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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예술은 '진화합니다.' 그 장르에 속한 작품들의 질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전체적으로 높아진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장르 규칙을 다루는 테크닉이나 자극의 정도는 경험이 쌓이는 동안 발전합니다.

호러 영화는 이런 '진화' 때문에 손해를 많이 보는 장르입니다. 웨스 크레이븐의 <스크림>이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보다 더 좋은 영화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스크림>의 자극이나 테크닉은 어쩔 수 없이 <노스페라투>보다 위죠. <스크림>보다 <노스페라투>를 더 좋아하는 현대 관객들도 비명을 질러대면서 <노스페라투>를 보지는 않을 거예요.

덕택에 고전 영화의 팬들은 종종 리메이크의 욕구를 느낍니다. 조지 로메로의 <시체들의 새벽>도 예외는 아니죠. 물론 멋진 영화입니다. 하지만 요새 같으면 더 사실적인 분장과 특수 효과를 이용해 더 자극적이고 세련된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영화의 감독 잭 스나이더와 각본가 제임스 건은 바로 그런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켰습니다. 로메로의 원작을 요새 관객들의 구미에 맞는 펑키하고 쿨하며 날렵한 액션물로 만든 것이죠. 물론 특수 효과도 톰 새비니 시절에 비하면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이 영화에 사용된 수많은 고어 효과들은 20여년 전의 아날로그 시절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것들이죠. 화장한 엑스트라들처럼 보였던 원작의 좀비들과는 달리 이 영화의 좀비들은 진짜 부패한 시체들처럼 보입니다. 아무런 생각없이 식인 욕구와 과거의 습관 속에 갇혀있던 원작의 선배들과는 달리 이번 좀비들은 빠르고 민첩하며 생각도 좀 하는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영화는 느긋한 원작과는 달리 꽤 스피디합니다. 열광적인 장르 팬이나 로메로 팬이 아닌 사람들이라면 이 작품을 더 좋아할 수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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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많은 로메로 팬들은 이런 변형을 신성모독으로 여길 겁니다. 빠른 좀비라고요? 과연 그게 좀비 영화에 어울리나요? 게다가 원작에서 그처럼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미국 소비사회에 대한 풍자는 다 어디로 갔지요? 그런 걸 다 날려버려놓고서도 감히 <시체들의 새벽>의 리메이크라고 주장할 수 있나요?

맞는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리메이크라고 해서 원작의 장점들을 모방만 하라는 법은 없죠. 날렵한 좀비들은 느릿느릿한 좀비들의 불길한 매력은 없지만 훨씬 위협적인 괴물들입니다. 소비사회에 대한 풍자는 줄어들었지만, 대신 이 영화의 설정을 911 사태를 겪는 동안 미국인들이 얻은 새로운 공포증과 연결시켜 보는 것도 생산적인 일일 거예요. 게다가 사라 폴리가 좀비 영화에 나와 장총으로 좀비들의 머리를 날려대는 걸 구경할 기회가 얼마나 자주 있겠어요?

<새벽의 저주>가 원작 <시체들의 새벽>을 능가하는 명성을 얻을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리턴 오브 리빙 데드>나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의 컬러 리메이크 버전처럼 자기만의 팬을 확보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원작에 대한 기억이 특별히 망가지는 것도 아니고요. (04/05/19)

기타등등

의상을 담당한 드니스 크로넨버그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누이랍니다.

Posted by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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