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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귀사리
제2장 액막이
제3장 뺑소니 (1)
제3장 뺑소니 (2)
제3장 뺑소니 (3)
제3장 뺑소니 (4)
제3장 뺑소니 (5)
제3장 뺑소니 (6)
제3장 뺑소니 (7)
제3장 뺑소니
“못생겼어. 남자치곤 상당히 소심한 편이고. 책하곤 전혀 달라.”
공표의 말에 인하가 입을 삐죽 내밀며 질투한다고 중얼거렸다. 인하의 말대로 《귀신전》에 나오는 ‘홍’은 현실의 공표보다 훨씬 자신감 넘치고 용감한 아이로 묘사되어 있다. 너무 멋있어서 공표는 《귀신전》을 읽으며 단 한 번도 그 인물이 자신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언젠가 소설 속 ‘홍’이 자신과 너무 다른 것 같다고 하자 수정은 평소엔 공표가 소심하고 내성적인데 퇴마만 행하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변한다며 자신은 본 그대로를 쓴 것뿐이라고 항변했다. 공표는 아직도 수정의 그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물론 퇴마를 행할 때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공표는 알지 못한다. 그 순간엔 모든 정신과 기운을 기공을 쓰는 데 모으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전혀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튼 현실의 공표와 전혀 다른 ‘홍’에 대한 묘사 덕분에 인하는 눈앞에 있는 사람이 바로 그 ‘홍’이라는 걸 상상도 하지 못했다. ‘홍’이라는 이름이 홍공표라는 이름에서 성만 따다 붙인 이름인데도 말이다. 인하가 마치 꿈꾸는 표정으로 창밖을 보며 말했다.
“난 있지, 사는 게 너무너무 재미가 없어서 그런 친구가 옆에 있으면 날마다 신이 날 것 같아. 매일 귀신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그들을 도와주기도 하고. 우리 이모 같은 사람도 도와주고 성훈이 같은 영혼이 이승을 방황하면 얼른 좋은 곳으로 인도해주고.”
“공부는 언제 하고? 또 너네 부모님이 행여나 그러라고 하겠다.”
“그 일이 공부보다 훨씬 의미 있는 일일 것 같아.”
“귀신과 사람은 전혀 달라서 위험할 때가 많아. 또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귀신을 상대하는 일이 그렇게 낭만적이지도 않고.”
“혹시 너도 그 퇴마 같은 거 할 수 있어?”
공표가 머뭇거리자 인하가 질문에 스스로 답을 했다.
“하긴, 그런 능력이 있으면 성훈이 영도 볼 수 있었겠지. 넌 그냥 죽은 지 오래된 귀신만 볼 줄 아는구나?”
공표는 속으로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꾹 눌러 참고 대답했다.
“그렇지, 뭐.”
인하는 시시하다는 표정으로 창밖을 보다가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들고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이모 왔어. 나가자.”
8
지영이 차의 창문을 내리자 바깥에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형준이 창문을 올리며 말했다.
“무슨 짓이야? 사람들이 보면 어떡하려고?”
지영이 다시 창문을 내리며 말했다.
“뭐가 그렇게 무서워? 사람들이 좀 쳐다보면 뭐가 어떤데?”
“여기 니네 동네야. 얼마 전에 남편 잃은 여자가 다른 남자 차 타고 있는 걸 사람들이 봐봐. 좋은 소리 나오나.”
“그러니까 집에 같이 들어가잔 말야! 당신하고 같이 있으려고 정혜도 일부러 친정에 보냈다고!”
“나도 그러고 싶어! 하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들 눈을 조심해야 될 때라니깐!”
“그럼 나보고 어떡하라구? 무서워서 혼자서는 도저히 집에 들어갈 수가 없는데.”
“조금 이따가 부동산에서 집 살 사람 데리고 오기로 했다며?”
“몰라! 집엔 죽어도 들어가기 싫어!”
“그러지 말고 잠깐 들어가 있어. 들어가서 조금만 참고 기다렸다가 그 사람들한테 집만 보여주고 다시 나와. 니가 정 무섭다면 집 팔릴 동안 다른 데 거처를 마련하면 되잖아.”
지영이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못할 것 같아. 형준 씬 그때 내가 얼마나 무서웠었는지 몰라. 화장대 거울에 ‘화냥년…… 내가 그렇게 끝날 줄 알았어……’하고 피로 글씨가 써지는데 정말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단 말야!”
“잘못 본 거라고 말했잖아. 아까 나하고 들어가서 확인했는데 없었잖아!”
“아냐! 정말 그 사람이 집 안에 있는 것 같았어. 그럼 액자가 떨어져서 깨진 건? 내 발 다친 건? 그건 당신도 봤잖아?”
“지영아! 나 좀 봐봐. 지금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모든 게 물거품이 돼! 오늘 집 팔릴 때까지만 참고 들어가 있어. 세상에 귀신 따윈 없어. 혹시라도 집 사러 온 사람들한테 절대로 이상한 행동 보이지 말고. 알았지? 그리고 나 지금 회사에 들어가 봐야 해!”
지영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흐느꼈다. 형준은 그런 그녀를 토닥였다.
“이제 조금만 참으면 돼. 알잖아.”
지영이 마지못해 차에서 내리자 형준의 차는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오전에 그런 일을 당한 후 그녀는 곧바로 형준을 불러 지금까지 함께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집이고 뭐고 다 버리고 이대로 도망가고 싶은 심정뿐이었다.
