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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라투>(1922)

스크린 속 공포의 태동과 현재까지

이 글은 마크 얀코비치Mark Jancovich가 편집한 『Horror, The Film Reader』(2002, Routledge)라는 책에 실린 'General Introduction'의 일부분을 요약한 것이다. 이 책에는 로빈 우드, 노엘 캐롤, 린다 윌리암스, 바바라 크리드, 캐롤 J. 클로버 등 호러영화이론의 중요한 이론가들의 글들이 발췌되어 실려 있다. 그들의 이론들은 꼼꼼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작업 역시 일단 뒤로 미루기로 하자. 먼저 편집자가 쓴 안내의 글 중에 호러영화의 역사에 대한 부분을 요약, 정리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 글은 이 책의 편집자가 한 말과 거기에 덧붙여진 내 의견이 혼합되어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호러영화에 대한 글은 이 장르를 간단하게 규정하기 어렵다는 말로 시작된다. 이 글 역시 마찬가지다. 거기에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장르'라는 용어도 그 의미가 확실하지 않다는 말이 덧붙여진다. 'horror'라는 용어는 어떻게 규정될 수 있는가? 또 'genre'는 무엇인가? 여기에 수많은 설명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직도 무언가 석연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호러영화들은 개봉 당시에는 호러영화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이 이렇다는 것을 감안하고, 일반적인 호러영화의 역사를 간단히 정리해보자. 물론 이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이 책의 편집자가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역사는 '서구' 호러영화의 역사이다.

많은 역사가들은 호러영화의 역사를 말할 때 영화 이전에 존재했던 문학이나 연극을 말한다. 그리고 호러영화의 원조처럼 평가되는 감독으로 조르주 멜리에스가 언급된다. 멜리에스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말할 수 없다. 그는 마술사였고 뤼미에르 형제가 그랑카페에서 돈을 받고 최초로 영화를 상영할 때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 과연 그는 일반적인 의미의 호러영화를 만들려고 했을까? 많은 학자들은 그의 영화를 '판타스틱'하다고 말한다. 호러와 판타스틱은 지향하는 곳이 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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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가리 박사의 밀실>(1920)

멜리에스 이후에 호러영화의 시작으로 일컬어지는 영화들은 바로 독일표현주의다. 그러나 이 운동은 대중적인 취향에는 관심이 없었다. 이것은 반사실주의적 미학을 확립하려고 했던 예술운동이었다. 이 표현주의적인 조명이나 세트 디자인이 호러영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지만, 당시의 이 영화들을 호러영화로 분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평가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로베르트 비네의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 프리츠 랑의 <마부제 박사>, 그리고 <메트로폴리스> 등을 호러영화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그렇다면 호러영화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뒤따를 것이다.

본격적인 호러장르의 시작

멜리에스와 독일표현주의를 지나 1930년대에 이르면 할리우드에서 우리가 호러영화로 알고 있는 영화들이 제작된다. RKO는 <킹콩>을 만든다. 유니버설은 제임스 웨일의 <프랑켄슈타인>과 토드 브라우닝의 <드라큘라>를 제작한다. 이런 영화들은 호러영화와 고딕 문학의 전통을 연결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독일표현주의의 테크닉을 차용하기도 했다. 보리스 칼로프와 벨라 루고시를 스타로 만들었다. 이 영화들은 서구의 호러영화를 규정할 때 괴물monster의 존재가 중요한 요소가 되는 역할을 한다.

1940년대 동안 RKO에서 제작된 발 류튼의 영화들은 고딕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었지만 현대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한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었다. <캣피플>은 현대적이고 이성적인 미국사회와 전통적이고 미신적인 과거의 세계 사이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이것은 이제 호러영화가 더 이상 이국적인 장소 즉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아닌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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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1951)

1950년대가 되면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 현대과학의 발전이 호러영화에 반영되는 것이다. 외계에서 온 생명체들에 의해 지구가 공격당한다는 이야기는 호러영화에 속하는 것인지 아니면 SF인 것인지 당시에는 혼란이 있었다. <괴물>(The Thing from Another World, 1951)이나 <우주의 침입자>(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 1956)가 대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영화의 아이디어는 외계인들이 지구로 들어와 인간을 대체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몇 십 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이어지는 아이디어로 남는다. <그들>(Them!, 1954)이나 <타란툴라>(Tarantula, 1955)와 같은 영화들은 정상적이고 해가 없어 보이는 동물들이 핵무기나 인간들의 무분별한 과학실험으로 인해 괴물로 변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것 역시 인간성을 파괴하는 인간들의 과학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낸다.

