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예르모 델 토로가 창조한
버라이어티한 판타지 세계
<헬보이>가 유럽 신비주의에 대한 나찌 일당의 관심을 놀려대는 영화였다면, <헬보이 2>는 보다 동화적인 세계관으로 관객들을 이끕니다. 이 영화의 설정을 제공해주는 건 몇 천 년 전에 있었던 인간과 요정의 전쟁이에요. 요정의 왕 발로는 무적의 황금 군대를 이용해 전쟁에서 이겼지만 전쟁과 학살에 환멸을 느낀 나머지 인간과 협정을 맺고 군대를 조종하는 황금 왕관을 세 조각 내어 그 중 하나를 인간에게 주었죠. 하지만 협정을 깨트린 인간은 요정의 영역인 숲을 넘보고 이에 분노한 발로의 아들 누아다 왕자는 인간에게 선전포고를 합니다. 물론 헬보이와 친구들은 인간 편에서 서서 누아다와 싸워야 하고요.
이런 악당 설정은 재미있습니다. 누아다 왕자가 인간들에게 나쁜 존재인 건 사실이지만, 정말 그를 악당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의 눈엔 그는 정당한 전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쪽에서 협정을 깨트렸고 이런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면 멸망할 수밖에 없어요. 맞서 싸우는 건 당연한 게 아닙니까? 오히려 평화롭게 자멸하기를 바라는 쌍둥이 자매 누알라 공주의 선택이 이해가 안 가요.
물론 이 이야기는 지옥의 아들이면서도 인간을 위해 싸우는 헬보이의 정체성과도 연결됩니다. 논리적으로 따진다면 헬보이가 인간편에서 싸우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하지만 헬보이의 내면적 갈등 자체는 그렇게까지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이런 식의 클리셰는 비슷한 영화들에서 많이 봤으니까요. 인간을 위해 싸우지만 정작 인간들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수퍼히어로의 묘사도 마찬가지고.
누아다 왕자와 헬보이 일행이 벌이는 전쟁은 전편보다 훨씬 컬러풀합니다. 일단 나오는 괴물들의 수가 엄청 늘었어요. 인간의 칼슘을 탐하는 작은 이빨 요정에서부터 물을 머금으면 거대한 건물 높이의 괴물로 변하는 숲의 신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종종 이들의 전쟁은 거의 사랑스러울 정도로 엉뚱한 시적 결론에 도달하기도 해요. 공식을 따른 결말에 이른 뒤에도 깔끔한 해피엔딩의 느낌은 없고요. 갑자기 남의 가족 드라마에 참견한 것 같은 느낌을 받죠.
헬보이와 리즈의 로맨스는 전편이 더 재미있습니다. 하긴 지금은 어쩔 수 없죠. 알콩달콩 연애하던 시절의 감정이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한 뒤에도 계속 지속될 수는 없는 거니까. 오히려 누알라 공주에 대한 에이브의 짝사랑이 더 재미있어요. 로저 이버트의 리뷰를 보고 보면, 정말로 레이아 공주를 짝사랑하는 C3PO처럼 보이지만요. 가장 좋은 건 쌍둥이 남매 누알라와 누아다의 거의 근친상간적인 관계 묘사인데, <블레이드 2>에서도 그랬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조금 더 깊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었습니다.
<헬보이>는 지금까지 나온 델 토로의 영화들을 총망라해 전시한 견본시장과도 같은 영화입니다. <크로노스>처럼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기계들이 등장하고, <미믹>에서처럼 사람들을 흉내내는 괴물들이 나오고, <블레이드 2>에서처럼 왕족들의 비극적 멜로드라마를 다루고, <판의 미로>에서처럼 지하세계의 요정들이 등장하죠. 종종 번잡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영화에 나오는 트롤 시장처럼 그 번잡함 자체가 매력이니 그걸 부인할 필요까지는 없죠.
기타등등
대부분 헝가리에서 찍었더군요. 할리우드에 착취당하는 나라가 점점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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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착취라기 보단 윈윈관계 아닐까요?... ㅋㅋㅋ
아무튼 예고편을 보아도 비주얼에 있어서 기에르모 델 토로는 이미 거장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호빗이 델 토로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제2의 피터잭슨이 될 수 있을런지 말이죠... 그러고보니 둘이 참 비슷한듯...)
영화 비주얼이 정말 아트입니다.
판타지 장르에 있어서는 델 토로 따라갈 감독이 없겠더라고요..^^
무엇보다, 아트웍이 맘에 들어서...
꽤 재미있게 본 영화지만.. 마지막 부분이 좀 황당하더군요.
마지막 부분 보면서 제 반응은...
아니 쟤들 되게 세다며. 뭐 불도 좀 뿜고 빔도 좀 쏘고 로켓도 쏘고.. 그래야 되는 거 아냐? 강점이 그냥 안 죽는 거냐?
그리고 몇백만 있다며? 왜 꼴랑 쟤들만 나와서 싸우는데?
.... 였답니다.
그래도 꽤 재미있게 봤어요.
수가 수백만이지만 공간이 좁으니까
영화에서 보면 끝없이 밀려들어 오잖아요. ^^
그리고 갸네가 만들어진 때를 미루어 보면 빔하고 로켓은
잘 매치가 안되는 듯 하구요.
미국에서 생각만큼의 큰 히트는 치지못한거 같지만 델토로의 작품은 확실히 재밌고 멋진 부분이 많은듯 합니다
개인적으론 헬보이보단 블레이드2편을 더 재밌게 봤는데
헐리웃의 권선징악만이 아닌 진한 여운을 남기는 어느 편에 편중하지않는 스토리와
델 토르만의 캐릭터들이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키더군요(오락영화지만 굉장히 철학적이라 할까요)
그런데 한가지 궁금했던게 판의 미로가 어떻게 전체관람가로 울나라 극장에 걸릴수있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됩니다;;(아이와 같이가 영화를 본 제가 아는 사람이 이럴순 없다고 하더군요)
저도 판의 미로를 봤는데, 아이와 함께 보기엔
그다지 좋은 판타지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근데도, 그렇게 등급을 내린걸 보면
영등위도 생각이 없는 것들이 많다는거죠
그래도 전 여전히 델 토로가 멕시코에서 만드는 영화가 더 좋습니다.
헐리우드에서 만드는 영화는 꼭 마지막 가서 뭔가 좀 가벼운 느낌이 들어요..
멕시코에서 델 토르의 진가가 들어나는 거 같아요 저두..
헐리우드에서는 좀 지나치게 유머러스해지는 것 같아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