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영화 시각효과는 실제와 가상의 것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기술력이 발전했지만, 그 누구도 더글라스 트럼블이 선사했던 경이적인 시각효과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미지와의 조우> <블레이드 러너>는 시대를 초월한 걸작임과 동시에, 영화 시각효과의 이정표를 세웠던 작품들이다. 수십 번을 반복해서 보더라도 이들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는 늘 감탄을 자아낸다. 모두 더글라스 트럼블의 손길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 마스터클래스의 주인공으로 한국을 찾은 더글라스 트럼블의 영화 인생과 더불어 그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직접 들어보았다.
더글라스 트럼블의 영화 인생
정확히 시기는 기억은 나지 않지만 스티븐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를 극장에서 처음 보면서 느꼈던 흥분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영화 내용은 외계인과 지구인이 우여곡절 끝에 만났다(따지고 보면 이게 핵심이지만) 정도의 극히 일부분만이 기억에 남아 있었지만, 영화가 보여준 경이로운 시각효과의 장면들은 오랜 시간 머리가 아닌 가슴 속 깊숙이 각인이 되었다. 80년대 초반 컬러 TV 광고의 핵심 이미지로까지 사용이 되었던 <미지와의 조우>의 거대한 모선이 뿜어내는 빛과 색의 마술을 보여준 주인공은 더글라스 트럼블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의 이름을 기억하게 된 것은 <미지와의 조우>를 보고 난 후 한참 뒤의 일이다. 누구인지 알고 싶어도 알아낼 방법이 없는 때이기도 했고, 그렇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타 트렉> <블레이드 러너>까지 트럼블의 손을 거친 영화들을 보면서 뒤늦게 그 이름을 알게 되었다.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시각효과의 성찬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는 점이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성장 환경을 보면 그의 예술적 재능의 바탕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트럼블은 1942년 LA 출생으로 특수효과 관련 일을 하고 있었던 아버지와 미술가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으면서 자라났다. 어린 시절에는 딱히 영화를 해야겠다는 뚜렷한 목표 의식은 없었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노키오>를 본 것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독특한 것은 애니메이션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피노키오>가 멀티 프레임 카메라로 찍은 최초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강한 호기심을 가졌다는 점이다. 이처럼 어린 시절부터 기술 분야에 남다른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 훗날 영화 시각 마술에 큰 토양이 되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자신의 포토폴리오를 큐브릭에게 보낸 것을 계기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참여할 수 있었던 트럼블. 당시 컴퓨터 HAL의 표현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던 큐브릭에게 트럼블은 애니메이션 처리를 통한 멋진 비주얼을 제시했다. 이 일로 인해 트럼블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더 깊숙이 관여를 하게 된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서 영화 시각효과의 매력과 창조적 작업에 매료되었다. 더불어 많은 기술적 지식과 경험들을 습득하면서 한 차원 높은 시각효과 구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작품이 바로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다. 당시 퓨처제네럴사와 파라마운트 합작으로 쇼스캔 방식과 쌍방향 비디오 게임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던 트럼블은 새로운 기술에 문외한이었던 스필버그에게 현실적인 시각효과를 제안했고,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빛과 조명을 활용해 신비감으로 가득한 우주선을 선보였다.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되는 <미지와의 조우>의 모선 디자인과 작은 우주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트럼블은 "아이스크림이나 햄버그 같은 것에 적당한 빛만 쏘이면 신비롭게 보였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재치 만점의 대답을 들려준다. <미지와의 조우>를 통해 스필버그와 처음 인연을 맺은 트럼블은 훗날 새로운 방식의 놀이기구 '백 투 더 퓨처 라이드'를 개발하게 된다.
<미지와의 조우>(1977)
시각효과 분야 외에 트럼블은 직접 연출을 하면서 영화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1971년에 처음 연출에 도전했던 <사일런트 러닝>으로 호평을 받았고, 여기서 그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활용하지 못했던 기술적 테크닉을 한껏 과시를 했다. <사일런트 러닝>에 등장하는 소형 로봇 ‘메인터넌스 드론'은 현재까지도 로봇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은 아이템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최고의 자리에 있었던 트럼블에게도 뜻하지 않은 시련은 있었다. 자신이 직접 연출한 영화 <브레인스톰>의 제작과 관련해서 벌어진 MGM사와의 갈등이다.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일어난 주연 배우 나탈리 우드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를 둘러싼 온갖 루머들이 생산되고 또 확대되면서 트럼블은 신경쇠약에 시달릴 정도의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결국 할리우드를 떠나 매사추세츠에 자신의 회사를 설립, 기술 개발에 매진을 하게 된다.
<브레인스톰>(1983(
또 하나 빠트릴 수 없는 것은 전 세계 영화 팬들에게 자신이 본 영화의 간접 체험을 가능케 한 놀이기구 '백 투 더 퓨처 라이드'의 개발이다. <브레인스톰>으로 할리우드 영화 산업에 환멸을 느낀 더글라스에게 놀이기구 개발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역량을 쏟아낼 수 있는 또 다른 창구 역할을 했다. 이에 대해서 그는 "영화를 하는 사람들은 단순한 놀이기구로 받아들이지만, 나에게는 영화 작업의 연장이었다"고 말한다.
트럼블은 영화 시각효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분야의 공부가 필요함을 강조 또 강조한다. 미술과 건축 분야, 그리고 편집과 사진을 공부하면서 기초를 닦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시각효과의 궁극적인 목표가 "실제처럼 보이기 위한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지금도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더글라스 트럼블. 그는 영화 역사가 계속 이어지는 한, 레이 해리하우젠에 나오는 청동 거인 탈로스와 같은 신화적 존재로서 영화 팬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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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바로 저 유명한 영화들의 화려햔 영상의 특수효과를 내신분...
대단하십니다... 어찌보면 같이한 감독들은 이분이 아니었으면
그정도 퀄리티의 영화는 엄두도 못냈겠죠??
그럼 영화역사에 남는 영화도 못되었겠죠..
시각효과를 담당하시는 분들의 퀄리티를 보면 대단하는걸 자주 느낌니다.
특히 이분꺼의 느낌은... 이우주의 나란 존재는 정말 작다라는 느낌이 절로 들고..
경이롭다는 느낌이죠...
대단한 이력에 비해 겉모습은 맘좋은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