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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

익스트림무비 각 스탭들이 최신 개봉작 혹은 TV 방영 영화 중 추천 혹은 비추하는 작품들을 선정하는 코너 '익스트림 위클리 초이스'. 이번에는 2008년 10월 둘째 주 영화들 중에서 골랐습니다.


makeneko -
아쉽게도 이번 주에도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이글 아이>는 봤지만, 추천하고 싶은 정도는 아니다. 전반부의 긴장감은 탁월하지만, 누가 음모를 꾸몄는지 밝혀지면서 급격하게 긴장감이 떨어지고 꽤 심한 ‘논리 부재’라는 것도 알게 된다. 게다가 스필버그 식의 가족주의도 너무 싫다. 대신 12일 2시 10분 슈퍼액션에서 방영하는 <셀룰러>를 권한다. 난데없이 납치된 고등학교 과학교사인 제시카가 다락방에 감금되었다가 부서진 전화기를 복구하여 전화를 건다. 일부 기능이 고장 난 탓에 무조건 연결되는 번호로만 전화를 걸어야 했지만, 다행히 보통의 청년 라이언이 진지하게 대응을 해 주면서 구출작전이 시작된다.

사실 논리로 따지면 <셀룰러>도 그다지 정교한 건 아니다. 다만 끊임없이 긴장감을 높여가며 관객을 안절부절 하게 만드는 효과만은 탁월하다. 어디에 그녀가 있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구출할 것인지, 핸드폰 배터리가 떨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총체적 난국을 정신없이 돌파해 나간다. <셀룰러>의 감독은 <데스티네이션 2>를 만들었던 데이비드 R. 엘리스다. <데스티네이션 2>는 전작에 비해 별로였지만, 이 감독의 특기는 특정한 상황을 만들어놓고 그 안에서 아귀다툼을 벌이게 하는 지독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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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룰러>

<셀룰러>가 저예산 영화이면서도 다분히 정석대로 만들었다면 다음 작품인 <스네이크 온 어 플레인>(OCN 12일 오전 11시)은 B급 영화의 에너지가 풀풀 넘치는 매력적인 영화다. 누군가는 대단히 싫어하겠지만, 뱀 한 무더기를 폐쇄공간인 상공의 비행기 안에 몰아넣는다는 상황만으로도 짜릿하다. 정말 팝콘이라도 한 무더기 있으면, TV 화면에라도 마구 던지면서 낄낄대고 싶은 영화다.


Loomis - 이번 주에는 다크 히어로가 등장하는 케이블 방영 영화 두 편을 소개하겠다.

빈 디젤의 신작 <바빌론 A.D.>가 악평을 미사일처럼 맞고 있다. 익스트림무비에서도 나온 이야기지만, 빈 디젤의 팬들조차 외면할 만한 작품이라고 하니, 가히 그 전모가 대단히 궁금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그에 대해 호감을 가진 나로서는 그런 걸 별로 확인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까. 그렇지만 관객들이 그를 새로운 액션 히어로로 인식하게 했던 작품인 <에이리언 2020>(수퍼액션 / 10일 오전 6시 40분) 같은 영화는 몇 번이라도 다시 볼 생각이 있다. 속편으로, 애니메이션으로, 게임으로 나름대로 세계관을 확장해 갔던 '리딕 연대기'의 첫 번째 작품은 의외로 괴물이 등장하는 공포영화에 가까운 모양새이다. 그렇지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눈을 빛내며 모습을 드러내는 다크 히어로 리딕은 전형성과 참신함을 함께 갖춘 매력적인 캐릭터로서 디젤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통해 살아 숨쉬게 되었다. 디젤은 리딕을 통해 <에이리언 2020>을 단순한 괴물영화 이상의 작품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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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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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유령의 가면>

<다크 나이트>가 휩쓴 지난 여름의 흥분도 얼마 전의 종영과 함께 이제 서서히 가라앉는 분위기이다. 역대 최대의 흥행 성적을 거둔 영화와 함께 원작 만화도 몇 편 번역 소개된 올해는 한국의 배트맨 팬들에게 틀림없이 기억에 남을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런 여름의 추억을 안방극장에서 차분하게 되새기면서 <배트맨: 유령의 가면>(수퍼액션 / 12일 낮 12시 40분)을 감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 작품은 1992년부터 95년까지 방영된 <배트맨: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극장판이다. 이 작품에는 고담 시의 갱스터들을 차례로 처단하는 '판타즘'이라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등장한다. 그와 함께 브루스 웨인은 대학 시절 한때의 연인이었던 안드레아 보몬트와 재회하고, 둘은 점차 사건에 휘말려 들어간다. 배트맨의 영원한 숙적인 조커도 사악한 카리스마를 휘날린다.

다크 히어로로서의 배트맨 세계관을 충실히 표현하여 팬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던 TV 시리즈의 정수가 그대로 살아있는 극장판이다. DVD나 비디오로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몇 차례의 TV 방영을 통해 국내에도 숨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당신이 수퍼히어로, 특히 배트맨에 흥미를 가졌다면 놓쳐서는 안 될 수작이다.


golgo -
이주에 새로 극장 개봉되는 작품들 중  미리 본 영화는 샤이아 라보프 주연의 <이글 아이> 뿐이다. 솔직히 추천할 작품은 아니지만, 큰 고민 없이 2시간 동안 무작정 내달리는 스릴러에 몸을 맡기고 싶은 분들에겐 의외로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 국가적 음모에 휩쓸려 도망 다니는 두 주인공이 정체불명의 전화 목소리를 듣고 교묘히 함정을 빠져나가는 장면들이 나름 짜릿한 맛을 준다.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이라는 문구에 혹하진 말고 킬링타임용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고 극장을 찾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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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파이어>

