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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 폭발하는 액션 다큐멘터리

전 아직도 왜 이 영화의 감독 정병길이 액션스쿨에 들어갈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척 봐도 스턴트맨을 할 사람이 아니에요. 하지만 그는 순전히 말빨 하나로 오디션에 붙어 들어갔고, 엄청 힘들다는 과정을 다 넘기면서 끝까지 마쳤고, 수료작으로 <칼날 위에 서다>라는 단편영화를 감독하고 주연도 맡았습니다. 나중에 그는 자기랑 같이 다닌 액션스쿨 8기 스턴트맨들을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었는데, 그게 바로 이 작품 <우린 액션배우다>입니다.

영화의 내용은 딱 <인간극장>입니다. 전 영화 현장이 조금 더 섬세하게 그려지는 다큐멘터리를 기대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에요. 물론 중간중간에 현장이 그려지긴 하지만 공식 메이킹 필름 수준의 정보는 기대하실 수 없지요. 이들은 어쩔 수 없는 외부인이니까요. 동료들이 일하는 <놈놈놈>의 중국 현지까지 자비로 갔다가 퇴짜맞고 돌아가는 장면을 보면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하여간 영화는 영화현장보다는 스턴트맨들의 삶 자체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 쪽을 더 깊이 파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이들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이 스턴트 전문가들한테서 기대하는 과묵한 전문성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어요. 모두들 조금씩 모자라고 조금씩 우스꽝스러우며 그 중 한 명은 많이 엉뚱하지요. 이들이 액션스쿨 수료 이후 거치는 삶의 과정도 그렇게 규격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권귀덕처럼 착실하게 전문가로서 경력을 쌓는 사람도 있지만 전세진처럼 끝까지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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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건 대상에 대한 친밀함입니다. 척 봐도 이건 뼛속까지 잘 아는 친구들에 대한 영화예요. 친구가 아니라면 이 영화의 뻔뻔스러운 무례함과 이죽거림이 용납될 수 없겠죠. 시작부터 느물거리는 나레이션부터 감독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성우의 캐스팅까지 영화는 철저하게 사적입니다. 안 그런 것 같은 부분에서도 그래요.

여기서 놀라운 건 영화가 굉장히 밝다는 것입니다. 물론 주인공들이 견뎌내야 하는 삶은 어둡고 힘들어요. 현실은 냉혹하고 환상은 사라져가고 모든 게 피곤하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경쾌하고 유머가 넘치며 낙천적입니다. 영화가 젊은 거죠. 만든 사람이나 카메라 앞에 선 사람들이나, 아직 자신의 삶에 뭔가가 남아있다고 믿는 겁니다.

디지 베타 화면은 거칠고 110분이라는 러닝타임은 내용에 비해 조금 길다는 느낌입니다. 후반부에서 영화가 중심을 잃고 방황한다는 느낌도 들고요. 하지만 단점으로 치부될 수 있는 이런 면들은 오히려 영화의 내용에 더 맞습니다. 이들의 이야기가 멀끔하고 매끈한 스타일로 그려진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기타등등

정병길은 요새 극장용 장편영화를 기획중이라고 하더군요. 그 영화에서 액션스쿨 8기생들의 얼굴이 보이면 반가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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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0 - [영화뉴스/영화] - 우린 액션배우다 (2007) by ibuti

Posted by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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