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성들을 위한 궁극의 판타지

사실 <꽃보다 남자>는 영화도, 드라마도, 만화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드라마는 낯간지러워서 거의 보지 않았고, 만화는 3권 정도까지 보다가 그만뒀다. 재미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츠쿠시라는 평범한 여고생이 난데없이 최고의 미모와 재력을 가진 꽃미남들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는다는 황당한 판타지였지만, 나름대로 캐릭터 구성을 적절하게 했고 에피소드도 흥미로운 편이었다. 다만 내 취향이 아니었을 뿐이다. 영화도 그렇다. 아무리 액션이 좀 나온다 해도, 빼어나게 연출을 한다 해도, 나는 이런 이야기를 좋아할 수가 없다.

오래 전 <꽃보다 남자> 대만판 드라마가 방영되고, F4가 유행어가 될 정도로 마니아적인 인기를 끌었을 때 오락프로에서는 <꽃보다 남자> 패러디가 많이 나왔다. 약간의 조롱이 섞이긴 했지만, 패러디가 가능했던 이유는 <꽃보다 남자>를 열광적으로 좋아했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약간은 촌스럽기까지 한 대만 드라마에 그렇게 열광한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꽃보다 남자>가 일본과 대만, 한국 등 국경을 넘나들며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은 여성들의 판타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츠쿠시는 평범한 여고생이다. 누구나 보면 넋을 잃을 만큼 미인도 아니고, 카리스마적인 매력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런 평범한 여성에게 최고의 남자들이 몰려든다. 사실 이런 설정은 한국 드라마에서도 자주 나오는 패턴이다. 가진 것도 없고, 엄청난 매력을 가진 것도 아닌 보통 여성의 주변에 재벌 2세와 잘 나가는 남자들이 우글거린다(물론 배우는 상당한 미모이지만). 이런 설정을 거칠게 말한다면, 나에게도 희망은 있어, 라는 식의 판타지일 것이다. 내가 엄청난 미인도 잘 나가는 사람도 아니지만, 언제 어딘가에서 백마를 탄 왕자님이 올지도 몰라, 라고 여성들은 믿고 싶은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한 츠쿠시가 다소 평범한 캐릭터라는 설정은, 작품의 팬에게 반감을 갖지 않게 한다. 극중 남성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여성이, 감히 내가 넘볼 수 없거나 라이벌 의식을 갖게 하는 여성이 아닌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적인 환상을 갖게 하는 동시에 무시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츠쿠시는 <꽃보다 남자>의 독자가 경쟁심을 느낄만한 강력한 경쟁자가 아닌 것이다. 남성들이 보기에 츠쿠시 역의 이노우에 마오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는 별개의 문제다. <꽃보다 남자>는 전적으로 여성들을 위한 판타지니까.

물론 이런 환상이 딱히 여성들에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남자들 역시 그런 판타지는 존재한다. 일단 대부분의 포르노가 그런 환상에 기반하고 있다. 일반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톱스타가 평범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코미디로 그린 <스타의 사랑>도 있었고, 수많은 여성들이 별 볼 일 없는 남자를 유혹하는 <시모키타 글로리 데이즈> 등의 역 할렘물도 잔뜩 있다. 하숙집에 들어갔더니 여성들만 있는 곳이라든가 직장의 여성들이 자신에게 모두 반한다는 등의 설정을 가진 역 할렘물은 일본에서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런 이야기들에 비하면 <꽃보다 남자>는 오히려 건전하다고도 할 수 있다. 또한 그런 판타지를 갖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다. 그런 판타지가 현실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만 직시하면 된다.

대만판 <꽃보다 남자>가 인기를 끌었을 때도 그랬지만, 일본판 드라마와 영화가 국내에서 인기를 얻는 이유는 어찌 보면 간단하다. 여성을 위한 극상의 판타지인 동시에 마츠모토 쥰, 오구리 슌, 마츠다 쇼타 등 일본의 매력적인 아이돌 스타들을 원 없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를 보면서 황홀해 했던 판타지를, 실제 배우들을 통해서도 만끽할 수 있으니까. 영화판이 만들어진 것도 그런 즐거움을 조금 더 연장하기 위해서다. 극장판 <꽃보다 남자>의 줄거리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연출력도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저 멋진 남자애들이 쉴 새 없이 등장하는 판타지일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특정의 관객들은 충분히 만족한다. 누군가는 전혀 관심 없어 하더라도.


Posted by makeneko

익스트림무비 추천 도서

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트랙백 주소 :: http://extmovie.com/trackback/6433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자유인 2008/09/30 14:54

    뭐... 이런 류는 팬을 위한 선물...의 느낌이니까요...

    그나저나 이렇게 드라마 극장판을 주구장창 쏟아내도...

    나름 흥행도 되고... dvd등 2차매체 판매도 활발한 일본이 부럽긴 하네요... ㅠ.ㅠ

  2. 토미에 2008/09/30 23:14

    후후~이런거 계속 만들어줬음^^

  3. 팬시용 영화라고 봐야겠죠...ㅎㅎ
    남자들이 여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 좋아하고
    또 비현실적인 모습에서 괴리감을 느끼기보단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니까~

  4. 바보초자아 2008/10/01 23:48

    휴우....과연 여성을 위한 판타지더군요...
    마오냥의 밝은 모습을 보며 어떻게든 버티려 했는데
    결국은 졸아버렸어요;;;;
    그러게 맘마미아 보러가자니깐 기어코 이거 본다면서 데리고 가더니
    마츠준이랑 오구리슌 보려고 날 끌고....ㅠㅠ

    개인적으로 잘생긴 남자도 좋아하는 편이지만...
    마츠준은 입 주변이 지저분해보여서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