지영은 현관문 앞에서 열쇠를 만지작거리다 결국 돌아서서 부동산에 전화를 걸었다. 아무리 해도 혼자서는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다행히 부동산중개인은 곧 집 살 사람들과 방문을 하겠다고 했다. 집 앞에서 기다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개인 일행이 나타났다. 지영은 열쇠로 문을 열고 그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안방에 흩어져 있던 깨진 유리와 액자는 낮에 형준이 대신 치워주었다. 사람들과 함께라는 생각이 들자 약간 마음이 진정되었다. 어쩌면 형준의 말처럼 자신이 착각을 했거나 신경이 너무 예민해진 탓인지도 모른다고 지영은 스스로를 설득했다. 부동산중개인은 그녀가 굳이 나설 것도 없이 알아서 구경도 시키고 설명도 했다.
지영은 거실 한가운데 서서 쉼 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어서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사람들이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방 안에서 묘한 수군거림이 일었다. 집을 사려는 여자의 께름칙한 목소리가 들렸다.
“저게 뭐야? 혹시 피 아냐?”
뒤이어 중개업자의 대답소리도 들려왔다.
“피는 무슨. 애들이 장난한 것 같은데요, 뭘.”
지영은 무엇에 이끌리듯 안방으로 들어갔다. 화장대 앞에 서 있던 사람들이 당황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그들 뒤 화장대 거울에는 글자가 씌어 있었다.
‘우리가 처음 이 집 샀을 때 기억나?’
지영이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 주저앉자 부동산중개업자가 얼른 그녀를 부축했다.
“왜……왜 그러세요?”
그때 스윽 하고 머리 위에서 소리가 났다. 지영과 사람들은 동시에 고개를 젖혀 천장을 올려다봤다. 천장에는 피로 물든 손바닥자국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뭔가가 피로 물든 손으로 천장을 기어 다니는 것처럼 벌건 손자국이 찍히고 있었다. 손자국은 천장을 지나 흰색 장롱 위로 올라서고 있었다. 뭔가가 거꾸로 매달려 천장에서부터 지영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았다.
이번에 소리를 지른 건 지영이 아닌 집을 사러 왔던 여자였다. 여자는 혼비백산하며 방을 뛰쳐나갔고 부동산중개업자와 그녀의 남편도 ‘귀신이다!’라고 소리치며 여자의 뒤를 따라 달아났다. 이제 손자국은 방바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지영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숨을 헐떡였고 학질이라도 걸린 것처럼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이윽고 핏빛의 손바닥자국이 그녀의 바로 앞에서 멎었다. 죽은 자의 숨결처럼 서늘한 냉기가 코앞에서 뿜어져 나왔다. 거울에 다시 피의 글자가 써지기 시작했다.
‘이 화냥년…… 그놈이 그렇게 좋았어……?’
지영은 꺽꺽거리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여, 여보…….”
허공에 누군가의 형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공포에 사로잡힌 지영의 울음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눈앞에서 죽은 한상철이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생전의 남편과는 느낌도, 모습도 너무 달랐다. 얼굴은 푸른색으로 부풀어 오른데다 온몸이 부러지고 뒤틀려 도저히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동공이 있어야 할 자리엔 시커먼 눈구멍만 휑했다.
남편의 피투성이 손이 다가오자 지영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방을 뛰쳐나가 현관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어느새 상철은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지영은 뒤로 물러나며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상철은 고통스런 소리를 내며 다가섰고 안방 화장대 거울에도 계속해서 글자가 새겨지고 있었다.
‘너무 좋아? 내가 죽어서……?’
사방에서 시커먼 기운이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9
한상철의 아내, 김지영을 만나러 가던 선일과 용만, 숙희 일행은 빌라 앞에서 허겁지겁 달아나는 부동산중개인들과 마주쳤고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걸 알았다. 그들은 급하게 계단을 뛰어올라가 종이에 적힌 주소의 빌라 앞에 섰다. 선일이 초인종을 눌렀지만 안에선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선일이 1)영사(靈寫)를 행하기 위해 문에 손을 대고 정신을 모으더니 말했다.
“안에 영이 있어!”
용만이 소리쳤다.
“그럼 뭘 기다리세요? 어서 들어가야지!”
다음 이야기
제3장 뺑소니 (9)
(일러스트: 이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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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열심히 보고 있습니당!!
소설로도 있는 것 같은데 완결 된거면 꼭 사서 읽고 싶어요
꼭빼먹지않고제때챙겨봅니다ㅠㅠ
너무재밌어요!
읽고 싶어요.. 하루건너 하나 보는게 넘 잔인해요..ㅜㅜ
기다리다 지쳐 승질이 나요.. ㅜㅜ
진짜 넘 잼나요..
오늘도 욜씨미 읽고 갑니다. 매일 기다려져요 ㅋㅋ
책 사고 난 후로는 처음 와봤네요~
책으로 읽는 거랑은 또 다른 느낌인데ㅎㅎ
벌써 알고 있는 내용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너무 재밌어요ㅎㅎㅎ
이미선/소설은 현재 2권까지 나와있고 현재 3권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재밌어요/매일매일/쫑아/ 네, 계속 즐겁게 읽어주시고 쫑아님, 늘 변함없는 응원의 덧글 감사합니다^^
망부석/ 책으로 읽었어도 계속 찾아주시고 응원 부탁드립니다. 작품과 관련해 혹시 궁
금한 사항이나 의견 있으시면 언제든 남겨주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