에는 <에일리언>을 넘어서는 어떤 느낌이 있습니다. 그건 카펜터 고유의 것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대책없는 비관주의(원작보다 훨씬 어둡습니다)는 꼭 그의 것만이라고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다 그냥 생겼을 수도 있죠.
영화를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평론가들한테는 어떨까요? 첫번째 영화는 냉전 시대의 레드 컴플렉스의 반영이었습니다. 두번째 영화는 레이건 시대의 반영일까요? <화성인 지구 침략>을 보면, 카펜터가 정말 그런 짓도 할 수 있는 남자라는 걸 알 수 있지만, 이건 레드 컴플렉스만큼 잘 먹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대신 캠벨의 원작이 가지고 있던, 정체성 문제와 폐쇄된 공간 안의 공포가 더욱 두드러져요.
첫번째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현대 버전이 요새 관객들에게 더 잘 먹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러나 영화를 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지요. (00/02/06)
기타등등
82년도 벌써 20년 전입니다. 요새 보니 그 구식 장비들이 거의 시대극 소품처럼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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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언에 못지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원끼리의 갈등묘사는 정말 너무나 훌륭하게 연출되어서.. 잊혀지지가 않는 영화입니다.
그래픽을 쓰지않은 특수효과도 아주 훌륭하죠.
초창기 유니버설에서 나온 DVD 자막이 그지같아서
처분했는데 다시 좀 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기왕이면 블루레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