이런 영화들을 주로 소비하는 연령대는 10대들이었다. 그래서 AIP(American International Pictures)는 외계인 침공에 대한 영화들을 만들었는데 주로 10대 관객들을 겨냥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영화들은 다시 고딕적 요소들로 회귀하기 시작했다. 가장 히트한 영화였던 <I was a teenage werewolf>(1957)는 현대를 살고 있는 미국의 10대가 과학자에 의해 피에 굶주린 괴물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때 쯤 로저 코만이 에드거 앨런 포우의 소설에 기초한 영화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들은 멜로드라마적인 환상과 악몽 같은 세계를 창조했다. 또한 이것은 외국에서 만들어진 호러영화들에 대한 응답이기도 했다.

AIP와 비슷한 시기에 영국의 작은 영화사인 해머는 자신들만의 프랑켄슈타인과 드라큘라 영화를 만들어 성공을 거두었다. 이 영화들 역시 싼 제작비로 만들어졌지만, 세심하게 디자인된 세트와 더불어 생생하게 재현된 고딕적인 세계는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1960년대에 이르면, 영국의 해머와 함께 이탈리아의 마리오 바바, 스페인의 제스 프랑코 등이 자신들만의 호러영화 시리즈를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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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1960)

이러한 호러영화의 역사 속에서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는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이 영화는 현대 미국 사회의 컨텍스트 안에서 호러라는 장르를 확실하게 위치시켰다. 또 그 공포의 기원을 현대 미국 가정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었다. 이제 괴물 즉 공포의 대상은 외계인이나 괴물이 아니라 바로 집안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집안에 있는 평범해 보이는 괴물이 의미하는 것은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정상적으로 보이는 미국인의 정체성 위기에서 비롯된다. 이 영화의 주인공 노먼 베이츠는 자신의 살인 충동을 억제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것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다. 자신의 어머니가 죽었다는 사실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는 분열된 성격의 소유자이고 어머니에 의해 희생된 아들이기도 하다. 이 <싸이코>는 '가족 호러영화'의 시작을 알렸다.

싸이코와 좀비, 새로운 공포를 만들다

1970년대가 되면 좀비가 등장한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필두로 조지 로메로토비 후퍼, 웨스 크레이븐, 래리 코헨, 브라이언 드 팔마,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존 카펜터 등이 호러 작가들의 시대를 열게 된다. 이 좀비 영화들은 인간들 사이의 갈등에 초점을 맞춘다. 좀비가 된 어린 딸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몸을 물어뜯기도 한다. 이것 역시 넓은 의미로 볼 때 가족 호러영화인 것이다.

1978년에 제작된 <할로윈>의 성공으로 '슬래셔 무비'의 시대가 시작된다. 이 서브 장르는 연쇄살인범이 틴에이저들 사이를 휘젓고 다니면서 차례로 살인을 저지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런 종류의 영화들은 여성들에 대한 태도라는 측면에서 보수적인 장르로 평가된다. 이 영화들은 희생자인 여성들보다는 가해자인 연쇄살인범에게 관객들이 동일화하도록 연출된다. POV 쇼트의 활용은 살인자의 시선에서 영화를 보도록 유도한다. 섹스를 한 이후 여성은 공격당한다. 그래서 이런 영화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되었다. 그 희생당하는 여성들은 처녀/아내/어머니라는 도식 안에서 저항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살해당한다. 이런 영화들의 특징은 남성 주인공의 부재이다. 즉 살인범에 대항하는 존재는 남성의 액션에 의존하지 않는 여성 주인공이다. 캐롤 클로버에 의해 'Final Girl'이라는 명칭을 얻은 그 여성 주인공들은 그 자신이 괴물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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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언>(1979)

