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기봉, 위가휘 감독의 스릴러 <매드 디텍티브>의 주인공 '유청운'이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강렬한 인상의 마스크로 홍콩 영화 팬들에게 익숙한 유청운은 <매드 디텍티브>에서 특별한 능력을 소유한 형사로 분했다. 그는 타인이 가지고 있는 다중인격의 보이지 않은 무형의 인격을 실제 캐릭터로 꿰뚫어 볼 수 있는 독특한 인물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상처와 아픔을 절절하게 표현해냈다.
액션과 코미디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 세계를 보여준 유청운은 1993년 <신불료정>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암화> <목로흉광> <망불료> <아요성명> 등의 작품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중견 배우다. 영화제의 바쁜 일정 탓에 40분 정도(씨네21 주성철 기자님과 동시 진행이 되었다)의 부실한 인터뷰가 된 것이 못내 아쉽다. 그럼에도 짧은 시간 그와의 인터뷰는 대략 20년 전 <대운하>를 보면서 품었던 동경과 호감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장소 : 라마다 호텔 객실
인터뷰어 : 김종철(다크맨)
정리&사진 : 김종철(다크맨)
맨 처음 연기를 본 것은 극장 영화가 아닌 TV 무협 시리즈였다. <대운하>에서 양조위와 함께 연기를 했고, 그때 희로애락의 감정과 야망을 드러내지 않은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 그때 이 배우는 누구인가 궁금했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다. 개인적으론 20년 정도 작품들을 봐왔는데, 외모의 강렬함과 내면적인 연기가 뛰어난 배우라는 생각을 한다.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해왔는데, 지금까지 배우로서 걸어온 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어떻게 말하고 싶은가?
TV 드라마에 대해서는 그다지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없다. 그 동안 연기가 좋아서 배우 생활을 해왔는데, 오랜 시간 연기를 하고 있다고 해서 그게 싫증이 나거나 그러진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영화에서 연기를 할 때마다 신선한 느낌이 더해져서 좋은 것 같다.
<매드 디텍티브>에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다중인격을 실제로 본다는 설정의 캐릭터가 독특하다.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려서 출연을 하게 되었는가? 만약 자신이 다중인격을 가지게 된다면 어떤 인격을 가지고 싶은지?
지금 가지고 있는 인격만으로도 충분하다(웃음). 만약 인격이 더 있다고 생각을 하면 생활이 정말 힘들어질 것 같다. 아마 영화에서와 똑같은 상황이 되지 않을까? <매드 디텍티브>에 출연한 것은 영화의 스토리를 보고 결정한 것이 아니다. 두기봉과 유가휘 두 사람의 감독을 보고 선택한 것이다. 두 감독이 영화를 하는데 내가 없으면 안 되지 않겠는가? 당시 활동을 하다 휴식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빨리 연기를 하고 싶기도 했다.
극중에서 굉장히 우울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얼마 전 <다크 나이트>에서 열연한 히스 레저가 약물 사고로 사망을 하면서 안타까움을 주었다.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배우들이 저렇게 몰입을 했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영화의 배역을 하면서 몰입한 나머지 정신적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그러진 않았나?
우울한 캐릭터를 연기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기분 상태가 안 좋기는 하다. 하지만 그건 영화 속에서 내가 연기를 하고 있는 캐릭터일 뿐이고, 그 속에서 문제를 겪는 것이기 때문에 실생활의 내 문제는 아니다. 촬영이 끝나고 나면 최대한 잊으려고 노력을 한다. 그리고 나는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다(웃음).
극중에서 퇴직을 하는 상관에게 귀를 잘라서 건넨다. 나중에 설명하기를 그 나이가 되도록 하나의 인격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타락하지 않은 존경할만한 인물인 것은 알겠지만 굳이 자신의 귀를 잘라서 줘야 할 필요가 있었는지, 귀라는 부위가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하다.
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유가휘 감독에게 물어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다. 반 고호의 자화상에서 따왔다고 유가휘가 이야기한 적은 있다. 내 입장에서 그 상황을 생각해본다면 내가 유일하게 선물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과연 이 사람에게 뭘 해줄까 고민을 하다 존경의 의미로 신체의 일부분을 준다고 했을 때 귀가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눈을 주면 곤란할 것 같고, 코는 하나 밖에 없으니 곤란하고, 이빨은 보기가 좀 그렇다. 귀는 잘라도 듣는 데는 문제가 없으니까 극중에서 귀를 주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평상시와 별로 다를 게 없다고 본다. 보통 주변 사람에게 선물을 할 때 받은 사람이 어떤 느낌을 받을 것인지를 고려하지는 않는 것 같다. 내 친구가 친한 이에게 선물을 주었을 때 받은 사람이 감격해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었는데, 친구는 분명 그런 상황을 생각지는 않았을 것 같다. 영화 속에서도 그런 것 같다. 받는 사람의 생각까지 고려하면서 준 것 같지는 않다.
