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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 부자父子를 통해 그리는
보편적인 가족간의 사랑

지금 에릭 쿠의 <마이 매직>(My Magic)이 싱가포르에 개봉되어 상영되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작품이다. 에릭 쿠는 칸영화제와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세계적 규모의 영화제에서 그것도 경쟁부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영화의 작품성이 좋다는 것 이외의 요소들이 작용한다. 그것도 감독의 능력이라면 능력인 셈이다. 에릭 쿠는 싱가포르에서 소문난 부잣집 아들이지만, 영화는 아주 가난하게 찍는다. 이 영화 역시 아주 저예산으로 단 9일 만에 촬영을 끝냈다고 한다. 또한 그의 장기인 아마추어 배우들을 기용하는 것이 이 영화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이번에는 타밀어로 영화가 진행된다. 싱가포르에는 리틀인디아라는 동네가 있다. 차이나타운과 비슷한 것인데 인도인들이 주로 모이는 동네다. 영화는 이 리틀인디아라는 동네를 배경으로 한다. 나도 이 동네를 몇 번 가보았는데 별다른 느낌을 받지는 못했지만, 영화 속에 비친 화면은 꽤 이국적으로 보였다. 영화의 주인공은 인도인 마술사와 그 아들이고 대사도 타밀어로 이루어지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인도인 커뮤니티를 소재로 하고 있지는 않다. 이 영화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니 수없이 보았던 가족 드라마이다. 단지 그 가족이 싱가포르에 살고 인도인 부자父子인 것뿐이다.

Francis Bosco라는 아마추어 배우가 연기하는 아버지는 마술사인데 지금은 술집에서 서빙을 하고 있다. 그는 항상 술에 취해 있다. 그에게는 Jathisweran이라는 소년이 연기하는 초등학생 아들이 하나 있다. 아버지는 아들을 돌보지 않고 아들은 친구들 숙제를 대신 해주고 돈을 번다. 그 아들은 항상 미고랭이라는 국수를 사다 먹는다. 누구도 밥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술에 취해 들어와 방에 엎어진 채로 토하기 일쑤이다. 그러면 아들이 그것을 치워야 한다. 어머니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고 아들은 죽은 할머니를 생각하며 혼잣말로 이야기를 한다. 아버지는 술에 취해 전화기를 들고 아이의 엄마에게 전화를 해 돌아오라고 애원을 한다. 그러나 그 전화는 요금을 못 내서 끊어진지 이미 오래이다. 자, 이 정도의 설명이면 영화가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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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화는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사랑이 주제이다. 그것은 자기희생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것 역시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술사였던 아버지는 그 마술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차력에 가까운 쇼를 통해서 그 희생을 완성해간다. 그는 술집 주인의 제안을 받아들여 쇼를 하는데 그 쇼의 내용은 신체훼손이다. 가느다란 철사를 혀에 꽂거나 팔에 관통시킨다. 그가 하는 쇼를 보는 것은 충분히 관객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웬 깡패가 나타나 그에게 제안을 한다. 그에게 고문을 하고 그 대가로 돈을 주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아들을 위해 마술사 아버지는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것은 비극을 낳는다.

그런데 에릭 쿠는 이 영화를 왜 만든 것일까? 내게는 그저 평범한 가족드라마로 보이는 이 영화에서 특별한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인도인 아마추어 배우들이 나오는데 당연히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지 못한다. 물론 아마추어 배우들의 연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장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좀 더 사실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 형성된 인도인 커뮤니티와 이 영화는 별 상관이 없다. 이 영화를 통해서 싱가포르 사회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거나 하는 주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소재적인 측면 이외에 왜 인도인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래서인지 칸에서도 왜 이 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했는지 의아한 생각을 가졌던 이들도 있었던 것 같다. 그건 뭐 영화 외적인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에릭 쿠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고 이 영화를 본다면 좀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되기는 힘들 것이다. 이 영화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 보편적인 이야기에서 ‘특수’한 무엇인가를 찾기는 힘들다. 하긴 이 보편과 특수를 절묘하게 결합시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여러모로 이번 영화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아래는 <마이 매직>의 예고편. 다소 잔혹한 장면이 포함돼 있습니다).


Posted by Ryu Sang 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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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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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토미에 2008/10/02 14:36

    끙..제스타일은 아니네요~

    • Ryu Sang Wook 2008/10/03 08:09

      어떤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하시는지 궁금하네요...<토미에> 스타일이겠죠?

  2. 바보초자아 2008/10/03 01:52

    뭐..뭔가 포스터의 엄청난 포쓰으!!!

    인도영화는 저 기묘한 센스들이 재밌어서 가끔 보게 되더라구요. ㅋㅋ

    • Ryu Sang Wook 2008/10/03 08:08

      아, 인도영화는 아니구요. 인도인이 나오는 싱가포르 영화입니다.

  3. 바보초자아 2008/10/04 22:37

    아......;;;

    역시 글을 똑바로 읽어야...;;

  4. 포스터가 참 인상적이네요..
    글에도 적어주셨지만 이런 영화를 한국에서 보기란 어려운 일이죠..ㅠ.ㅠ

  5. 지나가다 2008/10/14 21:24

    '부유한 집에서 자란 남자가 사회의 어두운 인물들에 대해 어떻게 저렇게 담담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12층>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었죠.
    에릭 쿠의 이력에 <내곁에 있어줘>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안다면 이 영화도 그다지 당혹스러운 영화는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은 작품성도 보편성도 갖춘 <내곁에 있어줘>이지만, 전 에릭 쿠 감독의 작가의식을 지지하는 편이기에.. 이 작품도 기대합니다. 다만, 잔혹한 장면이 있다는 말씀을 보니 예고편도 못보겠네요.(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