그 다음은 <에이리언>의 시대이다. 1970년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영화적 성취와 연결된 이 시기 영화들의 특징은 SF-호러와 바디/호러라고 말할 수 있다. SF-호러는 장르 혼합의 결과이다. 이것은 다양한 관객의 기호를 충족시키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예컨대, 전쟁영화는 그 안에 로맨틱한 이야기를 포함시켜 여성 관객들에게 호소하려고 한다. 그런데 장르 혼합이라는 말에는 각 장르가 개별적으로 명확하게 규정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그러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1980년대의 SF호러영화들은 1950년대에 제작된 SF호러영화들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그리고 바디/호러라고 일컬어지는 영화들은 경계가 허물어지는 포스트모던적인 경향과 관계를 둔다. 이런 영화들에서 위협이 되는 것들은 인간 신체의 외부에서 오는 것뿐만 아니라 그 내부에서의 균열에 기인한다. 또 자아/타자의 구별 또한 해체된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플라이>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제 인간은 자신의 육체를 지배하지 못하고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도 힘들어진다. <플라이>의 주인공은 희생자이자 괴물이 된다.

1980년대는 비디오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시기이다. 비디오의 보급은 영화에서 섹스와 폭력의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또한 이것은 검열의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또한 이 시기에는 호러-코미디의 등장을 빼놓을 수 없다. <런던의 늑대인간>, <후라이트 나이트> 등은 호러영화의 장르적 특성을 인식하면서 그것 자체를 모방한다. <후라이트 나이트>는 호러영화 팬인 한 10대가 자신의 새로운 이웃이 뱀파이어라는 믿음에 집착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영화들의 유머는 이전의 호러영화의 인용에서 나오고, 관객들 역시 그 영화들에 친숙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장르의 혼성과 모방

1990년대의 특징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호러영화에 출연하는 것이었다. <양들의 침묵>에서 조디 포스터안소니 홉킨스. <드라큘라>(1992)에서 안소니 홉킨스, 위노나 라이더, 키아누 리브스. <프랑켄슈타인>(1994)에서 로버트 드니로, 헬레나 본햄 카터, 케네스 브래너.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브래드 피트톰 크루즈. <울프>(1994)에서 잭 니콜슨, 미셸 파이퍼, 제임스 스페이더. 1970년대 호러영화를 즐겨보았던 10대들은 이제 나이가 들었고 그들은 좀 더 나은 수준의 호러영화를 요구했다. 그런데 이 영화들은 대부분 1930년대 고전 호러영화에 대한 재해석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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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1996)

그런데 이 경향은 오래 가지 못했다. 대신 TV에서 <엑스 파일>과 <버피 - 뱀파이어 해결사>와 같은 시리즈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1996년에 이르러 드디어 <스크림>이 나온다. 이것은 과거 슬래셔 무비를 재현하면서 그것을 비꼬는 형태를 드러낸다. 이것 역시 과거의 슬래셔 무비들을 관객들이 잘 알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매력은 그다지 지속되지 못했다.

1999년에는 기념비적인 <블레어 윗치>가 세상에 나왔다. 이 영화는 새로운 형태의 호러영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포스트-스크림 이후의 영화들의 경향은 어떠했을까? 2000년 이후의 경향 역시 더 정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일단 여기까지가 간단하게 호러영화의 역사를 정리한 것이다. 물론 다시 말하지만 서구 특히 미국의 역사에 한정된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To be continued

Posted by Ryu Sang 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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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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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살시밤'이 1968년 작품이니, (로메로식) 좀비의 등장은 60년대 후반이 맞겠죠^^
    '블레어 윗치'는 기념비적이긴 하지만, 대안은 되지 못한 거 같습니다
    사실 좀 과장된 면도 적지 않고 말이죠^^;

  2. 사실 제겐 블레어 위치가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비디오로 처음 봤는데 나잇살 먹고도 이불 뒤집어 쓰고 벌벌 떨면서 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