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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 <모녀귀> <이프>로 유명한 이종호 작가의 호러 & 판타지 <귀신전>은 랜덤하우스코리아를 통해 출간 되었습니다. 익스트림무비에서는 작가분과 출판사와의 협의를 거쳐 독점 연재로 공개됩니다. 절대로 퍼가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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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귀사리
제2장 액막이
제3장 뺑소니
제4장 액귀 (1)
제4장 액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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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액귀(縊鬼)



“아니! 난 변할 거야.”

영이 깔깔거리고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아는 이숙희는 절대로 변하지 않아. 근본도 모르는 고아에다 겉모습도 속마음도 추해서 다들 재수 없게 생각하는 이숙희. 하는 짓마다 칠칠맞지를 못해서 여기저기 민폐만 끼치는 이숙희. 게다가 주제도 모르고 터무니없는 욕심만 많아서 툭하면 질투하고 변덕을 부리는, 같잖은 이숙희. 그게 진짜 니 모습이라구. 제발 주제파악 좀 해. 너에 대한 수정이의 그 알량한 동정심이 얼마나 갈 것 같아? 명심해. 수정인 이기적인 애야.”
“수정인 그런 애 아냐! 걘 날 좋아해! 날 진짜 친구로 생각한다고! 이모는 따스한 인간의 마음을 절대로 이해할 수가 없어.”
“그럴까? 솔직히 말해봐. 사실은 너도 불안하지? 니 진짜 모습을 수정이한테 들킬까봐. 그래서 쫓겨나고 상처받을까봐.”
“이모가 뭐라고 해도 난 변할 거야. 더 이상 세상을 원망하지도 않을 거고 나쁜 짓도 하지 않을 거야. 누구든 나처럼 이렇게 외롭고 냄새나는 집에서 그 누구의 관심도 못 받고 살아보라고 해. 나처럼 될 수밖에 없을걸? 하지만 수정이와 그런 멋지고 깨끗한 집에서 살면 더 이상 나쁜 생각을 하지 않아도 돼. 늘 행복하고 즐거운 기분만 들 테니까. 게다가 주위에 좋은 사람들도 많고, 아마 내게도 관심을 가져줄 거야. 난 정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거라고.”
“착각하지 마. 그깟 집 하나 바뀐다고 세상이 변할 것 같아? 게다가 니 집도 아니잖아. 식모처럼 얹혀사는 주제에! 주위에 좋은 사람? 그들도 널 좋게 생각할까? 그리고 지금까지 니가 행한 그 많은 나쁜 짓들은 다 어떡하고? 언젠간 세상에 하나씩 드러날걸? 난 널 누구보다 잘 알아. 널 여섯 살 때부터 봐왔거든.”

숙희가 영을 뿌리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래. 늘 이모가 옆에서 날 꼬드겼지. 나쁜 짓을 저지르도록. 세상을 원망하도록. 이젠 이모 말 안 들을 거야.”
“잊지 마. 널 지금껏 버티게 해준 건 분노와 증오란 걸.”

숙희가 막 방을 나서려는데 영이 덧붙였다.

“수정이가 그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수정이한테 접근한 네 행동이 처음부터 모두 다 계획적이었다는 거 말야. 어디 수정이뿐이야? 찬수는 어떡하고? 니가 찬수를 미칠 듯이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찬수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찬수가 수정일 좋아하는 걸 바로 곁에서 지켜보면서 넌 참을 수 있어? 그래도 수정일 좋아할 수 있어?”

숙희가 돌아서서 날카롭게 소리 질렀다.

“찬수 오빤 수정이 안 좋아해! 그리고 수정이도 찬수 오빠 안 좋아하고!”
“그건 모르는 일이지. 행여 희망 따위는 품지도 마. 너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그런 기대와 희망이라는 감정들이야. 명심해! 수정이도 찬수도 너하곤 근본적으로 다른 인간들이야. 물과 기름처럼 결코 함께 섞일 수 없는.”

숙희의 눈에서 증오심이 이글거렸다. 천장을 기어 다니던 영이 짐짓 겁먹은 것처럼 말했다.

