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근래 보기 드문 정통파 크리처 호러

영화의 역사에서 거대 괴수 영화의 전통은 생물의 역사에서 악어만큼이나 오래된 것이었다. 미국의 초기 서커스가 코끼리나 사자, 호랑이와 같은 맹수들을 통해서 대중들의 인기를 모았듯 영화도 관객들을 끌기 위해 무섭지만 매혹적인 거대 동물들을 스크린에 대거 등장시켜왔다. 에디슨과 같은 초기 영화 발명자들이 끊임없이 실제 동물들을 활동사진에 출연시킨 후 드디어 1934년 현실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대괴수 <킹콩>이 스크린에 출현하게 된다. 그렇게 괴수영화는 신비로운 자연에 대한 인간의 공포심과 강박을 드러내며 상상을 초월하는 사이즈의 거대괴수물과 일반적인 크리처물로 분화되어, 현재는 SF영화와 공포영화 장르의 언저리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영화 <로그>는 지금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이 창조한 다양한 캐릭터들에 밀려 인기를 잃어가고 있지만 한때는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했던 크리처물로, <엘리게이터> 이래로는 별 히트작을 내지 못했던 ‘살아있는 화석’ 악어를 전면에 주인공으로 내세운, <울프 크릭>의 감독 그렉 맥린의 최근작이다.

영화는 공항에서 가방을 잃은 채 버스를 타고 호주의 시골 마을에 도착한 선글라스를 쓴 미국인(마이클 바턴)의 등장과 함께 시작한다. 그의 눈을 대신하는 카메라는 공포영화라기보다는 오히려 동물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건조한 분위기로 영화의 배경이 되는 호주 북부 지역의 풍광을 담아낸다(물론 촬영은 다른 지역에서 이뤄졌다고 한다). 취재차 그곳에 온 것으로 보이는 주인공은 다양한 출신성분의 여행자들이 섞인 1일 보트 투어에 참가한다. 가이드인 케이트(라다 미첼)의 안내로 한가로이 보트 여행을 즐기던 그들은 갑작스럽게 거대 악어의 습격을 받고 강 가운데 있는 둔덕에 표류한다. 그러나 물이 불어나 그들이 설 땅은 점점 줄어들고 악어는 주위를 맴돌며 호시탐탐 공격의 기회를 엿보는 가운데, 공포에 질린 인간들 역시 파충류의 혓바닥처럼 서서히 자신들의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렉 맥린 감독은 <울프 크릭>의 촌부 살인마에 이어 이번엔 파충류를 가지고 전작과 비슷한 분위기를 영화를 만들어냈다. 사실 <울프 크릭>의 ‘믹’이나 <로그>의 거대 악어는 종은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같은 캐릭터다. 그들은 각자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며 외부인들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싫어한다. 아마도 그런 설정은 이미 '던디'라는 유명한 캐릭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호주라는 특수한 물리적 공간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손때가 덜 묻은 호주의 광활한 야생의 자연 속에서 이성과 논리보다 본능이 우선시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소위 문명인들 또한 이 듣보잡 야생세계의 공포를 온몸으로 깨닫게 되면서 번잡한 도시 속에서 잃어버렸던 자신의 동물적 본능을 자연스럽게 되살려낸다. 먹물 기자 양반은 수시로 욕지거리를 해대며 동물애호가처럼 보이던 아줌마는 혼자만 살겠다며 다른 여행객들에게 엄청난 민폐를 끼친다. 도시인들은 반미치광이가 되어 순박한 시골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추악한 본능을 그대로 드러낸다. 아수라장 속에서 이성을 잃지 않는 것은 오히려 그 지역 출신인 케이트와 그의 애인뿐이다.

거대 괴수물이 주는 쾌감이 인간 스스로를 하찮은 존재로 만들면서 자연의 위대함에 경의를 표하는 샤머니즘 같은 것이라면, 크리처물이 주는 즐거움은 과거에 육식동물과 헤게모니 쟁탈전을 벌여온 인간의 원시적 무의식을 일깨워주는 데에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영화 <로그>는 그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인간과 크리처의 1:1 맞장 구도의 정글의 법칙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요즘 보기 드문 정통 스타일의 크리처물이다. 주인공 악어의 사이즈도 크게 과장되지 않으며 스피드 또한 인간이 쉽게 도망갈 수 있을 만큼 느리지도 않고 적당하다. 투박하긴 하지만 전작에 이어 일관성 있는 감독의 스타일 또한 나쁘지 않아 보인다.

단지 멀티플렉스와 거대 배급사의 전횡 속에 이런 B급 크리처물을 아트하우스용 영화보다 더 극장에서 보기 힘들어진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

Posted by 이웃집 살인마

익스트림무비 추천 도서

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트랙백 주소 :: http://extmovie.com/trackback/6372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토미에 2008/09/28 23:15

    오옹...보고싶어요!!!

  2. 울프 크릭의 감독이 연출했다니.....급 땡기네요.

    성인이 된 후엔 괴수영화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는데...ㅎㅎ

  3. 덱스터 2008/10/01 01:44

    크크크 재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