만약 누군가가 영화에서처럼 당신에게 존경의 의미로 귀를 잘라서 준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런 상황이 된다면 나는 영화에서 내가 자른 귀가 아닌 다른 쪽의 귀를 잘라서 달라고 말하겠다(웃음).
그 동안 출연 작품들을 보면 내면적인 연기를 필요로 하는 캐릭터가 많았다. 속으로 뭔가를 담고 있지만 표정에 잘 드러나지 않은 연기들이 인상적인데, 그런 캐릭터 연기를 특별히 좋아하는가? 앞으로 연기를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그런 역할들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고 감독들이 그런 역할을 나한테 주는 것 같다. 그 감독들이 볼 때 내가 억눌려 있는 그런 캐릭터를 잘 연기를 할 것이라고 판단을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해보고 싶은 역할들은 정말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나리오 상에서 어떤 인물인지, 뭘 이야기하고 싶은 건지가 중요한 것 같다. 그래도 꼭 해보고 싶은 두 가지 캐릭터가 있는데, 하나는 <배트맨>에서의 조커 연기. 그리고 또 하나는 일거리가 떨어진 가수 역할을 해보고 싶다. 배는 아저씨처럼 불렀고 노래는 잘하지만 일이 없는 그런 역을 꼭 해보고 싶다.
최근엔 홍콩영화를 극장에서 보기가 힘들어졌다. 그 때문에 홍콩영화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요즘 유행하거나 화제가 되는 영화들을 애써 찾아보지 않으면 관련 정보를 얻기가 힘이 든다. 배우로서 현재 홍콩 영화가 직면해 있는 상황을 본다면?
내가 볼 때는 홍콩영화시장이 그리 좋은 것 같지는 않다. 옛날에는 대만이나 한국이 굉장히 큰 시장이었는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다. 거의 시장을 다 잃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정도다. 내가 만나 본 영화 제작자들도 만들고 있는 영화들이 한국 시장에 많이 팔렸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만큼 사정이 안 좋아졌고, 영화 시장의 축소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것 같다.
홍콩 영화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한국에서 홍콩영화들이 많이 상영이 돼서 팬들이 봐줬으면 좋겠고, 홍콩에서도 마찬가지로 한국영화들이 많이 소개가 돼 서로가 득이 될 수 있는 큰 시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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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영화에서 자주 보던 사람인데
이름이 유청운이었군요..^^
앞으로 잘 기억해둬야겠습니다.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입니다 ㅎㅎ
안그래도 매드 디텍티브 관심이 가던 차에.. 배우분 인상이 정말 강렬한데요 *_*
인터뷰 시간 좀 길게 배려를 해줬으면..
외모도 강렬하지만 연기도 아주 좋습니다
앗... 이 배우.. 저기 언픽스인가..
한국 배우에서도 나왔던...
암화 영화 정말 끝내줫어요....
매드 디텍티브... 스토리가 잼날거 같은데.. 다중인격을 그대로 보는 형사라니..
왠지 소름끼칠거 같은 느낌... -_-
헉.. 언픽스를 보셨군요.. 한재석인가 같이 연기했었던.. 오천련까지 ㅋㅋ
주성철 기자님 블로그에 실려있던 인터뷰의 반쪽이 여기있군여!! 합쳐서 보니
재밌네요. gㅎㅎ kinoeyes.egloos.com 에도 유청운 내용이 잔뜩..
아 행복합니다. 이런 날이 오다니요. 무대인사때도 짱 멋찌셨는데..
가까이서 보니 넘 좋더라구요.. 주성철 기자님이랑 같이 인터뷰를 했는데.. 미리 말씀드리고 하나로 합체를 할까 그랬나 봐요... ㅎㅎㅎ
앗.. 진짜 두 인터뷰를 합쳐서 보니 더 좋네요 ㅎㅎ
요즘 홍콩영화들 보기가 힘이 들어져서 안타까웟습니다..
옛날에 극장에서 비디오가게서 홍콩영화들이 바글바글이었는데...
암화 저도 추천! 매드 디텍티브는 개봉하면 보려구요
홍콩영화의 전성기가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극장서 보기가 넘 힘들어졌어요 ㅠ.ㅠ
그저 감사할 포스팅이네요. 유청운 내한 인터뷰 기사가 이렇게 없다니......ㅠ.ㅠ 익스트림이랑 주기자님 외에는 인터뷰를 안한건가요?
유청운의 인터뷰가 그렇게 없나요? 저도 못본거 같긴 한데..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흑
유청운... 이 분 양조위 와 함께 나온 영화 '암화'라고. 그거 보고 뇌리에 많이 남았습니다. 눈도 부리부리하고 머리까지 빡빡 깍은 모습이 진짜 갱 같기도 하고. 암튼 영화 내용이 좀 복잡했지만 영화는 상당히 잘 만들어 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시 보고 싶은 홍콩영화 중 한 편인데...지금보려면 낡은 비디오 가게를 뒤져야 겠지만.
이번 충무로 영화제에서 하고 있는데 암화... 이분 영화 좀 보고 다들 팬으로 합류하면 좋겠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