케이블 TV 영화 중에선 OCN에서 방영하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12일 새벽 4시)를 강추한다. SF물이 취향이 아니더라도 개성만점의 코믹 영화로서 즐길 거리가 많다. 슈퍼액션에서는 <패시파이어>(11일 오후 4시)가 방영된다. 액션 스타 빈 디젤이 애보는 베이비시터가 되어 망가지는 영화인데, 중간에 한국인 부부로 나오는 배우들이 엉터리 한국말을 하는 장면이 압권이다(게다가 꽤 중요한 캐릭터들이라서 더 가관). 수작 코미디는 아니지만 현재 극장 개봉 중인 <바빌론 A.D.>를 볼 생각이면 차라리 집에서 이 영화를 보길 권한다.


ibuti - 이번 주에는 개봉작이 많지 않다. 반면 다음 주엔 엄청난 수의 영화가 개봉될 예정이고, 그 중엔 추천할 만한 영화도 꽤 된다. 그러므로 웬만하면 극장 나들이를 한 주 쉬기를 권하고 싶지만, 이 코너의 성격상 그럴 수는 없는 일. 이번 주 개봉작 중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은 <이글 아이>다. 문제는 이 영화를 전혀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점. 모 잡지의 손가락평점에다 나는 ‘정작 영화는 단세포인데 죽자고 뛰어다니는 배우의 모습이 안쓰럽다’고 써놓았다. 그러니 추천은 물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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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

자, 그럼 어떤 영화를 보라고 권할 것인가. 나의 선택은 김기덕의 <비몽>이다. 단, 아래의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사람이 아닐 경우 <비몽>을 보러 가면 안 된다. 첫째, 김기덕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둘째, 사랑을 잊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사람. 셋째, 비대중적인 영화의 화법에 익숙한 사람. 넷째, 정서적으로 눈살 찌푸릴 장면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람. 써놓고 보니 왜 김기덕의 영화가 그간 왜 인기 없었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당신은 내게 묻고 싶을 것이다. “영화를 보라는 이야기야, 보지 마라는 이야기야?” 다시 한 번 말하겠다. 위의 조건이 충족되는 사람만 보러 가시길.

한 남자는 자기 곁을 떠난 여인을 잊지 못하고 있고, 한 여자는 지긋지긋하게 떠나보낸 남자를 잊으려 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남자가 꿈을 꾸면, 여자는 몽유병에 걸린 것처럼 깨어나 그의 꿈을 현실로 경험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남자는 꿈을 꾸지 말아야 하고, 여자는 잠들지 말아야 한다. 김기덕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고통스러운 러브스토리로 만들어놓았다. <비몽>은 <빈집> 이후 김기덕의 최고의 성과다. 김기덕이 포착하는 이미지는 점점 더 표현 불가능한 것으로 다가서고 있다.


관련 리뷰
2008/10/08 - [개봉작 / 예정작] - 이글 아이 - Eagle Eye (2008) by maken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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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5 - [개봉작 / 예정작] - 마티유 카소비츠의 졸작 '바빌론 A.D.' by Ryu Sang Wook
2007/03/12 - [리뷰/SF / 판타지]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2005) by DJUNA

Posted by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추천 도서

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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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간을 캐이블에서 보고나서 김기덕 감독 작품 재미있는것도 있구나 했는데 비몽 관람조건을 보니 -_-.... 조금더 생각해 봐야 겠네요~

  2. 오호.. ㄳㄳ

  3. 박노협 2008/10/09 19:34

    배트맨 극장판...에니메이션이 땡기는 군요..^ ^ 리딕은 너무 멋진 영화..

  4. 리딕과 패시파이어를 다시 관람!!!ㅎㅎ

  5. 히치하이커 2008/10/10 10:42

    <에일리언 2020>이라는 황당한 제목으로 아류작이라는 선입견에 영화를 보지 않게 했던 관계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 영화죠. -ㅅ-;
    원제인 <피치 블랙>같은 알 수 없는 제목이었다면 일찍 봤을지도 몰라요;;;

  6. 송사리 2008/10/10 11:31

    이번주는 이글아이, 비몽이 땡기네요. 이글아이는 대부분 평이 안좋긴 하지만, 무작정 내달리는 스릴러라는 말에 구경이나 하러 가야 겠어요.

  7. 빠담빠담빠담 2008/10/10 18:40

    비몽과 이글아이 두 편 다 보고 왔습니다. 이글아이는 단세포영화라는 평에 동의합니다. 오로라 목소리가 줄리언 무어인거에만 만족하고 왔습니다.비몽은 역시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지만 그래도 김기덕 감독이 좀 타협하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남미녀 배우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네요.

    • ibuti 2008/10/11 16:28

      두 편을 다 보셨군요.
      전 김기덕의 <비몽>이 익스트림하다고 봤는데, 빠담님의 글을 읽고보니 약간의 타협으로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고 <이글아이>의 오로라 목소리가 줄리언 무어였나요? 이런, 저는 몰랐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배우인데도... ㅠㅠ.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르고 넘어갈 뻔했네요.

  8. 이런... 글을 늦게 봤군요...ㅠ.ㅠ
    둘째주 개봉한 영화가 몇 편 없어서 이글아이로 쏠리는 듯합니다...

  9. 송사리 2008/10/13 23:24

    이글아이 보고 왔는데요.. 음.. 이글아이보다 더 무서운건 스필버그지 않나 싶네요ㅋㅋ 어쩜 엔딩이.. 막판에 아버지랑 아들이랑 서로 바라보고 웃는데, 제가 느끼기엔 좀 공포스럽더라는ㅠㅠ 그리고, 그냥 쭉..에너미오브스테이트 스타일로 나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