“그래. 너한텐 그런 표정이 훨씬 잘 어울려. 내 눈에는 그 모습이 한결 건강해 보인다고.”
“혹시라도 엉뚱한 짓하면 알지?”
“왜, 내가 수정이한테 미주알고주알 고자질이라도 할까봐? 그런 걱정이라면 접어둬도 돼. 가만 놔둬도 금방 환상이 깨질 텐데, 뭐 하러 너같이 집요한 애한테 원한까지 사가며 그런 번거로운 일을 하겠어? 만약 니가 앞으로 눈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하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주지. 난 그냥 이곳에 남아 니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줄 수도 있어. 물론 이 방에 들어올 새로운 누군가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수정이야 영을 보거나 감지하지 못하니 따라가도 상관없지만 어차피 그 근방엔 내가 싫어하는 사나운 인간들이 많아서 불편하거든. 하지만 네가 날 필요로 한다면 한번 생각해볼 수도 있어. 어떡할까? 내가 필요해?”

숙희가 영을 노려보다 표정을 누그러트리며 말했다.

“좋아, 따라와. 대신 절대로 딴 짓하면 안 되고 거기 퇴마사들 눈에도 띄면 안 돼. 알았지?”
“그럴 줄 알았어. 내가 없으면 니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궁금해서 어떻게 참겠어? 날 이용해서 알아야 할 게 얼마나 많은데. 킬킬킬.”

숙희는 영의 음산한 웃음소리를 뒤로하고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자 비로소 따스한 햇살이 몸에 와 닿았다. 그녀는 비좁고 더러운 악취가 풍기는 골목길을 빠르게 걸어 빠져나왔다. 다시는 이런 악취 나는 동네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4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석은 늦잠을 잤다며 옷도 제대로 걸치지 않고 출근했다. 한석을 배웅한 뒤 경희는 마당에 서서 거무칙칙한 회색의 2층짜리 단독주택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1층을 사용했고 주인집이 2층을 썼다. 처음 집을 봤을 때만 해도 꽤 마음에 들었다. 흙을 밟을 수 있는 마당이 있어서 아기에게도 좋을 것 같았던 것이다. 주인여자를 본 건 공인중개사에서 계약서를 쓰고 난 후였다. 주인여자가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공인중개사에게 대신 계약을 해달라고 서류를 맡겨놓고 계약이 되면 집으로 오라고 했던 것이다.

경희는 바깥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 2층 현관 앞에 섰다. 평소 사람이 사는가 싶을 정도로 조용한데 시끄러워 잠을 못 자겠다는 얘길 하기가 왠지 엉뚱하다 싶기도 했다. 경희는 초인종을 누른 후 안에서 소리가 날 때까지 기다렸다. 조금 전 물소리가 들린 걸로 봐서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아무리 기다려도 반응이 없다.

경희가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초인종에 손을 댔을 때였다.

“열려 있으니 들어와요.”

목소리가 들릴 듯 말 듯 작았다. 경희는 문손잡이를 돌리고 안으로 들어섰다. 대낮인데도 실내가 어두컴컴해서 둘러보니 창문에 두꺼운 커튼을 쳐놓은 게 보였다. 대낮에 왜 이렇게 어둡게 해놓고 사는 것일까. 무심코 걸음을 내딛던 경희는 흠칫 인상을 찡그렸다. 오랫동안 환기를 시키지 않았는지 코끝으로 습하면서도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달려들었던 것이다. 순간 속이 울렁거렸고 구토가 치밀었다. 그러고 보니 실내가 오랫동안 청소를 안 한 것처럼 어지럽고 불결해보였다. 경희는 간신히 소리를 냈다.

“저기요, 일층인데요!”

경희가 침침한 어둠 속으로 소리를 던지자 안방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바깥으로 밀려나왔다. 방 안에서 예의 그 쉰 듯하면서도 갈고리로 잡아당기는 것 같은 소리가 새나왔다.

“여기예요. 들어와요.”

왠지 들어서고 싶지 않은 느낌, 아니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은 기이한 예감이 강하게 본능을 사로잡았다. 여자는 안방 맨 구석에 누에고치처럼 이불을 칭칭 동여맨 채 앉아 얼굴만 밖으로 내밀고 경희를 쳐다봤다.

