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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마녀의 비밀을 간직한 호텔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안개의 미학

얼마 전 막을 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던 스튜어트 고든의 <스턱>은 영화 자체로도 대단했지만, 해머 스튜디오와 함께 영국 공포영화 명문 제작사로 명성을 떨쳤던 아미커스가 21세기에 부활을 하면서 제작한 첫 번째 작품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었다. 아미커스는 두 명의 미국인 밀턴과 맥스에 의해 설립이 된 공포영화 전문 제작사로, 해머와 작품 스타일이 비슷하면서도 뚜렷한 한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영화 배경 선택에 있어 해머가 지나간 과거의 시간을 자주 다룬 반면, 아미커스는 현대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더 선호했다. 여기에 초자연적 현상과 심리 스릴러의 성격을 강화했다. 그러는 한편 고전적 공포 스타일도 종종 가미하면서 장르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아미커스 영화들 중에는 좋은 작품들이 여럿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호러 호텔>이다. 영화는 대학 교수 앨런이 학생들에게 과거에 일어났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17세기 무렵 매사추세츠 주 화이트우드에서 일어난 마녀에 관한 것이다. 당시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엘리자베스를 마녀로 지목을 해 체포한다. 성난 주민들이 화형식을 치르려는 순간, 별안간 비가 내리면서 마녀는 위기를 모면하고, 그 후로 마을은 재앙을 맞이했다는 기이한 이야기다. 앨런 교수의 이야기에 강한 호기심을 느낀 여학생 밸로우는 얼마 후 이야기의 무대였던 마을로 휴가를 떠난다. 과거 교회가 있던 자리에는 세월이 흐르면서 호텔로 변화가 되었고, 그곳에서 그녀는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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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호텔>이 유명한 것은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탁월한 비주얼이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밸로우가 호텔 내부에서 모종의 사건을 접하고 비밀의 실체에 다가서는 과정은 서스펜스가 넘친다. 어딘지 모르게 수상쩍은 호텔 관리인은 어둠의 포스를 뿜어내고 있고, 호텔 내부에 있는 비밀 통로에서 접하는 으스스한 분위기, 밸로우를 잡아 제물로 바치려는 의문의 조직 등 영화는 미스터리로 겹겹이 둘러싸인 호텔로 관객을 빨아들인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진정한 힘은 호텔 주변을 에워싸는 엄청난 안개 효과에 있다. 흑백 영화 특유의 명암 대비를 활용한 장면이나 그림자 효과도 인상적이지만, 안개는 마법처럼 보는 이의 마음을 홀린다. 대개 공포영화에서 안개는 적은 비용으로 분위기 업그레이드를 위한 재료로 많이 활용되지만, <호러 호텔>에서 만큼은 영화를 지배하는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만큼 안개는 강렬한 시각적 체험을 가능케 하며, 숨이 막힐 것 같은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

Posted by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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