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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용 수준에 못 미치는
TV 애니메이션의 파일럿

이 영화를 너무 심각하게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독립된 장편영화가 아니라 극장에서 개봉되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파일럿이거든요. 시리즈는 이번 가을 시즌부터 카툰 네트워크에서 방영된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영화의 내용도 딱 시리즈 파일럿 수준입니다. 이 영화의 기본 액션은 아나킨과 새로 들어온 파드완 아쇼카 타노가 힘을 합쳐 자바 더 헛의 아들을 구출하는 것입니다. 네? 자바 더 헛에게 아들이 있었냐고요? 있었다는군요. 그 아들은 그 뒤에 뭐하고 있었냐고요? 저도 모르죠. 그럼 아쇼카 타노는? 글쎄요. 아마 아나킨 밑에 오래 머물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간 게 아닌가 싶군요. 이 영화의 이야기는 겐디 타르타코프스키의 카툰 네트워크 시리즈보다 먼저 일어난 일 같은데, 그 때도 아쇼카는 없었잖아요.

이런 식으로 틈새를 벌려 이야기를 만드는 영화는 좀 짜증이 납니다. 전 왜 이렇게 조지 루카스가 클론 전쟁에 집착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이미 끝장나는 걸 본 캐릭터인 아나킨이 정의의 영웅 노릇을 하는 걸 보는 것도 거북하고요. <스타 워즈> 우주는 만만치 않게 넓은 곳인데 왜 꼭 스카이워커 가족의 뒤만 졸졸 따라다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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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이 영화에서 별로 안 중요합니다. 중요한 건 액션이죠. 영화는 중간중간에 전후상황을 소개할 때만 멈추어 설 뿐, 러닝타임이 흐르는 동안 계속 움직입니다. 수많은 탈것들과 드로이드들이 폭발하고 광선검이 번뜩거리죠. 그렇게 흥이 나는 편은 아닙니다. 전 이미 이 액션이 어떤 결과로 끝날지 알고 있어요. 의미도 하찮고요. 진짜 드라마는 극장용 영화와 타르타코프스키의 시리즈에서 이미 벌어졌지요.

애니메이션은 딱 TV 수준입니다. 픽사 영화의 섬세함을 기대하지 마세요. 멀리서 보면 이 영화의 캐릭터들은 썩 그럴싸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2차원의 그림으로 치장한 컴퓨터 그래픽 마네킹이라는 게 눈에 들어오지요. 보기 나쁘지 않습니다. 나름대로의 스타일이 있어요. 하지만 이들의 연기가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인 걸요.

새로 들어온 캐릭터 아쇼카 타노는? 좀 짜증납니다. 꼭 토요일 아침 애니메이션 어린이 주인공 수준이지요. 하지만 앞으로 나올 시리즈에서도 계속 출연한다고 하고, 전 그게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캐릭터야 나중에 계속 발전할 수 있는 거니까요. 극장용 영화에서는 짜증나더라도 텔레비전 시리즈에서는 또 다를 수도 있는 거고요. 단지 이 캐릭터를 <스타 워즈> 역사에 끼워맞추는 건 꽤 까다로운 작업일 겁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잘 하길 빕니다.

기타등등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 편곡된 건 이해하겠지만 주르륵 두루마리 올라가는 프롤로그가 빠진 건 아쉽군요. 이를 대신한 나레이션은 너무 방정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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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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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승사자 2008/09/05 21:30

    극장 안에 아들(7세)하고 단 둘만 있었습니다. 싫컷 떠들면서 봤지요. 아들 표현은 '죽을만큼 재미있다' 였는데, '까무러칠만큼'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정정해 줬는데, 적당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암튼 행복한 90분이었습니다.

  2. 루카스가 그점을 노린 것 같기도 하더군요.
    아나킨 제자로 나온 아소카가 딱 아이들 취향의 캐릭터라는 얘기도 있고..
    아드님하고 재밌게 보셨다니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