오십대의 여자는 눈 주위가 안으로 움푹하게 들어가 있는데다 시커멓게 다크써클이 자리하고 있었다. 여자의 얼굴은 며칠 전 계약하면서 잠깐 봤을 때보다 훨씬 음침하고 이상해 보였다. 여자의 공허한 시선이 탐색하는 것처럼 경희의 온몸을 훑고 지나가자 벌레가 몸을 기어 다니는 것 같은 불쾌함이 찾아들었다. 경희가 애써 미소를 띠고 말했다.

“어디 아프신가 봐요?”

무표정한 얼굴의 주인여자가 억양 없는 소리로 말했다. 언뜻 보면 입만 움직이는 인형 같았다.

“아니, 괜찮아. 근데 무슨 일로?”
“네. 다름이 아니라 새벽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요.”

경희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순간 여자의 눈이 반짝 하고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되묻는 여자의 음성에서는 묘한 기대감 같은 게 느껴졌다.

“이상한 소리? 무슨 소린데?”
“큰소리는 아닌데 새벽 한 시만 넘으면 이층에서 꼭 뭔가를 긁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요. 혹시 그 시간에 그런 소리가 날 만한 일이 있나 해서요.”
“이 집에는 나하고 우리 남편밖에 안 사는데?”

그러면서 여자가 화장대로 시선을 돌렸다. 오랫동안 사용을 안 했는지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은 화장대 위에는 여자와 주인아저씨로 보이는 남자가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 있었다. 여자가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우리 남편.”
“아, 예. 근데 참 이상하네요. 이사 온 뒤로 계속 그 소리가 났거든요. 혹시 아저씨가 뭘 하느라 그런 건 아닐까요?”

그러면서 경희는 주변을 둘러봤다. 대충 위치로 봐서는 안방과 마주한 건넌방에서 나는 소리가 아닐까 싶었다. 그 방의 문은 닫혀 있었다.

“저쪽 방은 누가 쓰나요? 위치로 봐서는 저 방에서 나는 소리 같거든요.”

그때 주인여자의 표정이 변했다. 여자는 잠시 대답을 하지 않고 빤히 경희의 얼굴을 노려보다가 불쑥 말했다.

“거긴 우리 남편 방이야. 지금 자고 있는데 깨우면 굉장히 싫어하지.”
“아뇨, 깨우실 필요는 없고요. 이따가 일어나면 한번 물어봐주세요. 보시다시피 제가 홀몸이 아니라서 신경에 거슬리는 게 있으면 예민해져서 도통 잠을 못 자거든요.”

여자가 멍하게 허공을 쳐다보다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

“그러지, 그럼.”

주인여자에게선 인간적인 감정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더 묻고 싶은 게 있었지만 경희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실은 진작부터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고약한 냄새도 냄새지만 영문을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기운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하게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희가 방을 나가는 걸 여자는 이불 속에 앉아서 눈으로만 좇았다. 경희는 주인남자가 자고 있다는 방을 지나쳐가다가 소리를 최대한 낮춰 물었다. 이사 온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주인남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아저씨는 오늘 회사에 안 나가신 모양이죠?”
“우리 남편은 언제나 집에 있어.”

언제나 집에 있다니. 그럼 평소에도 2층엔 주인여자와 남자 두 사람이 있었다는 얘기가 아닌가. 경희는 고개를 갸웃했다.

‘사람이 둘이나 있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쥐죽은 듯 조용하지?’


다음 이야기
제4장 액귀 (4)

Posted by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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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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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용 두근두근 거려요.!!

  2. 티엘린 2008/10/06 14:32

    이거 또 사람 궁금하게 만드네요 ㅎㅎㅎ
    잘보고 있습니다 ^^

  3. 오늘도 잘 보구 갑니다. 담편 빨리 보고 시퍼요 ^^

  4. 감사합니당^^ 2008/10/07 02:39

    여행 다녀와서 몰아서 읽고 있는데- 완전 무섭네요- 지금은 혼자 있는데-흑-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